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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우바우, 행복은 냉동실에 넣어둔 캔맥주

 

 

  사는것이 각박하다고 해서 굳이 시니컬해지거나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잠시 컨디션이 안좋다고, 또 되는 일이 없다해도 얼마간 잘 살고 있는 거라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또 아무런 노력없이 이렇게 자기위안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한심한 것인지를 따끔하게 나무라는 친구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너는 항상 이런 모습이고 이렇게 하다보니 이런 모습이 된것이라 시원하게 까발려주는 속정깊은 친구말입니다. 그러면 내 속의 게으름이나 찌질함을 털어내고 무엇이라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바로 그런 냉정하지만 속깊은 친구같은 웹툰이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컷툰'으로 소개되는 우바우(우리가 바라는 우리) 잇선이 그리는 생활 만평 쯤으로 보입니다. 컷툰은 요즘 뉴스를 보기좋게 이미지로 만들어 보이는 카드뉴스 처럼 모바일에서 한장 한장 넘기면서 보게 되는 짤막한 웹툰 쯤 됩니다. 시시껄렁하지만 울림 있는 신문 연재 만화같기도 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우리' 제목 컷,

회당 주인공의 모습을 그려넣고 손글씨체로 촌철살인 대사를 그려넣습니다.

 "시궁창 같은 삶이라도 바라는 건 많아"라는 설명이 달려있습니다.

 

 

 <동물농장>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우리네 일상을 동물로 표현하는데 그 모습들이 짠하다 못해 찌질하기까지 합니다. 주인공 격인 고양이와 쥐 자매, 다람쥐와 토끼 그리고 개와 고슴도치 등 종을 초월한 사랑과 우정을 이야기합니다. 비교적 귀여운 동물들을 등장시키기는 했지만 기존 동화에서 보아오던 그 사랑스러운 모습 보다는 사자나 호랑이에게 잡아먹히고 말 것 같은 연약한 대상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바로 취업난을 겪는 청년, 입시에 시달리는 학생, 궁핍한 예술가 등 3포, 5포 세대라는 말의 주체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끔 속시원하게 욕한번 날려주는 카타르시스,

욕쟁이 할머니를 대할 때의 그런 기분입니다.

 

 

 

부잣집 딸로 나오는 토끼는 "목숨은 돈주고 살수도 없잖아"

싸늘한 반응에 다시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팔고싶은 거구나"

 

 

 

 

 

 그렇다고 이런 자조와 냉소 섞인 것 같은 동물 그림들을 줄줄이 넘겨 읽는 것은, '그래 우리는 못났어', '아무래 해도 되지 않는거지', '돈이 없으면 친구도 못만나고 연애도 못하는 거야'하고 단념하기 위해서가 아닐 것입니다. 여러 등장 인물 속에서 나와 비슷한 캐릭터를 통해 현실을 회피하지 말고 좀 더 행복해보자는 공감을 읽어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바우에서는 자주 여행을 떠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행이라는 것이 원래 일상을 벗어나 새로움, 낯설음을 통해 일상을 새롭게 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우리의 지겨운 일상을 벗어나 모험을 떠나보는 대리 만족을 그 나약한 주인공들이 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실제에도 그렇지만 이들은 여행을 다녀왔다고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었다거나 우울했던 기분이 180도 전환된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그런 별 것 없다 여겨지던 일상이 자기를 죽을만큼 견디기 힘든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주거나 행복이라는 것이 대단하지 않아서 그저 냉동실에 한시간 쯤 넣어둔 맥주를 마시는 것이라는 등의 소소함을 깨닳게 하며 생산적 위로를 건냅니다.

 

 

 

어쨌거나 우리는 냉혹한 현실에 너무 고민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고민하고 힘들어 하는 것에 대해 관심 가져 줄 사람이 없으므로. 또 그 고민이라는 것이 알고보면 그렇게 큰 고민이 아닐 수도 있으므로, 굳이 힘들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교합니다.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말이라도 은근히 이 말이 위안이 되는 게 신기한 웹툰입니다.  

 

 

 

 리타는 뭔가 해야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우선 주욱 계획을 세워서 정리해봅니다. 그리고 행동으로 옮기게 됩니다. 그러고 나면 대부분은 잘 되는 편입니다. 문제는 그 해야 할 꺼리들을 정리해서 종이에 담는데는 꽤 시간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계획을 세우기도 전에 아무런 것도 하지 않고 이 장면처럼 그저 잠보가 되버리거나 쓸 데 없는 일만 주구장창 하면서 시간을 흘려보내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노력도 하지 않고 뒹굴거리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얼굴이 달아올랐던 것은 그 때문입니다.

우바우 몇 편인가에서는 '다음 날 오후로 가는 직행열차 수면'이라는 글로 리타를 다시 한번 안드로메다로 보내기도 했습니다. 흔히들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은 '가짜 배고픔'에 주의하라는 말을 듣는데, '가짜 졸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적당한 수면은 피부건강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지만, 과도한 수면은 반성과 후회와 오랜시간 지워지지 않는 얼굴의 이불 자국이 남습니다. 제 3자가 되어 나 자신을 마주하는 것. 그것이 우바우의 매력은 아닐까요.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꼽는 개 캐릭터 티컵입니다. 이름을 '띠껍'이라고 된소리로 읽으면 이 캐릭터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졸졸 따라붙는 부자집 딸 토끼에게 단호박으로 대하는 와중에도 이렇게 츤데레식 행동을 보입니다. 작고 귀여운 외모와 달리 상남자, 나쁜남자 코스프레를 시전하며 웹툰 흥행을 견(犬)인하고 있습니다. 

 

 

 워낙 재벌가 이야기를 드라마에서 접하다보니 치킨도 살까 말까를 고민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데이트 비용이 없어서 단념하는 궁상을 잊고 싶기도 합니다. SNS에는 은근히 행복을 전시하는 친구들을 대하게 되고 그 속에서 자신도 빛이 나기를 원하기도 합니다. 그 가운데 우바우는 우리 삶을 더 밀착해서 디테일을 찾아냅니다. 뭔가 거창하지 않아서 좋고 소소함 속에서 공감을 가질 수 있어서 안심됩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삶의 반성이나 각성을 충분히 알아갈 수 있음에도 이상하게 감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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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하루 3컷, 댓글놀이터

 시사만평도 아니면서 3컷의 그림으로 만든 웹툰이 있습니다. 대신 이 웹툰은 다른 작가들이 주 1회 혹은 2회를 연재하는 것에 비해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 7회 연재하고 있습니다. 웹툰 플랫폼마다 독자들의 취향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느끼는데요. 네이버는 기존 출판만화보다는 블로그에 올리는 일상적인 주제를 가지고 팬, 구독자 혹은 이웃들과 나누는 안부 정도로의 일상툰/감성툰의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이들 웹툰은 댓글에서도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기존 다른 웹툰에서는 잘 짜여진 스토리에 그 안의 주제와 캐릭터를 이해하면서 독자들이 느낀점을 공유하는 식이었다면, 분리되지 않은 현실을 웹툰에 적극적으로 대입하면서 댓글에서 베스트댓글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동의하지 않는 의견에 '반대'를 표함으로서 웹툰을 완성시킵니다.  

 

 

 하루 중 단 3초를 구걸한다는 컨셉의 소위 병맛 웹툰인 셈인데요. 매일 새로운 웹툰이 올라오기 때문에 독자들은 요일을 혼동하게 된다고 할 정도로 올 1월 1일부터 지금까지 매일 올라오고 있습니다.  

 

3초의 3을 해리포터의 상처처럼 이마에 새긴 주인공은 계절, 명절, 시험철, 시사뉴스, 과학지식 등의 다양한 주제를 풀어 놓습니다. 그림실력을 드러내지 않는 낙서같은 그림체에 3컷에서 드러내는 서사는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또다른 캐릭터인냥 독자들이 주목하게 하는 버섯은 매회 어디에 숨어있는 지 찾아보게 만들기도 합니다. 

 

 평소 심심풀이로 종종 들어가서 한주치를 내리보고는 했는데요. 이렇게 포스팅을 하게 한 주요한 이유는 바로 만우절날 올라온 <하루 3컷> 때문입니다. 대개 요일별로 업데이트 되는 웹툰 들 중에는 인기가 많은 웹툰이 있게 마련인데요. 만우절인 수요일의 웹툰 중에서 많은 독자를 가지고 있는 기안84의 <복학왕>웹툰을 그대로 Ctrl+C and Ctrl+V 한 듯한 원고를 올린 것입니다. 배진수 작가는 독자들이 웹툰을 소비하는 방식을 꿰뚫고 그가 늘 그랬듯이, 웹툰에 일상을 그대로 넣어둔 것이죠.  

 

 

 

 

     만우절 하루3컷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644180&no=92&weekday=mon

 

이번 화에서 실제 리타도 뭔가 오류가 생긴 것이 아닌가 싶어 되돌아가기 버튼을 눌렀습니다. <복학왕>의 최근 내용이기 때문에 기억을 하고 있으며 그래서 복학왕을 보고 온 터라 아마 그 이전화를 클릭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기계적으로 다시 <하루 3컷>을 클릭한 후에야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괘씸하면서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똑같이 당했던 이들이 있는 지 바로 댓글로 내려가서 읽거 보았죠. 댓글에서는 '와 속았다.', '그 와중에 버섯 깨알같다', '방금 복학왕 보고 왔는데 ㅎㅎ' 등의 반응이 올라와있었고 다시 본문으로 스크롤을 올려서 그림 속에 숨겨진 <하루 3컷>의 흔적을 찾아보았습니다. 정말 버섯버섯이라는 글씨와 버섯그림이 자그마하게 그려져있더군요.

 

 누군가의 댓글처럼 이번 화는 다른 작가의 그림을 그대로 도용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기안84의 작품을 선택했다는 것은 그의 웹툰이 그 요일에 가장 주목받는다는 것을 반증한 셈이기에 받아들일만하지 않나 싶습니다. 거기에 전체 그림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지문을 넣어두어 완성한 것이 그간의 <하루 3컷>의 그림을 그리는 노력에서만큼 별다른 차이가 없는 셈이죠.

 

 

 

<하루 3컷>의 최근 별점입니다. 대부분 9.9점으로 반응이 좋습니다. 그림의 정교함이 떨어지고 내용이 부실하며 3컷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요소들이 공백을 매꾸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테면 맥락없이 시작했다 끝나는 쌩뚱함을 제목에서 힌트를 준다든지, 맨 아래 작가의 말 등이 그것이 되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댓글들입니다. 그 중에서도 베댓이라 불리는 베스트댓글은 도대체 어떤 의도인지를 대신 설명해주는 해설사의 역할을 자처합니다. 그래서 '조금만 기다리면 베댓이 설명해줄 것이다'라는 댓글까지 올라오는 것이 이상하지 않죠.

 

다음은 리타가 재미있게 본 에피스드 중 하나입니다. 가끔은 기발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이 있는가하면 가끔은 별다른 의미를 찾지 못하는 것들도 있는데요. 그건 아마 개개인의 관심사나 취향의 문제때문일 수도 있겠네요.

 

 

 

 

 

웹툰 주소때문에 맨 아래 글씨가 가렸지만, 분명히 <설명은 댓글에서!>라고 작가가 대놓고 독자들에게 자기 작품을 완성시키라 주문합니다. 그래서 아래에는 이같은 댓글이 달려있습니다. 

 

 

 

사람의 시각이라는 것이 달라서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도 글로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을 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며 그들의 설명을 마치 작품의 일부인냥 베스트댓글로 '올려'주는 다른 독자들이 있습니다. 여기에 사족을 붙이면서 관련한 다른 스펙트럼의 이야기를 붙이기도 하는데요. 이처럼 독자들은 작가가 던지는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서로 그 맥락을 추적하거나 동의를 구하거나 새로운 의견을 개진하면서 따로 놉니다. 오히려 댓글보러 이 웹툰을 보러 오는 이들도 있을 참이에요.

 

아래 댓글은 시험 OMR카드를 작성할 때 찍지도 않았는데 소위 기둥세우기 답안이 나왔을 때의 당황스러움을 표현했던 에피소드의 댓글들입니다. 아무 의미가 없어보이다가도 어떤 문자열을 표현한 것인가, 어떤 암호가 숨겨져 있는 것인가 하고 다시 들여다보게 합니다. 그간의 진지한 '집단지성'의 모습을 떠올리는 셈이죠.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644180&no=7&weekday=)

 

 

웹 2.0이라는 말은 이제 고리타분해진 단어겠지만, 웹툰은 우리가 웹을 통해서 읽는 만화이며 그 만화는 완벽한 스토리로 그만의 세계를 갖추고 있지 않은 이러한 일상툰이라는 장르가 엄연히 존제한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기억하게 합니다. 공유와 참여 그리고 소통이라는 내요을 이렇게 댓글로 놀아봄으로써 제대로 즐기게 하니까요.

혹자는 작가가 아이큐가 150이 넘는다고하고 성적인 주제를 다룸에 있어서 짖굿다고 비판을 하기도 하지만, 별별 주제를 다루는 작가가 월화수목금토일 중 하루이틀은 이런식으로 쉬어가는 타이밍이 있다는 사실로 너그럽게 넘어가보는 여유가 대부분인 듯합니다.  

 

하루 3컷 보러가기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644180&no=7&week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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