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비로소 강좌 ‘내방의 일러스트’가 손현정 선생님과 함께 시작되었답니다.

 

첫날 수업의 그 설렘이 수업시간 내내 이어지면서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 되었답니다. 사실 누군가 다른 사람 앞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그림을 곧잘 그린다는 그림쟁이들도 부담스러운 일일거에요. 그런데 평소 내 손의 근육들이 어떤 지, 그래서 연필을 어떻게 쥐고 힘을 얼마나 주면서 선을 긋는 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저 곧은 선을 그리는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진땀 빼게 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선생님은 밝고 친절한 말투로 편안하게 그림을 시작하도록 하셨습니다. 어떤 걸 그려볼 지 머리 속에 떠오르는 단어들을 연상하고 그 연상된 단어를 통해 브레인 스토밍을 해 나가면서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보는 것이었죠. 평소 좋아하는 단어와 성격들이 쏟아져 나오고 그 속에서 조금씩 이미지들이 구체화되었죠.

 

그렇게 연결된 단어들을 통해 머리 속에 나만의 캐릭터의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그걸 통해 다양한 모습을 응용해볼 수 있었죠.

 

이 모든 걸 혼자 했냐구요? 물론 혼자 한 것입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그림들을 유심히 보시면서 장점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조근조근 슬쩍슬쩍 말을 붙이셨어요. 컵케익 시리즈를 그리는 학생에게 다양한 컵케익을 그려보게 하고 ‘그 성격들을 그 위의 토핑으로 표현해보는 것은 어떨까.‘ 라든지, ’이 것들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형태를 기본으로 잡고 그걸 토대로 재미있게 변형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등의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죠.

 

일러스트는 순수 미술과 달리 ’흥미로움‘과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더 떠올리게 되잖아요? 그동안 일러스트를 그려오면서 생각했던 다양한 경험을 이렇게 편안하게 부담스럽지 않은 시점에서 툭툭! 던져 주는 것은 참으로 선생님이 믿음직스럽고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이 과정이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인냥 물흐르듯 자연스러웠음에 리듬감이 절로 느껴졌기 때문이지요.

 

나이가 많은 남자분들은 그림을 시작하는 것이 오히려 힘이 드는 수가 있다고 해요. 무언가 시작했다면 좀 더 잘 해보고자 하는 의욕때문인지, 진지하고 심오한 무언가를 그려야 한다는 압박때문인지, 시간이 지나도 이렇다할 그림을 그려내지 못한다고 해요. 물론 그림이라는 것이 어느것이 잘 그린 그림이고 잘 그리지 못한 그림이라고 하는 것이 의미가 있겠냐 싶지만, 그림을 그리는 사람 스스로 즐겁고 행복하지 않다면 좋은 그림이라고 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간에 선생님은 즐겁게 수업을 하게 된 것이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익숙하지는 않지만 거침없이 선을 긋고 무언가를 표현해보고자 하는 것이 보기 좋다고 말이죠.

 

그런데 그런 거침없는 드로잉을 할 수 있었던 건, 오히려 선생님의 편안한 진행과 학생들과의 교감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편안한 문래동 ‘내방’이라는 공간에 모여 앉아 내 꿈과 희망 그리고 내 손의 힘을 알아가면서 그려보는 하나하나의 선들은 목소리뿐만 아니라 스케치북에 놓는 다양한 말이 되었고, 곧 즐거운 수다를 나눌 수 있는 매개였으니까요.

 

다음 시간은 일상의 상상을 그려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답니다.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도 같고 무언가 더 그럴듯한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의욕 앞선 욕심이 들쭉거리기는 하지만, 재미있는 나만의 상상을 고스란히 만들어 본 다는 것이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니랍니다. 앞으로 4주간의 흥미로운 그림들을 모아서 그것들을 소소하게나마 전시를 가져볼텐데요. 어떤 그림들이 탄생하게 될지 무척이나 궁금하고 설렌답니다.

 

조금 더 정제된 그림들이 나온다면 ‘자랑질’을 좀 해보겠습니다. 그게 혹시 못된다면 성실히 수업에 참여한 ‘인증하기’정도는 가능하겠지요?

 

 

[내방의 일러스트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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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tter @birosokr facebook @biroso email : chj03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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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하면 어떤 생각이 나시나요? 그림자는 빛이 직진성을 가지고 있어서 어떤 사물을 만나면 그 뒤에는 도달하지 못해 생기는 것이죠. 그래서 사물의 모양과 닮은 것이 그림자이지만 빛의 각도와 세기에 따라 그 크기가 커졌다 줄어들기도 하고 희미하거나 또렷해지기도 합니다.

 

가끔은 그 그림자가 호수나 낭떠러지가 되어서 퐁당 빠지는 꿈을 꾸기도 했었고, 혹은 그 속에 수많은 색깔들이 뒤섞여 결국은 검은색이 되어 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그림자는 항상 재미있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소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여러 소설이나 영화에서도 소재로 삼았었죠.

 

 

이번 손현정 작가님의 전시에도

그러한 그림자의 독특한 매력을 한껏 끄집어내어 표현한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인사 아트센터 B1 제3특별관

 

 

 

 

 

 

‘사진 촬영용 가면’을 하나 준비해야겠다는 말을 남기신 수줍은 미소의 작가님입니다.

 

 

 

 

 

 

작가님의 작품은 이질적일 것 같은 소재와, 서로다른 질감을 함께 두어 새롭게 의미를 만들어 내는 것 같아요.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들이 이렇게 모이고 나니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 내는 느낌입니다. 갑자기 익숙한 것이 생경해지고 그래서 신선해지는 듯한.

 

 

 

 

 

 

 

 

 

 

메인작품으로 소개되는 그림자 들여다보기_모자 속 이야기는 평범한 꼬마의 길다란 모자 속에 담긴 예쁘장한 생명체에 대한 상상력을 담고 있습니다. 좌우 혹은 상하 대칭의 그림에서 한 쪽은 우리 일상에 있음직한 평범한 이미지가, 다른 한 쪽에는 ‘그림자 색’의 진짜 세계를 그려놓았습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 옳다고 여기는 것, 혹은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이미지들이 중첩되어 있는 것이죠.

 

 

 

 

 

 

 

언뜻 보기에는 깜찍할 것 같은 그림이지만 보면 볼 수록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그림들이었습니다. 강렬한 색상과 추상의 형태의 불규칙한 배열로 무의식적인 감성을 이끌어 내는 훌륭한 작품들도 있지만 이렇게 친근한듯하면서도 깊이를 만들어 낼 줄 아는 그림이 왠지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팜플렛을 들고 수줍은 사진 한 장 더 추가요!

 

 

센스 만점인 서로 다른 모양의 명함도 찍어보았습니다.

 

 

주말도 아니지만, 인사동 앞길은 언제나 활력이 넘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물건을 고르는 사람들 하나하나 조금은 다른 느낌인 곳 같아요. 그 안에서 작지만 크고 밝지만 진지한 손현정 작가님의 그림들을 이렇게 슬쩍쿵 만나고 왔습니다. 인사동도 이렇게 활기 속에서도 정취를 찾아나가는 곳인 만큼 작품들과도 참 어울린다 싶은 전시회였답니다.

 

 

 

다음달에는 비로소 http;//biroso.co.kr 와 함께 손현정작가님의 일러스트 강좌가 열릴거에요. 많은 분들과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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