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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았어도 너무 다른 두 영화 '간신' vs. '순수의 시대'

 

  올해 개봉한 두편의 조선시대 배경의 영화를 보았습니다. 두편 모두 아찔한 장면을 내세우며 마케팅하였고 거기에 기꺼이 낚인 리타입니다. <순수의 시대>는 루키로 주목받는 강하늘도 나오지만 장혁과 신하균이 남성미 넘치는 것에 비하면 강하늘은 아직은 갈길이 좀 먼 것 같기도 합니다. <간신>은 주지훈과 김강우가 연기 대결을 펼칩니다. 남자 배우들이 대립각을 세우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은 아무래도 조선의 왕과 신하관계에서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이야기를 펼치다보니 그런 것이고 그 가운데 폭력과 선정성이 가미되어 영화를 불편하거나 진지하게 만들어 놓는 것에는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여배우들의 역할이라는 것도 두 영화가 비슷한 점입니다. 

  

  <순수의 시대>는 이방원이 왕이 되려고 마음 먹은 조선 초를 배경으로 합니다. 역사시간에 배운대로 이방원은 태조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을 도운 공이 큰 아들이고 조선 3대 왕이 되는 인물입니다. 원래 태조가 세자로 책봉한 이는 개국공신인 이방원도 아닌 배다른 어린 동생이었기에 더욱 심기가 불편했을 거라 합니다. 그런 혼란한 시기를 배경으로 하여 왕이 되려는 자가 세우는 계책에 말려들어가는 이른바 순정남 신하균의 연기가 이 영화의 처음과 끝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리뷰에는 신하균의 성난 등근육이 주인공이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탄탄하고 짱짱한 근육을 자랑합니다. 상대 여배우가 오히려 묻히는 기현상도 이 때문이었죠.

 

 

(출처: 다음 영화소개 포토)

 

(출처: 다음 영화소개 포토)

 

  한편 <간신>은 영화와 드라마로 수없이 만들어지는 이야기 화수분인 연산군의 시대가 배경입니다. 사사된 폐비 윤씨의 아들로 폭정을 일삼았다 전해지는 인물이죠. 영화는 연산군의 광기가 극에 달해 벌이는 극악하고 남사스런 행적을 상상하며 남자들의 성적 판타지를 자극하기로 마음먹은듯 합니다. 전국에서 불러들인 미인들을 명기로 만들어내려드는데 그 과정에서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할 만행이 저질러지기도 합니다. 하도 원성과 원한을 많이 사다보니 정신도 제정신이 아니라 나이도 한참 많은 장녹수의 치마폭에 놀아나는 것까지 상상 그대로였죠.

 

 

(출처: 다음 영화소개 포토)

 

(출처: 다음 영화소개 포토)

 

 

 두 영화는 비뚤어진 왕의 모습을 보이고 그나마 제정신인 신하의 모습과 대립각을 세웁니다. 여기에 원한에 사무친 한 여인의 복수극이 꽤 굵직하게 얽힌다는 점에서 참으로 많이 닮은 영화라고 할 수 있지요. 그렇지만 두 영화는 세가지 지점에서 다른 성향을 가졌습니다. 

 

  우선, 균형점에서 보자면 <간신>은 남성쪽에 치우치고 <순수의 시대>는 여성쪽에 치우쳐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도 그러하고 영화밖 독자의 관점에서 아마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서 여자인 리타는 <간신>보다는 <순수의 시대>가 더욱 섹슈얼한 지점에서 공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포괄적인 것보다 개별적이고 섬세한 것에 점수를 더 주는 여성성 때문은 아닌가 하지만 역시 이또한 취향일 수 있으니 조심스럽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간신>에서 다수의 여성이 성적 노리개가 되기 위해 거치는 절차들은 지극히 남성 중심의 시대, 오락을 비추는 것 같아 불편한 것은 사실입니다.

 

 두번째로 <간신>이 인물의 내면만큼이나 외적 시대를 더욱 크게 비추는 한편 <순수의 시대>는  시대는 그저 두 개인의 운명의 바탕화면으로 축소되어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마도 이방원은 성공하고 연산군은 폐위당한 역사와도 맞닿아 있는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 것인지 <순수의 시대>는 막강권력을 휘두루는 이방원의 등쌀에 두 남여 주인공은 서로의 연정에 애닳아 복수의 칼날마저 무디게 끝이 나버립니다. 두 연인이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배려하고 평안한 세상으로 떠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만 있습니다. 그렇지만 <간신>은 상상으로만 정을 통한 두 주인공은 결국 각자 소신과 반성으로 시대의 소용돌이에 그대로 몸을 놓아두며 각자의 대의를 이루려는 모습입니다.

 

 마지막으로 <간신>은 시대와 개인의 극복의 해피엔딩이라면 <순수의 시대>는 한없이 작은 두 개인의 눈물의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신>에서 주지훈은 불구가 되고 권세를 잃었지만 결국 마음을 확인하며 규수가 되어 나타난 여주인공과 해후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리며 끝이나는데 <순수의 시대>는 결국 서로를 지켜주기 위해 강물로 빠져들어 흔적조차 남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들은 함께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그토록 원하는 평안한 세계로 떠났음을 암시하였기에 해피엔딩이라 하고 싶네요.

 

 두 영화 모두 아찔한 장면과 스펙터클넘치는 장면으로 우리나라 영화의 음향, 미술의 세련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 또한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왕이 아닌 신하와 시대의 원한을 안은 여자의 복수극이라는 긴박함이 돋보입니다.

 

  흥행 성적은 고려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선택을 해보자면 아찔한 장면에서는 아무래도 달달한 순정이 감성을 더 자극했던 <순수의 시대>에 손을 들고,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에 생각할 꺼리를 두고자 한다면 <간신>에 손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순수의 시대 (2015)

Empire of Lust 
5.8
감독
안상훈
출연
신하균, 장혁, 강한나, 강하늘, 손병호
정보
시대극 | 한국 | 113 분 | 2015-03-05

 


간신 (2015)

The Treacherous 
7.2
감독
민규동
출연
주지훈, 김강우, 천호진, 임지연, 이유영
정보
시대극, 드라마 | 한국 | 131 분 | 201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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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두 영화 다 전혀 보고 싶지도(공짜로도 시간이 아까워서) 않아서ㅠ 뭐라 할 말이 없네요ㅋ
  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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