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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Ho!, 사랑 말하기듣기

 

잔잔한 감동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Ho!>가 엔딩을 맞았습니다. <Ho!>는 일본의 원작을 웹툰작가 억수씨가 한국의 사정에 맞추어 완성도를 높여 새롭게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이미 여러 셀럽들에게도 언급이 될 정도로 <Ho!>가 사랑을 받은 이유는 소녀 Ho의 천진하고 사랑스러운 모습 때문일 것입니다. 여기에 상반되는 매력을 가진 경상도 남자 원이가 함께하여 시너지를 만들었음은 물론입니다.

 

두 사람을 가장 사랑스럽게 표현한 사진, 웹툰의 처음과 끝에 등장합니다.

 

 

따지고 보면 부족해보이는 두 남녀의 성장담일 뿐인 이 사랑 이야기가 이렇게도 따뜻하고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 것은 바로 연출의 세련됨에 있다고 봅니다. 웹툰은 처음부터 결말을 미리 알리면서 시작합니다. 이미 두 주인공은 결혼을 하게 될 것이며, 어떤 시점에 어떤 모습으로 해피엔딩이 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죠.

 

이렇게 스포일러를 대놓고 하는 패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이런 저런 긴장 관계없이 두 주인공의 사랑이야기가 앞으로 얼마나 예쁘고 건강하게 잘 자라나는 가에 집중하도록 하고, 그 세세한 관찰 중간 중간 쓸 데 없을 것 같은 이미지들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신통함을 발휘하도록 하였습니다.

 

 

 

청혼을 하고 Ho의 엄마를 찾아뵈기 전 내셔널 지오그래픽 다큐로 보여주는 이야기. 굶주린 늑대가 토끼를 먹이로 보지 않고 절벽을 건너도록 이끌어주는 존재로 본다는 것이 이 웹툰의 주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깨알같이 적힌 낙서와 필담, 사투리를 쓰는 남자와 발음이 어눌한 여자아이의 끝도 없는 대화

 

수첩이나 핸드폰을 통해 문자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예전에는 몰랐던 청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동시에 서로 다른 이들 사이의 언어, 소통에 대한 생각을 다시하게 됩니다. 또 풀죽어 고개를 숙이거나 뒤로 돌아서 껴앉는 것을 싫어하고 어두운 곳에서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Ho에게서 현실을 똑바로 마주하고 두려움이나 거짓을 털어버리도록 학습받았는지도 모릅니다.

 

 

 

회상으로 시작하는 웹툰이므로 말풍선 외에 현재의 원이가 당시를 설명하는 지문이 이어집니다. 이때는 담담한 체, 사투리를 쓰지 않고 명료하게 표현합니다.

 

 

 

Ho!가 처음 호감을 표시하게 되고, 프로포즈까지 받도록 만들어준 페레로로쉐 초콜릿

 

 

 

갑작스럽게 청혼을 하고 만들어준 금박지 반지를 한참동안이나 쳐다 보는 Ho!의 모습은 참으로 행복해 보입니다.

 

 

 

이 장면은 위의 장면과 같은 시간, 원이의 시점으로 그려진 것입니다. 그리고 이 그림은 위의 장면이 나온 회차보다 훨씬 앞선 회차에서 그저 스치듯 지나간 쉼표같은 이미지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등장인물, 이야기와 상관없이 중간중간 들어가 있으면서도 알아채지 못하는, 그래서 이 웹툰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투명한 그림들을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원이의 조카아이와 나란히 앉아있는 성숙한 Ho의 모습이라든지, 두 사람을 대신하여 종종 등장하는 두마리의 고양이라든지, 원이의 취향과는 맞지 않는 꽃그림이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든지의 이미지가 그렇습니다.

 

 

오드아이 고양이는 듣지 못한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로써 Ho와 원이를 표현하는 두마리의 고양이가 아닐까 합니다. 언뜻 두 사람을 많이 닮기도 했습니다.

 

 

 

계절을 드러내거나 두 사람의 사랑의 결실을 맺도록 충동질하거나의 의도로 넣어주었을 꽃그림, 해바라기, 나팔꽃 등 종류도 다양하고 꽤나 종종 등장합니다. 나팔꽃의 꽃말은 <기쁜 소식>이고 이 장면은 원이가 Ho의 집에 결혼을 승낙받으러 갔을 때에 Ho의 집 불빛과 함께 등장합니다. 그래서 혹시 아직 이 웹툰을 보지 않았다면 한 번 정주행 하고, 다시 한번 보기를 추천합니다.

 

 

 

 군대 훈련소를 들어가자마자 다음 컷이 제대하는 장면이 나올만큼 스토리는 간결하고 쓸데없는 이야기는 과감하게 삭제합니다. 만화의 칸과 칸 사이에는 여러 맥락과 이야기가 압축된다는데, 그러한 칸마져도 비워둔 채 엉킨 생각과 시간을 그대로 통과해버리는 재치가 좋았습니다.

 

 

 

 두 사람의 사랑이 결실을 맺기까지의 러브 스토리에는 원이의 청년시절의 굴곡이 진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취업, 스펙쌓기, 사회생활, 방황 등등 결코 대단하지 않은 평범한 우리의 모습이 학교 선배누나, 오래 사귄 여자친구, 운명으로 맺어진 어린 예비신부로 이어지는 연애담으로 그 위에 수 놓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 모르는 모든 애송이들이 그러하듯, 사랑에도 사회생활에서도 시행착오를 겪어내야만 어른 흉내를 내게 된다는 걸 다시 증명한 셈입니다. 

 

 

비록 듣지못하고 발음이 어눌하더라도 사람의 마음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에 있어서는 절대로 부족하지 않음을 알고 그로해서 행복해하고 그로인해 더 멋진 사람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 어쩌면 사랑의 가장 이상적인 말하기 듣기가 아닐까요.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sophy

문화기획, 전시기획, 문화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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