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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랑 글씨작업실에 없는것

전시(배태랑 예아 작가의 모노드로잉2 전시 http://biroso.kr/784)를 보고 배태랑작가의 작업실에 들렀습니다. 문화행사가 다양한 펍, 카페 등의 공간에서 작업실을 셰어하다가 자기만의 작업실을 갖추었습니다. 손님이 간만에 와서 그런지 이렇게 정신없었는지 몰랐다며 털털하게 대충 자리를 만들더니 직접 커피를 내려주었습니다.

주인장이 노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입구의 푯말이 파이프에 가려  '배태랑씨작업실'이 되었습니다. 이도 재밌다 생각했습니다. 홍대입구역과 합정역 중간쯤 주택가 안쪽 골목을 따라 들어가다보면 작은 규모의 인테리어 혹은 출판사를 품은 주택이 보였습니다. 오면서 열쇠공방이라는 게 있더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왔습니다. 말대로 열쇠를 나누어 갖는 공방이라는 의미였는데 요새는 조금 더 너른 의미로 쓰여 작은 모임의 구성원이 공유하는 아지트공간이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비로소가 준비하는 공간, 작은가게의 운영과 관련하여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트렌드라고 말이죠.

 

이 라떼는 전시장에서 주문했던 커피입니다.

 

배태랑 글씨 작업실에서도 캘리나 낙서를 담은 편안한 습작 수업이 열립니다. 작가라고 하면 어느정도 자기를 브랜딩하고 드러내서 작품을 판매도 하면서 창작활동만 하고도 생활이 가능하면 좋겠지만, 배태랑작가는 자기를 드러내놓기가 여간 쉬운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어쩌면 자기는 자기의 성향을 알아갈 수록 직접 누군가를 대면하기보다 글씨와 그림으로 표현하고 소통하는 것을 편하게 느끼는 것같다고도 했습니다. 그래서 글씨를 쓰는 것은 창작이라기보다는 생활이고 삶의 중요한 기둥이라는 생각까지도 들더군요. 비로소, 개인적으로도 그런 소통의 창구, 미디어가 있었던가. 하는 고민이 스쳤습니다.

배태랑글씨작업실 (연남동 482-11 101호) 

캘리 및 낙서 개인/단체 강의 문의 hereworld@gmail.com

작업실은 방 두개로 되어있는데 개인 공간과 작업공간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1월이 지나면 정리를 하고 공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해볼 참이라고 하는데, 마음같아서는 강좌도 활발히 하고 관심기울이는 대안교육의 공간으로도 잘 써보았으면 합니다. 이미 많은 고민을 했을테고 또 드러내지 않고 실천하고 있을테지만요. 분명, 그동안 많은 시도를 해왔고 끊임없이 창작했으며 다른 이들과 소통을 하면서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 할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한 사람이라 애정이 갑니다. 비로소가 시작하는 새 강좌의 제목 글씨를 부탁했는데 기꺼이 수락을 해주었습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사용할 중요한 글씨를 써준다고 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있고 또 그만큼 많은 작가들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주목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작가도 있겠지요. 그것은 작가의 작품이 정말로 뛰어나거나 형편없어서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비로소는 될 수 있다면 좋은 작품을 하는 예술가가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발전 가능성에 더 많은 점수를 주었으면 합니다.

배태랑글씨작업실에는 다른 아이들과 다른, 자기 속도로 걷는 아이들이 선물한 크리스마스카드와 직접 나무를 깎아 만들어준 물고기, 영화를 주제로 한 수많은 잡지, 만화책, 수필, 글씨 습작, 포스터, 원두를 담았던 캔, 다양한 필기구와 다이소에 건진 클립이 나름의 원칙아래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습니다.

아마 없는 것이 하나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꼭 같은 기준의 속도를 드러내놓고 표시하는 속도계일것입니다. 자기의 속도로 자기 길을 걸어 가는 것은 느린 것이 아니다. 알맞게 가고 있는 것이다라는 메시지가 작업실에서 나누었던 수많은 이야기 중 건진 값진 한마디였기 때문입니다. 비로소도 비로소의 속도로 조바심 내지 않고 걷기로 했습니다.

새해가 밝았으니 봄이 될즈음에는 좋은 글씨 많이 쓰는 그런 모임 만들고 즐겁게 또 다른 전시와 강좌, 이벤트로 만나보기를 희망합니다.

비로소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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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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