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오싹한 연애>는 어떤 모습일까요?

이민기의 로맨틱 코미디의 진수라고 말하고 싶은 영화<오싹한 연애>와 달리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 지 궁금합니다. 배역 소개에서는 영화와는 다소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귀신을 보는 여주인공과 그 섬뜩함을 이겨내고 사랑을 만들어 나가는 마법사. 흥미진진하지 않나요?

 

무엇보다 이렇게 블로깅까지 하게 만든 이유는, 깜짝깜짝 놀랄 수 밖에 없는 공포 장르 특성상 연인들의 스킨십을 유발한다는 '친절한' 멘트때문입니다. '입술은 먹을때만 쓰는 게 아니라는' 둥 '언제 손이 거기 가있었냐는' 둥의 친밀해진 연인관계는 덤이라라는 연극의 마케팅이 과연 성공할 지는 보면 알 수 있겠죠?

 

영화를 보면서도 직접 이런 마법 공연이 펼쳐지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었는데요. 마법요소가 어떻게 드러나게 될지도 궁금합니다. 아마 볼 거리가 많이 있겠죠? 배우들은 연습때문에 힘들었겠지만요. 개인적으로는 손예진이 만취해서 읖조리던 소주 이야기가 가장 좋았는데 그 장면과 이민기 와이셔츠를 민망하게 뜯어내던 장면은 좀 들어가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나우 유 씨 미>가 마술쇼 이용해서 현대판 판타지 로빈훗을 만들어 내었듯, 우리에게 마법처럼 멋진 일을 만들어 내주길 바라는 마음도 조금 넣어봅니다.  

 

*오늘 오후에 <몬스터>보고 심각해지고 이민기님 영화놓고 괜히 봤다 머라 그랬다한게 걸려서 올리는 글은 아닙니다만, ...

 

 

 

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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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말이 나오면 머리가 경직됩니다. 아마 표정도 부자연스러워질 겁니다. 또 무심코 내뱉은 말이 틀렸다며 정색하며 정정해주는 센스어린 사람에게는 관대한 마음을 갖기 어려워요.

 

우리는 누구나 미완성이고 또 그래서 완성을 향해 노동을 하고 대상에 애착을 기울이게 됩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서로 다른 점을 찾아내고 그 것들을 맞춰가면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나가는 그 과정이야말로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런 과정이 없었다면 어디가 튀어나온 곳인지 들어간 곳인지 알 수 없고 그렇게 되면 꼭 맞아 떨어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 15회 서울변방연극제 초청작품 연극 '카페 미완성'
* 극단 미완성의 첫 프로젝트 ' 카페 미완성' *

1. 일시 : 2013년 7월 8일(월) , 9일(화) , 10일(수) - 저녁 7시 30분
...
2. 작품 소개 : 이 연극은 사랑과 노동을 통해 (사회 속에서) 자존감을 찾아가는 주체의 가능성을 다루고 있다. 한편 이 연극의 형식은 다소 난해하거나 불친절할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 연극은 관객의 편의를 염두해 두고 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3. 시놉시스 : 병서는 변방연극제의 초청을 받고 덕준을 끌어들인다. 덕준은 나리와 영조를 끌어들이고, 이에 만족하지 않은 병서는 또 대건과 은솔, 그리고 고은을 끌어 들인다. 연극의 경험이 전무한 멤버들로 연극을 꾸리던 병서와 덕준은 한계에 봉착,
오디션을 통해 배우를 모집하게 된다. 오디션을 통해 새로 합류한 선영, 허진, 그리고 성은은 극단의 비전문성에 혼란을 느끼고 공연날짜가 다가올수록 연극은 계속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과연 이 연극은 어떻게 될까?

4. 인물소개
- 연출 : 유병서
- 조연출 : 윤덕준
- 극본 : 유병서, 최고은
- 음악 : 박나리
- 영상 : 고대건
- 디자인 : 정은솔
- 배우 : 류선영, 전영조, 지성은, 허진

 

지성은 작가가 배우로 출연하여 찾게되었습니다. 연극보다는 뮤지컬을 뮤지컬보다는 영화에 익숙한 탓에 오히려 이번 관람이 더 흥분되었습니다.

 

명동 한켠 작은 공간에서 자유로운 형식으로 선보인 <카페미완성>은 관객이 하나의 무대소품이 될 수도, 그들 머리 속 떠다니는 아이디어가 될 수도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좌석과 무대의 자유로운 배치와 일상과 원래 성격과 연기하는 인물의 경계의 들쭉날쭉임은 만만한 두루마리 화장지로 이리저리 경계 지은 무대와 관객의 구분만큼 모호하고 연약한 것이었습니다.

 

관객에게 무심한 것 같은, 도무지 시작하지 않을것 같은 연극은 반복과 끼어듦을 통해 노동을, 그것을 어떻게든 무대로 올려 보고자 하는 노력과 열정의 애정을 느껴보게 하였습니다. 과연 나다운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타인이 되어 보는 것은 또 어떤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신선한 경험이 아니었나 합니다.

 

처음 이야기 했던 그 심오한 말을 줄줄 입에 담던 배우를 보고 들으면서, 책과 사유 그리고 우리 삶이라는 것이 얼마나 너른 간극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생각도 떠올려 보았습니다. 묵독하던 글귀가 사람의 입으로 나오는 순간 뜬금 없고 과장되었다는 인상을 가지게 되는 것. 그러나 그 것을 굳이 입에 올려서 사람들을 5밀리미터 들어 올렸다 내려 놓는 것이 바로 연극은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성은 작가가 그림을 그리면서 자기 그림에 대한 생각 그리고 예술에 관한 생각을 나누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몸짓과 목소리와 떨리는 노래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또 다른 예술적인 이야기를 숨 죽여 듣고 보고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오늘 저녁이 마지막인데 또 어떤 관객들과 새로운 연극을 만들어 볼 지 기대됩니다. 마지막까지 아자아자!

 

앞으로 보다 더 연극에 관심을 기울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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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이 있어서 오랜만에 대학로에 갔습니다. 예전에 자주 가기도 했지만, 요사이는 자주 가보지 못했어요. 저녁에 바삐 가느라 다른 곳은 둘러보지 못했지만 어느정도 바뀌기도 많이 바뀐 것 같았습니다. (대로따라 걷다가 슬쩍 골목 안쪽에 있던 바베큐 닭집은 아직 있을지 모르겠네요. 몇 년 전에 들렀던 기억이 있는 데 말이에요.)

모임 장소는 서울 연극센터였어요. 깨끗한 건물에 인테리어도 밝고 깔끔해서 좋더라구요. 대학로에서 볼 수 있는 공연 정보를 담은 팜플랫을 볼 수 있었는데 정말 다양한 공연들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예전에 뮤지컬이랑 퓨전 판소리공연 등을 본 적이 있었는데 요즘에도 공연하는 지 찾아보기도 했어요.



구역을 나눠서 문화지도로 나타낸 대학로의 모습입니다. 연극은 관객과 직접 숨을 맞대고 열기를 나누는 것이라 더 감동이 큰 것 같아요. 이렇게 연극센터에서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니까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연극을 만나게 될것 같습니다.



구역별 공연 정보를 담은 팜플랫들입니다. 공연의 컨셉이나 주제에 맞춰 팜플렛도 신경을 써서 만들텐데요. 이렇게 모아보니 형형색색 다채롭네요.




1층 로비에는 좌식으로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과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요. 스크린에서는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는데 소리는 들리지 않아요. 자막을 통해 보게 되는데 혹시 헤드셋이 있지 않을까 싶지만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입구쪽에 마련된 컴퓨터. 공연 정보를 검색할 수 있어요.



서울 연극센터 안내서입니다. CSI로 소개하는 센스~! 보이시죠?


연극과 같은 공연은 주말에 찾는 분들이 많으실테니 주말과 공휴일에도 열려 있군요.

1층 안쪽에는 세미나실이 마련되어 있어요. 컴퓨터와 스크린도 마련되어 있어서 PPT를 활용한 세미나가 가능하답니다. 비영리 모임으로 예약을 하면 사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2층에는 작은 도서관이 마련되어 있었는데요. 저는 모임 중간 쉬는 시간에 잠시 올라가서 구경을 했는데 연극과 관련된 책자와 잡지들이 잘 정리되어 진열되어 있었어요. 특히 장진시나리오집이 눈길을 잡아끌더라구요. 예전에 교수님 연구실에서 보았던 책인데 그 때 생각이 들어서 그런가 봅니다. 열람, 대여도 가능하니 오가다 들러서 마음에 드는 책이 있다면 활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어요. 

상업화된 거리를 볼 때 마음이 허전해지곤 했었는데, 젊은 이들의 열정을 다하는 무대를 돕고 알리는 역할을 하는 서울연극센터가 있다는 게 좋았답니다. 어디서든 편리하게 볼 수 있는 영화보다 먼길 와서 불편한 자리에서 오랜 시간 관람해야 하는 연극이 아무래도 조금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생각이 다시금 떠올랐습니다. 종종 대학로에 들르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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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택선생님의 초대로 멋진 연극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이 공연은 특이하게도 베르톨트 브레이트의 <코카서스의 하얀백묵원>이라는 작품을 소리로 풀어내었다고 하는군요. 베르톨트 브레이트는 독일의 유명 극작가겸 시인이라고 합니다. 그의 작품은 풍자와 해학으로 실제 현실을 드러내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았다고 하네요. 유명한 외국 작품을 소리로 어떻게 표현해 냈을까요? [관련글]

베르톨트 브레이트

독일 바이에른 주에서 아우크스부르크의 제지소장의 아들로 태어나 의학을 공부 했으며, 제1차 세계 대전동안은 뮌헨에 있는 병원에서 잠시 일했다. 1928년 연극 《서푼짜리 오페라》로 유명한 작가가 되었는데, 무려 100회가 넘는 공연이 베를린에서 있었다. 초기에는 무정부주의자였으나, 나중에는 전쟁체험을 통해서 자기의 계급에 등을 돌려 차츰 혁명적인 방향으로 나아갔다. 마르크스주의를 받아들인 브레히트는 부르주아의 탐욕을 드러내는 극본과 사회주의 소설 《서푼짜리 소설》을 집필하는 좌파작가로 활동했다. 1933년 극우정당인 나치의 집권과 나치가 좌파탄압을 위해 날조한 사건인 독일 국회의사당 방화 사건으로 미국에 망명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1947년 12월 극단적인 반공주의를 뜻하는 매카시즘때문에 독일민주공화국(동독)으로 이주해야 했다. 당시 많은 동료 좌파작가들이 독일연방공화국(서독)을 택했지만, 그만은 동독을 택했다. 하지만 동독 공산당(SED) 간부들이 관료주의에 물들어 있던 동독도 그에게 만족을 주지는 못하여 풍자시를 쓰기도 했으며, 정부가 인민을 버렸다면서 1953년 동독 노동자 봉기 진압을 비판하기도 했다. 1956년 8월 지병인 심장병으로 숨을 거두었으며, 가족으로는 1929년 결혼한 아내 헬레네 바이겔과 두 자녀(슈테판, 바바라)가 있다.
[출처: 위키백과]



'하얀 백묵원'이라는 말은 하얀색 분필로 그린 원을 의미합니다. 이 극의 가장 크라이막스가 되는 판결에서 하얀색 백묵으로 그린 원에 아이를 두고 엄마라고 주장하는 두 여자가 양쪽으로 잡아당기도록 하는 것으로 진짜 엄마를 가려내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 장면을 어디에선가 본 것 같기도 합니다. 그것은 아마도 그 유명한 솔로몬의 판결 때문일 것입니다. 한 아이의 어미라고 주장하는 두 엄마에게 솔로몬이 아이을 반으로 나누어 주라는 판결 말입니다. 이 말에 한 엄마가 제발 아이를 살려주고 다른 여자에게 아이를 주라고 하면서 친 엄마가 박혀지게 되지요. 또 우리에게 잘 알려진 송나라의 명판관인 포청천의 판결 중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정실부인과 첩이 한 아이를 서로 자신의 아이라고 우기는 공방에서 결국 백묵으로 원을 그리고 양쪽에서 아이를 잡아당기게 하여 진짜 엄마를 찾도록 한 것이죠.

앞의 두 이야기는 모두 생물학적 엄마가 자신의 아이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친권을 포기하게 됩니다. 그런데 브레이트는 이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극을 쓰면서도 오히려 이야기를 반대로 비틀어 버렸다고 하네요. 과연 '생물학적 엄마가 친 엄마라고 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가진 것이죠. 친 엄마라는 정의를 단지 '배아파 낳은'엄마가 아니라 '진심으로 안위와 행복을 주려고 하는'엄마라고 삼은 것입니다. 실제로 얼마 전에는 자기가 낳은 아기를 그것도 상습적으로 유기한 매정한 엄마가 뉴스에 오르는 것을 보면, 배아파 낳아준 엄마라 할지라도 자식의 절대적인 후원자라고 생각할 수 없는 듯 합니다.

<코카서스의 백묵원>은 국내에서 많은 극단에 의해서 무대에 올라왔더군요. 한 연극학과 지망생들의 카페에는 이 극의 내용을 올려두고,배우들의 이미지에 맞는 연예인을 이미지 캐스팅까지도 해 놓았습니다. [관련글] 또 어떤 극단에서는 이야기의 배경을 계곡의 소유분쟁을 담은 원작과 달리 통일 이후의 비무장 지대의 재산권 분쟁으로 바꾸어 놓기도 하였더군요.[관련글] 그리고 다른 극단에서는 이야기의 중심 축이 되는 두 이야기의 한 주인공인 그루세를 중심으로하여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했습니다.[관련글]  

모처럼 본 공연인<소리로 푸는 하얀 동그라미>는 원작의 이야기를 그대로 가져오되 배경은 우리나라의 오랜 옛날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그루쉐는 꽃분이가 되고, 아쯔단은 김선달이 되었더군요.


소리는 민중의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특히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목이 쉰듯한 걸걸한 목소리와 고음을 낼 때 꺾여 올라가는 기교, 그 소리를 내기 위해 높고 먼 곳을 응시하며 일그러지는 표정은 우리가 느끼는 노여움이나 슬픔을 표현해 내기에 충분한 것 같습니다. 한 편으로는 북을 두드리는 구성진 박자에 맞춰 은유와 반어를 사용한 걸죽한 언어로 고통을 웃음으로 치환시켜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풍자와 해학 그리고 비틀기의 브레히트의 작품을 표현하기에 소리극으로의 시도는 적절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리로 푸는 하얀 동그라미>는 원작에서처럼 두 가지 이야기 줄기를 보여줍니다. 하녀라는 낮은 신분의 꽃분이가 영주의 아들을 자식으로 삼으며 인생굴곡을 겪는 것이 하나의 줄기이고 다른 하나는 왕을 도운 숯쟁이 김선달이 엉터리 판관이 되어 부자들에게는 뇌물을 거둬들이고 힘없는 자들을 돌보는 자못 통쾌한 판결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두 줄기는 하나로 합쳐지게 되고 김선달은 운명의 장난에 걸린 꽃분이를 자유롭게 구해내며 이야기가 끝이 나게 되지요. 

연출자가 이야기한 것 처럼 '선(善)조차도 유혹'이라고 규정하는 대사가 많은 것을 이야기 하는 듯 합니다. 사지로 떠나는 남자와의 약혼, 자신과 주변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아이를 돌봄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어려움으로 가득 메우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고난을 스스로 택했다는 것을 통해 누군가가 자신의 인생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신념을 지켜내는 것이 결국에는 옳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이야기 합니다.

 


 공연 시작 전 무대, 무대 가운데에는 여덟 개의 상자가 세워져 있습니다. 곧 이어 여덟명의 배우가 등장하고 극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들은 영주의 하인이기도 했다가, 병사이거나 약혼자이거나 마을 사람이거나 시어머니나 괴팍한 남편 혹은 영주와 영주의 동생이 되어 작은 무대를 종횡무진합니다.
저 상자들은 무대 중앙에 쌓여서 집이 되었다가 판관의자가 되었다가 징검다리가 되거나 짐짝이 되기도 합니다. 모든 배우들이 어우러져 역동적인 춤사위를 벌일 때는 무대를 가득 채우는 부피감을 만들어 이리저리 배우들의 손에 들려 허공을 어지러이 맴돌기도 했습니다.

또 배우들이 입은 옷은 소리로 꾸민 공연을 더욱 빛나게 해주었습니다. 우리 전통의 하늘하늘한 옷감으로 만들어진 검은색 다양한 무대의상은 순간 순간 다른 캐릭터로 변신하는 (주인공조차도 번갈아가면서 맡는)배우들이 따로 또 같이 보이도록 하였고, 중간에 펼쳐지는 군무에서도 딱떨어지는 선으로 움직임을 아름답게 잡아주었습니다.

중간 쉬는 시간까지 더하여 두시간 사십분여를 공연하였는데, 배우들이 흘리는 땀이나 튀기는 침까지 볼 수 있었고, 중간 객석에 난입(?)하여 눈을 맞추며 대사를 펼칠 때의 그 호흡이 좋았습니다.(저 하고도 눈을 마주하며 큰 소리로 대사를 했었습니다. 장군이거나 풍만한 여인네이거나 변호인이었던 구경꾼1역을 맡았던 예쁜 배우였지요.) 그런데, 두 시간 이상 딱딱한 의자에 앉아있으려니 조금 힘이 들기는 했습니다. 후반부에 배우들의 목소리도 조금은 힘든 것 같았구요. 그도 그럴 것이 힘찬 무용에 연기에 생목으로 소리가락을 해야 하니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같이 공연을 보았던 한덕택 선생님께서도 공연이 악극으로서 노래에 중심을 두고 임팩트있게 끌고 나갔다면 소극장공연으로 더 좋았을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마지막 인사입니다. 판결의 동그라미 안에 들어갔던 독특한 모습의 아이 인형을 앉고 있는 꽃분이(꽃분이를 세 명이 돌아가면서 맡지요.) 그리고 약혼자인 섬돌씨입니다. 그리고 화면에는 없지만 김선달 역할을 했던 한명일씨의 연기도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판관으로나서기 전에 극의 전반부에 그는 꽃분이의 못된 남편역을 했었는데 어찌나 미웠는지요.

브레이트는 몰라도 판관 포청천은 유난히 좋아했던 저에게는 이 새로운 시도의 공연이 재미있고 흥미있는 이야기로 다가왔습니다. 이 공연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명쾌한 판결이 후반부에 있어 앞 부분의 이야기가 다소 길었다는 생각은 둘 째로 두고, 동양의 이야기가 서양의 극이 되었다가 다시 우리 마당극의을 빼닮은 공연이 되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중국 원나라 시대에서 19세기 독일로 그리고 백년쯤 흘러 한국으로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이 재미있지 않으신가요?


[공연안내] 대학로 물빛극장 (9.1~10.22), 화~목: 8시, 금: 4,8시, 토: 3,7시, 일: 3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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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가의 인생역정을 보고나서 다시 연극에 대해 읽어보니 여러 가지 느낌이 오네요. 두시간 사십분의 공연이라면 상당히 긴 공연인데요. 두 개의 극을 하나로 합한 느낌이었을까요?^^
    • 네 맞아요. 앞에는 두 남녀의 로맨스가 더 짙었고, 뒤의 이야기에서는 사회를 빗겨 보는 통쾌함이 있었습니다. 두개의 연극을 보았다고 해도 될 것 같아요 ^^
  2. 대학로에서 공연을 본적이 없었지만, 공연 분위기가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3. 브레이트의 작품이군요.
    한때 브레이트와 그의 작품들에 대해 밤을 세우던 기억이 문득 나는군요.
    잘 보고 갑니다.
    • 브레이트를 아시는군요. 저는 사실 몰랐습니다. 원래 연극이나 문학에는 아는 것이 없어서, 이번에 많이 보고 듣고 배우고 왔네요.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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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스 한번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관두면 되지요.'
뭐 이런 뉘앙스의 대사가 있었습니다.

참 도발적인 제목을 한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젊은 남녀의 자못 찌질한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연히 함께 술을 마셨던 두 커플, 그 중 차인 두 남녀가 차버린 두 남녀의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그야말로 극적으로 하룻밤을 맞이하게 된다는 이야기었죠.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제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차이고 홧김에 누군가와 잠자리를 할만큼 대담하지는 않기때문에 싱크로율은 아주 떨어져버렸지만, 저도 예전에 속으로 '저 사람과 손한번 잡아보면 그 느낌으로 이사람이 내사람인가를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거든요.

 젊은 시절, (제가 말하는 젊은 시절이라야봤자 어른흉내내기 시작한 20대 초반이지요.) 사실 공부나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고민하고 동아리나 학생회와 같은 생애 첫 사회생활이 정말 중요하다 마음 먹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연애라는 감정이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철저하게 보류되어 왔던 어떤 자유스러움을 대변한다는 생각을 억누를 수는 없었습니다. 

 연극에 등장하는 젊은 남녀가 딱 그 시절 저를 닮아 있었습니다. 내가 희생하고 건내준 만큼 그에게 많은 것을 얻고 그 사람이 꼭 나만큼 아파야만 화가 풀릴 것 같은 생각에 주인공 여자처럼 말도 안되는 일을 저질러보고 싶어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연극으로까지 보게 되니 단지 저만의 이야기만은 아닌지도 모르겠군요. 

 비겁한 남자주인공이라든지, 엇갈린 남녀 애정 선이라든지 언뜻 잠깐 강도하의 <위대한 캣츠비>를 연상하게도 했던 <극적인 하룻밤>은 얽혀버린 두 쌍의 남녀의 이야기를 버려진 남녀가 감정선을 팽팽하게 맞잡으며 기세좋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갔습니다. 스펙터클 넘치는 볼거리로 중무장한 영화와 달리 연극은 좀 이렇게 사사로운 감정 하나하나가 무대의 배우의 신음으로도 분출되는, 그래서 그 속의 다양한 이야기를 관객 스스로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사실 <극적인 하룻밤>은 그 제목의 '하룻밤'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그 짜릿한 어떤 호기심을 그렇게 충족시켜주지는 못합니다. 사실 두 젊은 남녀의 질펀한 성행위는 무대 한편에서 결혼식 피로연에 썼던 테이블을 다른 한편으로 두 주인공이 어두운 와중에 왁자지껄 옮겨 놓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대사와 신음으로 절묘하게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재치있게 넘어가더라구요. 

남자의 자취방이라는 그 작은 공간에서 내뱉는 솔직한 대사들은 연애상대에게 이것저것 바라게 되어버린 지금의 나를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연극은 적어도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하고 그 사람과 몸을 섞고 그 과정에서 원치 않는 아이가 생겨 갈등을 겪다 끝나버린 풋내기 사랑 이야기만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 연극의 주제는 인연이라는 것이 혼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진실한 교감을 통해 만들어 나가는 것이고, 그것이 추억이 많거나 혼자 키워온 세월이 길다고 해서 고만큼 절절한 사랑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자배우가 쭉뻗은 몸매를 가졌다거나, 극 중 빼놓지 말아야 하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성시경의 노래가 참 좋았다거나, 극 중 빗소리와 비를 맞으며 허공을 응시하던 여배우의 그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이렇게 한켠에 모아두겠습니다.

 사랑을 했거나, 사랑을 하고 있는 연인이라면 이 연극을 보고 소소하게 스스로의 모습을 점검하고 가꾸어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분 당선작이라는데, 희곡은 어떻게 쓰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문득 들게 만들었던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그 조명과 음악과 무대와 그 배우들의 손짓 발짓 철저하게 계산된 동선들까지도... 기승전결 따지지 않아도 충분히 즐거운 연극 한편이었음을 뿌듯해 하면서 잠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쏘 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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