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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맞다 무대리가 있었지 '무 대리, 용하다 용해'

 

어릴 적 보았던 TV드라마 중에 '손자병법'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만년과장과 그 팀원들의 애환을 다룬 내용이었습니다. 남여의 사랑이나 재벌2세 혹은 번지르르한 직업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가 아닌 것으로 '전원일기'외에 거의 유일하게 기억하는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손자병법'은 손자가 지었다는 그 병법처럼 직장생활이 마치 전쟁터 같고 그 안에서 이런저런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쓰러지고 말것 같은 샐러리맨들의 모습을 드러낸 말이었다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그 정서가 익숙하지 않았던 것은 정형화된 사무실의 그것을 겪어보지 못한 탓도 있지만, 사원에서 대리로 대리에서 과장으로 더 많은 책임이 있는 자리로 올라가야만 하는 무게감을 짐작도 못했던 탓일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우리는 '미생'을 보면서 삶을 돌아봅니다. 원인터내셔널이라는 상사에 다니지 않아도 우리가 장그래고 김대리고 오과장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비단 이것은 회사원의 이야기나 성공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속의 관계와 규칙과 절차를 3자의 입장에서 조망하는 것은 지금 내 스스로에게 닥친 문제를 천천히 돌아보게 만들어 줍니다. 결국 '손자병법'을 이해하지 못한 것은 직장생활을 해보지 않았던 탓이 아니라 어른이 아니었던 그 시절, 알았던 사회와 삶이 지금과는 달랐기 때문인 것입니다.

 

우연히 만화 <무대리>를 만났습니다. 15년 전에 초판이 나온 '무대리, 용하다 용해'는 직장생활을 하는 미생의 인물이 하나 나옵니다. 일류물산에 다니는 무대리의 이름은 무용해. 이름만 치자면 용하다라는 뜻인데 성인 무를 달아버리면 부정어가 되어 버립니다. 이름처럼 회사에서는 매일 일처리를 못해 부장에게 혼나기 일쑤입니다. 집에서는 부인에게 무시를 당하기 일쑤인데, 이 만화에서 보이는 성적인 농담들도 무대리에게는 냉소적으로 비춰집니다.

 

단지 회사를 배경으로 한 만화라고 해서 무대리와 <미생>의 장그래를 비교하기는 간극이 너무 넓지만 그래도 우월하지 않은 주인공을 내세우며 독자들에게 위안과 용기를 품게 만드는 점은 닮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경제불황 직전에 취업에 성공한 무대리는 경제불황을 제대로 겪고 만 장그래보다는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일상에는 쉬는시간, 점심시간, 퇴근시간에 동료들과 나누는 사적인 대화가 주를 이루는데, 이야기에서 부각되는 그의 신체적인 부족함이나 무능력함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층 발전해 나가는 장그래가 나아보입니다.

 

 

 

 

회사풍경, 직장 동료와 상사, 후배와의 시시껄렁한 이야기들.

 

 

무대리와 반대로 능력 출중한 신입. 송승헌을 닮았습니다.

 

 네이버에서 웹툰으로도 만날 수 있었던 무대리 (http://comics.nate.com/webtoon/detail.php?btno=48747&bsno=277284)는 게임화되기도 한 나름 성공한 콘텐츠입니다. 코믹만화의 4등신 캐릭터에 성인만화의 장르를 취하여 직장인들의 해우소, 화장실같은 거리낌없는 존재의 만화라고 봅니다.

 

맞다. 15년 전에는 '무대리'가 있었네요. 한 세대 전, 그러니까 지금의 과장님 부장님의 이야기가 말이죠.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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