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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SF영화와 로봇의 사회학

 

라스베거스에서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나흘 동안 최대 전자박람회인 'CES2017'이 열렸습니다. 세계적 기업들이 첨단의 기술력을 가지고 각축을 벌였는데요. 특히 가상현실과 자율주행 자동차 등이 눈길을 많이 받았습니다. 리타는 로봇에 주로 관심이 갔는데요. 특히 아동 교육 로봇, 가정용 허브, 애완용 로봇 등이 이번 박람회에 주목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금새 로봇 시대가 올 줄 알았다면 기계공학 전공 학생시절 로보틱스 공부좀 열심히 할 껄 하는 생각도 잠시 해봤네요.

 

로봇에 대해 말하자면 이미 예전부터 영화에서 첨단 로봇들이 등장합니다. 화려한 외형과 무시무시한 파워를 자랑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지요. 때로는 사람끼리 있을 때는 몰랐던 인간애를 건드리기도 하고 때로는 삶과 인간의 영혼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을 던지기도 합니다. 이들 영화들이 미리 차가운 기계장치에 온기를 불어넣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유치원시절 미미인형 대신 우뢰매를 가지고 놀았던 리타답게 기왕 이렇게 관심을 가지게 된 이상 로봇 관한 책 한권을 집어들었습니다. 로봇의 첨단 기술의 집약, 그 원리나 소재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뤄두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익숙한 영화 속 로봇들부터 훑어보려고 합니다.

 

 

<SF영화와 로봇의 사회학> 제목에 '사회학'이 들어간 것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공학자가 쓴 책이 아닙니다.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인 민경배님의 책이죠. 정보 사회학을 전공한 그는, 로봇의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로봇의 윤리와 권리에 대한 연구, 즉 로봇 사회학이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이 책을 시작합니다.

 

커뮤니케이션북스에서 펴낸 문고판 시리즈로 금새 읽어낼 수 있는 분량입니다. '영화 미래를 말하다'라는 부제가 달리며 도구, 공포, 협력자로서의 다양한 로봇을 이야기하다가 실체와 분리된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합니다. 더 나아가 로봇의 윤리, 권리에 대한 생각 꺼리를 던지기도 하죠. 마지막에는 인공지능과 반대 개념인 인간의 영생을 욕망한 의식의 기계 이식을 다루기도 합니다. 

 

로봇의 어원이 사람의 노동을 대신할 노예라고 하니, 로봇은 아무래도 우락부락 힘이 세고 사람의 노동을 맡을 수 있도록 사람의 모습을 본 뜬 것이어야 할겁니다. 그래서 첫 시작이 가장 원초적인 로봇의 목적인 도구적 로봇이었죠. 그렇지만 기술의 발달로 인간을 위협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게도 하고, 한편으로는 누구보다 공감을 사면서 함께 협력하고 급기야 사랑까지도 하게 되는 로봇에 대한 이 책의 흐름은 흡사 인간이 로봇을 통해 생명을 불어 넣고자 발달시켜온 기술의 진화 과정과 맥을 같이 한다고 하겠습니다. 

 

각 장에 따라 <리얼스틸>, <터미네이터>, <로봇 앤 프랭크>, <그녀>, <엑스 마키나>, <아이, 로봇>, <바이센테니얼 맨>, <아이언 맨>, <로보캅>, <트랜센던스>의 10개의 영화가 주어지는데 미처 보지 않은 영화의 경우 스포일을 조심해야 합니다. 

 

이미 지금 여기에는 사람의 모습을 본 떠 만들고 사람의 특정 일을 전담하기도 하는 로봇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인공지능 부분에서는 아이폰의 시리나 자동차에 탑재된 프로그램들이 계속해서 업데이트를 하고 있고요. 그러고 보니 이제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것 처럼 이들 영화 속 이야기는 앞으로 다가올 가까운 미래의 청사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도구로서의 로봇 뿐만 친구와 조력자로서의 로봇을 생각하고 나아가 로봇과 인간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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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외계 생명체에 대한 꽤 많은 상상이 있어왔습니다. 이티ET도 그랬고 트랜스포머도 그렇고 맨인블랙도 그렇습니다. 이 영화들처럼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이미 지구에 수많은 외계인들이 살아가고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퍼시픽림'은 외계의 미지생명체들로부터 지구가 침략받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고래나 공룡보다 더 강력한 외계 생명체들로부터 속수무책으로 공격을 받아오다가 다행히 예전 인기만화 속 로보트들 처럼 사람이 직접 조종하는 거대로보트를 개발하여 대항한다는 이야기죠. 어릴 적부터 많이 봐와서 그런지 이런 내용이 익숙합니다.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야 만들어 낼 수 있는 로보트를 몇 십대를 만들어 내고 그를 조종하는 조종사들은 마치 공군처럼 특수한 교육을 받아야만 합니다. 그 스케일이나 그 움직임도 멋있고 그를 조종하는 이들의 신체도 건장합니다. 게다가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한다는 것은 말할나위가 없습니다.  

 

 

첨단과학 소재, 엄청난 컴퓨터 그래픽기술의 영화가 이야기 하는 아날로그

 

 

 

 

 

분명 첨단과학과 아날로그는 상대적인 단어는 아닙니다. 그리고 기계와 아날로그도 다른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날로그의 상대개념은 디지털입니다. digit은 손가락을 어원으로 하는 분절(分絶)되어 정보를 신호화하거나 복제하기 용이합니다. 그 분절정도를 얼마나 잘게 쪼갤 수 있느냐가 가장 아날로그 즉, 진실 혹은 사실에 근접하게 하는 것을 의미하구요.

 

아날로그는 그래서 자연적인 혹은 진실이나 감성 혹은 딱 떨어질 수 없는 복잡미묘한 것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래서 기계나 첨단기술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이죠. 더 나아가 첨단과학을 연구하는 이들에게도 감성적이고 아날로그적인 것보다는 객관적인 수치와 계산으로 이루어진 상대적인 이미지가 덧입혀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퍼시픽림에서는 이 첨단과학과 기계라는 것이 아날로그라는 감성과 맞물려 그것이 다른 것이 아니고 오히려 더욱 그 아날로그의 힘을 증폭시켜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로봇이 거대외계생명체의 싸움에서 부상을 입으면 조종사에게도 그에 상응하는 고통과 상처가 생긴다는 설정은 조종사간의 교감뿐아니라 조종사와 로봇사이의 교감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두 사람의 조종사가 과거 기억까지도 흘려보내며 상대방을 믿고 그 의식 속에서 교감해야 좌뇌와 우뇌를 자유자재로 사용하여 거대한 로보트를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은 생명을 소중히 한 '아바타'에서 익룡과의 교감과 교접을 떠올리기도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은 참 불완전한 존재이며 나약한 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대부분 인정합니다. 하지만 날 때부터 걷거나 뛰어 다니지 못할지라도 호기심과 사랑 혹은 신념이라는 독특한 마법을 지니고 태어났기에, 많은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합니다. 제 몸을 희생하면서 다른 이들을 구해내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발전시켜나가고 다른 부분을 이해하고 감싸안으며 보완할 줄 아는 것은 인간의 가장 큰 생존무기입니다.

 

그래서 제아무리 강력하고 엄청난 적이 나타난다 할지라도 영광스럽게 죽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인간은 스스로에게 격려와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어보입니다. 지구에 와서 자기들끼리 치고싸우는 고급외계생명체들로부터 소외감을 느끼는 '트랜스포머'보다는 사람의 감성이 결국 기계로까지 전이되어 감정을 느낀다는 '리얼스틸'에 안도하게 되는 것은 너무 찌질한 생각일까요.

 

 

 

퍼시픽림은 뭐하나 부족함이 없는 블럭버스트이면서도 근육하나 없고 성격도 까칠한 과학자들을 영웅으로 만들어 주는 섬세함이 있습니다. 스타일이나 애국 혹은 지구방위대라는 단순한 주제를 가진 그저그런 영화가 아니어서 다행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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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타님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시죠?^^

    "컴퓨터 그래픽기술의 영화가 이야기 하는 아날로그"라는 문구가 와 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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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트랜스포머를 떠올리며 재미있을거라고 생각했다면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갈 겁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면서 지루하고 재미없었다고 생각할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왜냐하면 부자지간의 사랑 혹은 꿈을 이루려는 노력과 신념이 자못 감동스럽기까지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언뜻 로봇이 감정을 가지고 도전과 끈기로 승리를 이뤄내는 것 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고도의 인공지능을 가지면서 감정까지 느끼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면서 말이죠. 그래서 관객들이 그 보잘것 없는 구닥다리 로봇이 '또 다른 기적의 로봇이지는 않을까' 하고 관심을 가지게 합니다.

<리얼 스틸>이라는  이름에서 주목해야 할 단어는 로봇을 만드는 소재인 강철Steel이 아니라 그 것이 로봇이게끔 하는 소울Soul을 담은 바로 '리얼Real'입니다. 고철이 아니라 진짜 강철이 된다는 것은 그 것이 '마치 살아있는 인간 같음'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또 '아톰Atom'이라는 이름은 디지털과 가상세계와 맞닿아 있는 '비트bit'와 상대되는 개념으로 아날로그적 현실 세계를 대표하는 단어임에 또 다른 관심을 갖게 만들었어요.
 주목하셨는 지 모르겠지만, 실제 영화에서도 가까운 미래의 첨단 장비의 모습이 드러날듯 말듯 자연스럽게 등장했습니다. 애써 이전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같은 여타 SF영화에서처럼 메탈릭한 디자인으로 세련됨을 부각시키려 들 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골의 카우보이들의 축제에서 처럼 전원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수풀이 무성한 그 곳에서 고철이 될 지경인 로봇을 들고 나가 검은 소와 대결을 하지요. 게임을 보는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행동은 지금의 것과 별반 다름없어 보였습니다.


음악에서도 로봇이 등장하지 않는 일상적인 장면에서는 가볍고 따뜻한 컨트리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 트럭을 운전하여 밤 길 축제가 한창인 놀이공원을 지날 때도 그렇고, 아들이 로봇과 함께 춤을 추거나 교감을 나누는 장면에서도 그랬습니다. 물론 중간 중간 신나게 때리고 부수는 로봇 복싱 대결에서는 일렉트로닉 기타의 굉음이 신나게 울려퍼뜨리면서 헐리웃 상업영화라는 지문은 남겨 두었죠.(저도 서로 다른 디자인의 번쩍번쩍한 로봇들이 나와서 사람이 낼 수 없는 엄청난 파워를 자랑하며 싸우는 장면이 참으로 멋있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영화는 전원적인 풍경(눈길을 잠시 끄는 휴대폰이나 pc등을 제외하면)으로 그 다지 미래인지도 모를만큼 우리의 바로 지금을 비추고 있습니다. 아마 흘깃 본다면 <리얼스틸>인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인지 모를 지경이었지요.


그런데 이것이 <리얼스틸>의 가장 큰 강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도 현란한 CG충만한 화면이나 귀청을 울리는 음악들로 꽉 채워진 <트랜스포머>에 정신을 놓았던 경험이 있는 관객이라면 <리얼 스틸>은 그 보다 한차원 위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는 것을 알아차릴 것입니다. 바로 비슷한 비주얼의 로봇이 등장하면서도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무엇이 있기  때문이지요. 마치 <바이오센테니얼>이나 <아이로봇>에서 지켜보았던 것처럼, 미래 언젠가는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을만한 인간과 꼭 닮은 로봇을 다시 만났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 영화입니다. 특히 혼자 남겨진 Atom이 거울을 응시하는 장면에서 저도 모르게 숨을 죽이게 되더군요.


 


휴 잭맨의 캐스팅은 이러한 휴머니즘과 리얼리티 혹은 아날로그를 더 증폭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그의 다부진 체격은 복서라는 주인공을 사실감 넘치게 만족시켜 줍니다. 하지만 그의 인간적인 매력이 감독으로 하여금 이 영화에 그를 꼭 출연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들었을 듯 합니다. 왜냐하면 <X맨>에서의 울버린 캐릭터에서 보여지는 그의 휴머니즘 넘치는 이미지를 애써 외면하는 관객은 많지 않을테니까요. 


휴 잭맨이 연기하는 울버린은 사실 <X맨>에서의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강력한 캐릭터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들의 정신적인 리더로 자리하게 되지요. 아마도 그것은 우월적 존재인 돌연변이들에게서도 인간적인 감성을 찾으려는 우리, 보통의 인간들이 만들어 낸 영화이기 때문일 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본다면 마찬가지로 <리얼스틸>에서 때리고 부수기만하는 비싼 장난감들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도 인간적이고 역경을 이겨내는 정서를 전달하여 우리에게 감동을 전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요.

<리얼스틸>은 <트랜스포머>보다 더 세련된 CG로 실제 로봇을 창조해 내었습니다. 단지 깨고 부수는, 인간이 배제된 강력한 두 집단의 끝없는 싸움을 그저 '시끄럽게' 지켜보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아들을 위해 난생 처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몸짓을 펼치는 남자의 변화 스토리를 최고로 상업적이라고 할 만한 로봇의 싸움에 녹여 낸것은 천재적이라고 하겠습니다. 

패러다임 시프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디바이스및 기술 환경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우리도 그러한 발전에 익숙해지면서 앞으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 것인가 하는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휴머니즘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실제와 가상의 경계를 드나들고 생명과 로봇의 경계를 넘다드는 와중이라서 더욱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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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와~ 리타님 영화블로거로 나가셔도 되겠는데요? 글 참 잘쓰십니다^^
  2. 거친 로봇들의 전투가 다가 아니라, 그 속에서 휴머니즘과 감동을 찾을 수 있는 것이 리얼 스틸의 진정한 매력인 것 같아요^^ 리뷰 잘 보고 갑니다 :)
  3. 앗! 저도 리얼스틸 재미나게 봤어요~
    ㅎㅎ

    꼬맹이의 연기가 참~ 최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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