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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리타에겐 꿈이 있습니다. 직접 만든 그림책을 내 아이에게 선물하는 것입니다. 아기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보여주고 싶은 것들과 곰곰히 생각했으면 하는 것들을 담은 책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아기의 성장과정을 담은 것도 좋고 엄마와 아빠가 경험한 것들을 들려주는 것도 좋은. 그래서 올해 목표리스트에는 그림책을 만드는 것이 자리합니다. 매주 월요일마다 그림 연습을 하고 있고요. 올해 시작한 주 부터 9장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 책은 그림만으로 된 책은 아닙니다. 동화책이 주로 글로 읽히는 책이라면 그림책은 글과 그림으로 읽히는 책이므로 글과 텍스트의 분배와 역할분담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어려울 수도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리타가 비로소 강좌로 기획했던 그림책강좌에서도 그런 부분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었습니다. 


다시금, 내 딸아이를 위한 그림책을 준비하게 되면서 여러 그림책과 그림책을 그리는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이 동하였습니다. 도서관에 들렀다가 만나게 된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는 아마 몇 주 전쯤 서점에서 우연히 지나쳤던 기억이 납니다. 운명처럼 내게 와서 그 속의 여러가지 용기를 북돋는 말들을 가슴에 담았습니다. 


이 책의 글을 쓴 최혜진은 에디터 경력이 무색하지 않는 글솜씨를 발휘합니다. 그의 글은 부드럽지만 꼿꼿한 문체로 '그림책을 그리겠다'는 리타의 꿈에 물을 주고 햇빛을 드리우는 느낌이었습니다. 그가 사랑에 빠진 그림책, 그 그림책을 그리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고달픈 여정을 진행한 그 열정과 끈기도 배울만한 점입니다. 


열명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창의력이 무엇인지, 아이들에게 어떤 엄마 혹은 아빠이고 싶은지에 대한 공통된 질문을 던지면서도 그들의 작업방식이나 가치관 그 개성들을 잘 드러내면서 그림책에 관심많은 작가지망생, 엄마아빠들, 전공생들 등등에게 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잘빠진 책입니다. 


책 뒷 날개에도 소개되어 있지만, 이 책의 반은 소개된 작가들의 한 두 문장의 말들입니다. '관찰할 거리가 많을수록 시선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상상력을 발전시킬 수 있거든요', '질문하는 목소리', '실패해도 괜찮아, 별거 아냐', '인간적인 빈틈', '혼자 고요함 속에 머물기' 등등에 대한 작가들의 솔직한 이야기들이 책을 덮고도 오래 남습니다. 




리타는 이 책에서 그들의 아뜰리에를 구경했습니다. 볕이 잘 드는 방에 그들의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다양한 소품들로 둘러쌓인 널찍한 책상. 그림 도구들, 캐릭터 그림들, 여러 언어로 번역된 자신들의 착품들이 꽂힌 책꽂이 등을 보면서 그 곳에서 나는 냄새까지도 맡는 기분이었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자료를 준비하는 작가부터 온갖 상상으로 오로지 생각으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 시간을 들이고 작은 용기를 내고 꾸준하게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는 모습들이 행복해보였습니다. 


꼴라쥬기법을 활용하거나 판화기법을 쓰거나 밑그림 없이 채색을 시작하거나 간략한 선으로만 표현하거나 하는 그들만의 표현 기법에도 관심을 가졌습니다. 수제 노트에 프로토타입의 그림책을 만들어 보거나 주인공 캐릭터의 모습을 수십번 그려보는 연습장, 여행지에서 스케치한 그림들로 된 여러권의 드로잉북들에서 꾸준함, 집요함, 프로다움을 느꼈습니다. 




사실 그림책 만드는 법이라는 책을 찾아 보고 또 관련 강좌도 찾아볼 생각이었는데 이들은 자신만의 방법을 찾았고 자기가 즐거우면 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더군요. 프랑스와 한국의 사정이 많이 다르겠지만, 적어도 아이를 위해 나를 동심으로 가져가서 상상력과 창의력에 의지해 아무 근심없이 마구 마구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관찰하는 시선, 상상력을 만드는 질문, 공감의 쓸모, 치유하는 상상, 작은 용기, 결점에서 태어난 창의성, 깊은 심심함, 다르게 보기, 오래보기, 시간 사용법, 자기 믿음이라는 열명의 작가들을 형용하는 말들은 제가 그림책을 그리려고 마음먹고, 하나의 선을 그리고, 한가지 색을 칠하며 아기에게 이야기를 들려 줄 목소리를 가다듬는 과정 하나하나에 도움이 되는 말입니다. 그 순서도 마음에 들었어요. 





그림책 작가는 정말 서로 너무 다릅니다. 그림책을 그리게 된 배경이나 담고자 하는 주제의식, 발상이나 표현기법 등등 전혀 다른 이들이 한권의 책에 있다는 것이 오히려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들의 경험담과 조언, 대표 작품명, 그들의 웹페이지 주소, 나름의 표현기법에서 아이디어를 받은 점등을 꼼꼼하게 메모하였습니다. 아마도 리타의 1호 그림책의 밑거름이 되는 소중한 지침서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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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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