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채널뽁스, 고급진 병맛 패러디

 

  잘 알려진 작품의 스타일을 모방할 때 흔히 '패러디하다'라는 말을 씁니다. 그렇지만 패러디는 단순히 모방하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마치 예술이 일상을 모방하는 것 같으면서도 면면에 낯설음을 만들어 내는 것 처럼, 패러디는 단순히 다른 예술을 모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움 속에 또다른 의미를 만들어 냅니다. 그러므로 패러디라 함은 따라하기가 아니라 훌륭한 작품을 딛고 선 새로운 다시쓰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패러디가 단순히 즐거움을 위해 모방한다는 패스티시와 구분되는 것은 그 특유의 신랄함을 내세우며 현실 사회에 대한 적극적 주장이 있다는 것입니다. 뽁스가 그리는 <채널뽁스>에는 영화, 만화, 드라마 등 유명한 작품의 특징을 작가만의 캐릭터들로 캐스팅하면서 제목, 스토리, 주제 등 전면에 그만의 개성을 입혀 놓아 패러디물로 손색 없습니다. 두 세편으로 이루어진 에피소드를 옴니버스식으로 끌고 가면서 한국 사회의 이야기, 다른 작품을 절묘하게 섞어 놓아 소위 고급진 병맛 웹툰의 지위를 공고히 합니다.

 

 

 시즌 1에서 패러디한 영화는 <인터스텔라>, <본 아이덴티티>, <컨저링>, <인셉션>, <건축학개론>, <300>, <원초적본능>, <주라기 월드>, <터미네이터> 입니다. 제목은 채널 뽁스의 편성에서 <잉여스텔라>, <뽁 아이덴티티>, <컨저글링>, <립셉션>, <미술학개론>, <30>, <말초적 본능>, <주라기 시티> ,<여친네이터>로 바뀝니다.

 

<원초적 본능>을 처음부터 끝가지 보지는 않았어도 이 장면은 거의 다 알지 않을까요?

 

 

<주라기 시티>편에 까메오로 등장했던 둘리입니다.

 

 

컨저링의 섬찟한 장면을 이렇게 바꾸어 놓기도 합니다.

 

 

내용은 기존 영화의 흐름 중 인상적인 부분을 차용하면서도 배역은 채널뽁스의 캐스팅으로 각각의 특성으로 물들여 놓습니다. 모태솔로이면서 비굴한 뽁스, 주로 악역을 도맡아 하는 속수무책 장원, 뽁스의 남동생인 성민과 그 외 병풍들의 겹치기 출연이며 여주인공은 기존 영화에서의 주인공들과 흡사한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리타가 리뷰를 써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시즌2를 시작하면서 야심차게 내놓은 <미생수>에피소드 때문입니다. 이번 에피소드가 리타가 좋아하는 '미생'과 '기생수'를 주제로 삼아 그 패러디 장면들에 공감을 많이 산 부분도 있지만, 이번 에피소드는 시즌1과는 다른 부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패러디 대상을 주로 외국 블럭버스터 영화를 텍스트로 정했던 것과 달리, 시즌 2를 시작하면서 장르를 영화에 한정하지 않고 웹툰(을 소재로 한 드라마)과 만화를 절묘하게 섞어내었습니다.

 

 

 

기본 스토리를 담는 영화를 접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웹툰 자체만으로 어필하는 것에 부담감이 있었지만, 나름의 스타일을 구축하면서 독자층을 확보한 작가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패러디는 기존 유명 작품의 후광효과를 볼 수 있다는 기대와 그것을 비틀었을 때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패러디 대상을 잘 알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다소 스토리 공백이 크게 느껴져 재미의 포인트를 잡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워낙 유명한 작품들을 선정하기는 하였지만, 작가의 연령이나 취향과 다른 독자들까지 아우르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에피소드를 이어나가면서 채널뽁스가 편성한 패러디 영화보다 뽁스와 그 친구들 캐릭터에 대한 관심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고, 작품 곳곳에 스며든 부수적인 장치들이 관심을 얻어내는데 일조했습니다. <잉여스텔라>에 등장하는 백골시신, <주라기시티>의 뉴스 속 앵커의 대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의 모습을 드러내면서 적잖은 냉소를 보내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에 독자들이 서서히 반응을 하면서 채널 뽁스만의 작품이 만들어지기 시작하였죠.

 

 

 

 

급기야 <미생수>를 통해 이시대의 장그래와 모태솔로 그리고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나의 에피소드에 털어내었습니다. 미생의 스토리 구조에 미생의 독특한 능력을 심어 넣으면서 절묘하게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데, 인상적인 대사와 말투, 인물 관계까지 '그대로'라 여겨질 만큼, 적당히 섞어 놓았습니다.

 

 워낙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동시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다보니, 가끔 이 이야기와 저 이야기가  뒤섞이기도 하는데, 그러한 점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스토리텔링이 요즘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이러한 패러디 창작물을 통해 새로운 곁가지 이야기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독자들은 그만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어 여러 콘텐츠의 수명을 늘려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하지요.

 

 다음 만화세상이라는 꽤 검증된 웹툰 플랫폼에서 이러한 패러디 작품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벌써 다음 에피소드가 기다려지네요~

뽁스의 '채널 뽁스'보러가기 :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parody

(주소에도 패러디가 적혀있네요.)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문화기획, 전시기획, 문화마케팅

 

 

   

#채널뽁스 #병맛웹툰 #추천웹툰 #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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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우바우, 행복은 냉동실에 넣어둔 캔맥주

 

 

  사는것이 각박하다고 해서 굳이 시니컬해지거나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잠시 컨디션이 안좋다고, 또 되는 일이 없다해도 얼마간 잘 살고 있는 거라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또 아무런 노력없이 이렇게 자기위안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한심한 것인지를 따끔하게 나무라는 친구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너는 항상 이런 모습이고 이렇게 하다보니 이런 모습이 된것이라 시원하게 까발려주는 속정깊은 친구말입니다. 그러면 내 속의 게으름이나 찌질함을 털어내고 무엇이라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바로 그런 냉정하지만 속깊은 친구같은 웹툰이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컷툰'으로 소개되는 우바우(우리가 바라는 우리) 잇선이 그리는 생활 만평 쯤으로 보입니다. 컷툰은 요즘 뉴스를 보기좋게 이미지로 만들어 보이는 카드뉴스 처럼 모바일에서 한장 한장 넘기면서 보게 되는 짤막한 웹툰 쯤 됩니다. 시시껄렁하지만 울림 있는 신문 연재 만화같기도 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우리' 제목 컷,

회당 주인공의 모습을 그려넣고 손글씨체로 촌철살인 대사를 그려넣습니다.

 "시궁창 같은 삶이라도 바라는 건 많아"라는 설명이 달려있습니다.

 

 

 <동물농장>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우리네 일상을 동물로 표현하는데 그 모습들이 짠하다 못해 찌질하기까지 합니다. 주인공 격인 고양이와 쥐 자매, 다람쥐와 토끼 그리고 개와 고슴도치 등 종을 초월한 사랑과 우정을 이야기합니다. 비교적 귀여운 동물들을 등장시키기는 했지만 기존 동화에서 보아오던 그 사랑스러운 모습 보다는 사자나 호랑이에게 잡아먹히고 말 것 같은 연약한 대상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바로 취업난을 겪는 청년, 입시에 시달리는 학생, 궁핍한 예술가 등 3포, 5포 세대라는 말의 주체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끔 속시원하게 욕한번 날려주는 카타르시스,

욕쟁이 할머니를 대할 때의 그런 기분입니다.

 

 

 

부잣집 딸로 나오는 토끼는 "목숨은 돈주고 살수도 없잖아"

싸늘한 반응에 다시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팔고싶은 거구나"

 

 

 

 

 

 그렇다고 이런 자조와 냉소 섞인 것 같은 동물 그림들을 줄줄이 넘겨 읽는 것은, '그래 우리는 못났어', '아무래 해도 되지 않는거지', '돈이 없으면 친구도 못만나고 연애도 못하는 거야'하고 단념하기 위해서가 아닐 것입니다. 여러 등장 인물 속에서 나와 비슷한 캐릭터를 통해 현실을 회피하지 말고 좀 더 행복해보자는 공감을 읽어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바우에서는 자주 여행을 떠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행이라는 것이 원래 일상을 벗어나 새로움, 낯설음을 통해 일상을 새롭게 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우리의 지겨운 일상을 벗어나 모험을 떠나보는 대리 만족을 그 나약한 주인공들이 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실제에도 그렇지만 이들은 여행을 다녀왔다고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었다거나 우울했던 기분이 180도 전환된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그런 별 것 없다 여겨지던 일상이 자기를 죽을만큼 견디기 힘든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주거나 행복이라는 것이 대단하지 않아서 그저 냉동실에 한시간 쯤 넣어둔 맥주를 마시는 것이라는 등의 소소함을 깨닳게 하며 생산적 위로를 건냅니다.

 

 

 

어쨌거나 우리는 냉혹한 현실에 너무 고민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고민하고 힘들어 하는 것에 대해 관심 가져 줄 사람이 없으므로. 또 그 고민이라는 것이 알고보면 그렇게 큰 고민이 아닐 수도 있으므로, 굳이 힘들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교합니다.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말이라도 은근히 이 말이 위안이 되는 게 신기한 웹툰입니다.  

 

 

 

 리타는 뭔가 해야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우선 주욱 계획을 세워서 정리해봅니다. 그리고 행동으로 옮기게 됩니다. 그러고 나면 대부분은 잘 되는 편입니다. 문제는 그 해야 할 꺼리들을 정리해서 종이에 담는데는 꽤 시간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계획을 세우기도 전에 아무런 것도 하지 않고 이 장면처럼 그저 잠보가 되버리거나 쓸 데 없는 일만 주구장창 하면서 시간을 흘려보내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노력도 하지 않고 뒹굴거리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얼굴이 달아올랐던 것은 그 때문입니다.

우바우 몇 편인가에서는 '다음 날 오후로 가는 직행열차 수면'이라는 글로 리타를 다시 한번 안드로메다로 보내기도 했습니다. 흔히들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은 '가짜 배고픔'에 주의하라는 말을 듣는데, '가짜 졸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적당한 수면은 피부건강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지만, 과도한 수면은 반성과 후회와 오랜시간 지워지지 않는 얼굴의 이불 자국이 남습니다. 제 3자가 되어 나 자신을 마주하는 것. 그것이 우바우의 매력은 아닐까요.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꼽는 개 캐릭터 티컵입니다. 이름을 '띠껍'이라고 된소리로 읽으면 이 캐릭터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졸졸 따라붙는 부자집 딸 토끼에게 단호박으로 대하는 와중에도 이렇게 츤데레식 행동을 보입니다. 작고 귀여운 외모와 달리 상남자, 나쁜남자 코스프레를 시전하며 웹툰 흥행을 견(犬)인하고 있습니다. 

 

 

 워낙 재벌가 이야기를 드라마에서 접하다보니 치킨도 살까 말까를 고민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데이트 비용이 없어서 단념하는 궁상을 잊고 싶기도 합니다. SNS에는 은근히 행복을 전시하는 친구들을 대하게 되고 그 속에서 자신도 빛이 나기를 원하기도 합니다. 그 가운데 우바우는 우리 삶을 더 밀착해서 디테일을 찾아냅니다. 뭔가 거창하지 않아서 좋고 소소함 속에서 공감을 가질 수 있어서 안심됩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삶의 반성이나 각성을 충분히 알아갈 수 있음에도 이상하게 감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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