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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직 숙소를 나왔습니다.
혼자 여행하는 것 중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숙소문제입니다. 예전 동생과 떠났던 유럽배낭여행에서도 숙소에서 찍은 사진이라곤 같은 여행객끼리 맥주 한잔 마실 기회가 있었을 때 뿐인 것 같습니다. 워낙 돈을 아낀다고 백패커같은 곳에서 지내다보니 도난 위험도 있고 조용하지도 않아서 신경이 곤두서곤 했었습니다. 통영에서도 비슷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잠을 자는데 한 시간에 한 번씩 무언가가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나서 깜짝놀라 일어나기를 반복했거든요. 누군가가 문 밖에 있는 건 아닌가 하구요. 지금 생각하면 제가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 같네요.

잠을 설치기도 하고 많이 걸었던 탓에 조금은 지친감도 있었지만, 날이 밝자 신나게 밖을 나섰습니다. 어제 보아두었던 버스를 집어 타고 여유만만 케이블카를 타러 갔지요. 동시에 버스를 내린 여행객 네 명 모두 여자고 그 네 명이 모두 따로 왔다는 사실이 재미있었습니다. 모두 같은 목적지로 걸어 올라가면서도 각자 열심히 자기만의 여행을 만들어 가고 있었던 거죠.


케이블카를 타고 저렇게 미륵산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비오는 평일인데도 사람이 많았습니다.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왕복 표가 어른은 9000원이었습니다. 올라가기만 하는 표는 5500원이구요. 내려오는 데 얼마나 걸리냐고 물으니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이 걸린다고 했습니다. 저는 날이 흐리고 동행도 없어서 왕복으로 샀지만, 날이 좋은 날이라면 상행만 사고 내려올 때는 걸어서 와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운행시간을 보니 어차피 어제 저녁에는 왔다해도 올라가보지는 못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경을 내려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을테지만요. (올해 9월은 12일 26일은 쉰다고 위에 써있었습니다.)


 

케이블카 입구쪽에 창문이 있는데 내릴 수 있게 되어 있더라구요. 빼꼼히 창을 통해 사진을 몇장 찍었습니다. 생각보다는 사람이 많았지만, 비가 와서 몰리지 않아 그런지 올라갈 때에는 버스에서 같이 내렸던 여인네들 중 한 명이 같이 타게 되었어요. 말을 걸어볼까 했는데, 무슨 이성한테 고백하는 것도 아닌데 왜이렇게 떨리는지... 그래서 입꼭 다물고 사진 몇장 찍고 조용히 내리고 말았습니다.


케이블카 뒤쪽 좁은 창틈사이로 찍은 사진이에요. 비오는 날이라 흐리기도 하고 올라가니 안개도 많이 끼어있더군요.



 

케이블카 내려서 찍은 사진입니다.
날이 맑은 날이면, 저 멀리 일본 대마도까지 보인다는 데요. 그리고 그렇게 그 유명한 노래에서 오빠가 얼르고 달래는 홍도도 있다는데요. 눈으로는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구별할 방버이 없었습니다.



 

케이블카 꼭대기 올라가면 벤치들이 마련되어 있고, 작은 카페도 있고 간단한 먹거리를 파는 매점도 있습니다. 비오는 쌀쌀한 날씨에 풍기는 커피향기가 얼마나 그윽했는지 지금도 실눈을 뜨게 만듭니다. 가격도 비싸지 않고 맛도 나쁘지 않았어요. 날이 좀 더 좋은 가을 날 정상에서 커피한잔 마시며 멋진 바다 풍경을 내려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케이블카를 내리면 미륵산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마련되어 있어요. 전망대도 곳곳에 있구요. 안개가 자욱해서 조심해서 올랐습니다. 계단이나 난간들을 잘 해 두었어요. 안개낀 숲을 헤치고 걷는 것이 마치 꿈 속을 걷는 것 같았습니다.

신선이 따로 있나요. 마음을 뉘이고 편안한 자연과 교감할 수 있으면 족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비가 부슬거리고 바람도 불고 안개가 끼어서 사람들도 조심조심 조용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두둥실 떠있는 섬들과 그 사이를 지나는 작은 배들이 일으키는 물보라까지도 한 수의 시가 되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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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와.. 케이블카가 한시간 반이나 걸리는거예요?
    남산처럼 5분 10분 걸린다고 생각했는데..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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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통영에 도착했습니다.

대구에서 네 시쯤 출발했으니 통영에는 여섯 시가 다 되어 도착했을거에요. 비가 부스럭부스럭 내리고 있었습니다. 터미널을 나서는데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겠더군요. 분명히 문은 한 쪽으로 나있고 사람들이 걸어가는 방향은 빤한데도 말이죠. 아마 그 때에는 통영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지 통영에서 무엇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지 못해서 그런 듯 합니다. 무슨 참가에 의를 둔 올림픽 정신도 아니고 여행을 그렇게 간답니까.
 


터미널에서 조금 걸어 나가면 바로 바다가 있습니다. 해안을 끼고 도로가 나 있는데 렌트해서 다니면 좋다는 지인의 말이 무슨 뜻인 지 알겠더군요. 주변에 새로 지은 것 같은 모텔도 보이고 터미널 뒤쪽으로는 아파트 단지도 들어서있습니다. 그리고 큰 마트도 보이구요.

분명 서해나 동해와는 또 다른 느낌이 드는 바다입니다. 저기 보이는 것들이 아까 버스에서 바라 본 들녘의 산인지 바다에 떠있는 섬인지 헷갈리더군요. 그러다가 문득 예전 호주의 그레이트 오션로드에서 본 남극해가 생각이 났어요. 물 색도 냄새도 주변 환경도 전혀 다른 곳임에도 '남쪽'은 제게만큼은 독특한 무언가가 있는 듯 합니다.

통영 시내버스 요금은 1100원입니다. 그리고 케이블카를 타려면 100번대 버스를 타야합니다.
터미널에서 나와 버스정류장에 가면 많은 버스들이 줄지어 도착하고 시내로, 시장으로, 풍경이 좋은 바닷가로 데려다줍니다.

터미널 앞 바다를 보니  마냥 신나 저녁을 먹고는 아무 버스나 골라잡아 타버렸습니다. 또 어떤 모습을 보게 될까요.

버스 기사아저씨 바로 뒷자리에 앉아서 곰곰히 길을 들여다 보면서 말이지요. 가다가 바다가 보이면 내려야겠다 싶은 생각이었습니다. 잘 닦인 도심을 지나고 중앙시장을 지나니 어느덧 해가 지고 밤이 되어 버렸습니다. 버스는 계속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만 내려야 하나 싶은 순간, 높다란 다리를 건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펼쳐진 저녁 밤바다 풍경. 마침 걸려온 동생 전화에 사진을 찍지 못해 지금도 아쉬운 순간입니다. 대신 기억에 잘 넣어두려고 두 눈 그렁거리며 바라보았답니다.


얼른 버스를 내려 달려간 바닷가 야경, 작은 만을 따라 수 놓은 불빛에 심호흡을 깊게 들이마셨습니다. 일렁이는 물결따라 내 마음도 출렁이고 술을 마시지 않아도 취한 듯한 그런 이른 밤이었죠.




통영시 맨홀뚜껑입니다. 거북선 모양이에요. ^^


바로 신선놀음한 케이블카, 동심을 꿈꾸게 하는 동피랑 마을 이야기를 이어갈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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