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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와이프, 전도연은 여자 조들호를 넘어설까

 

tvN의 새로운 드라마 <굿와이프>가 베일을 벗었습니다. 2009년 시작된 동명의 미국 드라마 원작을 리메이크했다는 것으로도 많은 관심을 끌었는데, 첫 2회 분량에서는 그 '리메이크'에 충실했다는 중론이네요. 만화나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만드는 것과 달리 같은 장르에서 리메이크 한다는 것은 리메이크 하려는 이유(예를 들면, 소재의 신선함이나 새로운 문화권 혹은 시대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가능성같은)에만 집중하면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부분에서 원작과 비교할 수 있기에 더 많은 비판이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굿와이프>의 첫 2편에 대한 평가는 다소 차가운 것 같습니다. 그 차가운 평가에 대해 개인적으로 차가운 시선을 가져보자면, 어쩌면 미국 드라마를 우리가 가져다 만들었다는 지점에서 세련된 미드의 짝퉁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이미 그 작품을 먼저 접했고 원본과 비교할 때 이것은 이렇다.. 의 식인 비판을 하는 몇몇의 글을 보자면 시기적으로 오랜 미드의 1,2편을 우리 정서에 대한 고민이나 시간적 변환없이 많은 부분을 그대로 가져온 것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네요.

 

 

 

 

한편,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리메이크든 전환을 하든 그 원작이 되는 작품에 주목하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에는 자신도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기에 원작을 원본다루듯, 그것이 기준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원작에 대한 정보가 없이도 새로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지점이 없다면 곤란하거든요. 새롭게 만들어지는 스스로가 '원작'이 되어야 합니다.

 

이번 주 분량에서는 바람난 남편의 살해누명을 쓴 부인, 성폭행 피해여성에 관한 내용을 다루면서 공감능력 100%인 여성 변호사 김혜경과 주변 인물 소개로 시작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 중심 스토리가 되는 남편 이태준의 누명(?)과 관련한 내막을 하나하나 파헤치는 단서찾기의 시작편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마치 종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동네 변호사 조들호>의 이야기 구조와 비슷합니다. 비록 냉철한 검사출신이지만 개과천선한 동네 변호사가 서민의 편에서 작은 승소를 거둬나가면서 결국에는 권력과 대항하여 승전보를 울리는 통쾌한 이야기였죠.

 

다만 조들호와 김혜경의 차이점이 두 드라마의 큰 차이점으로 작용합니다. 조들호는 시작부터 스스로가 대결구도의 주체였지만, <굿와이프>의 김혜경은 누군가의 와이프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죠. 능력은 있지만 15년을 가정주부만 했던 여자가 어느날 갑자기 능력있는 변호사가 된다는 설정도 어려운 일인데, 조들호처럼 애시당초 적대자와 싸우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남편의 와이프에서부터 '김혜경'이 되어야 하는 제로베이스가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굿와이프>의 공식 사이트에서도 김혜경의 인물소개를 '이태준의 부인이 아니라 인간'김혜경'의 인생에 눈을 뜬다'고 적고 있으니까요.

 

 

 

 

미드에서 출발한 드라마답게 <굿와이프>의 공간들은 조명이나 소품, 인물의 제스처 등에서 모두 '세련'을 강조하는 듯 합니다. 이런 형식적 지문 외에도 인물들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냉철함을 유지한다든지, 드라마의 재미가 캐릭터의 우스꽝 스러운 농담이나 행동이 아니라 사건을 뒤집는 전략적 카타르시스라는 점이 그런 이미지를 뒷받침합니다. 

 

영상미가 인상적이거나 나레이션이 일품이었던 다른 드라마들도 원작과의 비교부터 캐릭터 몰입, 대사, 연기, 주제에 대한 공감이나 스토리 구조 등에 많은 비판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TV앞으로 이끄는 무언가가 있다면 결국에는 그 드라마는 좋은 드라마가 된다는 사실도 이미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야심차게 시작한, 한류라는 말을 손발 오글아즐게 쓰고 싶지 않은 우리 입장에서 만드는 미국 원작의 드라마를 좀 더 세련되고 괜찮게 만들어 주기를 원하는 마음은 이해하되, 그저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하였고 그 특색이 무엇이며, 전도연이 연기하는 평범하고 수동적인 여자가 어떻게 주체적으로 발전해 나가는가, 그리고 그 모습이 썩 괜찮은가...에만 집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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