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인터뷰, 아멜리 노통브가 웹툰을 그린다면

 

 리타는 웹툰에 기시감이 있으면 기억을 되살려 보기를 좋아합니다. 루드비코의 웹툰<인터뷰>에서 아멜리노통브의 소설<살인자의 건강법>을 찾았습니다. 괴팍한 성격을 가진 유명작가와의 인터뷰라는 것도 그렇고 작가와 신출내기 인터뷰어의 심리전도 그렇고 절정에 다다랐을 때의 갈등마저도 쏙빼닮았습니다.

 

 

 

 하지만, 루드비코의 웹툰이 노통브의 소설을 베껴썼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현재시점의 나레이션이 그러할 뿐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나 우리가 재미를 느끼게 하는 지점이 분명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재미는 바로 허구와 실제 이야기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조합에서 만들어진다고 보았는데, 그래서 웹툰 속에 등장하는 작가의 책인 <헝가리 사진사>, <작은 마을의 요괴 이야기>, <양목장의 살인자>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주황색스카프>라는 소설의 성공으로 인터뷰를 찾는 어떤 남자와 슬럼프에 빠진 괴팍한 작가가 나누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우리 삶 속에 숨어있는 여러가지 감정들을 마주합니다. 루드비코 작가의 이야기처럼 굳이 이야기 톱니를 맞추어가며 깔끔하게 끝내지 않고 결말을 열어둔 것이, 이런 연속적인 이야기의 굴레들이 엉키고 설켜서 운명을 만들어 낸다는 주제를 한결 돋보이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헝가리 사진사>의 일부

 

 

 

<작은 마을의 요괴 이야기>일부

 

 

 

<양목장의 살인자> 일부

 

 완결된 작품이라 부분 유료로 묶여 있어 흥쾌히 결재를 하고 보았는데, 이렇게 옴니버스로 감질나게 묶어두니 결재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첫 에피소드인 <헝가리 사진사>는 그림체가 삽화와 닮아서인지 더더욱 더글러스 캐네디의 <빅픽처>를 떠올렸습니다. 4회에서 긴장감 넘치던 장면, 11회의 소위 '음성지원'되던 총격적은 이 웹툰의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자들은 예의 추리소설이나 이런 서스펜스물에 길들여져 있기에 이야기 속 어떤 단서나 꼬투리를 잡도록 하고 그 허점을 통해 반박을 가하도록 만듭니다.  분명 그 논란은 댓글에서 정리가 되는 편이었는데, 이 부분은 흥미롭습니다. 바로 이 댓글들이 웹툰을 계속 보도록 하는 추진체가 되는 것은 독자들이 집고 넘어갈 부분을 어필하는 것이고 그것이 해소될것이라는 예고가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꽤 크게 보이는 웹툰의 허점이 사실은 허점이 아닐 것이라는 선각자의 설명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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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인터뷰 #인터뷰 #루드비코 #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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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를 찾아줘, 내 마음대로 하도록

 

 

목이 마르면 나뭇잎을 띄우고 길이 바쁘면 돌아가라 했던가. 리타는 길고 긴 논문을 뒤로한 채 한편의 영화를 봅니다. 제목은 '나를 찾아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더라도 그냥 저냥 리타 생각을  짧게 적어보려고 해요. 영어 제목은 'Gone girl' 입니다. 지금 이시대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지점이 많은 영화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다른 이들의 눈을 의식하고 사는지, 그들의 눈을 얼마나 쉽게 속일 수 있는 지를 말이죠.

 

 

 

 

에이미는 명문대 출신에 도도한 뉴욕 여자입니다. '어매이징 에이미'시리즈로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작가로 나오지만 남편 닉은 이렇다할 작품활동 없이 백수로 고향마을에서 한심하고 게으르게 살아갑니다. 에이미의 독백으로 시작되고 그녀의 일기로 그간의 행적을 돌이키면서 그들의 사랑과 권태를 가슴 아프게 바라보게 됩니다.

 

 

마침내 사라진 아내, 그것도 그들의 결혼 기념일에 곳곳에 의문을 남겨둔채 사라진 여자에 대해 경찰과 언론은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건의 흐름은 철저하게 기획된 것임이 밝혀지게 됩니다. 독백처럼 흘러나오던 일기장도 초반의 달달한 장면이 뒤이어 등장하는 의혹을 사실처럼 느끼도록 만들어 내는 이 심리전은 보는 내내 가슴이 조려오게 했어요.

 

이 영화가 나올 때쯤 사람들은 김민희가 나왔던 '화차'와 비교하기도 하였는데요. 리타는 오히려 '빅픽처'가 떠올랐습니다. 하나의 인생으로 살아가는 여자와 남자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자기 삶을 유지시키는가의 방식이 흥미롭게 대비되거든요. 그래서 '나를 찾아줘'의 리뷰는 이들의 비교를 통해 간단히 해보고자 합니다.

 

빅픽처는 원래 더글러스 캐네디의 소설로 먼저 읽었습니다. 후에 프랑스에서 영화로 만들어져 최근에 보게 되었는데요. 그 결말은 다소 달라졌지만 영화로서 '빅픽처'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미국의 대륙을 떠도는 것이 아니라 유럽의 국경을 넘나들며 벌어지는 사건들이 새롭게 다가왔기 때문이죠.

 

어쨌거나 '빅픽처'의 폴은 '나를 찾아줘'의 에이미와 닮은 듯 상반된 지점에서 영화를 이끌어 나갑니다. 폴은 사진가가 꿈이지만 작가를 꿈꾸는 아내와 가족을 위해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갑니다. 여기까지는 '나를 찾아줘'의 에이미 남편인 닉과 이어지는 것 같지만, 집을 떠나 자신을 위장하는 것에서부터 이 영화의 스릴러는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지점이 이 두 역할의 행보가 비교대상이 되도록 하는 것이죠.

 

에이미는 석연치 않은 단서를 남기고 몸을 숨겨 언론이 남편인 닉을 의심하게 만듭니다. 폴은 아무런 단서도 남기지 않고 자신을 스스로 죽임으로서 남편을 벌하려 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는 위기가 찾아오게 됩니다. 폴의 신분이 들통이 날 위기, 에이미가 궁지로 몰아넣었던 남편의 기사회생과 죽음의 공포로 노출된 자신의 모습. 이것들이 어떤 것이든 세상에 마음대로 되는 것은 없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 같습니다. 

 

바라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도 이들의 처지라면 과연 어땠을까. 저런 순간에서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것은 영화나 소설이 우리에게 이런 큰 시련을 경험하지 않고도 반성하게 하는 할인티켓 같은 것입니다. 

 

배우자의 분륜으로 이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을 감당하지 못해 자신을 숨기고 떠나게 되는 것으로 시작한 두 사람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스스로를 몰아갑니다. 한사람은 영영 자기 자신와 가족으로 돌아오지 못하였지만 도덕과 자신의 재능을 찾았고, 다른 한 사람은 내면의 파멸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가장 드라마틱한 귀환의 서슬퍼런 복수로 쇼윈도 행복을 완성시키는데 성공합니다. 치정과 살인이라는 어두운 범죄, 은폐, 글과 사진이라는 예술 그리고 이름을 잃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방식 등이 이 두 영화를 비교하게 만드는 지점이 아니었나 합니다. 물론 남자는 끝까지 동정의 대상이 되었고 여자는 마침내 꿈에라도 나올까 두려운 비릿한 인상을 남겼다는 극명한 차이는 있습니다만.

 

영화 마지막 에이미의 이 표정을 보게 되면 속에서 부글부글 치를 떨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실겁니다. 이렇게 영화 내내 긴장의 공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쉴새 없이 사람들을 궁금하게 만드는 영화도 아마 드물거에요. 또 두고 두고 욕해줄 캐릭터가 있다는 건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연민정이 더 배워야 한다고까지 댓글이 달렸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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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줘 (2014)

Gone Girl 
7.5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벤 애플렉, 로자먼드 파이크, 닐 패트릭 해리스, 미시 파일, 킴 디킨스
정보
스릴러 | 미국 | 149 분 | 2014-10-23

 


빅픽처 (2013)

The Big Picture 
8
감독
에릭 라티고
출연
로맹 뒤리스, 마리나 포이스, 까뜨린느 드뇌브, 닐스 아르스트럽, 브랑카 카틱
정보
드라마 | 프랑스 | 115 분 | 201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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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사진가가 되겠다는 꿈을 유보한 채 겉으로는 성공한 변호사로 평탄한 삶을 살아가던 한 남자의 극도로 뒤틀려버린 인생을 이야기 합니다. 꽤 두툼한 이 소설은 미스터리 물로써 읽는 내내 긴장감이 잔뜩 생겨나다가도 예술이든 이성이든 자기 앞의 대상을 향해 이토록 돌직구를 날리는 진지하고 솔직한 남자의 모습에 절로 매력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끔찍한 살인을 일으키고 철저하게 은폐한 그라 할지라도 부디 새롭게 살고 있는 인생에서 과거가 들통나버리지 않기를 바라게 됩니다. 

 

 

왜 제목이 '빅픽처'일까?

 

케네디 더글라스는 어쩔수 없이 타인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주인공의 삶을 사진가라는 직업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강조해 냅니다.

 

종군기자의 삶을 보여준 영화 '뱅뱅클럽'에서도 느낀 바 있지만, 아무리 위험 천만한 상황 안에서도 일단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들여다 보면 찍고자 하는 그 대상은 하나의 프레임 작가의 철학과 의미를 담아 만들어 내는 캔버스 재료가 될 뿐입니다. 그래서 작가 더글러스 케네디도 사진가들은 사진기의 렌즈 뒤에 완전히 숨어있어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했지요. 이것은 마치 게리가 된 벤이 완전히 숨어지낼 수 있다는 희망을 표현한 것이면서, 독자들이 그를 파파라치가 되어 몰래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합니다.

 

 

 

과연 좋은 사진과 나쁜 사진은 무엇이며, 그것은 정말 고급 카메라 장비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인지. 그보다 좋은 사진이라는 것은 어떻게 판별되는 것일까요. 누군가 보기에는 꽤나 멋진 사진일지라도 다른 이들의 눈에는 같은 사진이 그다지 색다를 것 없이 잔뜩 힘만 들인 사진이 되기도 하니까요.

 

어쩌면 사람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꿈을 이루어야만 될 수 있는 것이 또다른 누구에게는 세속적인 굴레로밖에 느껴지지 않을때가 있으니까요. 벤도 꽤나 유복한 집안에서 좋은 스펙으로 좋은 직장에서 변호사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사진가가 되고자 했던 꿈을 값비싼 장비들로 도배를 한 작업실에 몰두하여 자기 위안을 삼죠. 그리고 그런 그를 못마땅하게 느끼며 똑같은 이유로 괴로워하는 아내 베스때문에 더욱 위축되어있었죠.

 

꿈과 현실이 딱 맞아떨어지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그런데 현실이 꿈보다 어느시각으로든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꿈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오히려 쉽습니다. 지금이 꿈을 위한 발판으로 또 그를 이룬 후 보상받을 거라는 위안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일테니까요.

 

하지만, 어느편으로 보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꽤 성공을 거두었다고 보인다면 자신의 꿈을 위해 지금을 모두 버리고 그쪽으로 내달리기만은 할 수 없습니다. 꿈과 재능은 항상 맞아떨어지지 않을뿐더러 지금의 위치를 저버리기에는 인생은 너무 짧으며 주변 관계도 너무 걸리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관이나 권위를 버리고 자신의 꿈을 향해 씩씩하고 담담하게 걸어나가는 사람들은 멋지다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만큼의 부담을 안고서라도 그 꿈을 이루고자 더 노력할 수 밖에 없을테구요.

 

게리가 된 벤은 이렇게 자발적으로 그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선뜻 움직인 것은 아니지만, 극적으로 흘러가는 그의 천재적 재능의 발현은 독자로 하여금 문장으로만 주어진 글 속에서 그의 환상적인 인물사진을 꺼내보도록 합니다.

 

 

 

과연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왜 그것을 좋아하는가,

그리고 그것은 과연 내게 무엇인가.

결국 나는 무엇인가.

 

 

이렇게 극단적인 계기를 통해 다른 누군가가 된다는 것, 그토록 꿈꿔왔던 직업을 가지고 그 직업에서도 인정을 받아내는 것이 하룻저녁 꿈밖에 되지 못했다는 허무함은 현실에 더 만족하라는 다독임같기도 하고 극도로 외롭고 절망적인 한 남자의 고뇌를 대신 씁쓸하게 음미하도록 합니다. 그래서 사진과 관련한 산업과 관련한 전문적인 이야기나 법륙적인 문제 그리고 미국 사회에서 신분과 통신과 신용에 대한 위조에 대한 다양한 호기심을 풀어나가면서도 철학적 고민을 스스로 던져보게 되었답니다. 왜 사람은 이렇게 극도로 삶에 비껴난 순간에 삶의 본질에 더욱 가깝게 되는 것인지. 일상의 작은 하나하나의 경험과 추억이 모여 일생이 된다는 독백은 제 가슴을 아프게 했답니다.

 

'제가 전에는 그토록 하찮게 생각했던 삶을 제발 되돌려 주십시오. 아무런 기쁨없이 멍했던 통근 길, 한심한 의뢰인들을 바라보며 보낸 지긋지긋한 근무시간, 집안문제, 부부문제, 불면의 밤, 내 아이들을 제발 다 돌려주세요. 더이상 다른 삶을 바라지 않겠습니다.' p159

 

'문명과 야만 사이의 가느다란 선을 넘어가면 혹시 그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있을까? 그 선을 정말 쉽게 넘어갈 수 있다는 걸, 10억분의 1초에도 넘어갈 수 있다는 걸,그저 손만 내밀면 그만이라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선을 겁낸다.' p222

 

'이제 내 과거는 말끔히 지워졌다. 나는 벤 브래드포드가 아니고,  책임도 없고, 의무도 없고, 인간관계도 없다. 이제 내게 주어진 굳건한 삶은 없었다. 나는 그저 진공상태와 같은 처지였다.

 질문, '지붕을 깨끗이 치웠을 때, 얻느 ㄴ것은?' 답, '텅빈 지붕', 다른 답. '자유'' p271

 

 

결국 거미줄처럼 얽히고 섥힌 고속도로를 헤메다가도 그 모든 치부를 덮어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안기는 새벽녙의 그 피곤한 귀가에서 주인공처럼 현실의 사소한 책임들과 불합리한 일처리에 몸과 마음이 지친 나를 쉬게 해주고 싶어졌습니다.

 

사람들은 가끔 이런 말을 합니다. 인생에 큰 그림을 그리고 그에 맞도록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나가라고.

 

그 인생의 큰 그림은 시시각각 변하게 되는 인생의 조각들이 붙여져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 말은 엉터리일런지도 모릅니다. 사실은 정 반대이기 때문이지요.

 

벤이 맞이하게 된 사진가로 살아가는 인생. 그리고 그의 삶의 조각조각이 모여 만들어지는 큰 그림은 과연 비극으로 시작되기는 했지만 아름답고 감동스러우면서도 행복한 기운이 스며있기를 바라며 책을 덮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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