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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소설 '위험한 동화' 그 외로움의 끝

 

오랜 역사를 품어 동양과 서양의 매력을 뽐내는 나라, 과거와 현재의 경계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는 나라, 지구상에서 볼 수 있는 것이라 여겨지지 않는 신비한 자연경관과 유구한 역사의 문화재들이 전 국토에 걸쳐 보물지도를 만드는 나라, 마지막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요리를 대접하는 나라라는 것이 지금까지 터키에 대한 리타의 이미지였습니다.

 

<위험한 동화>는 이런 터키라는 나라의 사전에 새로운 이미지를 첨가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터키의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니 그 속에는 터키 속에 살아가는 이들의 삶이 있었고 그들의 다소 뒤틀린 삶에서 터키의 일상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똑같이 외로움을 앓고 있는 한 남자의 몸부림을 줄곧 긴장감 있게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위험한 동화>는 아흐멧 알탄의 장편소설로 오랜 기간에 걸쳐 사랑받은 터키의 베스트셀러 소설이라고 합니다. 통속적인 내용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자도 그렇고 리타도 그런 내용이 소설의 주제를 잘 드러내기 위한 장치라는 것에 납득이 되었습니다.  

 

통속적인 부분이라는 것은 오랜 연인과 어린 여인인 두 여자와 나누는 사랑, 콜걸이나 마사지걸 혹은 내연의 관계를 가진 창녀 습성의 여인과의 유희 등 복잡한 여성 편력을 드러내는 한 중년 남자의 방탕한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통속적인 부분이 제 기능을 충부히 해내는 것은 그의 외로움의 근원을 찾으면서 다층적인 구조로 탄탄하게 층위를 만들어둔 소설의 짜임새 덕분일 것입니다.

 

요즘 인기 드라마의 조인성이 연기하는 젊고 천재적이며 멋있기까지 한 남자처럼 다 가진 사람이 아닌 늙고 별 볼일 없는 무명의 작가인 주인공 남자를 궁금해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 소설이 이렇게 흡입력이 있는 것은 그 통속적인 부분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다가도 옛날 이야기나 소설 속 주인공이 썼다는 또 다른 책의 내용이 궁금해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어디엔가에는 그가 썼다는 소설이 있을 것이고 주베이더라는 여자 주인공의 삶이 고스란이 남겨져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 주인공이 뒤적이는 그 책의 내용 하나하나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이 책에는 작가와 작가가 만들어낸 소설 속 작가 그리고 그 소설속 작가가 만들어 낸 소설이 연이어 들어가 마치 인셉션처럼 다층적인 구조로 평범한 늙은 남자의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 넣어준 것이죠.

 

제목의 '위험한 동화'는 이 소설 속에 어린 여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로 40개의 허물을 동시에 벗을 때 비로소 사랑을 완성하게 되는 옛 저주에 걸린 왕자와 현명한 여자가 등장합니다. 외로움을 벗어나기 위해 사랑을 갈구하고 어린 시절 외톨이가 된 자신의 트라우마를 없애고 싶어하는 주인공에게는 이 이야기가 하나의 실마리로 주어집니다. (독자는 이 이야기가 실마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주인공은 모르는 채로 소설은 끝이 납니다.) 결국 누구에게도 치우치지 않는 평등한 관계로부터 진정한 사랑이 완성되고 영원히 외롭지 않을 권리를 부여받는다는 그 어려움을 여실히 드러내주고 있는 것이죠.

 

이 소설을 이야기 하는 데에 있어서 빼 두어서는 안될 것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외로움을 없애기 위한 사랑을 갈구한다는 것이 이 소설의 스토리를 끌고 가는 부분이라면, 소설은 살인과도 같다는 부분은 이 소설의 형식을 만들어 가는 부분입니다. 책속의 비유처럼 소설의 완벽함을 기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되기 위한 준비와 그 절차에 대한 부분이 이 소설을 주제로 더욱 바짝 데려가 줄 전차를 마련해주기 때문입니다.  살인사건을 풀어내는 추리소설과 같은 긴박함을 처음, 중간 그리고 마지막에 살려넣으면서 두 여자와의 줄다리기. 자신의 책과 과거의 기억과 자신을 닮은 아이의 소설을 엮어 넣음으로서 소설을 읽는 내내 흡인력을 잘 조절해준 책이었습니다.

 

소셜네트워크나 통신기기의 발달로 원하는 이들의 근황과 목소리를 전해들을 수 있지만 더욱 고립되고 외로워진다는 사회현상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우리가 앓고있는 외로움을 어떻게든 달래보려고 노력은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게 이 책을 읽고 난 리타의 소감입니다. 작가가 문제는 알고 있지만 풀려고 하지 않고 단지 그 문제만을 계속 생각하고만 있다라는 표현을 통해 우리는 문제를 그저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를 풀기 위한 여러 해법을 찾아나가는 시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더 빨리 39개의 옷을 벗었더라도 상대방이 나와 비슷한 옷차림이 될 때까지 살피고 기다릴 줄 아는 배려를 배운다거나 아니면 최소한 몇겹의 옷이 더 남았는 지를 알아보는 눈썰미 정도 갖추어 나가야 하지 않나 하는 것이 그 예일 것입니다.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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