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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경연프로그램 혹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진 즐기지 못하는 노래의 긴장감이 보는 사람이나 부르는 사람들에게 독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들 프로그램에서 가수이건 가수지망생이건 무대위에서의 모습은 긴장에 잔뜩 찡그린 모습이며, 그를 지켜보는 청중이나 심사위원들은 그들의 몸짓, 음색, 호흡 하나하나를 지켜보느라 박수도 호응도 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듣다가 기절하겠다는 둥 부르는 사람들도 실신할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눈물을 보이고 다른 이들과의 갈등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탈락의 순간이 반복되어 경쟁과 전략이 두드러졌습니다. 이는 곧 피로로 작용했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격이라는 슈퍼스타K의 최근 시리즈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거나 공중파 오디션 프로그램의 폐지로 이어졌습니다.

 

JTBC의 히든싱어2의 '왕중왕파이널'이 생방송으로 큰 호응을 받으며 끝났습니다. 포맷의 힘입니다. 12명의 가수들이 선정되고 그들을 모창하는 이들이 경쟁하여 시즌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프로그램인 히든싱어는 그 동안의 무대 경연프로그램들과 비교하여 세 가지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히든싱어2, 왕중왕전파이널 무대

 

 

히든싱어의 환호는 포맷의 힘입니다.

 

그동안 모창가요제는 많이 있어왔지만, 히든싱어는 한 가수만의 곡을 지정하여 다수의 출연자와 원조가수가 겨루는 형식입니다. 얼마나 모창을 잘하는가를 비교하기 위해 원조가수가 어디에 있는 지 알 수 없도록 6개의 통속에서 무대를 시작합니다. 100방청객들은 라운드마다 투표를 진행하는데 1,2라운드는 원조가수가 아닐것 같은 번호를 선택하게 하여 탈락자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3,4라운드는 가장 원조가수일 것 같은 사람을 선택하게 하여 선택의 어려움을 가중시킵니다. 케이블프로그램의 특성상 중간중간 끼워넣는 광고는 탈락자와 우승자를 가르는 데에서 오는 긴장감을 이완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역할은 사회를 맡은 전현무의 얄미운 진행도 한몫을 하는 부분입니다. 이런 골격 안에서 스타와 출연자 그리고 관객들의 몫이 명확해지고 자연스럽게 각자 가지고 있는 경험이 한데 섞일 수 있었습니다.

 

 

무대 뒤의 저 세개의 통안에서 노래를 시작하고 간주 중에 무대로 나와서 노래를 부릅니다. 시즌중에는 원조가수 포함하여 6명이 대결을 벌입니다.

 

 

관객의 심리를 꿰뚫어 진솔한 진행으로 재미를 선사하는 전현무 MC

 

 

 

히든싱어의 감동은 즐기는 무대입니다

 

MBC의 '나는 가수다'는 실력파 가수들의 진가를 드러내며 경쟁한다는 독특한 방식으로 아이돌 가수의 퍼포먼스 위주의 음악프로그램에 반향을 일으키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는 중국에 포맷판매로 이어져 중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어내기도 했습니다. 한편 같은 MBC의 '위대한 탄생'이나 KBS의 'KPOPstar' 그리고 CJ E&M의 '슈퍼스타 K' 는 가수지망생들의 등용문이 되었습니다. 이들 프로그램들은 극도의 몰입을 이끌기도 했지만 금새 피로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음악이란 한편으로 즐기고 이완을 주는 것임을 잊은 것 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히든싱어는 경연프로그램이기는 하지만 이들 출연자들은 가수가 되겠다는 꿈보다 해당 가수를 정말 좋아하는 팬으로서의 자세가 있습니다. 또한 출연 가수도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노래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직접 대면하는데에 감동합니다. 노래로 인생의 한 지점을 지나오고, 중요한 삶의 순간에 힘이 되었다는 것에서 노래의 진정한 힘을 확인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탈락과 우승의 순간 가수와 출연자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이들은 붙고 떨어지고의 경쟁보다는 팬으로서 스타로서 고마운 서로를 만나게 해주는 우정의 무대로 가슴 뭉클하게 합니다. 스타는 오랜 세월 지켜봐준 그들에게 고마워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고 출연자는 팬으로서 힘든 순간을 지켜내게 해준 원조가수와의 직접 대면이 가슴 두근거리게 되는 현장이었습니다.  

 

휘성의 노래를 마치 자신의 노래마냥 진지하게 노래부르는 3번 김진호 출연자

 

자신의 노래를 모창하는 가수를 응원하는 원조가수들은 흥쾌히 조연자리에서 응원합니다.

 

 

 

히든싱어가 남긴 것은 모방의 새로움입니다.

 

히든싱어는 처음부터 꾸준히 '원조가수와 가장 비슷한 사람'을 선택하라고 합니다. 왕중왕전 파이널에서도 실시간 문자 투표를 통해 객석에 없는 시청자들에게 같은 선택을 요청했습니다. 그렇지만, 시청자도 관객들도 원조가수를 따라부르는 출연자들을 시험대에 올려진 오디션생으로 대하지 않았습니다. 용접공으로, 예비군인으로, 엄친아 명문대생으로 그들의 아이덴티티를 존중하고 그들이 얼마나 원조가수를 사랑하는가를 지켜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는 객석에서 이들을 지지하는 원조가수인 임창정과 휘성의 따뜻한 시선에서도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객석의 사람들도 박수를 치고 호응하고 놀라움의 리액션을 굳이 숨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함께 즐기는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 내고 조현민, 임성현, 김진호라는 이름을 드러내주었습니다. 이들이 가수가 되지 않아도 슬프지 않는 해피엔딩으로 훈훈하게 마무리를 짓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덧붙이는 말로는 너무도 중요한 한가지.

 

히든싱어는 모창하는 출연자가 원조가수와 조우하는 감동만큼 더이상 만나지 못하는 이의 무대를 마주하는 감동이 있었습니다. 바로 故김광석의 모창출연자들의 축하무대에서 그 감동을 다시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모창하는 이들을 통해서만 음반이 아닌 무대를 통해 김광석의 노래를  마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었습니다. 아직 우리는 그를 기억하고 그의 노래를 부르고 그만큼의 감동을 나눌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축하무대의 지난시즌 1,2,3위 출연자

 

 

 

히든싱어가 가진 환호와 감동은 모방을 통해 우리의 삶과 스타의 친근한 면을 드러내는 참신하고 새로운 에너지에서 나온 것입니다. 시즌1의 왕중왕전 참가자들이 당당히 축하무대를 하는 모습에서 더이상 스타를 좇는 무명인이 아니라 각자의 삶을 성실하고 멋지게 살아가는 주인공으로서 하나의 프로그램을 채우고도 남았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것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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