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마당에 데굴데굴 열매, 따뜻한 반전 동화

 

 구름에 은빛 줄이 드리우는 늦은 오후가 되면, 그림자는 키가 커지고 새들은 제 둥지로 돌아갑니다. 이 때는 괜히 그냥 마음 한 구석에 평화로움이 밀려듭니다. 그런 풍경같은 웹툰 <마당에 데굴데굴 열매>입니다. 

 

 

 라라시스터즈의 6회분량 짧은 단편이라서 후루룩 금새 읽히는 웹툰입니다. 오랜만에 살던 집에 내려왔는지, 낡은 집 곳곳을 둘러보며 추억에 잠기는 부산스런 부부의 모습으로 웹툰은 시작되죠. 누구나 짐작하듯 이들이 그 집에 살던 예전 추억이 이야기가 됩니다. 또 그 집에 관심은 별로 없어보이는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딸이 아마도 그 추억에서 꼬맹이로 등장하는 주인공인 듯합니다. 웹툰 곳곳에는 친구들과 소꿉장난을하고 강아지와 친구 맺고 놀이터를 뒹굴면서 놀았던 그 흔하디 흔한 추억을 넉넉히 채워두었습니다. 

  

 

   

 식스센스의 머리가 띵!할 정도의 반전은 아니지만, 신선한 반전이 있어서 평화로운 마을의 귀신소동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묘미가 있습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는 항상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아 이렇게 건강하고 예쁘게 어른이 될 수 있었나 하면서 가슴이 따뜻해지는 웹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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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마당에데굴데굴열매 #라라시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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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수심3000m에 닿으면, 비밀과 호기심의 거리는?

 

  김만호 작가의 <수심 3000m에 닿으면>은 댓글 등 독자와의 상호작용이라든지, 세로로 내려읽기의 방식이라든지의 웹툰만의 특성은 굳이 필요없는 듯 합니다. 단지 이야기의 전개와 주인공의 심리묘사로 큰 몰입감이 처음부터 끝을 만들어 내는 웹툰입니다. 배경도 비슷하지만 이야기하고 있는 주제를 떠올려보아도 마치 <노인과 바다>나 <파이 오브 라이프>등의 작품들이 언뜻 떠오르게도 하구요.

 

 

 

 이야기 전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프롤로그까지 포함하면 14회로 이루어진 <수심 3000m에 닿으면>은 한회 한회 다른 웹툰에 비해 많은 분량이어서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시공간을 아우르며 꿈과 환상을 이미지화 합니다. 그리고 액자식의 구성은 마치 인셉션을 보는 것 처럼 웹툰을 보는데 꽤나 집중력을 요구합니다.

 

 그런 이유로 웹툰이 산만하거나 내용의 파악이 어려울 수 있는 지점은 분명 있지만, 고립된 바닷가에서 세명의 사람이 겪게 되는 공포가 어떠할 지 끊임없이 궁금하게 만듭니다. 누구나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두었을 욕망이나, 과도한 집착이 만들어낸 환상과 일탈에 대해 해석해보려는 나름대로의 설계도를 그려내고 있는 것이죠.

 

 

노인이 바다에서 싸운 것은 고래가 아니었고, 

파이가 표류에서 살아 남게 한 동지는 호랑이가 아니었던 것 처럼,

수심 3000m에서 편지애가 자신을 내려놓게 만들었던 것은 인어가 아닙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4년 전 동생과 선원들을 잃은 선장 우진택과 인어의 이야기를 취재 나온 양범준, 편지애입니다. 이들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항해를 떠나 벌어지는 독특한 경험이 웹툰을 다 보고나서도 마치 생선 비린내처럼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4회차에 이르러 실재와 환상 그리고 시간이 뒤 엉키게 되는데 그 시작이 되는 것이 바로 이 인어의 피에서 나오는 역한 냄새이기도 하죠. 편지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이 뒤엉키는 장면에서 그 환각은 극에 달합니다. 그렇다고 선장 우진택, 카메라맨 양범준이 조연이 될 수 없는 것은, 편지애의 이런 환각 증세를 부추기거나 그런 환각의 대상이 되어주면서 안정적인 세개의 축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선장만의 환각이고 그만의 외롤운 싸움이었을 인어와의 교감 혹은 복수전이 편지애로 옮겨 오면서 마치 저주의 대물림이라던지 일상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라던지의 꽤 심각한 주제를 고민해보게도 됩니다.

 

 

 이 웹툰이 쪼개어 놓은 시간과 현실과 환상의 파편 그리고 귀로 듣는 것이 아닌 인어의 언어는 우리 각자의 마음 안에서 각자 재조합되어 새롭게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마음 속에 편집된 <수심 3000m에 닿으면>을 통해 내면 3000m쯤의 깊숙한 욕망을 드러낸듯한 후련함이 생기는 듯합니다. 그림과 대사로 읽었지만, 마치 소설로 읽힌다는 것이 정말 신기한 웹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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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3000m에닿으면 #웹툰 #김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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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Ho!, 사랑 말하기듣기

 

잔잔한 감동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Ho!>가 엔딩을 맞았습니다. <Ho!>는 일본의 원작을 웹툰작가 억수씨가 한국의 사정에 맞추어 완성도를 높여 새롭게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이미 여러 셀럽들에게도 언급이 될 정도로 <Ho!>가 사랑을 받은 이유는 소녀 Ho의 천진하고 사랑스러운 모습 때문일 것입니다. 여기에 상반되는 매력을 가진 경상도 남자 원이가 함께하여 시너지를 만들었음은 물론입니다.

 

두 사람을 가장 사랑스럽게 표현한 사진, 웹툰의 처음과 끝에 등장합니다.

 

 

따지고 보면 부족해보이는 두 남녀의 성장담일 뿐인 이 사랑 이야기가 이렇게도 따뜻하고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 것은 바로 연출의 세련됨에 있다고 봅니다. 웹툰은 처음부터 결말을 미리 알리면서 시작합니다. 이미 두 주인공은 결혼을 하게 될 것이며, 어떤 시점에 어떤 모습으로 해피엔딩이 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죠.

 

이렇게 스포일러를 대놓고 하는 패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이런 저런 긴장 관계없이 두 주인공의 사랑이야기가 앞으로 얼마나 예쁘고 건강하게 잘 자라나는 가에 집중하도록 하고, 그 세세한 관찰 중간 중간 쓸 데 없을 것 같은 이미지들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신통함을 발휘하도록 하였습니다.

 

 

 

청혼을 하고 Ho의 엄마를 찾아뵈기 전 내셔널 지오그래픽 다큐로 보여주는 이야기. 굶주린 늑대가 토끼를 먹이로 보지 않고 절벽을 건너도록 이끌어주는 존재로 본다는 것이 이 웹툰의 주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깨알같이 적힌 낙서와 필담, 사투리를 쓰는 남자와 발음이 어눌한 여자아이의 끝도 없는 대화

 

수첩이나 핸드폰을 통해 문자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예전에는 몰랐던 청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동시에 서로 다른 이들 사이의 언어, 소통에 대한 생각을 다시하게 됩니다. 또 풀죽어 고개를 숙이거나 뒤로 돌아서 껴앉는 것을 싫어하고 어두운 곳에서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Ho에게서 현실을 똑바로 마주하고 두려움이나 거짓을 털어버리도록 학습받았는지도 모릅니다.

 

 

 

회상으로 시작하는 웹툰이므로 말풍선 외에 현재의 원이가 당시를 설명하는 지문이 이어집니다. 이때는 담담한 체, 사투리를 쓰지 않고 명료하게 표현합니다.

 

 

 

Ho!가 처음 호감을 표시하게 되고, 프로포즈까지 받도록 만들어준 페레로로쉐 초콜릿

 

 

 

갑작스럽게 청혼을 하고 만들어준 금박지 반지를 한참동안이나 쳐다 보는 Ho!의 모습은 참으로 행복해 보입니다.

 

 

 

이 장면은 위의 장면과 같은 시간, 원이의 시점으로 그려진 것입니다. 그리고 이 그림은 위의 장면이 나온 회차보다 훨씬 앞선 회차에서 그저 스치듯 지나간 쉼표같은 이미지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등장인물, 이야기와 상관없이 중간중간 들어가 있으면서도 알아채지 못하는, 그래서 이 웹툰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투명한 그림들을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원이의 조카아이와 나란히 앉아있는 성숙한 Ho의 모습이라든지, 두 사람을 대신하여 종종 등장하는 두마리의 고양이라든지, 원이의 취향과는 맞지 않는 꽃그림이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든지의 이미지가 그렇습니다.

 

 

오드아이 고양이는 듣지 못한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로써 Ho와 원이를 표현하는 두마리의 고양이가 아닐까 합니다. 언뜻 두 사람을 많이 닮기도 했습니다.

 

 

 

계절을 드러내거나 두 사람의 사랑의 결실을 맺도록 충동질하거나의 의도로 넣어주었을 꽃그림, 해바라기, 나팔꽃 등 종류도 다양하고 꽤나 종종 등장합니다. 나팔꽃의 꽃말은 <기쁜 소식>이고 이 장면은 원이가 Ho의 집에 결혼을 승낙받으러 갔을 때에 Ho의 집 불빛과 함께 등장합니다. 그래서 혹시 아직 이 웹툰을 보지 않았다면 한 번 정주행 하고, 다시 한번 보기를 추천합니다.

 

 

 

 군대 훈련소를 들어가자마자 다음 컷이 제대하는 장면이 나올만큼 스토리는 간결하고 쓸데없는 이야기는 과감하게 삭제합니다. 만화의 칸과 칸 사이에는 여러 맥락과 이야기가 압축된다는데, 그러한 칸마져도 비워둔 채 엉킨 생각과 시간을 그대로 통과해버리는 재치가 좋았습니다.

 

 

 

 두 사람의 사랑이 결실을 맺기까지의 러브 스토리에는 원이의 청년시절의 굴곡이 진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취업, 스펙쌓기, 사회생활, 방황 등등 결코 대단하지 않은 평범한 우리의 모습이 학교 선배누나, 오래 사귄 여자친구, 운명으로 맺어진 어린 예비신부로 이어지는 연애담으로 그 위에 수 놓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 모르는 모든 애송이들이 그러하듯, 사랑에도 사회생활에서도 시행착오를 겪어내야만 어른 흉내를 내게 된다는 걸 다시 증명한 셈입니다. 

 

 

비록 듣지못하고 발음이 어눌하더라도 사람의 마음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에 있어서는 절대로 부족하지 않음을 알고 그로해서 행복해하고 그로인해 더 멋진 사람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 어쩌면 사랑의 가장 이상적인 말하기 듣기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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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살인마VS이웃, 장르초월 옴니버스 드라마

 

숨겨진 자식, 갑작스러운 죽음 같은 공식이 있는 드라마를 막장드라마라고 한다면 웹툰 <살인마vs이웃>은 공식은 다르지만 막장 웹툰이라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 수사반장의 스토리에 고민중작가의 그림으로 만들어지는 <살인마VS이웃>은 올레마켓웹툰에서 연재중입니다. 올레마켓웹툰에 독특한 소재를 다루는 웹툰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주었는데요. <냄새를 보는 소녀>나 <모범택시>와 함께 두고보면 사회의 어두운 면을 특수한 장치로 현실감을 살리고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제목이 살인마와 이웃의 대결구도를 그리고 있기도 하지만 내용에서도 8명의 등장 인물의 과거사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가 옴니버스로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제목에 'VS'를 넣어서 검색어로는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살인마VS이웃'으로 검색해보니 살인마, 이웃사람 두 영화를 비교해서 어떤지 묻는 글 등 다른 내용이 나오더군요.)

 

 

 

강원도 지역의 산장에서 잔인한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요. 재개발 지역의 산만한 배경 속에 세입자들과 함께 모여 사는 8명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계속 이어집니다. 집 주인 부부와 고시생 진혁, 옷가게를 운영하는 우진, 포장마차를 하는 한마와 그 아들 철수 그리고 수상한 기운이 넘치는 편의점 알바생 용팔과 외국인 노동자 노자가 등장인물입니다.

 

 

 

 동글동글한 모습의 캐릭터들의 소박한 일상을 살아가는 것 처럼 보입니다. 그런 우스꽝 스러운 모습 속에 기기괴괴한 소재와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가 더욱 살아나는 건 아닌가 합니다.  겉으로 보기엔 먹을 것이 있으면 나누어 먹는 한지붕 가족 같지만, 주인 부부가 티격태격 싸움을 하거나 엄마없이 아들을 키우는 별 볼일 없는 홀애비, 악착같이 돈을 벌어야 하는 외국인 노자 등 언뜻 슬쩍슬쩍 비치는 어색한 표정으로 알듯 말듯한 대사를 읽다보면 독자들을 점점 아리송하게 됩니다.

 

 

 

냉장고에서 흥건하게 피가 흘러 넘치거나 찬장에서 위험한 물건이 우루루 떨어지면서 아찔한 순간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사이드브레이크가 고장나서 트럭충돌 사고가 나는 등의 알 수 없는 일이 연이어 일어나는 가운데 긴장감이 점점 커집니다. 그러다가 비교적 초반에 살인자가 밝혀지게 되면서 웹툰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스포일러가 되니 더 구체적으로는 이야기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네요.)

 

  평범하기만 했던 일상이 이 반전 이후 다시 리와인드되면서 각 등장인물의 시선으로 옮겨다니면서 웹툰이 진행됩니다. 처음 살인마를 밝혀 응징하는 내용으로 여겼던 범죄 스릴러에서 갑자기 장르가 모호해지더니 이야기가 산으로 바다로 흘러가는 것도 같습니다. 과연 작가가 이 이야기들을 어떻게 수습할 지 독자들은 걱정까지 하며 지켜 보게 되었어요. 하지만 중간중간 사소하게 지나쳤던 대사 한마디나 소품이 그 반전의 반전 속 인물을 드러내는 단서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각 등장인물의 독립적인 이야기로 진행되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다시 한데 모아질 가능성도 보입니다.  

 

어제 연재분까지 정주행 하고는 이제 다음주를 한주 한주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 되어 버렸지만, 앞으로도 이 막장 스러운 진행이 기대가 됩니다. 아직 남은 다른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도 있고 그보다 어떻게 마무리를 지을 지가 더 궁금하기도 합니다.

몇몇 장르를 떠올리다가 <의형제>, <전설의 고향>, <살인의 추억>, <킹스맨>,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백투더 퓨쳐> 등등의 영화가 생각납니다. SF, 공포, 스릴러, 로맨스, 휴먼다큐 등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면서 가끔씩은 독자들의 '홀딱 깬다'는 원성을 사면서도 웹툰에서만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시도가 아닐까도 싶습니다. 일상툰에서 보여지는 뜬금없는 일상들의 조합을 생각해본다면 오히려 스토리라인이 약하게나마 살아있는 흥미로운 전개가 아닌가 하고 말이죠.

 

그나저나 이렇게 살인마가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느껴지는 웹툰은 처음이라는 댓글이 달렸다면 어떤 웹툰인지 조금은 기대를 하실까요? 이쯤까지만 이야기 하고 리뷰를 마칠까 합니다.

 

 

<살인마VS이웃>웹툰 보러 가기

: http://webtoon.olleh.com/toon/timesList.kt?webtoonseq=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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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시동, 시시했던 일상이 부릉부릉!

 

 공부든, 싸움이든 특출나게 잘하는 것 없는 아이. 아빠없이 엄마에게 걸핏하면 싸대기를 맞고 동네 아이들 삥이나 뜯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그런 아이. 대개 이런 아이들에게 학교는 골머리를 싸매고 사회에서는 손가락질을 하기 마련입니다. 머리 노랗게 물들이고 끼리끼리 어울려 다니면서 나이에 맞지 않는 옷차림에 거친 입담에 담배와 술 등등.

 그런데 돌이켜 보면 그 아이들의 그런 옷차림과 외모나 행동이 모두 그들 자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순진함도 있고 소박한 꿈도 있고 친그들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들의 우정도 있습니다. 그 시절 내 작은 시야에는 무척 큰 일탈로만 보이던 것들도 지금은 대개 귀여운 반항쯤으로 생각합니다.

 

 

 웹툰 시동에는 어디서 본 듯한 사춘기 남자아이, 여자아이의 일상이 담깁니다. 어머니를 만족시킬만큼 열심히 공부하지도 않았고 행동거지가 바르게 자라지 못한 고택일과 우상일, 권투를 왠만큼 잘하는 베일에 쌓인 소경주가 아웅다웅하면서 각자의 일상을 살아갑니다. 

 

 동네 형님들 소개로 고리대금업체에 발을 디딘 우상필이나 우발적 가출에 우연히 찾아든 낯선 원주에서 자장면집 배달일을 시작하는 고택일의 모습은 사실 별반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노랗게 머리를 물들이고 하는 일 없이 찌질하게 시간을 보내던 자퇴생의 진로는 그다지 넓지는 않을테니까요.

 

 그렇지만, 개인의 삶은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묻기는 너무 벅차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는 몰라도, <시동>에서는 반보 쯤 느리게 걷지만 덤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던지는 것 같아 계속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들이 불쌍하거나 나쁘다거나 하는 관점이 아니라 그들 나름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하죠.

 

 

 

 이런 생각은 감각있는 그림체와 위트있는 대사 전달에서도 느껴지지만, 역시 시간을 통제하는 연출력에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개 웹툰의 특징에 종적 스크롤에 의한 영상 연출 효과를 공통적으로 넣어두고는 하는데, 길게 뻗은 공간을 표현하거나 깊은 심해, 높은 건물 등으로 표현되는 공간 연출 외에도 스크롤을 내리는 그 물리적 시간의 흐름이 곧 이야기의 재현 시간으로 치환되면서 이야기의 완급을 조절해 나가고 있다는 인상이 듭니다. 고택일이 싸대기를 맏고 기절하는 동안 다른 곳의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깰 때쯤 되어 다시 고택일의 모습이 등장한다거나 처음에는 상관없는 인물들이 우연한 장소에서 스칠 때 서로다른 앵글에서 이야기를 진행시켜나갈 때처럼 동시성을 담아내는 그 시간의 세련된 연출은 자장면을 먹으면서 대충 훑어내려가도 이야기가 눈에 들어올 만큼 깔끔합니다.

 

: 대사 하나 없이도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호흡, 나른한 일상이 매력적이었던 회차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er/29832

 

 주인공 택일이가 낯선 곳에 적응하고 다시 일상이 되고 그 일상에 말이 필요없이 그저 의성어 몇개로만으로도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착각을 만드는 에피소드였죠.

 

 

 

 

 <시동>은 처음 같은 자리에서 시작한 고택일과 우상필의 인생이 갈라져 점점 멀어지는 갈래의 과정을 큰 틀로서 진행시킵니다. 고리대금업체에 취업한 우상필은 점점 땀흘리지 않는 권력에 물들어가고 자장면집에서 막내처지인 고택일은 이리저리 치이면서 스스로의 한계를 절감합니다. 그 과정에서 책임, 가족, 사랑의 의미를 하나씩 배워갑니다.

 이 분기점을 만들어 내는 사건이 고택일의 가출, 일상의 탈출이었고 그 갈래길의 이야기를 담는 공간은 원주의 장풍이라는 자장면집입니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아우라처럼 그 안에는 도사같은 느낌의 사장과 권법을 전수하는 이거석이 자리하고 있기에 심신이 비실비실한 고택일이 수련할 수 있는 좋은 공간이 되주는 셈이죠.

 

 

 

 

 유려한 시간의 흐름을 만들고 넘치지도 모자르지도 않는 공간을 만들어 놓고는 거기에 청각과 촉각을 임팩트있게 던지는 싸대기가 더해지니, 노란날라리 고택일이 등장하는 <시동>을 완성하게 됩니다.

 

 

 

초반에 등장했던 그림입니다. 고택일이 고립되어 등을 지고 누워있는 무기력한 모습은 가끔씩 번아웃되는 우리의 모습을 보는 느낌이 들어 더욱 짠합니다.

 

 

 고택일의 점점 멀어지는 절친 우상필 외에도 매력적인 캐릭터가 고택일의 삶에 이리저리 참견을 합니다. 우선 웹툰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노란머리의 고택일 외에 유일하게 염색 머리를 한 빨간머리 소경주가 있습니다. 아직 사연은 모르겠으나 체육관에서 애타게 찾고 있는 가출소녀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권투실력이 좋아서 함부러 건드렸다가는 큰 코닥치는 동생같은 아이죠.  

 

 

 허약 체질인 고택일은 이 소경주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정신까지 잃습니다. 터미널에서 퍼억! 배달갔다가 맞짱, 그러다가 무차별하게 얻어맞고 있는 소경주를 발견하고는 막아서주는 미운 정. 무의식적으로 택일은 경주가 자신과 닮았다고 느꼈는지도 모릅니다. 아타까움이나 호기심이나 이런저런 감정이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움직이게 되었겠죠.

 

세상에 대한 두려움에 더없이 까칠해진 소녀

 

 

 어려움을 겪고 난 후, 예상하지 못하게 받은 호의에 다소 마음을 놓게 되고

 

 

 

고마움을 표시하며 마음을 열어보는 소녀

 

이제 2부가 시작된 시점이니 점차 이 여자 아이의 이야기가 펼쳐지겠죠. 택일이와 경주는 참 괜찮은 조합입니다.

 

 

 또 가장 인기가 많은 캐릭터가 바로 이거석입니다.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압도적 외모에 매운 손맛을 두루 갖춘 큰 형님이죠. 눈을 뜨고 잠을 자고 크게 코를 골고 최신가요를 허리가 끊어질정도로 불러대는 미스테리한 형님입니다. 서울에 엄마가 있다면 원주에는 거석이 있는 셈이죠. 택일이에게 싸대기 세리머니를 전하며 웹툰의 시작과 끝을 담당합니다.

 

 

 

 

 엄마의 매가 그러하듯, 거석의 싸대기는 폭력적이지 않습니다. 잘못을 납득하게 만드는 거부할 수 없는 훈계인 셈이죠. 그래서 경주가 동네 남자들에게 얻어맞을 때도 쉽게 나서지 않았던 거석의 비겁함이 오히려 좋았습니다.

 

 

 

 

가면을 쓰고 종종 나타나는 조금산 작가마저도 뻗게 만들어 버리는 이 매력덩어리의 이야기도 점차 보따리를 풀어내겠죠?

 

 이만큼 읽은 리타에게 <시동>이라는 제목은 시시한 일상을 그래도 살아가게 만드는 엔진을 켜는 의식이기도 하고 시간을 움직여 삶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어느 누구의 인생도 시시한 것은 없으며 그 인생에 활력을 넣어줄 엔진을 꺼뜨리지 않기를. 그 멋진 질주를 시작하는 통쾌한 시작음, 부릉부릉~ 이 바이오리듬으로 함께하기를!

 

 

 다음 웹툰 <시동> 감상하러 가기 :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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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홍도, 한국형 원피스

 

 전에 없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 속에 존재하는 것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만들고 그 속에서 또 밸런스를 맞춰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세상과 비슷한 세계를 그리면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이미 모두가 이해하는 세상에 조금 독특한 이야기를 끼워 넣는 것으로 탄탄하게 구성해 나가기 좋을 겁니다.  

 

 

 

 

그런데 다음 만화세상에 연재중인 웹툰<홍도>는 그런 어려움에도 굳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작가 s-owl이 밝힌대로 그림 스타일이 동양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동양의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개화기의 구한말 정도쯤의) 시대적 배경을 가진 웹툰을 그리고 싶었기에 과거의 시점을 선택하였습니다. 역사적인 내용을 다루기에는 고증이나 자료 검증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렇게 적절하게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판타지를 선택한 것이 나아 보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것이 어렵더라도 스토리 전개에 적절하게 작가 입맛대로 다양한 장치를 넣을 수 있다는 것이  고통 속의 놓칠 수 없는 단맛이 아닐까요. [<홍도>의 세계관에 대한 글]

 

 

<홍도>의 공간 (중국과 비슷하지만 전혀 새로운 세계라는군요)

 

 

이야기는 홍도라는 이름의 주술사가 나라를 지켜내야 하는 의무를 저버리고 아직은 밝히지 않은 이유로 까마귀를 쫓는데서 시작합니다. 비록 서자로 태어났지만, 남다른 끼와 재능을 가지고 있어서 특출나게 강력한 주술을 행할 수있는 홍도는 시시껄렁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홍도>는 지난번 리뷰를 썼던<묘진전>과는 많은 부분에서 다릅니다. 한국의 전설이나 민담같은 전통적인 소재를 사용하고 한복같은 의복 형태를 가져다 쓰고는 있지만, 환타지와 서양 문물의 도입시대를 다루었기에 전통적인 색채만이 주요한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것만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어서 오히려 중국의 개화기 시절의 모습을 많이 연상하게 합니다. 더러 독자들은 일본식의 복식을 언급하기도 하였는데, 작가는 오히려 중국의 전통 옷차림을 참고해서 그린 부분들이 있음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동아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두루 공부하고 있다는 작가의 말대로 아무래도 한중일의 의복을 적절하게 변형하여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동네 아이들이 갖고 노는 수놓은 공이라던지, 주인공 옷차림이 한복을 개량한 것이라든지의 우리 것을 드러내고 알리려는 노력은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인간의 감각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일컬어지는 부분이 시각이고 본다면, 비범한 눈을 가진 주인공들에 대한 이야기는 대단한 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묘진전>의 묘진이 눈을 잃었거나 <귀신>에서 히나자와가 한쪽눈으로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에서 이런 예는 쉽게 찾아볼 수 있지요. 홍도도 금빛 눈을 가지고 제멋대로 구는 성격을 연기하고 있는데, 묘진과 닮은 점이라면 한쪽 눈의 비범함과 비범한 능력을 가진 신분이라는 것쯤이겠네요. 이 '선견'은 어떻게 또 작용할지 궁금해집니다.

 

 

 

 

어쨌거나 리타는 이 홍도에게서 <원피스>를 읽습니다. 서양의 다양한 이야기를 고루 섞어 기상천외한 모험담을 만들어내는 스토리가 왠지 닮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이야기가 <원피스>가 가진 그 드넓은 세계를 넘보는 것이 어쩌면 아직은 구만리쯤 되는 일일지라도, 다양한 인종이 등장한다거나, 세계 곳곳의 다양한 문화를 교합하고 그 안에서 교훈을 찾는다는 내용, 그리고 모험을 진행할 수록 친구들을 만들어 가면서도 각자의 캐릭터가 주인공인 홍도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점이 비슷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물론 모험을 떠나는 목적이 좀 덜 분명하거나 각 캐릭터의 능력이 아직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 등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들이라고 보입니다. 조금 더 진행된 나중에는 각 캐릭터의 뒤 이야기를 조금씩 다루어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워낙 넓게 펼쳐놓은 이야기라서 모험의 이야기라면 흔히 원피스를 떠올리게 되는 것도 사실일테지만, 앞으로는 좀 더 <홍도>만의 개성을 찾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응원도 함께합니다.

 

 

첫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강의 신,

꽤 인기가 많지만 그리기 어렵다는 이유로 가끔씩만 등장합니다.

 

 

신화나 전설의 다양한 존재들을 이야기 하고 주술이나 저주, 그것을 다루는 사람과 그들과 교합하는 다양한 생명체들. 영물로서 주변을 맴도는 다양한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가 예전부터 들어온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익숙함을 친숙함으로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조금은 유리하게 시작했을지 모르는 웹툰이지만, 여기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구조로 풀어내야 하는 숙제가 남습니다. 몇차례 반복되고 새로운 공간에서 만나는 새로운 공동체와의 관계는 그저 에피소드로 끝나기보다는 큰틀에서 하나의 이야기로 얽혀나가는 구성이 나중에 더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사실을 역시 원피스의 경험으로 기대하게 합니다. 

 

s_owl의 성의있는 그림체가 보는 맛을 더하기도 하고 사람들은 이것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만나보기를 원하는 이상, 더욱 공고하게 만들어진 세계안에서 스스로 잘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기에 오만 공상을 더하자면, 시대가 약간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한국 쪽으로 건너가 묘진과 만남을 가지는 새로운 웹툰을 기획해보면 어떨까... 하네요.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요. 허헛. 이 참에 한국형 마블을 만들어야 할까요.   

 

 

 

 

웹툰<홍도>보러가기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h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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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말 저도 홍도를 볼때는
    한국형 원피스같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무엇보다도 스토리전개에 약간 그런느낌이 들게하죠. 마침 티스토리를 보던중 제목에 공감이 가서
    글 읽고 갑니다:)
  2. 그림체가 일본만화 사도 빼박임.
    • 시력에 문제가?? 님때문에 사도 라는거 찾아보고 왔는데 도대체 어디가 빼박인지???? 혹 틀린그림찾기 이런거 모하실듯
  3. 팬카페도 생겼다는군요
    cafe.daum.net/snowyowl
  4. 저도 홍도 원피스 닮았다고 생각해서 네이버에 홍도 원피스 이렇게 검색했더니 ㅋㅋ.. 저랑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이 계셨군요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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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같은 만화 '양말 도깨비'

 

어쩌면 소녀취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만화라 그 호불호가 조금은 갈릴 웹툰입니다. 소녀취향이라 하는 이유는 우선 리타가 집요하게 캡쳐해놓은 아래 이미지들을 둘러보아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수공예품으로 이루어진 각종 소품들과 각양각색의 등장 인물의 생김새와 의복, 건물과 간판 그리고 일하는 방식까지도 동화 속 밝고 맑은 이야기만을 들려줄 그런 느낌이 듭니다.

 

 

 

 

 

 

리타는 주인공 수진이를 보면서 익숙함과 낯선 느낌을 동시에 받았습니다. 예전에 인기 있었던 '프린세스 메이커'라는 게임의 등장인물처럼 아담하고 귀여운 느낌의 아가씨 모습이기도 하면서 수진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센과 치히로, 산, 소피, 키키 등의 외국 이름에 익숙해져있다보니 이런 분위기의 만화에서는 왠지 외국의 이름이 등장해야만 할 것 같은 선입견이 그 낯설음을 만들어 낸 듯합니다.

 

 

 

우리말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지명에서도 나타나는데요.  주인공의 고향은 가장 작고 소박한 시골인 '눈꽃 마을'이고 주된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곳은 반대쪽의 '함박눈 마을'입니다. 게다가 고양이와 고래에 가지고 있는 신비스러움, 그들의 행동양식과 우리와의 관계 등 전설과 민담 등을 조심스럽게 녹여내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해리포터'나 '센과 치히로'에서처럼 자국의 미시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 기원이 딱히 우리나라라고 할 수는 없는 것들이지만 이러한 작가의 시도는 환영받을 만하다고 봅니다.

 

 

고향의 농장에서 일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다른 친구들과 끝없이 뻗어있는 기차길을 보며 막연하게나마 다른 곳으로 모험을 떠나보고 싶어하는 수진이. 결국 반대마을까지 일자리를 찾아 떠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리타가 최근 관심을 가지기도 했던 이른바 '여성영웅'의 여정이 시작되는 셈이죠. 물론 수진은 어머니와의 갈등에 의한 '모성분리'나 성공을 위해 저돌적으로 달려들지 않는 아직은 순진한 여자 아이일 뿐입니다. 이렇게 소녀가 등장하는 다른 애니메이션에서 처럼 결국 남자 주인공에 의해 자신의 소명을 깨닫고 좀 더 가치있는 과업을 달성하게 되는 스토리를 가져갈 것이라 예상이 됩니다.

 

'양말 도깨비'라는 이름처럼 늘 한짝씩 양말을 먹어치우는 도깨비가 가진 신비한 비밀을 점점 풀어나가는 것이 이야기의 줄거리가 되는데요. 아직은 그 실마리가 어떤 것인지 짐작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양한 종의 생물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살아나가는데. 빅풋 족의 거인족이 있는가하면 햄스터, 고양이, 개구리 인종에 거미처럼 팔다리가 두 쌍씩 있는 묘한 모습의 여인도 등장합니다. 그들의 대화에 드러나는 함박눈 마을의 개척시대 이야기, 양말 도깨비와 관련한 전설, 빅풋족과 관련한 소문, 함박눈 마을의 보온을 담당하는 고래가스의 미스테리 등이 한데 묶이는 지점이 양말 도깨비이며 그것이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 뿐입니다.

 

 

가장 고양이같으면서도 고양이의 습성에 반하는 꿈을 가진 라라입니다. 새침하고 내성적이며 고양이 세수가 전부이면서도 잠수복을 입고 잠수정을 타고 물 속으로 들어가보리라는 꿈을 가진 괴짜지만 훈훈한 남자 주인공이죠. 동화로 치자면 왕자님인 셈입니다. 물론 가진 것 없고 청소일을 하는 소심한 몽상가이지만요.

 

 

 

이 녀석이 바로 주인공보다 인기가 많은 '믕이' 입니다. 얼마전 실제로 이 녀석 인형을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보들보들한 질감에 풍성한 핑크 리본까지 달아서 실제 인형으로도 너무 귀엽고 예쁜 모습입니다.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라고 했던가요. 아이들이 읽을 것 같은 유치찬란한 동화체의 그림을 그리면서도 성인인 여자들이 모여 술한잔 하면서 삶과 사랑을 이야기 하고 지나간 찬란한 시절을 추억하는 부분에서는 단순히 이 웹툰이 그림만으로 아이들이 볼 것이라는 생각을 환기시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리타는 소녀감성을 품은 성인의 동화라고 해두겠습니다.

 

 

 

거인은 행동이 느리게 보이고 그 표정이 섬세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둔해 보이게 됩니다. 영화 '킹콩'에서도 그렇고 '아이가 줄었어요'를 보아도 그렇습니다. 서로다른 물리적 차원을 가진 이들이 함께 공존한다는 것도 판타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댓글에서 '멸치도 동화처럼 그렸다'고 한 그림입니다. 주인공 수진에게 사과의 뜻으로 라라가 건낸 멸치 꾸러미입니다. 이미지로 이야기를 전하는 이런 웹툰은 열마디 말모다 이런 하나의 장면으로 가슴을 데워주기도 합니다.

 

 

독자들이 '양말 도깨비'를 보는 이유는 탄탄하게 짜여진 스토리보다는 손맛이 살아있는 따뜻한 그림과 그 속에 가끔씩 등장하는 사람 냄새 진한 에피소드 들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기꺼이 참여해보고 싶은 껄한 세계가 한몫하고 있습니다. 테마파크에서 만나봄직한 모습의 먹거리 촌, 상점들 따뜻한 조명이 켜진 건물들이 그렇습니다. 이는 추운 외부와 분리된 커다란 돔 안에 들어앉은 도시를 표현하기에 그렇기도 합니다. 그래서 화면에는 항상 노란색 따스한 조명이 밝힌 밤거리만 등장하게 되고 그 속에서 따뜻한 먹거리, 저녁의 나른함이 주된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결국 정교하지 않은 스토리가 그 분위기와 어울려 적당한 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 긴박하거나 감정이 고조되거나 하지는 않는 것이 이 웹툰의 특징입니다.

 

 

 

 

거의 앞 부분에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실내를 이렇게 표현하는 장면이 종종 등장하는데요. 동화책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깜깜한 밤, 하늘에 별이 반짝이고 다음날 출발을 설레게 기다리는 주인공의 소녀스러운 방. 이 한장면만으로도 이 웹툰의 사랑스러움을 드커버로 간직하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라라의 청소비품 창고 공간에 마련한 이 물고기 조명장치가 정말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믕이 인형 머천다이징 말고 다른 계획이 있다면 이 느낌의 스탠드도 기획해보면 어떨까도 싶을만큼.

 

 

 

 

모바일이나 PC로 만나보는 웹툰의 특성을 이런식으로 만나보기도 합니다. 주르륵 스크롤 하고 내려가야 하나로 완성되는 이 장면은 그 흐름을 기대하게 만들거나 그 규모를 확대해주기도 합니다. 다른 웹툰에서도 가끔 나타나는 것처럼 세로의 흐름을 그림을 가로로 눕혀 수평 확장으로 그려내기도 합니다.

 

크레파스, 색연필로 꼭꼭 눌러 공들여 그린 그림들이라 하나하나 모아서 작은 동화책을 스무권은 만들 수 있는 이 웹툰이 사랑스럽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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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캠퍼스 속 공감 담은 '수업시간 그녀'

 

박수봉 작가의 '수업시간 그녀'는 블로그 연재 후 네이버 웹툰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졌습니다. 그의 웹툰에는 대학생활 속 청춘들의 성장담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수업시간 관심이 가는 이성발견, 썸과 연애 사이에서 가슴떨리는 고민이라는 달달한 내용을 내세우는 듯 하다가도 그 속에는 어린 대학생들이라면 공감할만한 고민과 조금씩 성숙해 가는 과정을 은근슬쩍 드러냅니다. 

 

 

캠퍼스의 새학기의 첫 강의실에서의 만남, 씁쓸한 연애담이 학기가 끝나고 시간이 흘러 주인공이 군대에 다녀온다는 캠퍼스 속 시간의 흐름대로 웹툰은 전개됩니다.

 

 

 

박수봉 작가의 '수업시간 그녀'의 캐릭터에는 눈과 이름이 없습니다. 작가는 구체적인 이름과 생김새로 웹툰 속의 캐릭터로 한정되는 것 보다 주변의 누군가의 모습으로 생각하면서 접하게 된다면 더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작가 스스로가 이 픽션같지 않은 이야기 속 캐릭터들의 눈을 직접 쳐다볼 용기가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더 설렘과 고민 속에 방황하는 주인공을 마음 편하게 엿볼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수업시간 그녀' 속에는 젊은 남자들의 욕망이 드러납니다. 하얀 목선이 드러나거나 쇄골뼈가 도드라지게 틀어 올린 머리는 여성성을 극대화한 판타지를 보여줍니다. 수업시간 그녀가 착용한 안경은 수업 팀과제라는 공적인 관계와 개인적인 관계로 발전하기 위한 경계로 도전의식을 만들어 내기 충분합니다.

 

 

 

 

대학시절 많은 사람들이 이름모를 이성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주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그들을 상상속에서 얼마나 자주 만나보았을까요. 그 사람들에 대한 환상을 눈빼고 이름빼어 결국 독자의 것인양 착각하게 만들어 내는 스토리텔링이 영리합니다.

 

 

 

 

 

'수업시간 그녀'는 한 남학생의 순진한 연애담을 다룬 뻔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또다른 이들이 공감하게 되는 또다른 이야기가 함께 진행됩니다. 드라마처럼 열렬한 애정관계는 아니지만 조심스럽게 시작하려는 애정의 방향성으로 이 웹툰에서도 삼각관계가 만들어집니다. 한 남학생이 수업시간에 만난 한 여학생을 바라볼 때 다른 한 여학생은 그 남학생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주인공이 남학생이고 남학생들의 판타지와 경험을 드러내면서도 여학생들의 드러내지 못한 풋풋한 짝사랑의 여운을 함께 담아 더욱 너른 공감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마지막 수업시간, 결국 나타나지 않은 그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남학생과 발표 내용에 질문을 던지는 선생님. 오르페우스의 이야기와 남학생의 이야기가 오버랩되며 주인공의 시선이 마침내 한곳이 아닌 다른 한곳을 바라보게 되는 지점을 만들어 냅니다.

 

 

'수업시간 그녀'가 다루는 내용이 대중적이기에 오히려 식상한 내용이 되지 않는 이유는 눈과 이름을 독자들의 그녀혹은 그의 것으로 바꾸어 볼 수 있는 자유를 준 이유도 있지만 픽션이라고 밝히기는 하였지만 웹툰을 그리는 대학생인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인가를 두고 흥미를 유발하는 현실성도 작용하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의 만화가 그가 다니는 학교의 대학신문에 등장하고 신문에는 그의 블로그에 연재된다는 사실을 올려둠으로서 현실과 웹툰사이 상호장치를 넣기도 하였습니다.

 

 

 

'업시간 그녀'의 캘리그라피를 담당한 배태랑작가의 모습이 언뜻 등장합니다. 그의 패션과 체형은 누구나 바로 알아보게 됩니다.

 

 

웹툰으로 보다가 책으로 발간된 '수업시간 그녀'를 만나서 반가운 마음에 블로깅을 하였습니다. 책으로 엮이면서 웹의 스크롤에 의한 이야기 전개는 책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리고 아래로내려가서 다시 오른쪽으로 읽어가는 일반 책의 문법을 따랐습니다. 윤태호의 '미생'이 출판만화의 '칸'과 '칸새'를 살린 적극적인 편집을 했던 것처럼 웹툰 '수업시간 그녀'의 연출이 돗보였던 부분을 한층 드러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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