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하셨어요?

 

살기 위해 먹는, 그 먹는 것이 어려운 시절에는 때가 되어 식사를 잘 했는가가 안부를 묻는 인사였습니다. Did you have a breakfast? 라고 묻는 것을 인사로 여기는 사람이 우리나라말고 또 어디가 있을까요. 먹을 것이 없어서 쌀이 바닥나는 보릿고개시절에는 못사는 집에서는 보리밥도 못지어 먹고 칡뿌리 삶아먹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우리가 이제는 과식과 비만 그리고 다이어트라는 새로운 문제를 안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한국도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닌 '행복하게 사는 문제'가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고 봅니다. 90년대에는 유기농제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였고 2000년대에는 무리한 방법으로 키운 소의 유전학적 병에 대한 경각심이 큰 뉴스거리가 되었죠. 성장을 촉진하는 주사를 맞거나 유전자조작을 한 사료를 먹여서 무리하게 키운 가축의 고기를 거부하고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풀뜯어먹고 산책도 한 소고기를 먹고 싶어하게 된것이죠.

 

우리들 중에는 음식 이전의 동식물의 생명의 존엄성을 생각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음식을 먹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며 먹는 즐거움을 포기한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음식을 적당히 골고루 섭취함으로써 지구에 존재하는 같은 생명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생각하는 것이죠. 예를 들면 가축을 도축하면 한마리를 통으로 부위별로 편애하지 않고 푸줏간에서 주는 그대로 섭취하는 움직임이 일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겹살의 인기가 유독 높아서 돼지고기의 다른 부위에 비해 삼겹살의 가격이 높고 그 소비가 기형적으로 높다고 하는데 이렇게 다양한 부위를 골고루 섭취하게 되면 한정적인 부위를 얻기 위해 필요없이 많은 가축을 도축할 필요가 없어지겠죠. 이렇게 그들은 하루 적정량의 음식을 먹고 최대한 자연적인 조건에서 만들어진 음식을 먹으며 그로인해 환경과 가축의 윤리성을 생각합니다.

 

 

언제부터 우리가 부위별로 음식을 가려먹기 시작했을까요.

 

 

한편으로는 음식보다는 스스로의 삶에 더 집중하려는 식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중 일부는 하루 한끼만 섭취하고 그 이외의 시간은 명상을 하거나 독서를 하는 등 정서적, 영적인 시간을 더 갖기를 원합니다. 이를 통해서 필요없는 영양소를 줄이고 섭취한 영양소를 최대한 활용합니다. 몸은 이러한 영양체계에 잘 적응하게 되어있어서 일정기간동안 꾸준히 섭취하는 영양소의 양에 따라 몸에서 흡수하고 배출하는 정도를 조절하게 됩니다. 음식물이 많이 들어오게 되면 충분히 흡수하지 않고 배출하게 되거나 예비열량으로 비축을 위해 화학공장을 열심히 가동하게 되죠. 반면 들어오는 음식량이 적게 되면 그만큼 효율적으로 열량을 분배하여 사용하고자 합니다. 생명에 지장이 없는 부분에 열량을 쓰이지 않도록 하며 기존에 비축해 두었던 열량을 적당히 활용하게 되는 것이죠. 이와같이 하루 한끼만을 '잘' 먹으면서 식사를 위한 시간(준비, 섭취, 뒷정리와 불필요한 약속, 음주로 이어지는 상황)을 줄이고 스스로에게 필요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 음식을 대하는 자세에서 생선은 머리부터 꼬리까지 모두 먹고 밥한톨 남기지 않게 다 먹게 되는 등. 음식의 소중함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워낙 화학물질이 많은 세상이다보니 아토피나 호흡기질환 등과 같은 새로운 질병이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자동차의 매연이나 플라스틱에서 베어드는 독성물질, 빗물에 씻겨 내려오는 공장오염물질 등. 대부분 도시에서 생활하는 이들은 환경호르몬가 독성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독성을 흡수 배출을 도와주는 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집니다. 단순한 녹즙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디톡스푸드는 그 의미를 확장해 심리적 독소까지도 진정해주는 작용을 하는 것도 같습니다.

 

 

 

 

물론 우리 사람들이 음식을 바라보는 것이 위와 같이 영적이고 환경친화적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피자는 이탈리아 음식이지만 미국식 피자가 따로 있고, 커피도 마찬가지죠. 우리나라의 김치가 다른 나라에서는 스파이시 피클로 주요매체에서 소개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다른 나라의 음식이 한 나라에서 변형되어 새롭게 발전되는 것처럼 변화와 변신이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다른 음식이 자신의 것이 되어 가는 과정을 보는 생동감 넘치는 장면이니까요.

 

여기에 놀이를 겸한 스낵들의 인기도 눈여겨 볼만 합니다. 요즘 마트나 지하철 지하매장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독일전통가자라는 '슈니팡'은 망치로 단단한 공모양의 과자를 부수어서 먹는 것이죠. 단단한 장벽을 망치로 후려칠 때의 그 통쾌합과 그것을 나누어 먹는 즐거움이 이 과자 가격의 8할은 될겁니다. (맛은 우리 꽈배기 맛과 같아요.) 중국의 포춘쿠키는 쿠키 속에 숨겨놓은 운수종이조각이 메인이 되고, 지금도 여럿 스낵이 이어가고 있는 치토스의 타조나 핑클 빵의 스타 스티커 등과 같은 다양한 재미요소가 들어간 스낵이 사랑받고 있습니다. 손가락에 끼워먹던 꼬깔콘이나 갈매기 낚시용이라며 너스레를 떠는 새우깡과 같이 기존에 먹을 거싱 없어 과자 한봉지 우걱우걱 먹는 그런 모습보다는 생김새와 먹는 방법에 따라 새로운 재미를 즐기는 모습이 더 익숙해졌습니다.

 

 

 

먹는 것 하나에도 철학과 기도와 환경 그리고 재미가 묻어있으니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문화를 안고 있는 것이 아니고 무엇일까요. 문화없이 사람은 없는 것이라면 결국 사람은 살려고 음식을 먹는 것이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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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을 얻을 것이라는 생각은 우선 접어야 합니다.

 

'사이언스이즈컬처'는 그간 각 분야의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거나, 오히려 도대체 어디서부터 인문학이나 현재의 과학에 접근할 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24개의 두명의 대화를 엮은 일종의 잡지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선행학습이 없다면 겉돌아 읽힐 수 밖에 없습니다.

 

마음에 드는 몇 가지 주제를 잡아서 그 안에서 소개된 또 다른 저작을 따라가 본다든지, 그 주제와 관련한 요즘의 새로운 지식을 따라가보아야 그 두사람의 대화가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니 이 책은 일종의 이정표나 새로운 경험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저 같은 경우에는 노암촘스키, 스티븐 핑거, 미셸공드리, 척 호버먼, 조너선 레덤 등에 주목하게 되었고 그들의 활동과 저서를 따라가 볼 생각입니다. 주제로는 <의식의 문제>, <시간>, <전쟁과 기만>, <음악에 관하여>, <소셜 네트워크>와 관련한 것에 흥미 들였습니다

 

어느 주제건 그 분야에서 오랜 시간동안 다해 온 이들은 정말 심오하고 철학적이기까지 한 이야기를 참 편안하게 던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있으면 '어떤 일에 30년의 시간을 들여 경험하지 않고서는 얻지 못할 지혜'로 스스럼 없이 숨쉬게 되는거죠. 한 교수님의 수업이 참 쉽고 편하다고만 생각해서 얻는 것이 별로 없다는 불평을 한 적이 있는데요. 시간이 지날 수록 그 말씀이 가슴에 심기고 뿌리내리더니 나중에는 그 말씀 하나에서 여러 갈래로 가지가 자라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아마 정말 현자는 어려운 것을 쉽게 이야기 하고 범인은 쉬운 것을 어렵게 말하기도 합니다.

 

 

 

'스스로를 밖으로 끌어낸다'

복잡한 패턴의 리듬이나 음높이, 그러니까 음악이 그런 건데, 이런 것을 들으면 사람은 스스로를 통제할 능력의 일부를 포기합니다. 이완 상태가 되고 그저 소리의 흐름을 따라가죠. 음악에 굴복해서 스스로를 내맡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반쯤 잠들고 반쯤 깨어 있는 상태로 빠져드는 것,

 

오늘날은 기술의 발달과 문화의 변화로 사적인 공간에서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수만년에 걸쳐 오직 공동체 차원에서만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수만 년에 걸쳐 오직 공동체 차원에서만 음악을 들어온 것을 생각하면 이것은 아이러니입니다.

<음악에 대하여> 대니얼 레비틴, 데이비드 번

 

 

장솨 인간의 조건에 미치는 영향

인간의 본성에는 떠나고 싶은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움직이는 가운데서도 어떤 장소와의 연결을 유지하려는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DNA 속에 방랑의 욕구가 있어서 더 멀리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만큼이나 지금 있는 장소에 머물고 싶어 한다는 얘기죠. 그런데 오늘날 사람들이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 이런 장소가 없어요. '거기'라고 부를 만한 곳이 없다는 뜻입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윌 셀프, 스펜서 웰스

 

 

 

 

문화기획을 하면서 사회의 다양한 시선을 담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장소와 문화 그리고 삶이라는 것은 누구의 눈으로 보는가에 따라 더 크게 보이는 것도 있고 삭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영감을 얻고 그것을 잘 드러낼 수 있는 하나의 사건을 창조하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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