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카라, 정돈되지 않았지만 정갈한 공간

공간에 들어섰을 때, 드라마 <도깨비>에서 처럼 문을 열면 새로운 곳으로 뚝,하고 떨어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길을 돌아 들어 산울림 소극장 1층에 있는데 간판이나 입구가 요란스럽지 않아 이곳에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알아차리기 어려울만하다.

 

가운데에는 차와 음료, 음식을 준비하는 공간을 둘러싼 테이블에 손님들이 나란히 앉아있고 나머지 공간에 키 낮은 테이블과 소파가 놓여있다. 카페라고 하기에는 개별 공간이 부족해서 편안하게 장시간 앉아있기는 뭣하고, 그렇다고 음식점이라고 하기에는 자유로운 분위기라서 마치 도서관 매점처럼 정숙한 수다가 어울린다.

 

유기농을 몸이 알아챌만큼 예민한 편은 아니라서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이라고 하면 감사히 먹기는 해도 찾아먹지는 않는데, 이 곳은 유기농 재료로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 곳이라고 한다. 애매한 시간이라 식사는 못했지만, 대접과 머그의 중간으로 보이는 그릇에 따끈하게 담아 내온 짜이가 그 말을 증명해주었다. 담백하고 담백하였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케익은 두부케익이었는데 치즈케익만큼 부드럽고 담백하고 적당히 단맛이 우러나와 내 입에는 좋았다.

 

보기좋으라고 놔둔 인테리어 소품이 아니라 직접 담근 차들이 담겨있는 유리통들이 한켠 선반에 올려져있고, 여기 저기 수공예품이나 유기농 재료, 이런저런 물건들이 이 곳만의 규칙에 의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꼭 오랜만에 시골 집에 내려가서 엄마 주방에 들어선 기분이라고 해야 할 지, 뭔가 손때가 잔뜩 묻어서 치워도 티하나 안나는데 또 보면 먼지하나 없는 그런 정갈한 맛이 있는 공간이었다.

그래서 내 마음이 허하고 뭔가 내게 힘을 좀 주고 싶을 때 들러서 저 나름의 위치에서 당당한 물건들과 섞여 나도 내 나름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은, 적당히 정돈되지 않은, 그래도 정갈한 공간을 알게 되어 나름 기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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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테마파크 비교, 송도 몬스터VR Vs. 동대문 판타 VR

VR 관련 프로젝트를 하면서 VR테마파크의 콘텐츠를 경험하고자 송도의 몬스터VR과 동대문의 판타VR에 방문하였다. 갖춘 콘텐츠의 종류나 운영방식, 인테리어 등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나타냈다.

VR기기 보급이 늘어나면서 VR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추세로 기존 교육이나 체험을 넘어서 엔터테인먼트 목적의 콘텐츠를 직접 다양하게 경험한다는 측면에서 VR테마파크의 역할은 기존 테마파크나 게임방과는 다르다.

 

송도 몬스터 VR, 가족단위의 여가를 즐기는 공간

송도 몬스터 VR은 머리에 장착하는 VR기기인 HMD모습을 한 캐릭터를 내세워 기존 테마파크의 공간 구현에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이다. 공간 전반의 붉은 톤으로 강렬하고 활동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었다.

 

어지러움증이 큰 곳과 비교적 무난한 공간으로 구획이 나누어져 있고 동선이 단순하게 반듯하게 배치되어 있다. VR게임보다는 VR환경에서 즐기는 어트랙션 류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3-4분 내외의 짧은 콘텐츠로 이루어져 있고 평일 오전 방문이어서 그랬겠지만 사람들이 많지는 않아서 오랜 시간 기다리지 않아도 콘텐츠를 즐길 수 있었다.

 

그네를 타고 오르내리는 콘텐츠가 의외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HMD를 끼고 오르내리면 실제보다 더 크게 움직이는 느낌이 나서 그런 듯 하다.

 

입구쪽에 배치한 수상보트나 풍선 기구는 HMD를 끼고 가상현실로 들어가기 전에 비슷한 구조물을 만들어 두어 좀 더 가상현실에 몰입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고 테마파크의 구조물로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아직 VR콘텐츠가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이 먼저 플레이하는 고객의 영상을 함께 볼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하고 있어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독립된 부스에서 입체 음향과 함께 실감나는 그래픽으로 연출된 VR영화를 선보이는 비브스튜디오의 콘텐츠 <닥터X>와 <볼트>가 마련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볼트>가 더 재미있었다.

 

(<볼트>부스의 대기석 보습, 볼트 캐릭터들이 소개되고 있다.)

 

동대문 판타 VR, 또래들의 플레이공간

동대문 판타VR은 송도 몬스터 VR이 테마파크로서의 장소성에 중점을 둔 만큼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대신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체험형 게임을 구비하고 있고 인형의 방 등 실제 공간과 가상공간을 연동시켜 만들어 둔 공포체험공간 구획을 따로 마련하여 보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단순한 라이드형이 아니라 직접 걷거나 조끼를 착용하여 타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다중 플레이가 가능한 FPS 게임은 흥미를 많이 끌었고 플레이시간도 5분 이상으로 충분히 체험할 수 있었다.

직접 이동하면서 좀비를 물리치는 게임으로 뒤편에서 게임하는 것이 대기하는 관객들에게 덜 챙피할 수 있다. 갑자기 들이닥치는 좀비때문에 혼비백산하고 낑낑대면서 이동하는 모습이 조금 우스꽝스러운 건 HMD착용 게임의 단점이다.

 

이 카메라는 가상 공간 속에 놓인 내 모습을 3인칭 시점으로 보여주는 장치인데, 어차피 HMD를 끼고 게임하는 나는 1인칭으로 좀비와 싸우기 바쁘다. 이 장치는 순전히 주변 대기하는 관객들에게 제공하는 볼거리. (이상인 배우가 체험한 영상은 꽤나 멋있지만, 내가 싸우는 영상은 민망했을 것 같다.)

 

판타 VR 내부 구조는 이렇다. 가운데 에스컬레이터를 구획으로 크게 두 군데로 나누어져 있고 안쪽 인형의 방 공간이 따로 구획이 되어 있어 미쳐 찾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같다.

 

이상 두 군데 특징을 간단히 찾아보았다.

송도 몬스터 VR은 여가시간을 보내는 테마파크라는 공간성에 중점을 두고 내부 공간을 멋지게 꾸며 놓았다. 상호작용이 필요한 게임은 큐브로 구성하여 기존 바이브나 오큘러스같은 개인 VR기기로도 충분히 즐길 콘텐츠를 구성한 것이 조금 아쉬었지만, 가족동반의 조금은 문턱이 낮은 접근성이 좋은 콘텐츠로 구성하였다는 점에서 부작용은 덜할 것으로 보인다.

판타 VR은 테마파크보다는 기존 게임존의 다소 삭막한 공간이지만, 개인 장비로는 체험할 수 없는 햅틱이 추가된 다양한 상호작용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린 청소년이나 젊은 남녀에게 인기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어느정도 VR기기에 친숙도가 있지 않으면 콘텐츠를 제대로 향유할 수 없어 초기 이용자들은 조금 힘들 수도 있다.

주로 HMD를 착용해야만 즐길 수 있는 가상현실 콘텐츠므로 HMD의 착용과 게임 운영 방법에 대한 소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고객들을 살펴야 하는 운영스텝들이 많이 힘들어 보였지만, 분무기로 물을 뿌리거나 직접 등을 두드려 놀래키는 등의 개입을 통해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 운영은 테마파크만의 묘미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들 공간은 VR콘텐츠나 미디어 기기의 친숙도를 높이는 체험장으로서 기능하면서 VR콘텐츠 기업의 시험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주변에 다양한 VR체험, 게임 공간들이 생기고 있는데, 이들의 공간의 구획과 아이덴티티, 운영방식 등등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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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묻은 다방의 키치스러움, 광화문 블루베리 전통찻집

 

지인들과 다녀온 지는 좀 되었는데, 오랜만에 블로깅을 하면서 왠지 이 곳을 먼저 휘리릭이라도 남기고 싶었다. 작은가게의 융통성, 개성, 자유로움, 가능성 등 많은 생각을 하면서 이런 가게들이 모여앉은 골목길과 그 동네로 뻗어나가다보니, 마침내 우리 동네들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걸까. 그걸 좀 구체적으로 파고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퇴근하는 전철속에서.

그러거나 말거나, 추위가 한창이던 때 들러서 맛보았던 십전대보탕과 블루베리차의 쌉싸름함과 함께 오래전 다방의 한 구석에 들어앉아 수다떠는 달달함이 일품이었던 이 곳을 기록으로 짧게 남겨본다.

 

광화문에서 지브리 전시를 보고 점심을 먹은 후 후식겸 들른 어느 건물의 지하 작은 찻집이었는데, 연령대가 다양한 사람들이 좁고 다닥다닥 붙은 오래된 소파에 모여 앉아 이야기들을 나누는데 제법 시끄러웠다. 푹신하고 쾌적하고 멋드러진 카페도 많은데, 그렇다고 가격이 싼것도 아닌 이런 다방으로 이끈 지인들이 어떤 의도가 있었나 싶기도 하고, 또 커피보다야 몸에 좋은 차를 한번 보약처럼 마셔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이라 생각하며 잠시 대기하다가 마침내 좋은 자리가 나서 차지했다.

 

이 찻집 이름은 서울 첫번째 사계절 차 전통찻집이고 보기와 달리, 홈페이지도 있고 QR코드, 주소, 쿠폰까지 겸비한 명함으로 적극적인 홍보수단을 갖춘 가게다. 우리가 갔을 때는 노부부가 친척에게 가게를 넘기는 과정이었고 이어받게 되는 사장님이 바지런히 가게안을 움직이고 있었다.

 

(출처: https://blog.naver.com/wowwez/220581717158)

 

사실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서 '광화문 블루베리 찻집'을 검색하니 이미 많은 블로깅 글이 나왔고 그 중 명함 사진이 있어서 데리고 왔다. 어쩌면 이렇게 다양한 색상과 폰트를 섞어서 많은 정보를 하나의 명함에 담아내는 '압축적'인 방식을 아마도 세련된 감성의 디자이너들에게는 악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것 또한 이 가게의 아이덴티티다. 어쩌면 이렇게 명함과 가게의 모습이 닮아있을 수가 있는지...

 

 

마치 식당과 같은 인테리어에 들통에 사골육수 우리듯 끌여내는 차의 모습이 어떨지 주변을 기웃거리게 되는 공간이었다. 바깥은 첨단을 달리는 서울 한복판인데, 이 곳은 시간이 멈춘 듯 달달하고 뜨끈한 십전대보탕을 휘휘 불어가며 마시고 달달하고 시원한 블루베리차를 호로록 들이키는 시골의 다방의 모습이었다. 왠지 스마트폰은 넣어두어야 할 것 같고 편안하게 툭 터놓고 사람들과 더 이야기를 나누되 다음 기다리는 사람을 위해 조금은 빨리 자리를 비껴주어야 하는 불편함이 공존하는 곳.

 

 

인사동 한가운데 들어가면 이보다 비싼 가격에 적은 양인 것에 비하면 이곳 공간의 투박함은 주력 상품의 품질에 집중하는 내공이 한껏 드러났다고 본다. 함께 나오는 저 곶감과 생밤 조각이 차림새를 좀 더 그럴듯하게 만들어주면서 오독오독하거나 말캉하고 고소하고 달달한 식감은 이 공간을 더 추억하게 하는 전략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블루베리차는 시원하게 나온다. 얼린 블루베리가 둥둥 떠서 수저로 떠먹으면 한겨울이지만 또 그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차를 내오는 그릇이나 함께 따라나오는 오미자차, 이 가게만의 룰이 느껴지던 순간.

 

작은가게의 개성과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면서 그런 가게를 그려보는 분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 서점이나 공방처럼 어느 특정한 가게가 아니라 그 스펙트럼이 넓어서 그만큼 막연할 수도 있는 시간이지만, 같은 찻집이라해도 스타벅스와 이 찻집의 간극은 또 얼마나 넓은가를 본다면 그 고민은 넣어두어도 될 것 같다. 집중하고자 하는 가게의 본질을 이 가게가 내부 인테리어와 명함을 통해 끈질기게 드러냈던 것처럼 가게는 본질에 집중, 그것이 다수가 아닌 일부에 만족이면 된다는 생각에 좀 더 자신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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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대동서적 리뉴얼 오픈, 어떤 서점이 될 것인가


새롭게 단장한 안산 대동서적, 오랜기간 준비를 거쳐 드디어 오픈했다. 예정보다 일찍 선보이기 위해 수고롭게 많은 책들을 임시 서점에서 옮기고 진열하는 등 손님들의 편의를 생각한 정성을 알기에, 기대감을 가지고 서점을 찾았다. 평일 오전 오픈 직후라 손님은 많지 않았고 아침의 신선한 햇살과 새 가구들로 채워진 공간의 새것 냄새는 꽤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지난번 들렀을 때, 건물 둘레만 서성이다가 발길을 돌렸는데, 이번에는 들어가서 인테리어와 책 진열, 손님들을 위해 준비한 공간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3개 층으로 나뉘었던 서점이 지하 만화카페에 공간을 내주어 2개 층으로 압축된 만큼 서고는 알뜰하게 공간을 나누어 책을 비치하고 있었다. 기존에는 벽쪽을 제외한 공간 안쪽의 책장들은 어깨보다 낮아서 한 층의 공간이 탁트여 하나로 연결된 느낌이었다면, 바뀐 지금은 서고들의 키가 커지고 구획을 나누어 배치되어 하나의 층이 여러 개의 구획으로 나뉜 느낌이 들었다. 


1층 중앙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 이 계단은 널찍하게 만들어 고객들이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게 마련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카페보다 훌륭한 바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다. 휴식을 취하면서 골라둔 책들을 훑어보거나 서가에서 조금 떨어진 김에 동행과 소근거리며 대화를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서점 밖에서는 2층에 책을 보는 사람들을 올려다보며 서점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질 지도 모르겠다. 

3층에는 생각보다 메뉴가 다양한 북레스토랑과 세미나실, 독서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기존 북카페의 기능을 식음료 부분과 세미나실로 구분한 느낌이 들었는데 세미나실은 50인이 들어갈 수 있는 본격적인 세미나실과 소규모 인원이 브레인스토밍할 수 있는 회의실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설비도 잘 갖추어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지하 만화카페로 내려가보았다. 따뜻한 방에 배를 깔고 누워 읽어야 더 재미있다는 진리가 있는것인지, 별도의 공간으로 나뉘어 만화책을 편안히 볼 수 있도록 쾌적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공간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그 안에서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정서를 갖게 될 것인가를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다. 서점은 사람들에게 책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고 그 책을 경험하도록 부추기고 고객들이 지적 호기심을 채우거나 발견하는 공간이다. 책의 물성, 책에서 파생된 상품, 책의 트렌드를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다. 

대동서적은 성실한 책의 진열과 판매위주에서 경험을 파는 공간이 되고자 변신했다. 곳곳에 자리잡은 '앉을'공간들이 이를 대변한다. 조용하고 멋진 인테리어도 공간에 머무르고 싶도록 유혹하고 있다. 


그런데, 궁금해졌다. 대동서적이 만들어 둔 '앉을 공간'들에 대해서.

누가 거기에 앉을것인가, 그리고 무엇을 할 것인가. 

1층 중앙 계단에 마련된 앉을 공간이 바라보는 공간, 계단 앞쪽의 책진열대에 무엇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곳에 책 진열대를 둘 것이 아니라 작은 무대를 만들어 두는 게 좋지 않았을까. 프로젝터를 띄우고 영상을 보거나 작은 공연을 하거나 작가와의 북토크를 할 수 있는 무대 말이다. 전편에는 대동서적의 예쁜 로고가 반짝이고 사람들은 그 곳을 중계하고 기록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2층 서가 안쪽 공간에 마련된 소파는 조금 부담스럽다. 내가 그곳에 앉아 책을 읽는다면 다른 손님들은 뒤쪽 책장에 접근하기가 곤란한다. 다른 사람의 독서를 방해하는데에 주저할테니 말이다. 그에 앞서 책장쪽으로 향하는 조명은 소파에 앉아서 책을 읽기에 충분하지 않다. 소파 옆 탁자의 스탠드를 켜보아도 검은 삿갓이 책을 충분히 비춰주지 못하는 것 같다. 차라리 소파 없이 높다란 원형 테이블만 중간에 있다면 잠깐씩 책을 확인할 손님들에게 유용하지 않았을까. 구획이 나뉘어 다소 좁게 느껴지는 서고가 소파에 앉아있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그곳을 탐험하는 손님들에게 도움이 될 것같지는 않았다. 그 소파는 1층 중앙 계단 앞쪽에 옹기종기 모여있는게 나을 것 같았다. 

2층 어린이책 코너의 책진열장은 다른 공간의 진열장과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구획을 계획하고 새롭게 가구를 짰다면 어렵지 않았을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곳을 찾는 손님들이 몸을 낮추고 아이의 시선을 맞추며 책을 고르는 엄마아빠들이라면 아이들이 손쉽게 책을 보고 만지고 고를 수 있는게 좋을 것이다. 예전 1층 앞쪽에 어린이 도서들이 진열되어 있을때, 낮은 책상에 나란히 앉아 책을 읽던 어느 엄마와 어린 아들의 모습을 그려보건데, 그 쪽에는 높다란 바 테이블보다는 귀엽고 포근한 낮은 가구들이 배치되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또는 엄마와 아이들이 책을 보고 체험하고 그림책을 그려보는 둥그런 체험 테이블이 자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하였다. 출판사와 함께 해볼 수 있는 활동이 있을테니 말이다. 

3층 북레스토랑은 깔끔하고 정갈한 식당의 모습이었다. 마찬가지로 다른 공간의 세미나실과 회의실도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이 들었다. 이 공간들이 하나로 연결되고 필요에 따라 구획을 나눌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면 어땠을까. 통유리 접이식으로 만들어져서 전층을 활용하는 큰 이벤트를 소화할 수도, 구획을 나누어 차와 다과가 곁들여진 캐주얼한 파티가 가능한 공간으로, 각 공간의 테이블이 따로 또 같이 조합할 수 있는 모듈가구로 구성되어 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료와 식사도 독서실 회원의 1달 회비에 넣어서 계산할 수 있는 옵션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세미나실을 찾는 고객을 위한 인원에 맞춤한 다과 상품이 있으면 어떨까. 이 안에서 만들어지는 프로그램은 어떤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을까 등등. 여러가지 상상이 꼬리를 물었다. 

운영하는 인력의 문제도 있었겠지만, 지하 1층의 일부, 3층의 일부에도 서점이 존재하고 그 경계를 반듯하게 나누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생각은 1층 빵집과 서점이 이어지는 테이블 공간이 모델이 되었다. 지하 1층 만화카페 앞 혹은 안에 관련 도서의 판매를 겸하고, 3층 레스토랑에서 책과 관련한 메뉴를 내놓는다면 어떨까. 이달의 책메뉴로 '신경끄고 후루룩 떡국'+<신경끄기의 기술> 20000->17000같은 기획말이다. 

공간은 단지 그 모습으로만 판단할 수는 없다. 이미 마련된 좋은 이베트와 기획을 놓쳤을 지도 모른다. 다부지게 작정하고 새로 만들어진 지역 랜드마크인 만큼 그 기대가 큰 것은 사실이라 이런저런 소설을 써가며 리뷰를 해본 것이다. 그래도 공간을 보자마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간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깨끗하고 세련된 모습을 갖추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면, 마련된 공간에서 손님과 직원이 어떤 행동을 하고 그 행동이 어떤 결과로 돌아올 것인가를 세심하게 만들어주는 공간이 되기를 바래본다. 

'이상하게 그곳에만 가면 책을 읽고 싶고 책을 사고싶단말이야~'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살아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다음번 방문에서는 구석구석 생기발랄한 운영원칙이나 이벤트를 살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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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 상상력이 부족하다고 하셨지만 4가지 달아주신 내용은 상상력이 너무 과하다는 말씀으로 읽힙니다.
    1. 1층 평대를 이동하면 소통공간으로 유연하게 이용가능하다는 말씀 공감합니다. 1층 중간 유동고객이 많은 자리에 책을 비치하는 게 매출에도 도움이 될테니까요. 공간에도 메인 홀, 대동서적이 가진 아이덴티티를 줄 수 있는 공간이라 생각했기에 좀 더 힘을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적은 것이었습니다.
    2. 안쪽 소파가 잠시 앉는 공간이라면 심플하고 딱딱한 소재의 의자를 배치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합니다. 소파는 의자보다 오래 앉아있으라는 의미로 읽히지 않을까요.
    3.'다수의 사용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범용성'은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잘 안되지만, 아이들 높이에 맞춘 높이에는 성인도 앉을 수 있다는 점에서 범용성이 그렇게 해치지는 않는 것 같은데요.
    4. 유연성이 너무 과하면 본질적이 주요 기능이 약할 수 있지만, 유연성이 너무 없다면 너무 본질적인 역할만 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모듈화가 가능하다면 캐주얼한 세미나나 파티,실내 벼룩시장 같은 공간을 활용 가능성이 늘어나지 않을까요. 독서실에 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은 말씀하신 본질 때문이었습니다.

    공간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는 평가 달게 받겠습니다. 자주 찾아서 변화된 것들도 지켜볼 예정입니다. 댓글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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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공간이야기] 안산 대동서적 새로운 공간탄생을 기대하며


안산의 대동서적은 꽤 오랜 기간 지역 문화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했다. 책 말고도 읽고 즐길거리가 늘어나다보니 서점 규모나 매장 수의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대동서적은 책을 판매하는 곳에서 책과 관련한 문화를 판매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고자 노력했다. 오프라인 서점의 가장 큰 메리트인 새책의 물성을 직접 느끼며 책을 탐독할 수 있는 공간이 됨은 물론이고 시즌별, 주제별 북큐레이션을 제공하여 자주 찾는 고객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아예 북캠프를 만들어 휴양과 책을 접목시키는 시도도 하였다.(공주 북캠프: http://gongjubookcamp.co.kr/)

특색있는 서점을 소개한 책에도 지역 중견 서점으로 소개되기도 한 대동서적은 이제 새로운 변신이 코앞인 듯하다. 한 건물 전체를 서점의 공간으로 쓰면서 층별 공간의 색깔을 더 입히고 앞서 말한 책판매에서 확장된 장소성을 확대해나갈 생각으로 보인다.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변신중인데, 지하 1층은 만화카페로 만화 등 즐길거리 위주로 쾌적한 공간과 함께 준비될 예정이다. 

1층은 가장 접근성이 좋고 외부에 노출되어 있어 고객을 끌어들이고 계속 머물도록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하게 된다. 입구가 사다리꼴 모양으로 들어가 입체감을 살리면서 서점 외부와 내부 공간을 적절하게 섞어 놓아 방문하고싶은 마음이 당긴다. 당초 프랜차이즈 아이스크림전문점 자리에는 지역 빵집이 들어올 예정이고 내부 인테리어는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모습이다. 매장에서 직접 빵을 굽는다면 이때 나는 기분 좋은 빵 냄새는 1층 매장 서점을 찾는 고객들에게도 좋은 역할이 될 것으로 보인다. 

2층은 서점과 이벤트 홀을 갖추게 될 계획이다. 이벤트 홀에서의 행사라면 북토크 등의 세미나를 쉽게 예상할 수 있으며 취미, 전문지식, 인문학등의 문화강좌, 공연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책이 목적이 아니라 책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열쇠로 본다고 하면 될 것 같다. 이 공간을 고객들에게 오픈하고 커뮤니티를 만들어 오프라인에서 주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시너지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3층은 북카페, 스터디룸, 세미나실이 마련된다고 한다. 1층부터 거리에 따라 지하 1층과 2,3층을 비교한다면 1인당 서점에 머무르는 시간은 출입구와 멀어질록 길어질 것이고 고객의 수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이런 배치는 객단가보다는 시간이나 공간을 판매하는 전략이다. 가능하다면 지하층에 브랜드 문구, 팬시를 판매하는 코너가 마련되면 좋을 것같다. 1층에서 빵과 케익을 산 고객이 책 이외에 선물할 수 있는 꺼리를 마련해둔다면 방문목적이 늘어나게 되는 셈일테니 말이다. 

4층은 서점과 별개로 외부 임대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한다. 대동서적의 문화적 아이덴티티가 연결되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오랜 예전, 마일리지 카드를 만들어 놓았다가 최근 새로 발급 받았다. 좀 더 기대해보자면 자체 어플이나 통합 마일리지 서비스를 활용해서 고객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좋겠다. 입점한 여러 공간들에서의 회원 혜택은 어떻게 될 지도 한편으로 궁금해진다. 

오픈하게 되면 다시 한번 찾아보고 기대와 예상이 어느정도 맞았는 지 한번 더 포스팅 해볼 참이다. 

-> 이후 포스팅 : 대동서적 리뉴얼 오픈, 어떤 서점이 될 것인가  http://biroso.kr/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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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시민청에서 놀아볼까

 

 장그레가 가슴이 답답할 때면 옥상으로 올라가보던 곳이 바로 서울역, 시청역 근방입니다. 그 곳은 바쁜 사람들이 서로를 의식할 새도 없이 지나치기 바쁘게 빽빽한 빌딩숲을 스쳐 사라집니다.

 

 이런 빡빡한 공간 한가운데 서울시청이 새롭게 모습을 바꾸고 널찍하고 멋진 공간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풍문으로 많이 들었던 공간을 직접 찾아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그 감상은 먹을 것 많은 잔치집에 다녀온 기분이었답니다. 이곳은 바쁜 회사원들이 아닌 여유로운 시민들이 시간을 보내도록 합니다. 전시나 공연을 할 수 있는 널찍한 공간들이 경계없이 맞닿아 있고 공정무역 제품 소개하고 판매하거나, 좋은 책을 판매하는 서점도 자리합니다. 

 

 

시청광장을 통해 지하로 통하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이렇게 시민청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시청역에서 바로 이어지기에 리타처럼 안쪽 반대쪽 입구로 들어올 수도 있어요.

 

 

서울시청역에서 바로 이어지는 시민청은 형형색색 다양한 구조물과 조명으로 발길을 잡습니다. 공연장 무대가 자리잡고 있고 음향장비가 놓여있더군요. 앞쪽에 널찍한 공간에 앉아서 시시때때로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에서처럼 널직한 공간에 아무렇게나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들이 있어서 친구끼리 연인끼리 아니면 혼자라도 앉아서 수다를 떨거나 사색에 잠깁니다.

 

 

 

시민청에 자리잡은 공간은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을 할 수 있는 장치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사진에는 담지 못했지만 타임머신에 내 추억을 담아볼 수도 있고 스마트폰의 사진을 바로 인쇄해볼 수 있는 서비스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연등을 담은 형형색색의 조명이 시민청 입구를 밝히고 있습니다.

 

 

공정무역 가게인 지구마을입니다. 진지한 분위기의 회의가 진행되고 있어서 가까이 다가가지는 못하고 이렇게 소심하게 사진을 찍었네요. 공정무역커피를 제공하는 공간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리타도 공정무역가게에 관심이 더욱 갔었는데요. 찾아보니 지구마을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이 있더군요. (블로그 : http://blog.naver.com/jigoomaeul/220263713313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jigoomaeul ) 지구마을은 공정무역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공정무역의 재료로 간단한 소품을 만들어 보는 워크숍 등의 행사가 열리기도 하니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통해서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널직한 지하공간에 자리잡은 시민청이라서 다른 한쪽에서는 자그마한 공연공간이 있더군요. 수박겉핥기식으로 둘러보기만 해도 중간중간 눈에 들어오는 공간이 많이 있었습니다. 마음먹으면 하루종일 머물러 무언가를 해볼 수도 있을 것 같더군요. 책도 보고 이야기도 나누고 공정무역 제품을 경험해보고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체험을 해보기도 하고 말이죠. 이렇게 다양한 꺼리가 있는 곳이라 만화나 도서나 사회적인 이슈 등 시민청 전체 공간이 하나의 주제로 묶인 다양한 이벤트로 사람들로 북적북적할 그런 그림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더군요.

 

 

 

중간중간 설명 표지판의 모습입니다. 애써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이는데 직관적으로 간단하게 표현해두고 자세한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은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많은 시청각자극이 한꺼번에 들어오는 느낌이라 뭔가 버거운 느낌이 들기도 했거든요. 저 파란 글씨만으로도 좀 많아보이는데요.

 

 

 

커다란 스크린에 영상이 펼쳐지는 담벼락 미디어입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 그 미디어를 통해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테이블도 보입니다. 앉는 위치는 바로 앞에 있어서 평소라면 미디어를 바로 볼 수는 없게 너무 가깝기는 하지만 재미있는 영상이나 이미지가 많이 소개되었으면 좋겠네요.  아래보니 낙서테이블이 있었네요. 미처 발견하지 못해서 어떻게 낙서를 하는 지 살펴보지 못한게 아쉽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도시의 시청답게 문화 공간으로서 시민청은 약속시간보다 한 두시간 일찍 나와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리타도 개인적으로 공공기관에 이런 개방적인 문화공간이 마련되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거란 기대감에 한껏 반갑고 들뜨기도 했던 방문이었네요.

 

 

서울시청 1층 로비에 위치한 구조물.  푸른 빛을 머금고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이 구조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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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과 플레이라는 컨셉의 AK& 푸드 스트리트

 

수원 AK백화점에 새로운 푸드코트가 들어섰습니다. 처음 공사를 시작할 때 지나다니면서 레스토랑이 들어오나 싶었는데 푸드코트더군요. 멋진 인테리어의 널찍한 공간을 공유하면서 여러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부페와 패밀리 레스토랑을 접목시켜 놓은 듯합니다. 백화점입장에서는 레스토랑을 운영하지 않고 멋진 컨셉의 공간을 만들어 두고 입점 시키는 전략으로 수익을 내는 것일테고 업체들은 방해받지 않는 널찍한 공간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구미를 맞추는 독특한 공간을 쉐어하여 모객과 인테리어의 부담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일 듯 합니다.

 

물론 이 공간의 컨셉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비자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가는 각 매장의 음식 퀄리티도 그렇고 음식을 고르고 먹으면서 그 공간에 머물렀던 경험이 점수를 줄 것입니다.

 

 

 

백화점의 젊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공간을 런칭하면서 관련 업체를 입점시키고 유입된 소비자들을 위한 편의 공간을 만들어서 2차 소비를 발생시키는 전략입니다.

요즘 다양한 문화공간이 생기면서 카페에서 책을 보거나 서점에서 술을 마시는 것이 낯설지 않습니다. 외부와 다른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두고 그 안에 머물면서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는 그 경험을 그리워한다면 다시금 그 공간에 돌아오겠죠.

 

 

 

수원 AK백화점의 AK&의 전략이 잘 맞아떨어졌는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만, 일단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들어가보고 싶은 마음을 만들어 놓은것은 반의 성공이 아닐까 합니다.

 

 

 

 

예전 마카오에 갔을 때, 베니스를 본떠 만든 쇼핑몰이 생각납니다. 그곳은 외부와 단절시켜 하늘은 조명을 넣은 구름을 채색한 천정이 있고 주변에는 바깥으로 난 창이 하나도 없습니다. 둘레에는 건물과 상점이 들어서 있는 것 같고 중앙에는 베니스의 것과 닮은 수로를 따라 곤돌라가 다닙니다. 그래서 바깥공간의 시간과 상관없이 베니스라는 가상의 세계에 머물며 쇼핑을 계속하라고 부추기죠.

푸드스트리트도 입장하게 되면 지하공간에 하나의 마을을 들여다 놓은 분위기입니다. 유럽의 한 도시 골목같은 느낌을 주면서도 한쪽은 웨스턴을 다른 한쪽은 한국음식점을 배치 시킨 것은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푸드 스트리트로 이름을 짓지 말고 고유명칭을 만들어 줬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푸드 스트리트는 그냥 음식거리, 일반명사라서 내부의 멋진 스타일을 드러내기는 다소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내부 음식점이 17개니까 차용하여 AK St.17 이라거나 내부 인테리어에 수원의 거리를 접목시킨 것을 네이밍에 접목시켰어도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약속장소 잡을 때 '푸드스트리트에서 만나자'는 조금 재미없지 않나요. 그저 수원역 연결통로 '분수있는 곳에서 만나!'라는 말로 설명하기 십상입니다. 이름이 많이 불려야 그 곳에 대한 애착이나 경험을 넣어둘 폴더가 만들어질 텐데요. (분수광장도 행복분수광장이라든지, 장수광장 이라든지 고유이름을 지어줬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저 조각상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곳에 방문하면 커플들이 행복해진다든지 등등의 스토리는 제가 못찾은 거겠죠?)

 

 

 

간단한 간식부터 피자나 버거까지 다양한 음식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한쪽을 웨스턴푸드로 했으면 대중적인 중국음식, 일본음식이 포함된 이스턴 푸드로 해보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젊은이들의 쇼핑몰이기에 익숙한 초밥이나 탕수육같은 메뉴도 찾을만 하지 않을까요.

 

 

 

내부의 모습입니다. 거리를 모티브로 하였기에 이정표도 보이고 건널목도 보입니다. 그런데 이길을 다니는 것은 차가 아니라 사람들인데 저 건널목은 무슨 의미일까 싶었습니다. 뒤편에 옛날 버스가 있어서 이 도로로서의 이미지에 연관성을 보이기는 하지만요. 기분같아서는 한쪽 공간을 펍을 만들어봐도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음악도 흐르고 조명도 그렇고 탁트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다양한 맥주와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밝은 분위기 말이죠.

 

 

 

 

 

수원 팔달물 등의 이정표에 수원의 옛 버스가 전시되고 그 노선을 그려둔 점, 예전의 신문을 붙여 둔 모습은 볼 거리가 되었습니다. '새마을운동', '지짐이' 등 예전 선술집 분위기의 집에서 보던 레퍼토리라서 전체 분위기와의 어울림으로 봤을 때는 이미지가 잘 모아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컨셉을 가졌다면 눈에 보이는 것부터 보이지 않는 것 까지 일관되도록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젊고 발랄한 이들이 들러서 멋진 옷과 악세서리를 사서 먹는 음식, 그 이미지를 떠올려 본다면, 주로 젊은 연인이나 또래들이 재미삼아 들르는 곳이고 오래 머물수 있도록 하는 곳이라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나올 것입니다. 물론 지하철과 연계되어 접근성이 좋다는 점은 그 외의 다른 세대를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지만 스타일과 플레이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면 스타일은 무엇이고 무엇을 가지고 놀 것인지에 대해 답은 주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게 그 공간을 찾도록 만드는 힘이 되는 공간 브랜딩일테니까요.

 

젊은 이들이 쇼핑한 옷을 입어보고 런웨이처럼 걸어보기도 하고 커다란 스크린에 그들의 모습이 비추기도 하고 버스나 분수에서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꺼리가 제공되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음식도 맛있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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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드람브르 세가지 멋이 있는 카페

 

지난 주 전시를 다녀오면서 카페에 잠시 들러 밀린 수다를 떨었습니다. 지인과 함께 들른 카페인데 분위기도 좋고 음료나 디저트도 좋았습니다.

 

영어로 써있는 이름이 다시 읽기는 어렵고 그래서 기억에 잘 남지 않아서 몇번 되묻기는 했습니다만, 그런 불편을 감내하고라도 이름을 알아내는 것에는 그만한 매력이 있어서겠지요.

이미 편의성이나 맛이나 메뉴 등이 익숙해진 프랜차이즈 카페는 실패 확률을 낮춰주기는 하지만 또 그만큼의 기대치도 낮춰줍니다. 모처럼 인사이트 넘치는 관람을 마치고는 그런 곳 보다는 좀 색다른 곳을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물론, 드람브르도 혜화동 골목길에 어깨 부딪히며 앉아야 들어갈 수 있는 카페같은 매니악한 느낌은 아니지만, 카페로서의 기본을 충실하면서도 기존 다른 카페들에 학습된 소비자들에게 편리한 이용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선, 직접 원두를 볶아서 1주일 내에 소비하는 신선한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그렇습니다. 아메리카노도 세가지 원두 중에서 고르도록 되어 있는데 서로 맛이 조금씩 달라서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영수증을 가지고 가면 1000원에 리필을 해준다는 안내를 가게를 나서면서 발견한 것이 커피를 물처럼 마시는 리타로서는 아쉬웠네요. )

 

 여기에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내는 여러가지 빵을 곁들이면 이야기를 나누는 데 윤활류가 되겠죠. 우리는 점심을 먹고 왔음에도 여자들만 있다는 디저트 위를 점검이라도 하듯, 몇가지 더 시켜보았습니다. 모양새는 이미 아는 맛일 것 같은데 실제로 먹었을 때는 전혀 다른 맛을 선사해요. 안에 들어있는 크림들이 자꾸 손이 가게 했다고 해야 할까요. 솔직히 베이글은 우리가 아는 그 쫀득한 맛이 아니라 마늘바게트 느낌의 푸석하면서 가벼운 느낌이었는데 그래서 큼직한 사이즈가 이해가 되더군요. 하지만 안에 들어있는 크림치즈가 바삭한 식감과 잘 어울려서 금새 호감으로 바뀌었답니다. 집에 올 때 포장한 치즈조각케익과 롤케익도 정말 괜찮았어요. 특히 롤케익이 일반 스펀지 케익이 아니라 조금 쫀득한 식감이 있어서 즐거움이 배가 된 것 같아서 먹는 재미가 있었답니다.)

 

 그리고 드람브르만의 고유 아이덴티티가 좋았습니다. 대개의 카페가 원두의 진한 갈색을 테마로 하는 일이 많은데, 파랑의 고래를 아이덴티티로 내세운 것이 건강하고 동화같은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 같았거든요. 포장해주는 포장재도 세련된 것이 조각케익 한두개 포장해서 돌아가는 걸음이 경쾌하도록 합니다. 물론 내부 인테리어는 이렇다할 특색이있거나 고가의 가구를 들여놓은 것은 아니지만 밝고 경쾌한 이미지와 어우러지는 분위기라서 특히 널찍한 공간이라 이야기를 나누거나 개인 공부를 하거나 맛있는 케익을 즐기거나 하는 데에 부담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다양한 컨셉의 카페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드람브르를 주목하게 된 것은 그만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여타의 카페들이 전문적인 마케팅의 프랜차이즈 카페와 숨은 고수로서의 동네 카페 혹은 이도저도 아닌 곳이었다면 드람브르는 고수로서의 품질은 갖추되 일관된 아이덴티티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세련된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봅니다.

 

 

나름 사진에 조예가 깊은 P언니, 리타 사진 하나 이쁘게 찍어주겠다고 쌈짓길부터 이리저리 찍어보았지만 영 아니올씨다~였답니다. 괜히 렌즈 탓을 해주던 언니가 참 고맙네요. 나중에는 좀 덜 부어서 나타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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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의 새로운 복합 문화 공간 '마루'

 

제법 쌀쌀한 바람마저도 이제는 봄을 데려오는 지 기분이 들떠 나들이 하기 좋은 날입니다. 모처럼 전시를 볼 겸 인사동 나들이를 하고 왔는데 평일 이른 시간이라 한적한 것이 인사동의 정취를 느끼기 좋았답니다.

 

다소 간만에 방문한 것이라 그런지 인사 아트센터 못 미쳐서 안쪽 골목에 큼직한 공간이 들어선 것이 보였습니다. 본격적으로 관광객이 방문하기 전이라 아직 어수선함이 묻어나는 듯 했어요. 그래도 많은 손님을 두근거리며 기다리는 것 처럼 널찍한 계단 중간 손잡이는 색색의 패브릭으로 감싸서 나름의 온기를 전하려는 모습이었고 천정에는 전통 섬유가 하늘거리며 희날리고 있었습니다.

 

 

쇼핑몰이면서 문화공간이고자 한다는 인사동 마루는 입구부터 우리먹거리 가게가 자리를 잡아 있고 한 켠에는 다양한 물건을 파는 키오스크가 앞으로 더욱 늘어서 있을 듯 합니다. 공예, 도자, 섬유를 주제로 잡은 갤러리가 들어선다는 소식이 눈에 띄고, 8개의 마루에서 진행될 행사나 이벤트는 또 어떤 것들일지 궁금합니다.

 

마루는 가족들이 함께 머무는 공간이면서 순 우리말로 '최고'라는 뜻을 가지기도 합니다. 아마 이 네이밍도 인사동의 최고 문화공간이 되는 열린 공간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 것일테죠. 입구에서부터 탁 트여 상부로 널찍하게 올라가는 계단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을 더 부각시키면서 두 건물을 오가는 구름다리를 드리우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도 같습니다.

 

http://www.insadongmaru.com/

 

청년희망제작소라는 이름으로 비비고 기댈 언덕이 되고자 한다는 군요 [자세한 내용: http://www.insadongmaru.com/admin/bbs/board.php?bo_table=notice&wr_id=5]

 

 

 

계단 위쪽에서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조금 더 날이 풀리고 주말이나 휴일이 되면 이 공간이 사람들로 꽉 차겠죠?

 

 

십이지나 십장생을 모티브로 한 유니크한 가게들도 눈에 들어오고 기존의 프랜차이즈 카페나 편집샵도 들어와있습니다. 다만 아직 공간이 익숙하지 않아서 전체 구조가 눈에 들어오지 않아 제대로 둘러보지는 못하고 나왔네요.

이는 인사동의 명소가 된 쌈지길과 비교되는 지점이 아닌가 합니다. 쌈지길은 중앙부의 탁 트인 공간을 두고 주변을 감싸 안으며 돌아서 올라가는 산책길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전체 공간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마루가 상층부의 너른 공간인 '마루'를 중심으로 얼개를 가지고 구름다리를 통해 다소 복잡하게 연출했다면 마당이 되는 중앙을 주변을 둘러싼 공간으로 단순하게 통합된 모습입니다.  

 

 

쌈지길은 간판에서처럼 그 아이덴티티가 확실하게 만들어져 있으며 쌈지라는 우리말과 길이라는 아이덴티티를 통해 문화를 담은 작은 가게들이 줄지어 나오는 길을 잘 형상화 했습니다.

 

 

입구에는 이미 직관적으로 전체 구조를 알 수 있는 건물임에도 층별 소개와 관광객을 위한 안내판이 자리잡고 있고요. 인사동 마루도 쌈지길처럼 그 아이덴티티를 잘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이제는 다소 녹이 쓴 난간을 둘러쌓고 주변으로 뱅글뱅글 돌아 이런저런 문화상품들을 둘러보다보면 어느새 발걸음을 꼭대기로 이끕니다.

 

 

사동 마루는 조금 더 현대적이면서 복합적이고 대대적으로 공간을 꾸려나가는 모습입니다. 쌈지길이 가진 아기자기하고 단순 명료함과 달리, 좀 더 상업적이고 고급전략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중국 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전략이 주요했겠죠. 그래도 우리나라의 문화상품을 기존 상업쇼핑몰 수준의 세련된 방법으로 보여주는 것이나 멋진 예술가들이 미디어, 공간, 재정적 지원을 통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은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상업적인 목적에 의해 문화나 예술가들이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 활동의 장으로 잘 기능하게 된다는 이상적인 그림에서 말이겠죠.

 

느즈막히 인사동 마루라는 공간에 대해 알았으니 조금 더 차근히 그 속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이벤트와 전시 그리고 어떤 멋진 가게들이 들어서는 지 알아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리타도 이 공간에서 좋은 문화기획 이벤트를 열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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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과자점 운영하기, 안산 한양대 앞[아이모리]

 

 여자들은 밥먹는 배와 디저트를 먹는 배가 나뉘어져 있다는 우스개소리가 있습니다. 배가 부른 것보다는 다양한 미각을 만족시키는 새로운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더하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합니다.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치장한 디저트를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한몫하겠죠.

 

 다양한 식생활이 주목받으면서 디저트전문점도 많이 생겨났습니다. 기존 빵집들도 전문성을 살려서 수제 초콜릿, 롤케익, 컵케익 등 세분화되는 추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프렌차이즈 빵집에서 느낄 수 없는 장인정신이 듬뿍 담긴 작은 가게를 만났어요.

 

 

 

안산에 위치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앞길 쪽, 다소 외진 곳에 위치한 '아이모리'가 처음 이곳에 터를 잡은지 5년이 되어갑니다. 그당시 카페들이 처음 생겨나기 시작하고 편의점이 막 들어설 즈음이라 더 인상적인 시작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 때도 슬로건은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다'였습니다. 버터, 생이스트, 유기농 밀가루, 무항생 달걀 등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낸 빵들은 모양새도 포근하고 둥글하니 고소한 향내를 풍기며 유혹하곤 했었죠.

 

 

아이모리의 컨셉은 '일본감성 수줍게 녹아들어간' 친근한 전문가

 

아이모리는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나마 안쪽공간은 다양한 과자를 만드는 주방이기 때문에 진열공간과 음료준비 공간을 빼면 앉아서 차한잔 나눌 수 있는 공간은 넉넉하지는 않죠. 소위 빵집이라면 갓구운 빵을 얼른 사들고 가는 손님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카페에서의 공간 구성과는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

 

 

 

즉석떡볶이에 볶음밥까지 넉넉히 먹고 참새가 방앗간을 못지나쳐서 끌려들어가고 만 아이모리, 저녁에 저렇게 따사로운 조명으로 지나가는 사람들 발목을 붙든다죠. 과자공방이라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공간입니다. 평소 먹어보지 못했던 다양한 이름의 쿠키, 케익, 과자들이 즐비하거든요.

 

 

 

아이모리의 이름표입니다. 사방에 빵그림이 그려진 가운데 아이모리가 '아이 몰라~'하는 듯 적혀 있습니다. 연말 크리스마스의 기운이 여전한 공간. 따끈한 차와 함께 먹으면 사르르 녹을 것 같습니다.

 

 

쿠키를 살까하다가 사르르 생크림이 올려진 슈를 골랐습니다. 초콜릿이 총총 박힌 예쁜 딸기 슈가 왠지 이 겨울하고도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저 빨간 딸기와 생크림이 산타 모자처럼 보여서일까요.

반을 갈라도 꽉찬 생크림이 또하나의 딸기를 품고 있었답니다. 반으로 쪼갰을 때 더 기뻤네요.

 

 

 

아이모리는 생크림, 유기농 밀가루, 리얼버터, 프랑스 카카오, 진짜 초콜렛, 진짜 꿀을 사용하는 곳이랍니다. 그래서 가격이 만만한 편은 아니에요. 하나를 먹어도 제대로 된 것을 먹고 그 여운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두말할 나위 없이 추천드립니다.

 

 

 

일본 동경에서 공부를 하고 온(벽면에 증명서 같은게 보이시나요?) 아이모리 사장님은 요즘 허리가 많이 아프답니다. 그래서 지난 연말에는 가게 문이 오래 닫혀 있기도 했어요. 사진에는 담지 못했지만 머리카락이 들어가지 않게 머리싸개에 귀마개까지 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매일 모든 빵들을 만나볼 수는 없지만 품절되거나 계절에 따라 만나보기 힘든 빵들은 이렇게 아기자기한 그림으로나마 만나볼 수 있습니다. 리타가 예전에 먹어본 빵 중에는 무화과가 넉넉히 들어가서 발효빵 풍미를 한껏 느끼게 해주었던 것이 가장 인상에 남고요. 많이 달지 않는 녹차 카스테라도 추천하는 메뉴입니다.

 

 

 

디스플레이나 포장에도 신경을 많이 쓴 모습입니다. 유명 호텔 제과점처럼 세련된 포장은 아니지만, 정성이 들어간 과자들을 역시 정성이 들어간 아기자기한 포장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선물을 하는 사람이나 선물을 받는 사람이나 모두 행복해할만하죠.

 

 

 

눈에 보이는 것들 중 먹어보고 싶지 않은 것이 없는 곳입니다. 이미 저녁을 넉넉히 먹었음에도 자꾸만 눈길이 가는 것을 어쩔 도리가 없었어요.

 

 

 

둘러보다가 저 그림들을 그린 사람은 도대체 누구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정성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하나하나 그 쿠키를 다 구울만큼의 시간을 들여서 그렸을 그림들이 구경하는 재미를 더해주더라고요.

 

 

 

 

오며가며 마음껏 사먹어보지는 못했지만 아쉬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아이모리를 인수할 사람을 찾고 있는 것이었는데요. 아이모리 사장님은 공간을 운영하는 데 건강의 이유로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예쁜 빵과 쿠키, 과자를 만드는 데도 벅찬데 매장관리나 손님응대를 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리타가 알고 있어요. 게다가 이렇게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진 빵들은 유통기한도 짧기 때문에 매출량을 예상하고 빨리 판매가 이뤄져야 하므로 판매나 홍보, 판촉 등에도 신경을 쓸 것이 많이 있을 겁니다.

 

함께 아이모리를 찾은 지인은 일본가지 말고 여기에서 한국말로 빵 배우면 좋은거 아닐까? 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유학가서 생활비에 어학관련해서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드는 것에 비하면 이미 풍부한 경험을 가진 주인장에게 노하우도 배우고 실무(?)도 배우는 기회로 본다면 단지 작은 가게 넘길 사람을 찾는 것만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리타도 잠시 커피도 내려보고 카페겸 갤러리를 운영해보면서 기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캐릭터를 입히거나 책을 보는 등의 목적이 제각각인 독특한 컨셉의 문화공간이라 할지라도 결국, 카페라면 카페로서의 기능에 기본은 되어야 할 것이며, 과자공방이라는 이름을 내세운만큼 과자의 품질과 맛에 대해서는 다른 말이 나오지 않는 실력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기본이 선 뒤에 이러한 '가치', 아이덴티티를 더 돋보이게 할 여러가지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순서니까요.

 

아이모리가 앞으로도 주욱~ 계속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달달한 쿠키가 당기면 언제든 찾을 수 있게 말이죠.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문화기획, 전시기획, 문화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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