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자의 단어장

[밈] 문화유전자

 

[문화기획자의 단어장: 003. 밈]

 

탁월하고 보편적인 모방능력

 

 밈(Meme)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1976)에서 문화의 진화를 설명할 때 처음 등장하였습니다. 밈이라는 단어는 인간의 생물적 특성을 담고 있는 유전자인 진(Gene)과 모방의 미메시스(Mimesis) 혹은 흉내내기의 미미크리(Mimicry)의 M과 조합한 것 같습니다.

 

 문화기획자에게 밈은 중요합니다. 밈은 말이나 노랫말, 형식체계나 스타일 등으로 끊임없이 전달되는 생명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화적 모방 단위라고 말할 수 있는 밈은 각 학문, 장르에 따라 고도화되어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언어체계도 밈이라고 할 수 있지만 베토벤의 <운명>에서 '따다다단'하는 짧은 소절 조차도 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유명 개그맨의 유행어도 밈이 될 수 있고 겉모습을 바꾸고 끊임없이 되풀이되어 살아나는 신화도 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화는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낸 형식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그 속에서 끊임없이 전달되고 공유하는 밈에 대해 주목하여야 합니다. 경제, 문화, 사회 전반으로 펼쳐지면서 트렌드가 되어 다음 세대로 전달 될 수 있는 생명주기가 긴 밈이 무엇인가를 찾아낼 안목이 중요하겠습니다.

 

 문화기획자에게는 밈은 전승가능한 것이면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주변에 되풀이되어 공유되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고 그것을 좀 더 확장가능하도록 만들어 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같은 요리법을 전달하는 쉐프의 요리쇼에서 한 사람은 소금을 높은 위치에서 흩뿌리는 방법이 될 수도 있고 설탕을 밥숟가락에 듬뿍 퍼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밈을 공유하는 방식에 대한 관찰과 그것을 어떻게 공유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방법연구도 함께 진행된다면 좋겠습니다.

 

 

 

 

예수와 제자들의 마지막 만찬 그림은 여러 패션 화보의 이미지로 활용되었습니다. 마지막, 신성함, 배신 등과 같은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해줍니다.

 

 

 

 

이소룡의 날렵한 동작, 독특한 기합소리, 노란색바탕에 검은 줄의 옷차림 등이 지금도 많은 곳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저돌적인 행동은 여전히 환호하도록 만듭니다.   

 

 

 

'너나 잘하세요'라고 차갑게 던지는 친절한 금자씨의 대사와 냉소적인 표정, 독특한 화장법도 다양한 곳에서 활용됩니다.

 

 

 

프로그램 광고를 위한 포스터에 등장한 친절한 금자씨와 이소룡

 

패러디로 예를 많이 들기는 했지만, 개그프로에서 활용되는 드라마 음악처럼 기존 그대로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기획하고 있는 컨셉을 잘 전달할 수 있는 밈은 어디 있을까요. 그것들을 또 어떻게 잘 조합해야 할까요.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문화기획, 전시기획, 문화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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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종로 반디앤루니스에 들렀습니다. 서점에는 늘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아요. 인터넷서점에서 사면 더 할인된 가격으로 편리하게 책을 살 수 있지만,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왠지 예상하지 못한 보물같은 책을 만나볼수도 있다는 생각에 더 설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서점의 사람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제각각의 책들을 바라봅니다. 그 중에서 한권을 들어 살펴보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든 사람은 좀 한적한 곳으로 가서 좀 더 읽어볼 생각입니다.


요즘에는 어느 책이 새롭게 나오고 있는지 또 어떤 책들이 많이 읽히고 있는지 궁금해서 주변을 유심히 둘러보았어요. 특히 저는 비 소설 부분과 여행 쪽을 보았습니다.

비 소설 부분에서 베스트셀러로 <아프니까 청춘이다>,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절대강자>, <잡문집>, <서른 살엔 미처 몰랐던 것들> 등이 올라와 있더군요. 아무래도 청년실업과 관련하여 요즘 젊은이들이 많이 방황하고 있다 보니 힘을 북돋고 단단해질 수 있게 하는 책이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시련은 앞으로의 결실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이야기, 단지 하루하루 돈을 벌기 위해 살아가는 나날보다는 인생의 목적에 대한 고민 또는 결국 강한 사람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아니면 이렇게 지나온 2030들의 젊은이들에게 놓치지 말았으면 하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또 얻으려는 공감대라는 말이죠. 저도 이 책들이 비단 베스트 셀러 목록에 올라있다는 이유 외에도 눈길이 가던 책이었답니다.




그리고 여행 서적 중에는 제가 올해에 꼭 가보고 싶은 터키에 관한 책을 찾아보았습니다. 시리즈물로 나온 여행 전문 책이나 그 밖에 단행본처럼 나온 책들에서도 좀처럼 터키 관련 여행 서적을 찾기 어렵더라구요. 가을에 리타가 터키에 다녀오면서 간단하게나마 여행 책을 만들어 볼까하는 생각이 스치기도 했답니다. 지리나 문화 등 다양한 것들을 공부하고 알아가보고 싶어요. 아는만큼 보이고 또 보이는 만큼 배울테니까요.

여행 책들 중에서도 목적에 맞게 다양한 기획으로 책들이 나와 있더라구요. 같은 공간이라도 테마를 가지고 돌아본다면 그 경험이 전혀 새로운 것이 될 겁니다. 그러한 목적에 맞게 깔끔하게 디자인되어 잘 정리된 책들을 보니 저도 한 두 군데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런 책들은 한 두 권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것 때문에라도 여행을 가고 또 즐거운 계획을 준비하게 되는 효과가 있거든요.











그리고 그 외에 흥미로운 책들도 몇권 발견했어요. 죽음과 섹스에 관한 과학적 탐구를 다룬 책도 있고, 문화적 진화를 이야기하여 많은 관심을 받았던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도 새롭게 나왔더군요. 또 겉포장이 되어 있어서 안까지 들여다 보지는 못했지만 디자인과 관련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는 탐나는 책도 있어서 몇 번을 들었다 놨습니다.


 


페이스북 친구들이 읽었다고 강추하는 책들과 이날 서점에서 눈독을 들여 둔 책들의 목록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얼른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을 정리하고 그 책들을 만나서 깔끔한 심호흡으로 시작하는 그 새침한 이야기들을 빨리 만나보고 싶습니다.


나무를 원료로 해서 만든 종이에서 새싹이 피어오릅니다. 멋진 아이디어의 책갈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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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눈'을 가진 '시저'는 드러내 놓고 주인공 침팬지를 규정합니다. 바로 인간이 아닌 다른 유인원이 지혜에 눈을 떠 새로운 지구의 정복자가 되었다는 것이죠. 저는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불편함이나 섬뜩함을 우리가 미개하다고 여기는 다른 생물에 의해 언젠가는 밀려날 수 있다는 각성 혹은 반성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카이사르 [Caesar, Gaius Julius]
갈리아를 정복했으며(BC 58~50), BC 49~46년의 내전에서 승리해 딕타토르(독재관)가 된 뒤 일련의 정치적·사회적 개혁을 추진하다가 귀족들에게 암살당했다.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이름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이름과 마찬가지로 오늘날까지도 그리스도교 세계와 이슬람 세계 전역에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카이사르를 전혀 모르는 사람조차도 최고 통치자나 가장 중요한 통치자를 뜻하는 칭호(독일어의 '카이저', 슬라브어의 '차르', 이슬람 세계에서 쓰이는 여러 언어의 '카이사르')인 그의 성에 관해서는 잘 알고 있다. [참조 다음 백과사전]


굳이 말하지 않으려 했지만 <혹성탈출>의 진화와 모방에 대한 이야기는 공교롭게도 저의 생각을 최근 읽었던 <밈>이라는 책을 향하게 합니다. 사실 영화에서 경고하는 침팬지의 우월함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인류를 모격하는 것은 불편함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가재는 게편이라고(하지만 인류는 침팬지 편은 아닌) 아무리 나쁜 인류라 하더라도 우리 종족이 멸종해 나가는 마지막 장면에는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아이큐가 다른 유인원에 비해 높은 침팬지가 아무리 도구를 사용한다 할지라도(침팬지가 나뭇가지를 이용해서 곤충을 잡아먹는 것을 보고 놀라운 발견이라 칭했지만) 사람은 도구를 발전시키고 규칙을 만들고 물물교환이나 화폐를 만들어 이미 조리된 음식을 사 먹고 있습니다. 그것은 체격보다 큰 용량을 차지하는 뇌의 앞 부분에서 다른 이들을 모방하는 능력이 발달함에서 기인한다는 것이 밈학의 주장입니다. 이것은 언어나 표준화와 같은 비 유전적 전승에 의해 짧은 생물학적 시간을 극복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래서 인류가 현재 전 세계에 걸쳐 가장 번성하는 생물이 되었다는 것이죠.

그런데, 영화에서는 인간의 자만이 스스로를 몰락시키고 인류가 번성하게 한 '모방자로서의 능력'을 침팬지에게 심어주었습니다. 물론 영화는 많은 과학적 허점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영화를 과학다큐로 보지 않으므로 문제될 것은 없겠지만요. 약물을 통해 신경을 활성화 하여 뇌 활용능력을 키운다 할지라도 침팬지가 인간의 고유 양식을 그대로 할 것이라는 것은 조금 상상력이 떨어지는 듯 합니다. 침팬지는 인간보다 물리적으로 다른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그들이 낼 수 있는 소리의 영역이 다를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표현 양식이 만들어지고 나름의 규칙을 만들었다 할지라도 그들 사이의 존중이나 우정과 책임감과 같은 것이 약물로 한순간에 만들어내기는 힘들 것입니다. (이것도 CSI에서 잠깐 음악이 흐르면 결과가 뿅하고 나오는 유전검사같은 맥락일테지만요.) 특히 시저가 영어로 말을 할 때는 솔직히 어색한 감이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영화는 인간이 아닌 다른 종이 세계를 지배하게 되는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인류가 몰락할 수 있다는)가능성을 보임으로서 인류에게 준엄한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은 틀림 없습니다. 그래서 스펙타클 넘치는 영상들을 보고도 숙연해지는 것을 숨길 수가 없었구요. 마치 포스터에 등장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침팬지 시저가 앞으로 환경을 대하는 우리 인류를 주시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행복한 일상을 돌아보고 다잡도록 하는 것도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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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타님의 문장력이 갈수록 일취월장하는 듯한.. 멋집니다!
  2. 이 영화, 저는 아직 안봤지만 리타님의 글을 보니 흥미가 생기네요. 사실 과학다큐가 아니라는 말처럼 합리성보다는, 그런 상황을 상정하고 인류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네 이렇게 무거운 메시지를 아침 조조로 보는 게 좀 무리었지만, 많은 걸 남기는 영화인거 같아요. ^^ 사실 저는 혹성탈출 시리즈는 보지 않았거든요. 독립된 영화로 접근한 것이 오히려 좋았지 않았나 싶어요. ^^ 니자드님 감사합니다.
  3. 혹성탈출보셨군요! 전 최종병기 활 먼저 보고 왔어요. 혹성탈출도 꼭 보고 싶은 영화인데. +_+ 리타님 리뷰 보니 더 보고 싶네요. 기대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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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따라한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저작권, 특허권 등 창작물에 대한 권리가 중요해지는 마당에 모방을 이야기 하는 것은 어쩌면 다소 불편한 이야기일런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한 발짝 떨어져 주변을 보면 금새 우리 주변의 대부분이 다른 것을 모방해서 만들어 진 것들이며, 그 것들 또한 다른 것으로 모방될 대상이 될 것을 알게 됩니다.

한 달음에 주욱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책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중간 중간 소주제가 바뀌거나 갑자기 머리속에 무언가 떠오른 생각이 있으면 그것을 따라 나름의 쉼표를 주며 읽었습니다. 아마 목차를 보신다면 이런 이 말을 쉽게 수긍하실 겁니다. 



<밈>은 영국의 심리학자이면서 과학 저술가이기도 한 수전 블랙모어가 리처드 도킨스의 meme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쓰여지게 된 책이라고 합니다.

<밈>은 뇌, 진화, 언어, 사회 생물학, 섹스, 이타성, 뉴 에이지, 종교, 인터넷, 자아 등을 밈이라는 것에 대입하여 이야기 합니다. 과학 저술가라는 저자의 배경때문인지 호르몬, 뉴런 등의 신경과학적 근거를 들어가면서 인간의 뇌의 크기가 비슷한 체격의 다른 종에 비해 큰 이유를 도출해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점점 주제를 확장하여 밈을 유전자와 비교하며 철학, 의학, 사회학과 연관지어 자유롭게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밈meme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등장하였습니다. 밈은 다윈의 진화론과 관련한 유전자gene과 대별되는 문화적 진화를 이끄는 개념입니다. 과학자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의 학자들이 그러했듯 다윈주의의 패러다임에서 사회학자들은 문화의 발달은 유전자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을 해왔습니다. 


   모방같은 비非 유전적 방법을 통해 전달된다고 여겨지는 문화의 요소.



중학교 때 공부했던 진화론에 의하면,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은 다윈의 진화론에 밀려난 학설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생물의 진화는 유전자에 의해 전달이 되어 후대에서 발현되기 때문입니다. 자연선택설은 다윈의 진화론에 의해 만들어진 다양한 돌연번이 중에 환경에 유리한 유전자를 지닌 개체가 살아남고 그 유전자를 물려받은 후세가 번성한다는 학설이지요. 즉, 자연스럽게 환경에 불리한 유전자를 가진 개체는 도태된다는 것입니다. 용불용설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유는 후천적 변이는 후세에 전해지지 않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문화와 관련해서는 조금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변을 모방하여 조금 다른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습성때문에 뇌의 크기가 다른 종에 비해 크게 되었다고 합니다. 비록 뉴런에 집중되는 혈류때문에 칼로리 소모가 크다하더라도 모방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더 안전하고 멋지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이러한 모방은 동기간의 수평적, 부모와 자식간의 수직적으로 퍼지게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혈연과 관련된 유전적 요인은 부족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문화적 진화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용불용설이 더 매력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이 다른 종에 비해 모방에 의한 학습 능력이 뛰어나기에 더 복잡한 물건들을 만들어 내고, 지금 이시기에 가장 번성한 종이 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밈>에서는 볼드윈 효과를 들었는데요. '생물체의 생애에 더욱 뛰어난 지능, 모방, 적응, 기계적 조작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특정 종류의 선천적 변이나 계통적 변이만이 보유된다.' 라는 볼드윈의 말을 인용하였습니다. 학습과 모방에 관련된 유전자가 자연선택에 의해 선호된다는 이야기라는 군요. (226쪽)

즉, 유전되지 않고도 학습능력의 진화를 설명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를 들어 데닛은 '생성과 시험의 탑'이라는 비유를 하면서 생물종에 따라 빠르고 효과적인 학습을 할 수 있음을 계층적으로 표현하기도 하였습니다. 설명을 그림으로 간단히 그려보았습니다.
총 네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다윈생물, 스키너 생물, 포터 생물, 그레고리 생물로 구성이 되어있으며 위 층으로 올라갈 수록 학습 속도가 빠르고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흥미로운 내용 중 하나는, 뇌와 마음에 관해 이야기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책이 쓰일 때인 십여년 전보다 뉴로사이언스가 발달하고 눈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아이트래킹으로 무 의식적인 인지 행동 연구에도 많은 진전이 있어 왔습니다. 조금씩 그 비밀을 캐어 나가고 있는 거죠) 어쩌면 저자가 이야기 한 것 처럼 밈은 뇌를 구성하는 뉴런 사이의 관계망에 의해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자아 또는 마음과 같은 비 물질적인 부분에 까지 아우르는 개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으로 사람이 단지 밈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라든지, 밈을 전달하는 운반자라는 표현은 듣기 불편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언뜻 듣기에는 그런 표현은 인간의 존엄이나 주체성 같은 것을 무시하는 말 같았거든요. 그렇지만 저자가 인간을 하찮게 본 것만은 아닙니다. 책의 후반부에는 오랫동안 인류가 고민해 온 자아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마케팅 관련 책에서처럼, 어쩌면 인류는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취한 행동에 대해 그것을 애시당초 계획했던 것처럼 행세하도록 만들어 진 것인지도 모릅니다. 일단 행동하고 그에 맞는 의견을 내세울 뿐이죠. 그리고 그것은 그동안 모방에 의해 철저하게 세뇌된 밈에 의한 것도 다수 차지할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밈을 많이 전달하기 위해서 이타적인 행동을 하기도 하고, 외계인이나 죽음 혹은 종교에서도 강력한 밈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적으로 '밈'이라는 용어에 신뢰를 가진다기 보다는 문화를 구성하는 다양한 것들, 이를테면 영화, 음악, 광고, 배우, 책, 다양한 규칙 등이 사람에서 사람으로 혹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고 그것이 발달하고 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갑자기 생각난 게 있습니다. 다른 책에서 이런 내용이 있었는데요. 쿼티자판이 사실은 type write라는 이름을 맨 위에 올리기 위한 것이라는 혹은 자판이 꼬이지 않도록 하기 위한 기술적인 이유라는 것이죠. 전혀 인체공학적이거나 효율적인 자판을 만들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한글자판은 다소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자음은 왼쪽에 모음은 오른쪽에 배치되어 박자감있도록 타이핑이 가능하다고 생각되니까요.) 그래서 이후에는 보다 효율적인 타이핑이 가능한 키보드가 나오기는 했지만, 이미 쿼티 자판에 익숙해진 대중에게 어필 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미 손이 익숙하게 가지고 있는 일종의 대중적인 밈을 이길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다양한 문화 속에서 다소 어처구니 없는 것으로 보이는 것들도 아주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그 것은 다시 다른 곳에서 모방됩니다. 


그래서 모방은 아름답습니다. 

수 억년을 빛나는 별에 비해 인간은 찰나의 순간만큼 밖에 살아남지 못합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지구과학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이 납니다.

'인간이 우주에 비해 나약하고 보잘것 없는 존재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한 사실을 인간이 알고 있다는 것은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인간이 만들어낸 수많은 밈들은 인간의 뇌에서 책에서 tv에서 인터넷에서 끊임없이 복제되고 퍼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 어느 것은 베토벤의 <운명>의 첫 네음절처럼 짧은 것일 수도 있고, 어느 것은 팔만대장경처럼 그 분량이 어마어마한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지금은, 작가기 이야기 한 인터넷 1세대인 십년 전과는 또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참여와 공유를 이야기 하는 웹 2.0을 지나 2.1 혹은 3.0을 이야기 하고 있는 시점이며, 소셜미디어는 더이상 새로운 것도 아닌 일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세상에서는 책에서 이야기 하는 <밈>이라는 것이 엄청나게 만들어 지고 있으며, 그 것들은 엄청나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특정 밈들이 순식간에 온 지구를 뒤덮을 수도 있으며, 그랬던 밈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하는 것이죠. 

인류는 이러한 밈들의 연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고 여기면서 살아온것입니다. 힘겹게 쓴 문학 작품은 예전의 누군가가 동네사람들을 모아놓고 읖조리던 이야기였고, 야심차게 개발한 건축장비는 지구 어딘가에 살고 있는 어느 생물의 모습을 본떠 만들어 낸 것일지도 모르니까요.

'거인의 어깨위에 서다'라는 표현처럼 주변을 보기 위해 꼭 혼자서 산을 올라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게 주변에서 익힌 밈들을 모방하고 멋진 밈으로 다시 주변에 퍼뜨리게 된다는 것이죠.


물론, 밈은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또 그 중에 받아 들여지는 밈들이 있으며, 그렇지 않은 밈이 있습니다. 개인이, 가족이 혹은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밈이 있으며, 그것은 점점 다른 세계와 교류하면서 그것들은 변이 됩니다. 

400페이지가 훨씬 넘는 책을 힘겹게 읽어내기는 했지만, 왠지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트렌드, 유행, 사상 혹은 패러다임 또 본능이나 정서 규칙, 성, 종교, 철학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을 밈이라는 단어로 향하도록 한 도킨스와 블랙모어는 앞으로도 대단한 밈으로 널리 퍼지게 될 것 같습니다. 


[책관련 영상]
사회생물학자의 언어와 관련한 이야기입니다. 책의 내용과 많이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아 모셔다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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