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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문화축제가 지난 6월 7일~9일에 열렸습니다. 이미 오랜 기간 이어지는 축제다보니 그 내용도 참 알차더군요. 대학로를 중심으로 주변 여러공간에서 공연과 강연 등 청년들과 공감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벌어진 것이죠. 저도 이 축제에 대학생이라도 된 것마냥 설레는 청춘의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었답니다. 바로 문화/연애/친환경/창업/인문 등의 주제로 젊은 청춘과 만나는 작은 강연장에서 말이지요. 저를 강사의 자리에서 저보다 십년쯤 어린 친구들 앞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것은 어쩌면 제게 스스로 좋은 멘토를 만나러 가는 것과 같았습니다. 무언가를 해보고 싶고 그 것을 향해 움직이는 행동력은 지녔으되 귀열고 손바닥을 펴고 무언가 주변에 열린 마음을 가져본 지가 도대체 얼마전인가 싶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그 자리에서 그러한 이들 몇 명이라도 만난다면 새로운 변화 앞에 선 제게도 큰 힘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저는 문화를 주제로 한 섹션의 강의를 맡았습니다. 제가 작은 문화기획을 하는 사람이라고 떠들고 다니기도 했거니와 관련 강의를 고민하고 작게나마 진행해본 적이 있어서 그 내용을 주제로 잡았어요. 문화기획과 공간브랜딩 회사인 비로소의 소장으로서 한편으로는 문화와 공간에 관심을 두고 기획과 브랜딩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이번 기회는 제게도 의미가 컸답니다. 바로 이러한 생각을 정리하고 그것을 잘 정리해서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볼 수 있는가하는 과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제목은 바로 '문화기획은 생산적 놀이다'라고 지어봤습니다. 

문화기획은 생산적 놀이다.

 

 읽은 지 좀 오래되었지만 <호모루덴스>와 <놀이와 인간>을 들여다보면 사람들은 참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동물이 아닌가 싶어요. 섬세한 도구를 만들어 낼 정도로 지적능력이 발달했음에도 단지 자기가 그걸 '원한다'는 이유로 산을 오르고 내리고 먼 길을 한번에 달려나가거나 멀쩡한 물건을 부수고 다시 만들어 보기도 하는게 인간입니다. 그런데 이런 엉뚱한 일들을 또 모둔 이들이 다 하는 것이 신기하죠. '나는 정상인데 저 사람은 이상해!' 하는 지점이 꼭 하나씩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재미있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같은 제멋대로의 삶들이 뭉쳐 그 속에 새로운 조화를 만들어 내고 새로운 가능성이 뿅하고 솓아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이것들은 전혀 쓸데 없는 것이 아니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놀이는 노동과는 사뭇 다를 것도 없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남들 눈에는 사서 고생하는 것들이 바로 놀이이니까요.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감내해나가면서 때론 오랜 시간을 들여서 실패를 거듭하면서 어떤 희열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놀이가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얻기 위해 몇시간이고 얼마고 계속해서 도전하게 만드는것. 

 

저는 이 강연에서 대학생 친구들에게 제 대학생활과 지금까지 이런 문화기획자가 되기 위해 어떤 시도들을 하고 어떤 생각을 했는가하는 이야기 외에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 소설에 등장하는 잔꾀 넘치는 소년의 한 에피소드였습니다. 

 

'주인공이 담벼락에 하얀색 페인트칠을 하고 있는데 한참 놀던 친구들이 와서 그 주이공을 놀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주인공은 아랑곳하지 않고 마치 그 '노동'이 '놀이'인냥 즐겁게 페인트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잠시 시간이 흐르자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자기가 담벼락에 페인트칠을 하겠다고 지원하게 되었고 주인공은 땀한방울 흘리지 않고 담벼락을 말끔하게 칠할 수 있었다.'

 

허클베리 핀인지 톰소여의 모험인지 항상 헷갈리게 하는 이 에피소드는 놀이와 노동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문회기획이 놀이가 된다는 것은 흥미롭고 즐거운 것이면서도 노동과는 별반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획자의 입장에서는 노동일 가능성이 많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저는 흥미와 창의 혹은 즐거움에 몰입이라는 요소들을 가져가면서도 생산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내가 즐겁고 내가 하고 싶으면 혼자 하면 되는 것이지만, 그것을 기꺼이 나눌 수 있는 것을 만들어 나가는 기획자라면 그것이 충분히 가치로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놀이는 다분히 노동에 비해 소비적입니다. 무언가 대가를 바라지 않고 그저 시간이든 비용이든 들여가면서 그 속에서 주관적인 '재미'와 '성취'를 느끼면 그만인것이죠. 하지만 문화기획은 놀이를 만들어 내는 하나의 놀이이되 그것은 함께만들어 나가는 사람들과 그것을 경험하는 이들에게도 충분히 놀이가 되어 하나의 기획으로 의미가 될 수 있는 생산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감이나 소통이라는 단어는 기꺼이 즐기고 함께 자랑할만한 그래서 얼마든지 시간과 비용을 내어 줄 수 있는 그러한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마 크건 작건 문화라는 큰 틀 속에서 재미와 감동 혹은 슬픔과 흥겨움을 이끌어 내는 기획을 하기 위해서는 그 또한 하나의 생산적 놀이가 되어야 한다는 건 통할 듯합니다.

 

그동안 우리 삶에서 의미있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고 그것 속에서 패턴을 끄집어 내어 우리의 것을 체화시켜 보는 크고 작은 문화행사들을 지켜보면서 느낀 경험을 함께 한 대학생 친구들도 어느정도 가져가주기를 바랍니다.

 

눈을 반짝이며 관련 일을 위한 공부를 하고 있고 도전을 준비하는 이들의  질문 하나하나에 힘을 얻고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겠다 다짐하게 된 두시간이었습니다.

 


WRITTEN BY
fee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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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대학로의 한 축제에서 문화관련 멘토로 초청되어 하게 될 강연의 제목입니다.

문화기획을 하게되면서 그동안 경험한 것과 관심있게 지켜본 것들에 대한 경험 공유차원의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오랜 기간 일을 해 온 것도 아니고 보다 많은 경험을 하신 분들이 아주 많이 계시겠지만, 하고자 하는 바를 직접 실천해본 사람으로서 힘들었던 부분이나 좋았던 부분을 이야기 하면서 스스로에게도 나름의 포부를 밝혀보거나 그간의 경험을 정리해볼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문화공간을 운영하면서 안팍을 넘나들며 고민하고 신경쓰고 앞서거나 한발 물러서서 보아야 하는 것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이런저런 모임을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아쉬운 점도 많이 있었구요.

공간은 물리적이면서도 추상적인 것이어서 공간이 장소가 되게 하기 위해 오랜 노력과 고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닳았습니다. 마음이 통해서 사람이 들끓고 사람이 좋아야 물건이든 강좌든 팔리더군요.

모임은 공간의 성격에 따라 그 컨셉을 새롭게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생겨난 좋은 공간들에 치환하여 새로운 모임으로 변신시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상상중의 일부에요.

 

비로소라는 회사를 만들고 그 안에서 실험적인 것들을 해 오면서 지켜본 플랫폼과 소셜미디어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이러한 경험을 살려 새로운 것을 만들고 경험을 더 증폭시킬 수 있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로 한발 나서는 데 두려움보다 두근거림이 있음을 함께 자리할 대학생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 같은 공간이라도 컨셉과 머무는 이들의 성격에 따라 전혀 다른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대학생 전시 '내;일'전

 

 

단국대 상영회 및 벼룩시장

 

한 포럼의 연말 파티

 

예술워크샵

 

떨리는 프로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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