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뷰티인사이드,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내면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는데 꼭 잘생기고 예쁜 배우가 나와야 영화가 되느냐는 것이 <뷰티 인사이드>의 많은 관객들의 혹평 이유입니다. 한 가지 배역을 100명이 넘는 사람이 연기했다는 신선함도 얼마가지 못하고 잘생긴 배우의 까메오 연기에 위안삼는 영화가 되어 버린 것이 영 안타까워서 몇글자 남겨봅니다. 

 

  영화가 영상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체다보니 시각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매일 매일 다른 사람으로 살 수 있다면 누구나 한번 쯤은 정말 꿈속에서 나오는 왕자님이나 공주님같은 외모를 가져보고 싶지 않을까요. 물론 이런 신선한 발상은 오히려 아담스미스가 등장하는 로맨틱 코미디에 어울리는 신박함이었는 지도 모릅니다.

 

 

낚인것 같아 불편해지는 뷰티인사이드 but,  

 

 뷰티 인사이드가 주는 판타지를 통해서 하루 정도는 잘 생겨보고 죽고 싶다는 환상을 이루었다면, 과연 그 다음은? 사람들은 비주얼 뛰어난 배우들의 꽤 괜찮은 연기가 들어찬 영화를 보면서도 결정적으로 내면의 아름다움에 관한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을 탓합니다.

 

 여주인공이 항상 낯선 모습으로 등장하는 애인 때문에 남자 편력이 있다는 등의 소문에 시달리거나 스스로도 생경함과 익숙함의 코드 맞춤에 정신적 스트레스가 커지기 시작합니다. 이 갈등의 요소가 마침내 극복되면서 해피엔딩이 되는 것이 이야기의 전부다 싶은데, 여기에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굳이 찾아보자면 '북유럽스타일 가구'와 여주인공의 해사한 미소 정도일 뿐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분노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혹평들이 많다는 것은 적어도 우리가 원하는 것은 남녀간의 사랑이나 잘생겨지는 하루의 판타지가 아니며 잘생긴 남자 배우를 잘차려진 부페처럼 만나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위안을 삼지는 않는 다는 것이니까요.  사람들이 이렇게 혹평을 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이 세상에서 내면의 아름다움을 원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기꺼이 이 영화에 낚이어 극장을 찾았고 내면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로 궁금해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동욱, 유연석, 이진욱이나 박서준이 출연한다고 잘생긴 남자 배우의 외면의 아름다움을 내세운 것 아니냐 하고 있지만 이 영화가 비난받기는 억울한 부분도 있습니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정말 평범한 얼굴을 한 더 많은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고있자면 그들의 눈에서도 '잘생김 혹은 아름다움'을 찾아낼 수 있기 때분이죠.

 

 

 

 

친구에게 자기 처지를 털어놓는 이 장면에서 실소를 터뜨렸습니다. 오랜 친구의 향취를 겉모습 말고도 읽어낼 수 있는 정말 친구가 여기 앉아있었습니다.

 

 

 

인생이라는 것이 고독해서, 자기 몸 내면에 외롭게 살아갑니다. 그것이 이렇게 가구를 만드는 공방으로 확장되고 사람의 모습으로 체화시켜 놓았는데 그 모습이 썩 괜찮았습니다. 그러니 그 모습이야 아무려면 상관이 없는 것이죠. 혹자는 어차피 우리는 이기적 유전자를 나르는 하나의 숙주일 뿐이라 하지 않았던가요. 우리의 아름다운 유전자도 똑같을 겁니다.

 

 

 

 

초밥이 좋으냐, 스테이크가 좋으냐는 박서준의 작업멘트나 굳이 눈내리는 어슴프레한 골목길에서 이별을 고하는 김주혁이나 그 모양새는 참으로 진부합니다. 그렇지만 여자들이 가지는 이상적인 남자친구들의 판타지를 또한번씩 채워주는 점도 없지 않아 있지요.

 

 

 

  갈등이 전면에 나오기 전, 여러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사랑의 감정을 키우는 한효주를 보는 것도 이 영화의 빼놓을 수 없는 묘미입니다.

 

 

우리, 내면의 아름다움에 눈뜨다

 

 한편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던 <미스 와이프>도 결국 '내면의 아름다움' 장치를 달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엄정화는 잘나가는 로펌 변호사로 나옵니다. 서른 여덟 골드 미스에 연애만 즐기는 이기적인 여자입니다.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상대방의 사정은 안중에도 없는 철면피에 냉혈인으로 등장하는데,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에서 처럼 죽음을 넘나들며 진정한 사랑과 가족을 알게 된다는 줄거리입니다.

 

 이 영화를 굳이 <뷰티 인사이드>와 비교하는 것은 그 '외모' 혹은 '겉모습'에 대한 해석이 정 반대이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외모를 뒤바꾸면서 외모의 덧없음을 이야기하려던 <뷰티인사이드>와 달리 <미스 와이프>는 같은 얼굴을 하고 전혀 다른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불가피한 이유로 다른 사람으로 환생한 엄정화를 가족들은 엄마, 아내로 받아들입니다. 기존 잘 나갈 때와 똑같은 외모 그대로인데도 가족들은 엄마로, 아내로 평소처럼 대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던 거죠. 그들의 무심한 반응이라든지, 친근한 행동과 주변 이웃들과의 부대낌이 결국 그녀의 내면에 잠자고 있던 아름다움을 깨워냅니다. 소장으로 등장하는 엄정화의 극중 아버지 모습을 한 이상호의 덤덤한 모습이라던지, 죽음의 공간으로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는 많은 사람들이라던지... 그들은 이제 영혼이 되어 껍데기 뿐인 육체에 초탈한 냄새가 물씬 풍긴다는 것이 이 영화의 특징이죠.  이 영화야 말로 <뷰티 인사이드>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눈에 힘주던 진지함을 벗어던지고 조금은 찌질하지만 평범한 바른생활 사나이를 보여준 송승헌이나 사춘기 딸과 마스코트 귀염둥이 막둥이가 엄정화의 내면의 모성본능과 여성성을 한껏 끌어냅니다.

 

 

또 하나 생각나는 영화가 조금 더 전에 개봉해서 많은 사랑을 받은 <인사이드 아웃>입니다. 제목 자체도 비슷하지만, 이 애니메이션 영화는 실제와 구분되는 무형의 내면을 질감이나 색감, 형태등으로 적절하게 표현해 내었다는 평가와 더불어 우리들의 복잡 미묘한 감정의 기제를 조금 더 이해하려는 시도로 칭찬을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밝고 긍정적이기를 바라는 사회에서 슬픔이나 부정적인 부분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 한다는 주제적인 부분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죠.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이 만들어내는 감정의 조합이나 기억과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한 아이의 성장과 가족과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합니다. 

 

 

 

 

 

 

내속에 너무도 많은 나를 위하여

 

 워낙 흉폭한 일이 많이 일어나다보니 주변의 사람들도 믿기 어려운 시대에 살아갑니다. 내면은 커녕 그들의 외모도 제대로 알지 못하기에 우리는 점점 고립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사실 우리 속에는 하루하루 다른 내가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모습을 속 시원히 하루하루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얼마나 편할까요. <뷰티 인사이드>는 제목을 오히려 <내 속에 너무 많은 나>로 했다면 어땠나 싶기도 합니다. 그 각기 다른 나의 모습을 모두 사랑하는 한 여자와의 사랑이야기. 라면 외모 논쟁은 필요 없었을테니까요. 

 스스로를 찬찬히 바로 볼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주변을 따사롭게 밝히는 시작인 것인지도 모릅니다. 죽음을 목전에 두거나 신기한 능력을 가지지 못한 우리는 스스로의 내면은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가꾸어 나가야 할까요. 두시간 안에 마무리되는 영화보다 우리는 조금 더 여유있는 시간을 가지고 들여다 볼 수 있어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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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예전 내로라는 남자 배우들의 스캔들 혹은 결혼 소식에 힘이 쭉쭉 빠지는 리타입니다. 사실 정우성이야말로 작년 외국에서 파파라치에 의해 찍힌 사진으로 스캔들이 났습니다. 국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아픈 이별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솔직한 모습으로 언제나 의연한 모습을 보이던 그였기에 이번 사건으로 정서적으로 많이 힘들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최근 예능프로그램에 나와서도 그의 밝고 솔직한 모습조차도 아직은 안타까운 시선을 거둘수 없었구요.

개인적으로 그가 출연한 영화 중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 놈>이 가장 멋들어지게 잘 어울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번 <감시자들>에서 최초의 악역도전이라고 홍보를 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지금껏 좋은 역, 멋있는 역을 해왔으니까요.

영화를 먼저 본 지인들이 SNS에서 이야기 했던 말 중에 '쓸데 없이 고퀄'이라든지 '정우성 웃통 벗은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우성의 악역이 배우의 네임밸류를 충분히 가져가지 못한 것 같습니다. <감시자들>은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나 <본 아이덴티티>같은 첩보 영화나 <오션스 일레븐>이나 <도둑들>같은 지능범죄 영화로 학습된 장면들이 비교적 무난하게 들어앉았습니다. 그래서 고도로 계산된 탈취사건에 대해 환호가 적었던 것이 사실일 것입니다.

홍콩영화의 한국판이라고 불린 이번 영화는 아마 원작이 유럽이나 미주에서 꽤 반응이 좋았던 것에 보험을 들고 한국판으로 바꾸어 본 듯합니다. 하지만 그 사이 이런 시니컬하고 현란하면서도 정교하게 계산된 영화들이 많이 나왔다는 사실이 우리를 다소 김빠지게 한 것은 아닌가 해요.

 

 

 

또한 앞서 지인의 '고퀄'이라는 이야기는 정우성이라는 배우가 개인적으로 악역으로의 변신을 했음에도 그의 스타일은 변함이 없었다는 점, 영화 <아저씨>을 떠올리는 장면이 그의 사연을 궁금하게 만든 점이 상대배역들에게 몰입감을 주지 못한 이유가 될 것입니다. 솔직히 설경구와 한효주 쪽으로 무게 중심을 주고 캐릭터로서 균형을 맞추는 악역이었다면 그의 깔끔한 실력이 더욱 빛을 발했을텐데... 하는 것이죠.

그를 그렇게 악랄하게 만든 무슨 이유가 있을거야.. 라는 기대는 그가 어둑한 시장 골목길에서 17대 1로 싸울 때나 지하철에서 경찰에 추격을 당할 때 오히려 그를 응원하게 하는 아이러니를 만들어 냈다고 봅니다. 그러다보니 여기에도 저기에도 마음을 못잡다가 영화가 끝나버리는 허망한 마음이 <감시자들>을 아쉽게 만든 것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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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까놓고 이야기해보자.

 

소위 지금껏 영화같다는 사랑이야기는 요즘 트렌드와는 동떨어져 보입니다. 물론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라는 점에서 영화는 우리 일상과 달리 정제되고 무언가 남기는 그런 맛이 있어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요즘 영화는 로맨스영화들 조차도 '늑대소년'이나 '구가의 서'처럼 대놓고 판타지가 아닌 다음에야 극도로 현실적이어서 씁쓸할 지경이에요.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누구든 혼자 살 각오가 되어 있다보니 사랑이나 결혼에 대해서 사람들은 조금 더 현실적이고 편리한 쪽으로 살아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2030년쯤 되면 1인가구가 30프로에 육박할 거라고 하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자 하는 마음은 다소 촌스러운 것일런지도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랑은 삶에서 작지 않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적어도 사랑에 빠진 순간 만큼은 모든 것이 사랑하는 이를 향한 생각들이죠. 물건을 사거나 직장을 옮기거나 음식을 만드는 판단 근거도 그 사람이 좋아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많이 좌지우지됩니다. 그래서 튼튼하게 생활을 유지하려면 사랑도 그만큼 돈독해야 하는 것인데 또 그게 생각만큼 쉽게 되지 않죠. 아마 생각으로 사랑을 하는 게 아니어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이기적인 솔로 VS. 따뜻한 커플

 

두 영화에서는 솔로들은 현실적이고 커플들은 참으로 비이성적일만큼 순애보에다 비일상적인 행동들을 해댑니다. '반창꼬'에서 한효주는 고수와 사랑을 나누기 전에는 똑똑하다는 것만 믿는 이기적인 의사였구요. '연애의 온도'에서는 헤어진 두 남여가 살벌할 정도로 악랄한 행동을 벌이곤 합니다. 둘 다 사랑할 때는 둘도 없는 천사로 행동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말이지요.

 

이기적이었는데 순애보가 되었다는 '반창꼬'와 순애보였는데 이기적이 되어보니 아프더라는 '연애의 온도'는 지금 젊은 남여의 사랑이 쓸쓸한 솔로들의 현실적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가운데 더 로맨틱해집니다. 

 

사람을 속이려면 진짜를 90퍼센트는 섞어 두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야 숨어있는 10퍼센트까지도 진실로 보일테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현실감각이 확연하고 일상생활의 은어나 남여간의 불륜까지도 오픈해 놓은 영화에 사람들은 더 쉽게 공감을 하게 됩니다. 그 속의 10퍼센트 로맨스에까지도요. 

 

 

    =   

  

그리고 더 쉽게 감동하게 되는 것이죠. 만약 반창꼬에서 한효주가 이기적이고 자뻑넘치는 의사가 아니었다면 전형적인 캐릭터인 고수때문에 영화는 밋밋한 것이 되고 말았을 거에요. 그런데 그런 여자가 이런 남자때문에 순애보가 되고 착한 여자가 된다는 것은 왠지 더 달콤합니다. 또 사내커플인 이민기와 김민희가 최악막장으로까지 싸움을 벌이지 않았다면 그들이 다시 만나게 되는 과정에서 오는 고민과 남여 각자의 고통이 그닥 와닿지 않았을거구요.

 

냉동실에서 서로 꼭 껴안으며 살아남은 남여와 사회적으로 발가벗긴 옛여인을 보듬어준 남자의 이야기는 왠지 모르게 감동스럽습니다. '그래 역시 혼자보다는 둘이어야 이 험한 세상 살아나갈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느껴지면서요.

 

어쩌면 그 즈음의 남여가 한둘쯤은 가지고 있을 사랑과 이별의 추억에 이들은 이런 식으로 위로를 하고 있는 것도 같았습니다. '너희들이 그렇게 뜨겁게 사랑할 때 마치 놀이동산에 어린아이들처럼 평화로웠다해도 사실 바깥에서는 불구덩이나 롤러코스터에서 나오는 비명소리를 못보고 못들은 것일 수도 있단다.' 라구요.

 

그나저나 이민기는 역시 좋지만 고수에게도 이렇게 호감이 상승하는 이유는 그의 근육때문만은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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