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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그 톰슨의 '안녕, 청키 라이스'

 

 만화라는 장르는 소설과 영상의 중간쯤에 있는 것 같지만, 언어로 상징되지 않는 원초적 이미지를 마음껏 회절시키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소설의 언어 미학보다는 이미지에서 얻는 즉각적인 이미지상이 다음 이미지에 연결되어 마치 하나의 영상이 머리 속에 재현되기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가까운 애니메이션이나 조금 나아가 영화, 드라마같은 영상과는 달리 향유하는 사람 마음 속에서 최소한으로 주어진 이미지에 다양한 색을 입히는 맛이 있는 것이 또 만화입니다.

 

 최근 만화는 원천콘텐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미생'이나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과 같이 드라마, 영화의 주재료의 역할로 많은 가능성과 성공가능성을 조금씩 검증받아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반대로 만화는 소설이나 다른 장르와 같이 (규정된 이미지가 있다 하더라도)굳이 영상으로 만들지 않아도 되는, 지점의 (소설과 같은)무언가를 가지기도 한다는 점에서 영상화가 필요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굿바이 청키라이스가 바로 그런 만화 중에 하나로 보입니다. (적어도 상업 애니메이션이나 영화화 되는 재료들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

 

 거북이와 쥐의 우정이라는 묘한 시작에서부터 결국에는 형제나 관심과 배려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잔잔하게 펼쳐보이는 것이 '안녕, 청키 라이스'의 이미지입니다.

 

 

 

 

 지은이는 크레이그 톰슨으로 미국인입니다. 마치 자전적인 이야기인 듯 정든 곳을 떠나면서 단짝들을 그리워하며 작품들을 그리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담요>, <하비비>등이 널리 알려졌다고 합니다. 그의 굵직한 펜선과 역동적인 그림체를 보고 있자면 무심하게 비춰지는 면면에서도 문득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 지점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표지 안쪽의 첫번째 그림. 청키의 같은 하숙집의 자상한 남자인 솔로몬의 손으로 보입니다. 그는 배를 접어서 바다에 띄우지만 항상 가라앉고는 맙니다. 그렇지만 긍정적이고 온순한 성격은 그대로이며 어릴적 보내버린 가족같은 개 '스톰퍼'를 그리워합니다. 그래서 '멀'이라고 부르는 상처입은 새를 끔찍히 위하는 것인 지도 모릅니다. 이 첫 페이지는 마치 탐정소설의 첫번째 단서라도 되는 것처럼 큰 울림을 만들어 냅니다. 우리나라말로 유일하게 번역된 부분이 솔로몬의 형, 배를 타고 항상 바다를 끼고 사는 사나이,의 아내이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좋아할만한 것들, 그렇지만 배에는 태울 수 없는 물건들에 대해 이야기 하는 지점에서는 그 부고에 관심을 주었던 그렇지 않았던 간에 서글퍼지게 만듭니다.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말과 그림으로 이루어진, 오래 기억에 남는 우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 주는 대안 만화의 답변. 친애하고도 사랑하는 친구와 떨어져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매료될 만한 작품.' 이라는 평을 내놓았네요.

 

 

 

친구이지만 각자가 속한 사회가 다르다면, 과감히 그 길을 떠나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는 친구. 어릴 적 위압에 갇혀 힘든 시간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함께 시간을 보내줄 수 있는 친구. 강하게 보여도 누군가에게 한없기 기대고 싶어 그 곁을 떠나지 않는 그런 사람.

 

 우정이 무엇인가를 떠올려 보는 그런 만화입니다. 그런 누군가를 찾고 있다면, 땡. 그런 누군가가 되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야겠다 마음 먹었다면 반은 딩동뎅.

 

 

 

힘든 시간을 보내는 친구의 거친 물쌀이 친구가 보내는 작은 편지를 담은 병이 되어 우정을 담게 됩니다. 거꾸로 재생해본다면, 우정은 그런 풍파를 겪는 친구를 안전하게 지켜내는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이 아닐까요.

 

 

 

청키의 모험에 가담하는 다른 인물들은 어느 캐릭터 하나 평범한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청키가 가장 무난한 녀석인 것도 같아요. 특히 이 샴쌍둥이 여자의 낙천적인 모습, 장기를 공유해서 떼어 낼 수 없어서 항상 족쇄를 찬 것마냥 속박당한 채로 살아가는,은  쌍둥이에다 목숨을 공유하면서도 정반대인 우리 각자의 모습을 드러낸 것마냥 대수롭지 않게 나옵니다.

 

우리 웹툰이나 일본의 유명 만화를 보다가 이렇게 다 읽어도 무슨 이야기를 했는 지 딱! 떨어지지 않는 만화는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무언가 한권을 첫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기면서 다시는 그 책을 펼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만화책도 가끔 있지만, 이 책은 '크레이그 슨이 만든 최초의 그래픽 노블 단행본'라는 평처럼 다시금 읽어볼 생각이 드는 책인 것 같습니다. 평온하지만 그렇게 일상적이지 않은 우리의 주변을 간단한 책 안에 담아주는 것이 인상적인 만화입니다.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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