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키워드 오덕학, 오덕이 쓴 우리 문화 이야기

 

흔히 책을 내면 '자식을 내놓은'이라는 수식을 붙이고는 하더군요. 이 책을 쓴 서찬휘 작가야말로 이 책이 거의 자식과 다름 없지 않을까 합니다. 책에는 자신의 코스프레 사진, 이미지 자료가 없어 직접 그린 그림, 산업에 관한 인터뷰 정리 등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할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래 두고 볼 책임에도 불구하고 글을 쓸 당시의 '지금 여기'에 대한 생각을 드러낸 면면도 분명 그의 책이라는 것을 알게 했지요. 그를 처음 알 게 된 것이 2009년이니까 햇수로 치자면 벌써 9년 째네요. 그는 만화 관련 칼럼을 쓰고 만화를 주제로 한 사이트 만화인http://manhwain.com을 운영하고 팟캐스트를 제작하는 그야말로 만화 오덕입니다. 그래서 그의 출간 소식이 반갑고 그 자식같은 책이 궁금해지더군요.

 

'자생형 한국산 2세대 오덕의 현재 기록'이라는 부제를 달고 '키워드 오덕학'은 웹툰, 오타쿠, 코스프레, 야오이, 백합, 짤방과 모에 등 13개의 꼭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문화콘텐츠학과 다니는 학생으로서도 문화기획을 하는 기획자로서 우리네 하위 문화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들고자 한 이 책이 반갑기만 합니다. 예전에 읽은 'B급문화, 대한민국을 습격하다.' 에서 리타는 "키치, 캠프, 컬트 등의 의미를 돌아보고 관련 텍스트에 대한 B급 리뷰를 던지면서 스스로 B급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스스로 비주류로 밀려나거나 밀려난체 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솔직하지만 저속한 행동들이라고 해야 할까요. 물론 거기에는 통쾌함, 쿨, 재미가 있어야 하며 이를 따르는 추종자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달리겠네요."라고 리뷰를 한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 추종자들이 만들어 낸 오덕문화에 대한 것이기에 이 책과 저 책을 오가는 즐거움도 소소하게나마 있었습니다.

 

 

 

 

 

작가가 밝힌 것처럼 20년의 오덕 생활을 해서인지 소위 글빨로 먹고 사는 칼럼니스트여서인지 글에서 '서찬휘'냄새가 나더군요. 이름을 가리고도 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야 한다는데 그런 부분이 부러웠습니다. 그 특유의 시니컬하면서 위트있는 말새가 책을 금새 다 읽어 내리게 합니다.

 

워낙 일본의 오타쿠 문화가 만화와 그 인접 영역에서 발달하다보니, '키워드 오덕학'에서도 만화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책 후반부에 논의했던 문화콘텐츠와 하위문화, 서브컬처로서 그 내용을 발산시켜보지만 이 책은 어쨌거나 만화를 중심으로 한 오덕의 문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갈 길이 멀어 갓 입덕하는 입장에서 오덕의 문화를 연구해야 하는 입장이다보니 평소 오덕들의 사고방식이나 용어들이 궁금했다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하겠습니다. 단순히 은어같은 용어들에 대한 해석만을 나열한 것이라면 덜하겠으나 이 책은 그 용어와 그 용어와 맞닿은 여러 현상들에 대해 (말투와는 달리) 친절하게 설명을 달아주고 있어 가치가 있습니다. 오타쿠처럼 오덕이 일본어에서 온 것이기에 모에, 츤데레, 코스프레 등의 어원이나 그 당시의 상황에 대한 내용을 일본의 기사 등을 일일이 찾아 그 어원을 분명히 하고자 애쓰고 한국에서의 쓰임새와 뉘앙스를 충실하게 풀어 설명한 점이 고마웠습니다.

 

책을 읽다가 궁금했던 점은 어떻게 이들 13가지의 키워드가 나왔으며 이같은 순서로 설명을 달게 되었는지입니다. 리타가 책이라면 그 안에서 기승전결이 만들어지고 하나로 묶여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도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으나 이 책의 시작과 중간 그리고 끝에서 어떤 흐름을 타고 읽어야 하는가를 궁금해했습니다. 굳이 끼워넣어보자면 크게 세가지 혹은 네가지의 큰 장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있다고 여겨졌습니다. 우선 생각나는대로 메모를 붙여두자면 만화 혹은 만화를 중심으로 한 문화(산업)의 산업, 창작, 향유가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물어 나가는 전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에 따라 키워드를 나름 다시 나눠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나눠본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웹툰, OSMU, 기록과 통계, 지역 캐릭터 / 야오이 그리고 BL, 백합, 모에, 츤데레에서 얀데레까지, 병맛 / 짤방, 오타쿠, 서브컬처, 코스프레

 

BL, 백합 그리고 모에나 츤데레에 대한 정의를 정실하게 하고 그 편견에 대해 바로잡고자 애쓴 것이 많이 읽히는 책이었습니다. 다른 용어들도 그렇지만 자유로운 곳에서 쓰이는 용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마구 쓰고 그 의미를 후려쳐서는 안되겠습니다.  산업현황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나 작가들의 입장, 즐기는 입장에서 만화를 사랑하고 그로인해 만들어지는 오덕 문화에 대한 진정성이 이 책을 두고 읽히게 하지 않을까 합니다.

 

언어라는 것이 생명이 있어서 그 태어남과 자라남 혹은 사라짐이 있을테니 아마 이 책도 새롭게 펴내거나 시리즈로 몇차례 이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아마 구태의연하게 위에서 리타가 나누어 놓은 큼지막한 장 속에 여러 키워드들이 서로를 기대가며 촘촘하게 서있지는 않을까도 기대되네요.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WRITTEN BY
feelosophy
twitter @birosokr facebook @biroso email : chj0327@gmail.com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스폰지같은 이야기 3편 : '백도사', '묘진전', '홍도'


  가장 큰 공통점이라면, 시공간이 끝도 없을 것 같은 스케일에도 불구하고 읽는 동안만큼은 눈의 초점에 흔들림이 없을 정도로 강한 몰입을 만든다는 것이다. 웹툰 속 신화를 쓰는 웰메이드 판타지라고 길게 소개하고 싶은 3편이 바로 '백도사', '묘진전', '홍도'다.


  쉽게 가늠할 수 있는 시대이건 그렇지 않건 간에, 현대물에 비해 앞선 어느 시점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가장 어려운 것이 캐릭터의 모습이나 배경 등의 이미지 구현일 테고 더불어 소품이나 말투나 관습에 대한 공부가 필요할 것이다. 이들 웹툰은 거스를수 없는 운명을 너른 세계 속에 새롭게 구성하는 한편 그 안에 꼼꼼한 일상들을 수 놓아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다.


세 편 모두 주인공의 이름을 본 따 만든 제목으로 되었는데 이들 세 명의 남자 캐릭터의 매력도 볼만한 포인트다. 처음에는 그저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웹툰을 한데 묶기는 하였지만, 어떤 점에서 이들이 비슷한 지점의 흥미를 동하게 하는 것들인지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다 보니 이들도 명확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맨위: '백도사'  늴릴/이끼(레진), 중간: '묘진전' 젤리빈(카카오), 맨아래: '홍도' S_owl(카카오)  



전설 혹은 판타지


한국에 전해 내려오는 다양한 원형을 이들 웹툰 속 세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백도사’에서는 미신이 남아있을 농경사회를 배경으로 개간되지 않은 깊은 숲속에 대한 두려움과 강한 판타지를 품은 시대를 이야기한다.


‘묘진전’은 말할 것도 없이 우리에게 익숙한 전설을 가져다 쓴다. ‘백도사’에서의 수인들과 맥을 함께하는 산신이나 선녀, 신령, 귀신 등의 민속 신앙의 숭배의 대상까지 등장하며 액운이나 역병을 옮기고 추위와 기근을 주는 재해까지도 신과 사람의 중간적 존재로 표현되는 것이 그렇다.


마지막으로 홍도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개화기의 동서양 문물이 뒤섞여 어수선한 활기를 띌 때의 중국과 한국의 모습을 드러내는 듯하지만, 강과 호수 그리고 산과 마을의 영적 존재들과 그들의 한을 풀어주는 스토리 전개에서는 우리나라의 영웅 설화들과 많이 닮아있다고 볼 수 있다.



자연 그리고 민중을 이야기하다


웹툰 ‘백도사’는 수인과 도사간의 대결로부터 수인도사의 연합에서 요괴와의 더 큰 대결로 뻗어나간다. 초반 인간과 수인이 각자의 공간에서 평화롭게 살던 시기를 지나 인간들의 욕심은 결국 평화를 깨는 것으로 긴박한 이야기가 흘러간다. 인간은 도사들을 시켜 수인의 공간을 침범하고 혼란을 만들어 내는데, 이 때 산수를 지키는 다양한 수인들, 수인들에게 희생되는 민중들의 안타까운 모습이 그려진다. 강력한 도술을 가진 백도사가 이들 사이에서 혼란을 막아서려는 역할을 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한편 ‘묘진전’은 천계에서 쫓겨나 인간세상으로 온 묘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역병이나 자연재해에 한없이 약한 인간을 보여주고 있다. 계급차이, 남녀차별에 대한 그 시대를 향한 모난 분노에 의한 저주, 도술 그리고 운명에 관한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는 구슬픈 연가다.


‘홍도’는 특출한 주술사가 문득 모험을 떠나면서 만나게 되는 모험 이야기인데, 자연 속 영물들과 교신하며 이런저런 사건을 파헤치며 목표로 다가간다. 원인 모를 살인사건이 일어나거나 오묘한 공간에 갇힌 채 요물을 만나 대결을 펼치면서 각 마을의 주민들의 어려움을 풀어주며 여행을 계속해 나가는 식이다.



신묘한 능력을 나타내는 제거된 눈 혹은 타고난 눈


백도사, 묘진, 홍도 세 주인공의 성격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나이순대로 나열을 하였지만 이 그대로 평면적인 주인공으로부터 입체적 주인공으로 나열된 것이기도 하다. 물론 팡팡 튀는 홍도의 매력보다 극심한 이기주의에서 개인주의를 넘어 다른 이들을 배려하게 되는 묘진의 행보가 더욱 입체적이라 보일 수는 있겠다.


특출한 도술 외에도 이 캐릭터들은 공통점이 하나있다. 바로 한 쪽 눈이 범상치 않다는 것이다. 백도사는 딸을 구하기 위해 오른쪽 눈을 스스로 멀게 하였고 묘진은 왼쪽 눈을 도난당했으며 홍도는 완쪽 눈이 황금색을 띤 채로 범상치 않은 출생을 경험하였다.


백도사, 묘진, 홍도의 눈


가장 이상적인 영웅의 모습을 한 백도사의 경우처럼 자신의 딸을 위한 희생쯤은 아무 갈등조차 필요 없는 것이었지만, 묘진의 경우 아닌 밤 중 홍두깨처럼 두 눈 없이 태어난 산이의 어미가 묘진의 눈을 훔쳐 달아나는 탓에 외눈박이가 되었다. 묘진은 천계로 올라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뿐, 인간 세상에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인물이고 자신이 인간계로 내려온 이유조차, 아니 그 전에 연심을 품었던 선녀로부터 멀어진 이유조차 모르고 있던 답답한 닫힌 인물이었다. 천방지축에 아직 혈기 왕성한 십대 홍도는 백도사의 진중함이라든지 묘진의 냉소적인 유유자적하고는 거리가 멀며 특이한 금빛 눈도 백도사나 묘진처럼 갑자기 들어 닥친 사건에 의해 제거된 것이 아니라 타고난 것이었다. 그래서 앞 선 두 주인공에게 가지는 애틋함보다는 신적 존재로서의 꽤 그럴싸한 두드러짐을 만들어 내는 것이 다른 점이다.


그렇다고 앞 선 두 주인공의 제거된 눈의 의미가 같은 것은 아니다. 백도사의 제거된 눈은 두 눈을 통해 양가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 도사지만 도사들과 맞서 싸우게 된 계기를 만들어 낸 것이고, 묘진의 제거된 눈은 다시 두 눈이 없던 산이로 옮겨갔기에 인간 세계와의 인연을 만들어 내는 씨앗이 되었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홍도의 금빛 눈은 세상을 밝히는, 달리보고 새롭게 이해하려는 노력의 표식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면 이들이 가진 부재 혹은 특출한 눈의 존재는 웹툰의 주인공으로서 모험, 능력, 판타지를 이끌어 가는 중요한 시각적 장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스토리 몰입의 ‘백도사’, 스타일의 ‘묘진전’ 그리고 소재와 아이템의 ‘홍도’


앞서 이야기한 몇몇 지점들의 공통점이면서 차이를 나타낸 것들에 덧붙여 본다면 우리 독자가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백도사’는 무협장르의 공식을 제법 많이 담아내며 강한 적과의 대결과정에서 흥미를 끌어내는 스토리가 몰입의 큰 지점이 된다면, ‘묘진전’은 한 많은 막만과 함께하던 여정이 끝이 난 것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의 여운이 남았다. 한편, 일전에 ‘원피스’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모험의 구조 안에 새롭게 만나는 공간, 대상, 소재 등을 세밀한 표현력으로 담아내어 보는 즐거움을 배가 시키고 있는 것은 바로 ‘홍도’다.



백도사의 도술, 묘진의 한국적 스타일, 홍도의 섬세한 소재


 묘진전의 경우 연재기간이 길지 않았음에도 긴 여운 탓에 천계와 인간계의 상하 공간, 막만과의 여정에 의한 수평 공간의 교차가 무척이나 크게 느껴진다. 백도사와 홍도의 모험과 대결이 아직도 한창이라 되찾을 평화와 운명의 대상을 만나는 것을 응원하는 것은 현재진행형이다.


세상에서 가장 의미 없는 고민일 테지만 세 캐릭터가 싸우면 누가 이길 것인가, 혹은 어떤 이의 매력이 가장 치명적인가 하는 고민은 혼자하기로 하겠다.

 

 

문화기획자의 feelosophy

문화기획, 전시기획

 

 


WRITTEN BY
feelosophy
twitter @birosokr facebook @biroso email : chj0327@gmail.com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2개가 달렸습니다.
  1. 백도사 내용이 잘못되었네요 무료 분량만 읽으신듯...
    수인과 도사의 싸움이 아니라 수인, 도사 연합과 요괴와의 싸움 입니다. 주인공이라 일컬은 아버지 역시 주연급은 맞지만 주인공은 아니구요. 실주인공은 딸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스포이니 자제하구요 궁금하시면 직접 보시길바랍니다.
  2. 감사합니다. 초반 읽었던 내용 가지고 쓴 것이 맞습니다. 이야기가 추후 더욱 확장되었습니다. 주제가 롤타이틀이라 딸의 비중은 염두를 하였지만 그 부분에 중점하여 작성하였어요. 다 보고 수정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secret

[웹툰] 수심3000m에 닿으면, 비밀과 호기심의 거리는?

 

  김만호 작가의 <수심 3000m에 닿으면>은 댓글 등 독자와의 상호작용이라든지, 세로로 내려읽기의 방식이라든지의 웹툰만의 특성은 굳이 필요없는 듯 합니다. 단지 이야기의 전개와 주인공의 심리묘사로 큰 몰입감이 처음부터 끝을 만들어 내는 웹툰입니다. 배경도 비슷하지만 이야기하고 있는 주제를 떠올려보아도 마치 <노인과 바다>나 <파이 오브 라이프>등의 작품들이 언뜻 떠오르게도 하구요.

 

 

 

 이야기 전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프롤로그까지 포함하면 14회로 이루어진 <수심 3000m에 닿으면>은 한회 한회 다른 웹툰에 비해 많은 분량이어서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시공간을 아우르며 꿈과 환상을 이미지화 합니다. 그리고 액자식의 구성은 마치 인셉션을 보는 것 처럼 웹툰을 보는데 꽤나 집중력을 요구합니다.

 

 그런 이유로 웹툰이 산만하거나 내용의 파악이 어려울 수 있는 지점은 분명 있지만, 고립된 바닷가에서 세명의 사람이 겪게 되는 공포가 어떠할 지 끊임없이 궁금하게 만듭니다. 누구나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두었을 욕망이나, 과도한 집착이 만들어낸 환상과 일탈에 대해 해석해보려는 나름대로의 설계도를 그려내고 있는 것이죠.

 

 

노인이 바다에서 싸운 것은 고래가 아니었고, 

파이가 표류에서 살아 남게 한 동지는 호랑이가 아니었던 것 처럼,

수심 3000m에서 편지애가 자신을 내려놓게 만들었던 것은 인어가 아닙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4년 전 동생과 선원들을 잃은 선장 우진택과 인어의 이야기를 취재 나온 양범준, 편지애입니다. 이들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항해를 떠나 벌어지는 독특한 경험이 웹툰을 다 보고나서도 마치 생선 비린내처럼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4회차에 이르러 실재와 환상 그리고 시간이 뒤 엉키게 되는데 그 시작이 되는 것이 바로 이 인어의 피에서 나오는 역한 냄새이기도 하죠. 편지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이 뒤엉키는 장면에서 그 환각은 극에 달합니다. 그렇다고 선장 우진택, 카메라맨 양범준이 조연이 될 수 없는 것은, 편지애의 이런 환각 증세를 부추기거나 그런 환각의 대상이 되어주면서 안정적인 세개의 축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선장만의 환각이고 그만의 외롤운 싸움이었을 인어와의 교감 혹은 복수전이 편지애로 옮겨 오면서 마치 저주의 대물림이라던지 일상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라던지의 꽤 심각한 주제를 고민해보게도 됩니다.

 

 

 이 웹툰이 쪼개어 놓은 시간과 현실과 환상의 파편 그리고 귀로 듣는 것이 아닌 인어의 언어는 우리 각자의 마음 안에서 각자 재조합되어 새롭게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마음 속에 편집된 <수심 3000m에 닿으면>을 통해 내면 3000m쯤의 깊숙한 욕망을 드러낸듯한 후련함이 생기는 듯합니다. 그림과 대사로 읽었지만, 마치 소설로 읽힌다는 것이 정말 신기한 웹툰이었습니다.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문화기획, 문화마케팅

 

 

#수심3000m에닿으면 #웹툰 #김만호

WRITTEN BY
feelosophy
twitter @birosokr facebook @biroso email : chj0327@gmail.com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웹툰] 못 잡아먹어 안달, 경상도 남매의 사생활

 

  한참 자랄 때 자매지간에는 육탄전도 신경전도 쓸데없이 여운이 길게 마련입니다. 저도 학창시절 여동생과 싸우고 나서 무척이나 얄미워서 한참을 말도 않고 지낸적도 많습니다. 그런데 남매사이는 또 어떨지 궁금합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쯤에는 나이 차이 좀 있는 오빠가 있어서 보살핌을 받아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오빠든 남동생이든 결코 좋지만은 않다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다음에서 센개 작가가 연재중인 <못잡아먹어 안달>(http://webtoon.daum.net/webtoon/view/twins)은 장르를 따지자면 생활툰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작가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닌듯 하고 가상의 경상도 쌍둥이 남매가 벌이는 학원물이라고 하는 것도 맞겠습니다. 그 가상의 인물들이 웹툰 안에서 현실보다 더 리얼한 모습으로 아둥바둥 다투고 있습니다.

 

 

 

  신안 앞바다에 파묻힌 도자기를 도굴하러 가거나 초능력을 가진 이들을 예의 주시하는 국정원을 만나거나 하는 것처럼 인생의 광풍이 누구에게나 불어닥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소소한 일상이 더 친근감을 가지게 됩니다. 물론 이 평범한 삶이 그저 평범하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라 이 웹툰은 그만의 스토리를 가지면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려 드는 지도 모르겠네요.

 

개와 고양이로 표현되는 쌍둥이 남매의 이야기는 그저 잠깐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합니다. 아웅다웅하면서도 자전거를 타고 함께 등교하거나 냄새나는 체육복을 빌려입거나 찢어진 우산을 빌려주며 다정한 모습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아 안심이 됩니다. 

 

 

 

매 회 분량이 많은 편은 아닙니다. 시즌1의 경우 3막구조로 되어 있으며 1막당 4컷씩 그려집니다. 여기에 처음 혹은 마지막에 대사를 절제한 그림하나로 마무리가 되는 식이죠. 경상도 사투리를 쓰기에 대사도 단촐하고 감정표현도 적극적이지 않아 한컷 한컷 그림만 후루룩 보아도 금새 이해가 되는 콩트입니다. 언뜻 보아서는 순정만화의 남녀 주인공으로도 손색이 없는데 대사나 상황이 코미디라서 더욱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 같네요. 시즌 2부터는 조금더 분량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후루룩 읽어 내려가면서 왁자지껄한 학창시절을 떠올리기 좋은 웹툰이 아닌가 합니다. 정주행해도 금새 다 읽고 다음 주를 기다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실거에요.

 

 

 

 

<못 잡아먹어 안달> 보러가기: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twins

 

 

 사족을 붙여보자면, 남매지간의 생활을 다룬 다른 웹툰 중에 백두부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 있는데요.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tomorrow <못 잡아먹어 안달>보다 업그레이드 된 성인 남매의 이야기라로 할 수 있겠습니다. 철저히 작가인 남동생의 관점이라 누나가 더욱 흉포하게 그려진데다가 현실 세계의 이야기를 많이 담고있어서 몰입이 잘 되는 편입니다.  그림은 더욱 일상툰에 가까워서 캐릭터가 더욱 귀엽습니다.(카카오톡 이모티콘도 나왔다는군요.) 건어물녀나 된장녀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누나의 일상을 팔아 웹툰을 그린다는 백두부의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어 독자들과 쉬쉬하면서 한편이 되는 심리가 또 특징이기도 하죠.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문화기획, 전시기획, 문화마케팅

 

 

 


WRITTEN BY
feelosophy
twitter @birosokr facebook @biroso email : chj0327@gmail.com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국제 학술대회] 글로벌 웹툰 생태계를 위한 4개국 진지한 만남

 

 쉬는 시간 짬짬이 웹툰을 보는 것은 이제는  쉬는 시간 자판기 커피를 뽑아먹는 것 처럼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소식이 반갑고 정주행중인 웹툰 연재일이 오면 업데이트 알람 소식을 기다리는 것이 초조합니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그 5분 남짓한 시간 작은 핸드폰 속의 기상천외함에 대하여 이야기 거리가 수두룩 할거에요.

 

 웹툰이 작품 자체의 연출에서 종이 만화의 특징을 많이 가져오기는 했지만, 미디어와 플랫폼 그리고 모바일 기기와 통신 인프라의 복잡한 망 속에서 날개를 달았다는 점은 차별적입니다. 이런 미디어의 특성을 십분 활용하여 독특한 연출법이 되살아나고 여러 스크린을 통해 향유되고 공유되다보니 이를 토대로 한 영화나 드라마는 이제 신기할 것도 아닙니다. 

 

 원천 콘텐츠 혹은 거점 콘텐츠로서도 트랜스미디어 시대의 핫한 컬처스낵으로서도 문화콘텐츠의 작품적 비평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게 하는 것이 웹툰입니다. 2015년 5월 24일과 25일 이틀간 열리는 <글로벌 웹툰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제 학술대회>는 이러한 다양한 관점의 주제를 프랑스, 중국, 일본과 우리 대한민국의 전문가들이 모여 대담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총 세 세션으로 구성이 되는데, 프랑스웹툰, 중국 웹툰시장, 일본 웹툰에 대한 현지 전문가들과의 대담으로 마련된 <세션 1>은 24일 오후 1시반부터 진행됩니다. Edouard Meier(COMICSTARTER, 프랑스), Zeng Longwen (쾌락공장, 중국), Atsushi Mitsumoto(도쿄대, 일본), Nishio Taijo(아이티 미디어, 일본) 의 발표와 김호영(한양대), 안창현(한신대), 김봉석(에이코믹스)의 토론으로 이어지며 김치호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학과장의 사회로 진행됩니다.

 

<세션2>는 웹툰 비즈니스 모델과 생태계 활성화를 주제로 하여 OSMU, 한국 웹툰 시장의 비즈니스 선순환 모델, 웹툰생태게 활성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게 됩니다.

 

<세션3>은 웹툰의 특성과 발전전략을 주제로 하며, 웹툰 문법, 거점콘텐츠화, 스토리텔링, 한국 웹툰 특성과 정체 산업적 특성 등 창작과 스토리텔링의 산업 가치사슬의 콘텐츠 진영의 논의로 마감합니다.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웹툰 작가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 많이 있으나 기존 출판만화와 달리 원고료, 인세 등의 시스템이 많이 달라 경제적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포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트래픽 낚시 용으로 전락했던 웹툰이 전문 웹툰 플랫폼의 등장과 작가의 보호 정책및 OSMU등 활성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점화되는 가운데 웹툰의 중심으로서 대한민국과 콘텐츠 강국인 프랑스, 일본,중국이 생산적 논의를 진행하여 웹툰 산업 생태계를 위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기대합니다. 

 

이 컨퍼런스는 한양대학고 BK21plus 글로벌문화콘텐츠시장선도창의인재양성사업단,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한국애니메이션학회가 공동주최하며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전략연구소가 주관합니다.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 국제문화관 컨퍼런스룸(520호)

[안산시 상록구 사3동, 4호선 한대앞역 하차, 학교 무료셔틀 이용]

(문의 : 031-400-5819)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문화기획, 전시기획, 문화마케팅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사3동 |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국제문화관
도움말 Daum 지도

WRITTEN BY
feelosophy
twitter @birosokr facebook @biroso email : chj0327@gmail.com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웹툰] 아 지갑 놓고 나왔다, 웹툰 속 그림책

 

우연히 이 웹툰을 보고는 예전에 보았던 <3그램>이라는 그림책이 떠올랐습니다. 28살짜리 젊은 여자가 암을 이겨내는 이야기인데요. 투병기간에 느끼는 감정과 주변사람들에 대한 마음이 담담한 그림체에 담겨서 마음을 촉촉하게 적십니다. (리타의 리뷰는 여기에서: http://ritachang.tistory.com/564) 이수지 작가의 <파도야 놀자>처럼 수묵 느낌의 율동감이 살아있는 그림체에 따뜻한 시선을 담은 그림책도 언뜻 머리속을 지나갑니다. 그림책은 동화책보다 글씨보다 그림으로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영상에 더 가까운 셈이죠.

 

 

 

 굳이 만화, 웹툰, 그림책 등등에 경계를 나누려는 게 아니라 <아 지갑 놓고 나왔다>가 다른 웹툰과 다르게 보이는 이유를 생각하다보니 이런 꼬리&꼬리들을 꺼내게 되었네요. <아 지갑놓고 나왔다>는 펜으로 쓱싹쓱싹 그린듯 뭔가 성의없다고 볼 수도 있는 그림입니다. 긴머리를 산발 한 얼굴없는 귀신이나 갓을 쓴 사내가 툭 튀어나오는 등 맥락이 없고 이야기의 구성이 촘촘하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새, 구두 같은 이미지는 다른 그림들에 비해 꽤 정교하게 그리는데 이런 상징들이 이야기 읽기를 잠시 멈추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느슨한 이야기는 유령이 된 아이와 그 엄마의 이야기를 알아가는데 도움을 줍니다. 사실 우리와 멀리 있지 않은 어린 엄마의 이야기를 이렇게 담담한 체로 전하는 것은 몇몇 대사가 있지 않은 가운데서도 가슴 뭉클하게 합니다. 그림책같은 여운이 있달까요.

 

 

 

제목이 왜 <아 지갑놓고 나왔다>인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아이 노루의 엄마가 가출소녀에다 미혼모였는데 지금은 하루종일 누워있기만 합니다. 그래서 죽은 아이가 세상에 남아 슬픔에 빠진 엄마를 주변을 서성이는 내용이는 모습이 보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듭니다. 

 

 

 

 노루엄마 수진은 사람들의 얼굴이 새의 모습으로 보이는데 표정을 읽지 못하고 사람과의 관계도 어색하게 만들어서 결국 고립되는 인물입니다. 이런 특성이 이 웹툰을 독특한 분위기로 이끄는 데요. 수진을 통해 우리에게 세상을 다른 식으로 보게 만들고 우리가 중요하고 심각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도록 합니다. 남자친구와 관계를 맺거나 임신을 하거나 가출을 하고 출산을 하는 것까지 심각하게 생각하거나 울고 짜고  노심초사 발을 동동거리지 않습니다. 당연하다는 듯 다른 사람의 시선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표정을 읽을 수 없으니 더욱 그랬겠죠.) 이런 담담함이 그런 그녀들을 보는 시선을 차분하게 만들어냅니다. 사실 사건보다 그 것에 호들갑 떠는 통에 더 일을 키우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지 않나요.

 

 

 

순수한 아이의 시선, 엄마를 지키려는 사랑,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한계, 아이 잃은 불쌍한 엄마의 이야기를 읽는 우리는 안타까움에 눈물을 훔치기 일쑤입니다. 그렇지만 이들에게도 희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지켜보게 됩니다. 

 

 

이번주 엄마가 걱정인 아이 노루는 유령이지만 실제 세계에 작동하게 되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이 능력은 앞으로 이야기에 어떻게 작용하게 될 지 궁금합니다.

 

'아 지갑 놓고 나왔다' 누구나 겪었을만한 경험, 그리고 누구도 겪어보지 않았을 경험. 그 중간쯤 이야기를 덤덤하게 읽는다는 것이 조금 색다릅니다.

 

<아 지갑 놓고 나왔다> 웹툰 보러 가기: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motherdaughter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문화기획, 전시기획, 문화마케팅

 

 

 

 

 

 

 

 

 

 


WRITTEN BY
feelosophy
twitter @birosokr facebook @biroso email : chj0327@gmail.com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웹툰] 홍도, 한국형 원피스

 

 전에 없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 속에 존재하는 것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만들고 그 속에서 또 밸런스를 맞춰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세상과 비슷한 세계를 그리면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이미 모두가 이해하는 세상에 조금 독특한 이야기를 끼워 넣는 것으로 탄탄하게 구성해 나가기 좋을 겁니다.  

 

 

 

 

그런데 다음 만화세상에 연재중인 웹툰<홍도>는 그런 어려움에도 굳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작가 s-owl이 밝힌대로 그림 스타일이 동양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동양의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개화기의 구한말 정도쯤의) 시대적 배경을 가진 웹툰을 그리고 싶었기에 과거의 시점을 선택하였습니다. 역사적인 내용을 다루기에는 고증이나 자료 검증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렇게 적절하게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판타지를 선택한 것이 나아 보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것이 어렵더라도 스토리 전개에 적절하게 작가 입맛대로 다양한 장치를 넣을 수 있다는 것이  고통 속의 놓칠 수 없는 단맛이 아닐까요. [<홍도>의 세계관에 대한 글]

 

 

<홍도>의 공간 (중국과 비슷하지만 전혀 새로운 세계라는군요)

 

 

이야기는 홍도라는 이름의 주술사가 나라를 지켜내야 하는 의무를 저버리고 아직은 밝히지 않은 이유로 까마귀를 쫓는데서 시작합니다. 비록 서자로 태어났지만, 남다른 끼와 재능을 가지고 있어서 특출나게 강력한 주술을 행할 수있는 홍도는 시시껄렁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홍도>는 지난번 리뷰를 썼던<묘진전>과는 많은 부분에서 다릅니다. 한국의 전설이나 민담같은 전통적인 소재를 사용하고 한복같은 의복 형태를 가져다 쓰고는 있지만, 환타지와 서양 문물의 도입시대를 다루었기에 전통적인 색채만이 주요한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것만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어서 오히려 중국의 개화기 시절의 모습을 많이 연상하게 합니다. 더러 독자들은 일본식의 복식을 언급하기도 하였는데, 작가는 오히려 중국의 전통 옷차림을 참고해서 그린 부분들이 있음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동아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두루 공부하고 있다는 작가의 말대로 아무래도 한중일의 의복을 적절하게 변형하여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동네 아이들이 갖고 노는 수놓은 공이라던지, 주인공 옷차림이 한복을 개량한 것이라든지의 우리 것을 드러내고 알리려는 노력은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인간의 감각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일컬어지는 부분이 시각이고 본다면, 비범한 눈을 가진 주인공들에 대한 이야기는 대단한 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묘진전>의 묘진이 눈을 잃었거나 <귀신>에서 히나자와가 한쪽눈으로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에서 이런 예는 쉽게 찾아볼 수 있지요. 홍도도 금빛 눈을 가지고 제멋대로 구는 성격을 연기하고 있는데, 묘진과 닮은 점이라면 한쪽 눈의 비범함과 비범한 능력을 가진 신분이라는 것쯤이겠네요. 이 '선견'은 어떻게 또 작용할지 궁금해집니다.

 

 

 

 

어쨌거나 리타는 이 홍도에게서 <원피스>를 읽습니다. 서양의 다양한 이야기를 고루 섞어 기상천외한 모험담을 만들어내는 스토리가 왠지 닮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이야기가 <원피스>가 가진 그 드넓은 세계를 넘보는 것이 어쩌면 아직은 구만리쯤 되는 일일지라도, 다양한 인종이 등장한다거나, 세계 곳곳의 다양한 문화를 교합하고 그 안에서 교훈을 찾는다는 내용, 그리고 모험을 진행할 수록 친구들을 만들어 가면서도 각자의 캐릭터가 주인공인 홍도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점이 비슷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물론 모험을 떠나는 목적이 좀 덜 분명하거나 각 캐릭터의 능력이 아직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 등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들이라고 보입니다. 조금 더 진행된 나중에는 각 캐릭터의 뒤 이야기를 조금씩 다루어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워낙 넓게 펼쳐놓은 이야기라서 모험의 이야기라면 흔히 원피스를 떠올리게 되는 것도 사실일테지만, 앞으로는 좀 더 <홍도>만의 개성을 찾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응원도 함께합니다.

 

 

첫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강의 신,

꽤 인기가 많지만 그리기 어렵다는 이유로 가끔씩만 등장합니다.

 

 

신화나 전설의 다양한 존재들을 이야기 하고 주술이나 저주, 그것을 다루는 사람과 그들과 교합하는 다양한 생명체들. 영물로서 주변을 맴도는 다양한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가 예전부터 들어온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익숙함을 친숙함으로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조금은 유리하게 시작했을지 모르는 웹툰이지만, 여기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구조로 풀어내야 하는 숙제가 남습니다. 몇차례 반복되고 새로운 공간에서 만나는 새로운 공동체와의 관계는 그저 에피소드로 끝나기보다는 큰틀에서 하나의 이야기로 얽혀나가는 구성이 나중에 더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사실을 역시 원피스의 경험으로 기대하게 합니다. 

 

s_owl의 성의있는 그림체가 보는 맛을 더하기도 하고 사람들은 이것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만나보기를 원하는 이상, 더욱 공고하게 만들어진 세계안에서 스스로 잘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기에 오만 공상을 더하자면, 시대가 약간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한국 쪽으로 건너가 묘진과 만남을 가지는 새로운 웹툰을 기획해보면 어떨까... 하네요.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요. 허헛. 이 참에 한국형 마블을 만들어야 할까요.   

 

 

 

 

웹툰<홍도>보러가기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hongdo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문화기획, 전시기획, 문화마케팅

 

 

 

 

#홍도 #다음웹툰홍도 #웹툰홍도 #원피스 #추천웹툰

 

 

 


WRITTEN BY
feelosophy
twitter @birosokr facebook @biroso email : chj0327@gmail.com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8개가 달렸습니다.
  1. 정말 저도 홍도를 볼때는
    한국형 원피스같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무엇보다도 스토리전개에 약간 그런느낌이 들게하죠. 마침 티스토리를 보던중 제목에 공감이 가서
    글 읽고 갑니다:)
  2. 그림체가 일본만화 사도 빼박임.
    • 시력에 문제가?? 님때문에 사도 라는거 찾아보고 왔는데 도대체 어디가 빼박인지???? 혹 틀린그림찾기 이런거 모하실듯
  3. 팬카페도 생겼다는군요
    cafe.daum.net/snowyowl
  4. 저도 홍도 원피스 닮았다고 생각해서 네이버에 홍도 원피스 이렇게 검색했더니 ㅋㅋ.. 저랑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이 계셨군요들 ㅋㅋㅋ
secret

 

 

[만화] 습지생태보고서, 예민한 청년의 감수성

 

<습지>는 녹용이의 큐티함에 가려져 잘 드러나지 않지만, 욕망 앞에 선 가치의 초라함에 대한 이야기지요. 그 초라함때문에 너무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2판2쇄의 새롭게 쓴 작가의 말 中

 

우연히 어제 저녁, 최규석의 네이버 웹툰<송곳>을 읽고 아침 일찍 나왔습니다. 우연히  <습지 생태 보고서> 단행본이 눈에 들어온 것은, 그의 이름을 익힌 직후라 그런 것인지, 그의 만화체가 마음에 들어서였는지, 아니면 그의 스토리 스타일이 내스타일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이런 우연의 겹침은 또 하나의 평범하게 보이지 않은 작가를 더 알게 해주었고 점점 다른 작품들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만들었습니다.

지금 20대야 잘 모르겠지만, 그 시절을 지나봐야 초딩 위에 고딩있고 고딩위에 20대가 있었다는 그 철없고 허세만개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얼굴을 붉히게 될겁니다. 물론 그시절의 패기와 앞뒤 안재고 열정을 쏟는 무식함이 그리울 때도 있을테지만요.

 

 

최규석의 <송곳>이나 변호사를 주제로 삼았던 웹툰이나 그리고 예전의 이 <습지생태보고서>에는 세상에 대고 말을 거는 작가 특유의 냉소나 읖조림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시기적으로 직접적인지 간접적인지의 정도의 차이이지 그 적극성은 현실을 부정하던 낭만파와는 적대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렇다고 계몽적이거나 선동적인 그런 류의 만화는 아니라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그림이 세련되었고 서로 다른 장르적 특성을 가진 만화를 뒤섞어 보는 재미도 충분하거니와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남다른 개성이 자꾸 애정을 갖도록 만들기 때문입니다.

 

 

최규석 작가는 리타가 무턱대고 이상형으로 삼았던 77년생입니다. 더 중요한 요건이었던 문과 오빠는 아니지만 예술성 넘치게 만화창작과를 졸업하였습니다. 소개 글에는 '웃기면서도 슬프고, 통괘하면서도 가슴 아린 청춘의 초상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라고 나와있네요. KBS에서 드라마스페셜로 드라마화 되기도 하였습니다.(http://www.kbs.co.kr/drama/thedrama/vod/db/index.html?idx=55)

 

아닌척, 2쇄 발간을 앞두고 써 둔 그의 '작가의 말'에도 이러한 개성의 활용이 못내 아쉬운 티가 나는 구절이 있습니다. '반복이 주는 미덕'에 대한 오해에서 이 살아있는 캐릭터들을 되살려내지 않았던 것이죠. 7년 전과는 확실히 최근은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굳이 다른 장르로 전환이 되어 거대 자본에 의한 스포트라이트까지는 아니더라도 웹툰의 소비와 그 속의 스토리의 활용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의 이 살아있는 캐릭터들을 계속해서 살아지도록 만들어서 '원피스'의 루피선장과 쵸파처럼 최군과 녹용이가 끝없는 항해를 해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훗날에야 반복이 주는 미덕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같은 말이라 하더라도 이렇게 저렇게 굴리면서 변주하는 것은 창작자와 감상자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이고, 오랜 연재 기간은 캐릭터에 대한 독자들의 친밀도를 높혀 캐릭터의 활동 영역을 확장시켜 주더라고요. 왜 그 땐 동어 반복을 사기라고 여겼었는지......

2판2쇄의 새롭게 쓴 작가의 말 中

 

 

 

이렇게 보면 극화같기도 한.

짤막한 단막극처럼 몇컷 되지 않은 에피소드는 굵고 짧게, 대신 여운은 길게. 라는 모토를 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에피소드는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대기 바쁜 청춘들이 연애조차도 사치라 여겨지는 처지를 궁서체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녹용이는 드라마에서는 멀쩡한 사람캐릭터로 나왔지만 사실은 능글맞은 사슴입니다. 자기 녹용이나 피를 팔아 생계를 이어나간다는 점에서 아주 불쌍하기도 하지만 다른 친구들에게 빌붙어 양심없는 행동을 일삼아 얄밉기도 한 입체적인 캐릭터입니다. 작가가 밝히듯, 상명대 상징동물이 사슴이어서 시작되었던 캐릭터작업이고 스토리가 맥이 없어서 땜빵격으로 넣었던 것이 나중에는 중심 캐릭터로 자리잡았더라는 매력넘치는 캐릭터입니다. 저런 당당함이나 능글맞음이 없다면 궁상스러운 일상이 얼마나 지겹게 느껴졌을까요.

 

 

 

 

궁상맞은 반지하 자취방의 실체입니다. 비좁은 곳에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이 사람들은 조석의 '마음의 소리'처럼 웃지못할 황당한 스토리를 만들면서도 자못 진지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왠지 남같지가 앖습니다.

 

 

 

 

중간중간 드러나는 사물을 의인화하는 장면이나 각 에피소드로 넘어가는 지점, 중간중간 심리를 드러내는 쌩뚱맞은 그림체에서 최규석 작가의 그림실력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순정만화, 극화, 코믹만화 가끔은 3D나 그림책에 들어갈 삼화스타일까지 다양한 그림체를 적절하게 만나볼 수 있는 것은 '습지생태보고서'의 매력중에 하나입니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마침내 이들은 궁상스런 반지하 자취방을 떠납니다. 어두침침하고 좁은 자취방과 대비되는 너른 자연을 만끽하는 모습은 기존 '안빈낙도' 에피소드를 복선삼아 더욱 행복해 보입니다. 원하는 것은 어디 멀리 있는 것이 아니기에, 청춘들이 세상에 불만이나 적의를 품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그들의 하루 삼시세끼가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덮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문화기획, 전시기획, 문화마케팅

 

 


WRITTEN BY
feelosophy
twitter @birosokr facebook @biroso email : chj0327@gmail.com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웹툰]캠퍼스 속 공감 담은 '수업시간 그녀'

 

박수봉 작가의 '수업시간 그녀'는 블로그 연재 후 네이버 웹툰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졌습니다. 그의 웹툰에는 대학생활 속 청춘들의 성장담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수업시간 관심이 가는 이성발견, 썸과 연애 사이에서 가슴떨리는 고민이라는 달달한 내용을 내세우는 듯 하다가도 그 속에는 어린 대학생들이라면 공감할만한 고민과 조금씩 성숙해 가는 과정을 은근슬쩍 드러냅니다. 

 

 

캠퍼스의 새학기의 첫 강의실에서의 만남, 씁쓸한 연애담이 학기가 끝나고 시간이 흘러 주인공이 군대에 다녀온다는 캠퍼스 속 시간의 흐름대로 웹툰은 전개됩니다.

 

 

 

박수봉 작가의 '수업시간 그녀'의 캐릭터에는 눈과 이름이 없습니다. 작가는 구체적인 이름과 생김새로 웹툰 속의 캐릭터로 한정되는 것 보다 주변의 누군가의 모습으로 생각하면서 접하게 된다면 더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작가 스스로가 이 픽션같지 않은 이야기 속 캐릭터들의 눈을 직접 쳐다볼 용기가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더 설렘과 고민 속에 방황하는 주인공을 마음 편하게 엿볼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수업시간 그녀' 속에는 젊은 남자들의 욕망이 드러납니다. 하얀 목선이 드러나거나 쇄골뼈가 도드라지게 틀어 올린 머리는 여성성을 극대화한 판타지를 보여줍니다. 수업시간 그녀가 착용한 안경은 수업 팀과제라는 공적인 관계와 개인적인 관계로 발전하기 위한 경계로 도전의식을 만들어 내기 충분합니다.

 

 

 

 

대학시절 많은 사람들이 이름모를 이성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주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그들을 상상속에서 얼마나 자주 만나보았을까요. 그 사람들에 대한 환상을 눈빼고 이름빼어 결국 독자의 것인양 착각하게 만들어 내는 스토리텔링이 영리합니다.

 

 

 

 

 

'수업시간 그녀'는 한 남학생의 순진한 연애담을 다룬 뻔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또다른 이들이 공감하게 되는 또다른 이야기가 함께 진행됩니다. 드라마처럼 열렬한 애정관계는 아니지만 조심스럽게 시작하려는 애정의 방향성으로 이 웹툰에서도 삼각관계가 만들어집니다. 한 남학생이 수업시간에 만난 한 여학생을 바라볼 때 다른 한 여학생은 그 남학생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주인공이 남학생이고 남학생들의 판타지와 경험을 드러내면서도 여학생들의 드러내지 못한 풋풋한 짝사랑의 여운을 함께 담아 더욱 너른 공감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마지막 수업시간, 결국 나타나지 않은 그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남학생과 발표 내용에 질문을 던지는 선생님. 오르페우스의 이야기와 남학생의 이야기가 오버랩되며 주인공의 시선이 마침내 한곳이 아닌 다른 한곳을 바라보게 되는 지점을 만들어 냅니다.

 

 

'수업시간 그녀'가 다루는 내용이 대중적이기에 오히려 식상한 내용이 되지 않는 이유는 눈과 이름을 독자들의 그녀혹은 그의 것으로 바꾸어 볼 수 있는 자유를 준 이유도 있지만 픽션이라고 밝히기는 하였지만 웹툰을 그리는 대학생인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인가를 두고 흥미를 유발하는 현실성도 작용하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의 만화가 그가 다니는 학교의 대학신문에 등장하고 신문에는 그의 블로그에 연재된다는 사실을 올려둠으로서 현실과 웹툰사이 상호장치를 넣기도 하였습니다.

 

 

 

'업시간 그녀'의 캘리그라피를 담당한 배태랑작가의 모습이 언뜻 등장합니다. 그의 패션과 체형은 누구나 바로 알아보게 됩니다.

 

 

웹툰으로 보다가 책으로 발간된 '수업시간 그녀'를 만나서 반가운 마음에 블로깅을 하였습니다. 책으로 엮이면서 웹의 스크롤에 의한 이야기 전개는 책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리고 아래로내려가서 다시 오른쪽으로 읽어가는 일반 책의 문법을 따랐습니다. 윤태호의 '미생'이 출판만화의 '칸'과 '칸새'를 살린 적극적인 편집을 했던 것처럼 웹툰 '수업시간 그녀'의 연출이 돗보였던 부분을 한층 드러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합니다.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문화기획, 전시기획, 문화마케팅

 

 

 

 


WRITTEN BY
feelosophy
twitter @birosokr facebook @biroso email : chj0327@gmail.com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

[문화책갈피] 웹툰, 한류의 기로에 서다.

 

우리나라 웹툰시장 규모는 2100억원, 한국의 웹툰이 웹기반의 만화 서비스의 원조격이라고 합니다.

웹툰은 웹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만화를 만날 수 있다는 편리함과 스크롤이나 클릭 등의 재현 방식의 다양함이 특징입니다. 이것이 모바일 디바이스가 많이 보급되다보니 더 큰 가능성을 가지게 되었고 그 결과로 이렇게 시장 규모가 자라게 된 것이죠.

 

 

 

만화라고 하면 그림과 글이 적절히 조합된 스토리텔링방식으로 글과 그림 그리고 그 사이 공백까지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합니다. 어릴 적 부터 많이 보았던 다양한 만화들, 예를 들면, 달려라 하니나 베르사유의 장미 같은.을 볼 때 느끼던 그 손맛이 아직도 기억에 선해요. 그렇지만 컴퓨터를 통해 만나게 되는 만화는 다릅니다. 스크롤을 통해 세로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독자의 마우스 조작에 의해 그 재현 시간이 조정됩니다. 게다가 바로 평점을 누르거나 댓글로 해당 작품에 대한 논의가 공개적으로 이뤄집니다. 어떤 때에는 작품의 오류를 알려 작품을 수정하도록 하고, 작품 속에 작가가 심어둔 여러가지 장치를 풀어내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것들이 베플의 고지를 차지하면 독자들도 나름의 보람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그야말로 웹2.0시대의 콘텐츠로서 웹툰이 계속해서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sns가 발달하고 개인 하나하나가 미디어가 되다보니 인터넷을 통해 개개인이 즐기는 이러한 만화는 지인들에게 평가나 공유를 통해서 입소문을 내기도 하며 퍼져나갑니다. 텍스트보다 이미지와 영상이 더 많은 주목을 끌 수 밖에 없는 것은 외부 자극에 대해 받아들이는 감각이 시각이 80프로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인데, 이러한 시각을 직관적으로 처리하여 감정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해독 과정을 거쳐야 하는 텍스트보다 간편하기 때문에(물론 만드는 것은 더 어렵지만) 많은 영향력을 만들어 냅니다. 게다가 인터넷, 무선인터넷의 발달로 한번에 전달할 수 있는 데이터 정보량이 증가하여 영상이나 이미지를 손쉽게 어디서든 전달받고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 양날개를 달아준 셈이죠.

 

 

 

 

오늘 문득 보게 된 프로그램 문화 책갈피에서 웹툰이 한류의 기로에 서다는 제목으로 한 코너가 다뤄지기는 했지만, 이 한류라는 말을 빼더라도 웹툰은 이미 그 중요성을 검증해 오고 있었습니다. <이끼>, <이웃사람>,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 처럼 웹툰 원작의 영화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원천 콘텐츠로서 주목받을 수 있었다는 것, 영화 외에도 연극, 애니메이션, 책, 캐릭터 상품 등 멀티유즈로 그 가능성을 점검받는 분수령이 된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오가며, 점심을 먹고 오후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공강시간에 학원에 가기 전 우리는 각자의 손바닥만한 스크린을 통해 각자의 이야기를 이어 나갑니다. 한 주에 한 두 편씩 어김없이 올라오는 <마음의 소리>를 보면서 시간이 지나가고 있음을, 쿡쿡 참으며 웃는 그 짧은 시간이나마 우리의 수명이 길어졌다고 생각하면 참 고마운 것이 웹툰이죠. 몇몇 웹툰작가는 사회적 이슈를 보듬거나 나아가 개성있는 냉소를 보내면서 독자들의 카타르시스를 만들어 내며 존경받기도 합니다. (프로그램 마지막에 '웹툰을 주제로 방송을 하게 될 줄이야' 라는 말을 하면서 출연자들이 기념 촬영하는 모습이 나왔는데요. 사실 이미 웹툰은 비주류가 아닌 주류에서 지성인들이 함께하는 장르라는 사실을 이야기 해주고 싶었습니다. )

 

웹툰 뿐만 아니라 이미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주목받고 그 연출 방법에 대한 여러가지 시도,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승꽝스러운 삐뚤이 그림이지만 중요한 이슈마다 촌철살인을 만들어 내는 삽화가의 작품을 보거나 신문 사설은 안읽어도 팟캐스트 '뉴스타파'는 찾아 보는 것이 요즘 사람들입니다. 글을 쓰면서도 이것을 어떻게 그림으로 나타낼 것인가, 어떤 정보를 어떻게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이미지와 음향 그리고 그 안에 어떤 기호를 만들어 낼 것인가 하는 연구는 앞으로 콘텐츠 기획자들이 해야 할 중요한 숙명인 것이겠죠. 

 

누구나 그림을 그리고 동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이 때, 정말 멋진 콘텐츠를 접하고 그에 흥분하고 댓글달고 공유하기만 하지말고 나도 이런 콘텐츠를 어떻게 얼마나 만들어 낼 수 있을까를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블로그를 만들어 자신의 이야기를 적는 시대, 누구나 원하면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촬영하는 시대니까요.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전시기획, 문화기획

 

 

 

 

 


WRITTEN BY
feelosophy
twitter @birosokr facebook @biroso email : chj0327@gmail.com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