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빵집, 옵스 해운대점에 들렀습니다.

 

뭐랄까. 우리나라사람들만 그러는 것인지는 몰라도, 여행을 가면 꼭 맛집은 기본으로 들러줘야 할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리타가 사는 동네에서 많이 떨어지지 않은 동네 백화점에 떡하니 입점하고 있는 빵집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냥 한번 찾아보게 되더군요. 바로 부산 빵집 옵스입니다.

 

부산을 들르기 전 전주에서 1박을 하였는데, 그곳 빵집인 풍년제과는 초코파이가 유명하죠. 저녁을 배불리 먹어서 그랬는지, 왠지 다른 주전부리가 먹고싶어서였는지 이상하게 풍년제과는 들어서고 싶다는 생각을 안했네요. 거기도 들렀다면은 대전 성심당, 군산 이성당에 이어 부산 옵스에 전주 풍년제과까지 나름 전국 유명 빵집을 둘러보게 되는 셈이었는데 말입니다.

 

해운대의 여름 성수기 직전의 바다를 만나고 거리의 유쾌한 공연자들을 구경하면서 마음이 확 트이면서 많이 너그러워졌는지 표정이나 걸음걸이나 씀씀이까지도 느슨해지는 기분이 들었더랬죠. 그래서 저녁은 근사하게 먹기로 했지만, 그래도 한두개쯤 간식으로 빵을 맛볼 생각에 옵스를 검색했더니 해운대 근처에 지점이 있더라구요. 걸어서 몇분 걸리지 않은 곳에 찾아가니 사람들이 적당히 많았습니다. 이성당이나 성심당처럼 줄을 길게 서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통행이 원활하지 않을만큼, 계산대는 역시나 길이 길었습니다.

 

 

 

매장이 아주 큰 편은 아니지만 계산하고 안쪽에 빵을 먹을 수 있는 카페 공간이 있습니다. 우리도 거기서 빵을 한개씩 맛보았죠. 다른 빵집과 달리 선물용 패키지가 많았습니다. 5월이 가족행사가 많아서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발효곡물빵부터 달달한 롤케익까지 종류가 다양합니다. 한끼 식사로도 손색 없을 것 같은 요리같은 빵들도 많았는데요. 피자빵, 소세지빵, 고로케같은 종류의 빵들도 많았습니다. 옵스가 슈크림도 유명하다고 해서 우리도 슈크림이 들어간 빵을 고르기도 했어요.

 

 

지금 사진을 보니 초코파이나 마카롱, 롤케익같은 것들도 좀 눈여겨 보고 사올껄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만간 평촌 롯데에 가야겠네요.

 

 

롤케익, 파운드케익, 마들렌, 브라우니 종류도 소포장으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케익들도 먹음직스러웠어요. 치즈케익이 특히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다음날 아침으로 먹을 빵과 저녁 지인에게 줄 조각케익을 내려다보니 뿌듯했습니다. 자리를 잡고 아직 따뜻한 슈크림빵과 고로케, 명란 바게뜨를 먹었어요. 슈크림빵은 정말 맛있었어요. 빵도 따끈하고 식감이 좋았는데 안의 슈크림이 향긋하게 샤르르 녹는 맛이 기분좋았습니다.

 

 

 

 

사진을 너무 가깝게 찍어서 크게 나오기는 했는데 사실 사실 가지정도의 크기에요. 명란의 작은 알갱이들이 보이나요? 짭조롬하고 바삭한 것이 자꾸 당기는 그런 마성의 매력을 가진 빵이었어요.

 

 

 

이런 빵은 스프와 먹어줘야 할 것 같은데... 저는 맨입에 먹고 절반은 다음날 아메리카노와 먹었습니다. 바게뜨의 식감에 짭조롬하고 톡톡터지는 명란젓갈의 맛이 독특했습니다.

 

참치를 얹어놓은 패스트리가 있었는데 이 빵은 따끈할 때 먹어야할 것 같아요. 조금 느끼하더라구요. 또 푸딩이 얹힌 빵은 괜찮았습니다. 에그타르트와 크로와상이 접목된 느낌이 들었어요. 우유가 절실했다는...

 

옵스 건너편에는 재래시장이 있는데 그곳을 가로지르며 먹거리들을 구경하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였습니다. 곰장어집 맛집이 두어 개 있었는데 때마침 저녁시간이라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더라구요. 우리는 씨앗호떡, 돼지국밥, 곰장어, 회 이런거 눈길도 안주고 그날 저녁 배두둑하게 고기를 구워먹었더랬죠. 그래서 부산의 먹거리는 요 옵스 빵들이 전부라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그 기억도 꽤 괜찮은 것으로 남아 다행이구요.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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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가족여행 1박2일 알차게 보내는 법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수도권으로 이사를 온 이후로 부산은 좀처럼 내려가기 어려웠다. 친척하나 없는 그곳에 어린 내가 혼자 내려갈 일이 만무하거니와 다 커서는 가까운 서해나 동해로 잠깐씩의 여행을 다녔기 때문이다. 그러다 KTX가 다니기 시작하고 운전을 하게 되니 우리나라가 갑자기 확 쪼그라들기라도 한 것마냥 부산이 만만하게 느껴지게 되었다. 

 

해운대의 추억이 있어서 그런지 그런 추억을 방해하는 인파가 몰리는 한 여름 해운대는 싫다. 파도소리나 갈매기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공중목욕탕이 된 물에 발가락을 담그기조차 싫다. 나중에는 사람구경하러 한번쯤 가볼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사람이 적은 겨울바다가 좋고 하늘한번, 바다한번, 저기 수평선 한번 보다가 파도소리 철썩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바다 특유의 짠내를 맡고 내 오장육부에 담아오고 싶을뿐이다.  

 

그런 부산에 이번 연휴를 빌어 다녀오게 되었다. 전주를 찍고 내려갔다 올라오는 빡빡한 2박 3일의 가족여행이었는데, 부산에서의 1박 2일이 그동안의 부산을 떠올리면 그려지던 여행과는 조금 달라 나름 좋았다. 남편에게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부산은 계획된 신도시가 아닌 관계로 길이 신묘하게 생겨서 토박이 택시 기사 아저씨들도 혀를 내두르는 도로사정을 뽐낸다. 그래서 고작 11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가는데만도 40-50분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성질을 붙들어매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운전하는 남편은 신경이 곤두섰지만, 신기하게 생긴 길을 따라 얼굴이 바뀌는 길을 요리조리 다니는 맛은 또 색다르다고 할 수 있었다.

 

대개 부산하면 떠올리는 곳이 해운대나 자갈치 시장이라 바닷가를 먼저 가게 마련이지만, 이번 우리 가족은 과감하게 부산 북쪽에 숙소를 잡았다. 부산에 온천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다. 나조차 생소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노곤하게 온천을 즐겨보고싶었다. 모처럼의 황금연휴에 전주에서 숙소대란을 겪고 임실까지 내려가서 1박을 하고 내려온 후라 더 휴식이 절실했는지도 모른다.(전주여행에 임실로의 나들이를 곁들이는 것은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숙소는 농심호텔로 잡고 연계된 허심청에서 온천을 즐기는 것으로 하였다. 허심청이 웹툰 <목욕의 신>의 테마가 된 공간이라는 사실이 더 호기심이 동하였던 것도 있고, 일본 오다이바에서 온천을 즐겼던 것도 떠오르면서 비교를 해보고 싶기도 했다. 점심을 먹고 3시에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고 방에서 좀 쉬다가 부산바다를 보러 해운대로 향했다. 숙소에서 해운대까지는 차로 넉넉히 한시간을 잡아야 했다. 초행길이라 이리저리 길을 놓치거나 신호에 걸리거나 하는 것들을 감안해서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마침 부처님 오신날이라 올때 삼광사에 들러 연등회를 보기로 하였는데, 생각보다 일정이 늦어지고 차가 몰리는 바람에 멀찍이서 연등이 켜진 압도적인 모습을 보고 바로 차를 돌려야만 했다.

 

 

 

해운대에 오후늦게 찾았지만 햇살은 밝았고 물은 파랗고 하늘도 좋았다. 간만에 장만한 썬글라스를 요긴하게 써보고 이리저리 사진도 찍고 마술버스킹을 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여로운 저녁시간을 보냈다. 익살스런 모습에 절로 웃음도 나고 위험해보이기도 하고 신기한 동작을 할 때는 탄성이 절로 나오기도 했다. 이렇게 사람들이 몰릴 때 명소를 찾는 것도 이런 묘미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운대 바로 안쪽에 있는 시장에는 곰장어를 파는 유명한 가게들이 있어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있었는데, 좀 더 안쪽에 유명한 빵집인 옵스에서 명란바게뜨, 슈크림빵 등을 샀다. 곰장어나 회로 저녁을 먹지 않고 고기를 먹기로 해서 바다로 올 때 봐두었던 고기집에 가려고 했지만 찾을 수 없어 포기했다. 삼광사로 가는 길 중간에 근처 고기집을 검색해서 찾아 들어간 곳이 다행히 마음에 들었다. 옛날 가든처럼 생긴 가게였는데 저녁시간을 조금 넘긴 시간이라 우리가 갔을 때는 한테이블이 있었는데 그 팀도 금새 계산을 하고 나갔다. 그래서 우리 가족만 안쪽 자리에서 고기를 먹었는데 노란등 아래 노란 장판 등이 어우러저 여행객들의 마음을 좀 더 들뜨게 만들었다. 이미 입장하면서 1인용 화단을 지나올 때부터 뭔가 새로운 세상에 들어온 느낌이 들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3인분이상 시켜야 한다고 해서 일단 삼겹살 3인분을 시켰는데(1인분에 150그람) 맛있어서 나중에 목살을 2인분을 더 시켰다. 결과적으로 과식을 했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저녁이었다는 의견에 우리 두사람은 합의했다. 나중에 부산에서 고기를 먹게 된다면 다시 오고 싶을 정도였다. 그때는 갈비를 먹어야지.

 

삼광사를 삐죽이 훑어 돌아오고는 신촌에서 알고지낸 동생이 하는 작은 바에 들렀다. 아기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사람이 많으면 바로 돌아와야 할 것 같았지만 그래도 약속을 했으니, 우리가 온천에 갈 수 있게 고급정보를 주었으니, 신부에게 전해줄 조각케익도 사두었으니 부러 찾았다. 페이스북에서 가게 준비부터 오픈과정을 봐와서 그런지 처음 갔는데도 익숙하고 편안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딱 한발짝 안쪽으로 넣었다가 뺀 것 같다. 부산대 앞 시장의 작은 점포를 빌어 만든 바인데 그날 따라 손님이 만석이라 우리는 빠꼼 인사만 하고 돌아서려니 동생도 아쉬워 하고 나도 어색하고 그랬다. 남편이 가장 꿔다놓은 보리자루같았겠지만. 잠깐이지만 아기 인사시켜주고 결혼 축하한다는 이야기 해주고 가게 멋지다고 말하고 가게 사진 몇방찍고 잘 있으라고 하고 왔는데 다음날이라도 차한잔 마시고 가라고 문자가 와서 마음이 미안하면서도 따뜻했다. 신촌에서 그 발랄하던 청년이 이제 곧 아이의 아빠가 된다니. 우리 엄마 아빠처럼 부산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게 될지 궁금해졌다.

 

 

 

 

 

 

열두시가 다되어 숙소에 돌아와서 아기를 씻기고 잠이 들었다. 깨끗하고 조용한 게 마음에 들었다. 객실에서도 온천수가 나온다고 했지만 체크인할때 목욕탕 이용권을 준 것을 다음날 새벽에 쓰기로 했다. 못일어 나면 어쩔 수 없고.. 하면서 잠들었지만 여행이라 그런지 새벽 6시도 되지 않아 눈이 떠졌고 대충 챙겨입고 2층으로 연결된 연결로를 따라 옆 건물 목욕탕을 향했다. 아무도 아는 사람 없어서 그런지 더 자유롭게 벌거벗고 목욕탕으로 성큼 들어갈 수 있었다.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이미 자리를 잡고 목욕을 하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한국 목욕탕에 들르니 감회도 새롭고 신기하고 물이 얼마나 좋을까 싶어서 두리번 거렸다. 워터파크도 아닌데 돔형의 천창이 있어서 화사한 분위기에서 목욕을 할 수 있어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씻고 탕으로 들어가서 노곤하게 온천을 즐기니 피로도 씻기고 피부도 좋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괜히 들었다. 객실에서는 아기와 남편이 좀 더 넓어진 침대에서 곤히 자고 있겠지.

 

목욕을 돌아와서 남편과 바톤터치를 하고 노곤해진 몸을 뉘어 다시 잠을 조금 잔 후에 다시 돌아온 남편과 어제 사둔 빵에 객실에 마련된 캡슐 커피를 내려 아침을 먹으면서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눈에 담았다. 아기가 있어 숙소를 좀 더 신경쓰게 되었다는 사실과 전날 묵었던 임실의 펜션과 다른 호텔에서의 휴식이 나름 뿌듯했는지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여행이라는 것이 일상을 잠시 걷어 새롭고 낯설음에 나를 놓아두는 것이라면, 이번 부산여행은 참 신선하고 낯설지만 편안했다는 생각이 든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면서 해운대 고층 빌딩 뒤로 숨어 해변이 그늘안에 있는 모습도 내 어릴적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고, 혹시 우리만을 위한 마법으로 짜잔하고 나타난 건 아닐까 싶은 고즈넉하고 맛있는 고기집이며 부산의 야경의 끝판왕을 보여준 삼광사의 압도적인 연등회의 모습과 피로를 찾아 쏙쏙 뽑아낸 온천의 뜨끈한 느낌을 좀 오래 기억하고 싶다. 그래서 이렇게 장황하게 글을 남기는 바이다.

 

혹시 부산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바다는 압축적으로 즐기되 바다 안 쪽의 부산을 만나보기를 권하고 싶다. 맛집이라고 소개되지 않는 구석의 고기집에 현지인들의 메뉴로 저녁을 먹어보기도 하고 GPS가 먹통이 되는 길에 미아가 되어도 신경질을 내지 않는 여유를 배우고 오길 바란다.

 

역시 부산은 다녀오길 잘한 것 같다. 미안하지만 전주는 에피타이저신세가 되었지만.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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