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수 교수, 사물인터넷 시대의 UX

 

 다양한 물건이 서로 네트워크를 만들고 자동으로 데이터를 종합하고 처리하는 구조 안에 사람이 놓이게 된다면 과연 마냥 편리하기만 할까요?

 

 한남동 일신빌딩에서 다음세대재단의 체인지온닷의 주최로 열린 <조광수에 비영리에 전하는 이야기>에 참여하였습니다. 리타는 평소 가치를 나누는 생산적인 활동과 그 방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사물인터넷으로의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는 지금의 시기에 딱 필요한 좋은 강의가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인터넷 붐이 일면서 시작된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압도하려들던 시대가 서서히 지나가고 있습니다. 메일, 상점, 상거래에 'e'가 붙으면서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말 것 처럼 대차게 굴던 인터넷 2세대를 지나, 다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공존을 모색하는 인터넷 3세대의 시기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셈입니다. 

 

 사물인터넷은 지금처럼 한 두개의 디바이스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정보를 집중적으로 처리하던 것을 넘어 우리 주변 사물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전달되는 간단한 데이터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통합되는, 너른 의미의 더 인간다워진 생활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조광수 교수님과 함께한 UX와 사물인터넷을 주제로 한 친근한 시간

(출처: 다음세대제단 페이스북 페이지)

 

 

 컴퓨터공학, 정보공학, 인지심리학 등 기술과 디자인 그리고 인문학을 아우르는 융합 영역에서 많은 연구를 하고 계신 조광수 교수님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기대를 했습니다. 함께 하신 분들도 과연 비영리에 몸을 담고있는 분들이 대부분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사물인터넷과 UX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도 하였는데, 정말 참여하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교수님은 우선 UX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사물인터넷의 현황과 전망에 대하여 위트있는 강의를 펼쳐주셨습니다. UX는 User Experience 즉, 사용자 경험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사용전, 중간, 후에 만들어지는 유용함, 쉬움, 아름다움 등의 감정등을 불러 일으키는 경험을 일컫습니다. 한편 그동안 많이 사용되었던 UI는 유저 인터페이스, 즉 대상과 인간의 접점에서 입력과 출력의 번역 채널을 일컫는 것으로 사용자 경험의 가장 표면적인 부분을 다루던 것입니다.

 

사람들의 두뇌는 아주 합리적으로 작동하는 기계 같은 것이어서, 반복되는 것은 자동화를 시켜버리거나 학습을 통해 과정을 생략해버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동일한 상황에서 동일한 일을 하는 것은 처음과 나중은 분명 진행 속도와 정확도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어떤 것을 먹었고 어떤 공통적인 경험을 나누고 있으며 어느 경로를 통해 이 곳에 왔는 지 등의 '맥락'에 따라 행동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 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행동과 맥락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맥락을 잘 집어낸 것을 우리는 '직관적'이라고 표현하는데, 애플의 인터페이스와 구글의 메뉴를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메뉴의 파일, 삽입 등 등의 상위 폴더에 포함된 여러 하위 기능들은 나름의 체계를 가지고 처음 보는 사람들도 사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놓은 것 같지만, 일상에서 사용하기에는 자신의 사용패턴에 최적화시켜 모아놓은 애플의 어플리케이션의 이미지가 오히려 편리하게 여겨집니다. 원래 텍스트보다 상징이 해독이 어렵지만, 그것이 이미 학습된 이후의 것이라면 단순한 이미지로 만들어진 상징이 구구절절한 텍스트보다 더 빠른 시간 내에 해독하고 반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햅틱기술의 발달은 사용자 경험을 주목하게 만든 주된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연구에서 드러난 재미있는 사례를 보면 사람의 인지작용과 그 행동의 연결고리에 대한 통찰을 얻기도 합니다. 대개 사람들이 터치스크린을 터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0.2초 정도이지만, 그 터치의 횟수가 기업의 가치를 좌지우지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의 심리라는 것이 1-2초 사이의 집중력이 필요한 터치 몇번으로도 판단을 되돌리기도 한다는 사실을 안다면, 일상에서의 여러가지 지점에서 사람과 대면하여 원하는 감정을 만들어 내기 위한 장치는 더욱 섬세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러한 심리적이고 인지적인 내용의 연구를 위해서는 기존 인지과학의 발달 등 고전이론에 대한 숙지가 필요한데, 이를 위하여 교수님은 <Cybernetics>나 <The psychology of human-computer interaction>등의 텍스트를 소개해주기도 하셨습니다.

 

들으면서 이전에 브랜드를 공부할 때와 비슷한 방식의 공부가 필요한 것이 바로 UX의 공부가 아닐까 생각하였습니다. 두 가지는 각각 마케팅과 기술적인 배경에서 시작한 것 같지만, 결국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을 사기 위한 다층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죠. 또한 '결국 사람이다'라는 명제에서 단순히 감정적인 표현에 머물 것이 아니라 그것을 검증가능하고 활용 가능한 과학적 형태의 근거를 제시하여야 한다는 점에서도 통한다고 봅니다. 조광수 교수님도 그 심리적 만족과 브랜드라는 것이 사용자 경험이 목표로 하는 것이라 확인시켜 주셨죠.

 

 이러한 사물인터넷 시대를 관통하는 획기적이고 가치있는 다양한 연구에 더하여,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음을 덧붙였습니다. 바로 수십개의 전자 기기의 전자파 위험성과 네트워크의 안전성에 관한 것입니다. 인프라가 발달하여 인터넷 속도와 질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하루에도 몇 시간씩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여 대용량의 데이터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가운데 발생하는 전자파에 대한 의식도 필요합니다. 더욱 센 전자파에 노출되고나면 사람의 몸에도 전자렌지에 들어있는 것처럼 나쁜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들 사물을 적절하게 분산하고 서로 공진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 더욱 중요해 질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통합된 기기들의 네트워크의 안정성이 중요해질것입니다. 유지 보수의 문제는 물론이고 기존 시각, 영상에 집중되었던 판옵티콘 혹은 빅브라더의 관점이 다양한 센서를 통한 위치, 움직임, 건강상태 등의 정보로 확장되면서 인권이나 안전에 대한 문제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음세대제단은 비영리를 고민하고 비영리와 관련된 분들에게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자리를 마련하였다고 합니다. 처음 리타에게 비영리라는 개념이 쉽게 와닿지 않았는데, 이번 자리를 참여한 진행자와 책임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비영리라는 것은 단순히 영리를 반대하는 의미라기 보다는 영리 이외의 것들의 가치를 더 생각하는 것이라 나름 정리해 볼 수 있었습니다.

 

쉽게 만나뵐 수 없는 교수님을 이렇게 면대면으로 긴 시간 만나뵐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단순히 디자인이나 계획만의 UX가 아니라 사람이 모인 공간 등과 같은 것에도 접목하여 '인간을 향한' 사용자 경험에 대해 잠시나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이야 말로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리타가 다음 달 강의하게 될 공간의 브랜딩과 운영에 대한 강의에도 활용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이시대의 흐름, 그 속에서 관심가질 기술, 인문의 키워드. 그리고 그 속에서 가치있게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주제를 새롭게 꺼내어 볼 수 있었네요.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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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 #UX #사용자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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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디자인 콘페스티벌, 디테일 to 디테일

 

성균관대학교 서비스융합디자인 협동과정, 연세 HCI Lab과 팀인터페이스의 공동주최로 D캠프에서 8월 마지막날 열린 Service Design Confestival에 다녀왔습니다. 성균관대와 연세대 학생들이 수행한 서비스 디자인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자유롭게 토론하여 더욱 발전시키고자 마련한 자리입니다. 컨퍼런스의 경직된 모습보다는 박람회나 페스티벌, 파티의 자유로움을 입힌 새로운 행사로 만들고자 콘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자리를 마련하였다고 하네요.  

 

 

 

 

제법 가을 정취가 나기 시작한 나른한 오후 거리를 거닐어 도착한 곳은 선릉역 근처 D캠프입니다. 도착하니 6층으로 올라오라며 포스터가 반깁니다.

 

 서비스 디자인 소개, 전문적 지식 심화, 비즈니스 이노베이션 관점 마련 그리고 서비스 디자인 인력의 네트워크의 구축을 목적으로 하는 이번 행사에는 해당 학교 학생, 교수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듯 합니다. 사전 등록을 해서 이름표도 마련되어 있고 미리 마련된 음료로 갈증을 풀어줄 수 있었습니다.

 

 

 

12팀의 서비스디자인 소개 부스가 마련되어 있어서 본 행사에 앞서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어요.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과 친구들, 교수님 관심있는 리타같은 사람들과 업계 사람들도 참여하여 행사장이 제법 찼습니다.

 

 

 

 리타는 이번 행사에 두 가지 관심이 있어서 방문하게 되었는데요. 하나는 같은 주제를 나누는 두 학교의 매칭으로 열리는 행사의 기획과 운영에 대한 관심이고 또 하나는 서비스 디자인에 대한 학생들의 결과물은 무엇이고 현업에 있는 사람들의 피드백은 과연 어떤 것일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페이스북을 통해 사전 신청 받고, 메일과 문자로 행사 알림을 성실히 한 점, 그에 앞서 행사의 취지를 살리고 두 학교 학생들의 과제물을 대외적으로 공론화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점이 좋아 보였습니다. 리타가 참여하는 학교 행사도 앞으로 이런 식으로 업계, 타 학교 학생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도록 더욱 생산적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진행에 있어서 미숙한 점이 많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행사 시간표보다 많은 시간 지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하여 양해 안내는 하지 않았으며 사회자는 자기 소개도 하지 않았던 것, 여는말이나 행사 소개말을 하는 교수님의 소개도 얼렁뚱땅 한 것이 학교 내부 행사로 비춰졌습니다. 이미 친근하고 잘 아는 사람들을 소개하는 데 있어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 보다 정중한 소개와 안내가 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디자인한 서비스의 티저 발표에도 발표자의 역량도 격차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복장이나 제스처 1분 동안에 자신의 서비스를 임팩트 있게 전달한 팀은 손에 꼽았습니다. 아이디어나 구현정도와는 별개로 자신의 서비스를 잘 알지 못하는 대중에게 소개하는 자리는 무척 중요할텐데 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1분씩의 티저 발표가 끝나고 다시 자유롭게 부스를 돌며 설명을 듣거나 선보였습니다.  각자의 관심과 취향에 따라 마음이 가는 프로젝트는 서로 다르겠지만 리타도 관심 가는 몇몇 팀이 있었습니다. 프로젝트의 컨셉, 트렌드, 관련 기술,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등 관련 프로젝트를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고 부스 아래에는 관련한 영상이나 제품, 소품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먹는 것의 레시피, 맛집 리스트 등의 정보를 얻기보다 재료의 특성이나 직접 만들어 먹는 것에 더 관심을 갖게 된 요즘 트렌드를 분석하여 나만의 레시피를 원한다면 상품화시켜 배달까지 할 수 있는 것을 내용으로 한 프로젝트입니다. 모델이 다소 복잡해 보이고 푸드 트럭과 연계한다는 점에서 자본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쉽게 시작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너른 학교 캠퍼스를 버스처럼 시간마다 일정 지점을 경유하여 돌면서 과일과 음료를 판매하는 푸드 트럭을 고안해본 적이 있는데, 고정 메뉴를 가진 한대의 트럭을 운영하는 비용도 꽤 많이 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슈퍼스타K등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요즘 이슈가 되기도 한 혁오밴드나 자이언T 등 숨겨진 고수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실력있는 무명 뮤지션들에게 판을 깔아주려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미 서비스를 시작한 라라라 캐스트(http://www.lalalacast.com/)의 경우 뮤지션 지망생들의 음악활동을 견인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자처하기도 하는데, 이날 소개된 버스킹어라운드는 아티스트와 공간 그리고 관객을 연결시켜준다는 점에서 닮은 점이 있습니다. 대형 기획사에서 만들어지는 아이돌, 현란한 음악과 달리 길거리 버스킹에서 만나는 가슴 깊이 울리는 소울에 대한 향수는 최근 '나만아는 밴드'라는 개인의 욕구와 함께 실력파 무명뮤지션을 찾고자 하는 시도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포토바기는 아마추어 포토그래퍼와 개인 맞춤 사진촬영을 위한 고객을 연결시키는 플랫폼입니다. 여러 웹사이트를 통해 작품이 판매되거나 웨딩 등 전문 사진 업체에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참여하기도 하는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선보이고 검증할 수 있는 플랫폼인 것이죠. 사진작가들의 내부적 검증을 위한 컨테스트나 전시회 등을 운영하는 점도 고객들이 실제 촬영 서비스에서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한다는 점에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포토바기가 포토뿐만 아니라 간단한 영상촬영 편집으로도 확장한다면 1인 미디어 시대에 더욱 반응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포토무비바기.

 

 

 

나무와 가죽의 질감, 오랜 시간 손때 묻으며 일상을 함께한다는 점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갖게 됩니다. 리타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1년에 6개월이 비수기라는 외딴 곳의 목공소를 활성화시키면서 감성을 높이 사는 잠재고객들이 편리하게 맞춤 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연계한다는 점입니다. 가죽공예도 그렇고 목공예는 쉽게 아무데서나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손쉽게 발을 들이기가 어려운데 문턱을 낮추면서 양쪽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기대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교육, 시제품 패키징 등 다양하게 접근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이디어와 구현기술의 접목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오래 지속할 수 있도록 운영하기 위해서는 결국에 디테일이 중요할 것입니다. 특히 플랫폼을 기획한다는 것은 사업에 참여하는 대상이 많아지고 안정국면으로 들어서기까지 많은 자본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기간별 기획, 계획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두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정책, 계절이나 유행에 민감한 주제의 경우에는 대응 플랜까지 마련해두어야 할 것입니다. 

 

 이미 여기저기에서 마련되고 있거나 커버가능한 다양한 서비스가 있음에도 이번 컨페스티벌에 참여해서 느낀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서비스를 어떻게 구체화시키고 직접 운영하여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보는 시간을 누렸다는 것입니다. 또한 주제는 다르지만 형태가 비슷한 것들도 찾아볼 수 있었는데, 구현방안이나 절차와 수익을 만들어 내는 방법들이 다를 수 있음을 보면서 발표한 팀들도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게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D캠프 6층 테라스에서 내다보니 정릉이 보이는 것이 고즈넉하고 휴식이 되는 것같아 좋았습니다. 오래 머물며 파티까지 즐기고는 싶었으나 파티복장을 하지 않은 외부 손님이라 편하지 않았던 점이 발길을 재촉하게 만들었네요. 다음에도 이런 자리가 마련된다면 조금 더 페스티벌 다운, 그렇지만 보다 디테일이 살아있는 유니크한 서비스들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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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 교수 강연, 신경과학에서 삶의 통찰을 얻다.

 

정재승이라는 이름만 듣고 강연에 들어갔습니다. 이미 많은 학생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뒤쪽에 앉았는데, 그의 재치와 뇌섹미에 압도되었네요.

 

 

뇌과학과 관련해서 리타도 5-6년 전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던 적이 있습니다. 인간의 감정을 과학적으로 접근하거나 마음의 지도를 만들어 본다거나 하는 주제가 마음을 동하게 했어요. 마케팅과 브랜드에 눈을 뜨는 즈음이었는데, 아이트래킹으로 사람들의 관심과 반응을 객관적으로 수치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자극에 따라 달리 표현되는 사람의 감정이나 심리적 실험이 흥미로웠습니다. 번슈미트의 <체험마케팅>이나 인지심리학 같은 책을 함께 읽다보니 사람의 뇌에서 아름답다고(좋아한다고)여기는 감정에 대한 연구는 마케터에게는 황금열쇠가 될 것 같았습니다.  

 

물론 정재승 교수의 책 <과학 콘서트> 뿐만 아니라 소설<눈먼 시계공>도 읽었었죠. 강연도중 지식인이라면 직접 사서 본다는 진중권 교수와 함게 집필한 <크로스>라는 책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지금 가장 필요한 책이 아닐까 합니다.  

 

 

행복과 기쁨에 대하여

쥐와 원숭이의 생체 실험을 통해 밝힌 결과를 통해 우리의 선택에서의 행복과 기쁨에 대한 정서를 유추하였습니다. 학습에 의한 기대가 있고 그에 따른 보상에서 우리는 행복과 기쁨을 마주한다는 이야기죠. 옛 속담인 '조삼모사'는 결국 과학적이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그 객관적 양이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실망하게 되고 반대일 때에는 행복과 기쁨을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그 기대라는 것을 구별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내 의지와 상관 없는 것과 있는 것을 나눈다면 상관없는 것에는 그 기대를 낮추는 것이 행복해진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내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에 있어서는 조금 그 기대치를 인색하게 해두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고 봅니다. 언제든 넘어설 수 있는 낮은 기대는 사람을 게으르게 만들고 지루하게 만들기 때문이죠. 

 

 

 

 

 

실망과 후회에 대하여

실망과 후회라는 감정에 대해 구별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 학생들이 나름의 생각으로 나름의 대답을 내놓았고 정재승 교수는 대부분의 대답에 긍정으로 답했습니다. 다양한 시각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표현 속에서도 우리는 막연하게나마 실망이라는 감정과 후회라는 감정에 대해 구분을 하고 있습니다. 리타는 실망은 대상에 의해 만들어지는 부분이 큰 감정이고 후회는 스스로에 의해 만들어지는 부분이 큰 감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어진 설명에는 이런 인사이트가 있었습니다. 후회는 실망과 기쁨의 확률에서 오는 감정이라는 것이죠. 하나의 선택지에서는 1아니면 0이지만 여러개의 선택지에서는 복잡해집니다. 후회는 바로 그 복잡한 선택에서 오는 감정이라는 것이죠. 메뚜기가 후회하는 거 봤느냐면서 말이죠.  

강연에서는 이러한 고등의 정신작용에서 오는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은 오히려 독이라는 말이 이어졌습니다. (고등한 사고를 하는 인간이라면)누구나 후회를 하게 마련이므로 후회한 것에 대해 자책을 보다는 그것을 경험삼아 더 나아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실망과 후회의 뇌의 활성화 지점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화(anger)에 대하여

 화는 관계에서 조율할 수 있는 권한(능력)을 가지지 못했을 때 내는 것이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치 상대방을 압도하는 것으로 보여서 그러한 능력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죠. 누군가가 내게 화를 낸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당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없음을 드러내는 것이라 보면 된답니다. 여기에 함께 화를 내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네요. (강아지는 짖지만 호랑이는 그렇지 않다라는 섬뜩한 대비를 보이면서 이야기 했습니다.) 이 강연을 들으면서 '욕'은 또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요. 화를 내는 언어적 표현이라고 해도 되겠지만, 그 욕을 하거나 들으면서 느끼는 카타르시스에 대한 것은 어떤지점일까 하는 엉뚱한 삼천포를 잠깐 떠올렸어요.

 

 

 

공포에 대하여

사람의 감정은 사람의 표정으로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은 그 표정을 읽어 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게 됩니다. 뇌에서도 독특한 감정을 느낄 때 자극되는 부위가 다른데, 특히 공포를 느끼는 것은 뇌 안쪽의 아몬드모양의 편도체에 의해서라는 군요. 그곳이 훼손되었다면 공포를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감정을 읽는 방식은 우리가 살아가며 만드는 문화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요. 커뮤니케이션에 사용되는 이모티콘에도 이러한 방식이 살아있습니다. 정재승 교수가 보여준 동서양의 이모티콘은 동서양의 사람들이 상대방의 표정을 인식할 때 어떤 지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에 대해 보여준다고 하는데요. 이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동서양의 차이가 왜 나타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서양의 공포물에서 입을 가리고 등장하는 괴물에 대한 생각을 해 볼 때 정말 서양에서는 입을 가린다는 것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의미로도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네요.

 

 

키티가 서양에서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도 이런 맥락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데요. 꽤 재미있는 도출입니다.

 

 

 

 

구글은 어떻게 인재를 얻는가

예전에 구글에서 진행했던 채용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는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저 지나쳤을 지도 모르는 광고에서 시작합니다. 그 광고에는 아무런 말 없이 어떤 사이트의 힌트만을 제시하는데요. 그 문제는 그다지 쉬운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수학이나 공학이 익숙하고 이를 풀어낼 수 있는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사람들이 그 사이트를 찾아내게 되는 것이죠.

 

 

결국 구글은 뛰어난 기술을 겸비하면서도 주변의 사물에 관심을 기울일 줄 알고 끈질기게 그것을 풀어내고야 마는 사람들을 끌여들였습니다. 이같은 그들의 채용방식은 그들의 브랜드이미지를 올려주는 결과를 만들어 일거 양득이 되었다는군요.

 

 

 

짧은 시간 만나게 된 정재승 교수의 강연은 여러가지 인사이트를 제공하였습니다. 유쾌한 말투와 강연장의 학생들과 교감하는 강연자의 세련된 모습부터 전문 영영의 지식을 쉽게 전달하는 스토리텔링도 좋았네요. 

공대여자가 문화기획을 하기 마음 먹은 시점부터 지금까지 알게 된 것과 잊게 된 것을 되돌아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크로스

저자
정재승, 진중권 지음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 2012-09-01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디지털 시대의 탐구 생활” : 우리를 조종하는 작은 일상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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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콘서트

저자
정재승 지음
출판사
어크로스 | 2011-07-07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정재승의 과학콘서트』가 10주년을 맞아 업그레이드 되어 돌아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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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재단(http://thecircle.or.kr/home/)이 청소년의 기업가정신을 고양시킬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사업 공모를 시작합니다. 이름은 <'ㄱ'찾기 프로젝트>입니다. 'ㄱ'은 다양한 단어를 품고 있습니다. '가능성', '기회', '교육', '교감'등 많은 단어를 포함한다고도 볼 수 있겠죠. 비로소는 문화예술을 통한 다양한 만남에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공모전은 문화와 예술을 통한 청소년의 자립을 도울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해보는 것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종로의 마이크임팩트 강연장에서 이루어진 이번 행사에는 150여명이 참여하여 그 관심의 정도가 얼마나 큰 지를 실감하게 하였습니다. 또한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위한 건전한 공모전을 설명하는 자리인만큼 준비된 도시락도 '아삭'이라는 유기농케이터링 회사의 것으로 정성스레 준비했더라구요. 샌드위치와 야채와 과일이 적절하게 들어가서 기분좋게 먹었어요. 용기도 재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집으로 가져가서 다시 사용하였답니다.

 

 

같은 관심을 가진 이들의 더 큰 가치실현 네트워크

 

이 자리는 단순하게 공모사업에 대한 설명의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이미 다양한 단체들이 그러한 주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성큼성큼 각자의 프로젝트를 실천하고 있더군요. 대학생단체부터 교사모임까지, 아직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준비 중인 단체의 구성원들과 이미 국제적인 프로젝트를 함께하고 있는 관련 기업체 대표님도 자리했어요.  교육이라는 주제 뿐만 아니라 청소년 그리고 계층에 대한 다양한 관심주제들은 공모설명과 질의응답시간에 다양한 시선을 담아 공유하였습니다.

 

비로소와 같이 예술워크샵을 기반으로 다양한 교육을 준비하고 있는 대표님도 자리하였고, 지역의 자립도를 세울 수 있는 활동, 공부방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소개를 들으면서 그동안 우물안 개구리의 심정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그 수많은 온기어린 교육자들과 함께 두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공모를 위해 모인 분들보다 오히려 나와 같으면서 다른 이들을 만나고자 했던 바가 더 큰 모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 분의 요청으로 우리의 연락처가 공유될 수 있게도 되었어요. 다양한 활동을 함께 또 만들어 볼 수 있다는 것에서 이미 우리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던 행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 이달 15일까지 접수를 마치고 어떤 멋지고 성실한 단체가 좋은 청소년 기업가 교육을 진행하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비로소도 힘껏 준비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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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 <미생>이라는 말을 붙여 가며 윤태호 작가님을 이야기 하는 것이 이제는 정말 거추장스러울만큼 윤태호 작가님은 정말 유명한 만화가입니다. 그리고 박기수 교수님은 우리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을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스토리텔링 학자입니다. 올  봄 부터 저는 이 두 분의 대담 형식의 토크 콘서트를 열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습니다. 지난 여름 페이스북을 통해 윤태호 작가님과 박기수 교수님께 어려운 시간을 내어주시기로 약속하셔서 어찌나 꿈만 같았는 지 모릅니다. 시간이 훌쩍 지나 이렇게 실제로 두 분이 진지하고 또 유쾌하게 말씀을 나누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는 것이 아직도 꿈만 같네요. 

 

 

 

 

비로소가 10월 기획으로 준비한 <만화를 만나다>에서 이렇게 두 전문가를 모시고 <만화를 말하다>라는 제목으로 토크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관객으로 모신 분들이 서른 명 정도 되는 작은 행사임에도 두 분은 진지하고 열정적인 토크를 통해 함께 자리한 관객여러분에게 큰 보람을 드린 것 같습니다.

두 분의 이야기가 있기에 앞서 유쾌한 리듬과 매력적인 음색으로 흥을 돋우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바로 밴드 레드로우의 공연이었는데요. 경쾌한 리듬과 구성진 목소리로 1집의 자작곡에서부터 Let it be까지 다양한 장르의 곡을 연주하며 뻣뻣한 관객의 어깨를 한껏 들썩이도록 했답니다. 처음에는 다소 상기된 모습으로 자리를 채워주신 관객들의 모습에 레드로우는 스스로 이야기하기를 '오늘은 좀 덜 까부는(?) 상황이 연출되었다고'는 했지만 이내 관객들은 두 손을 들어 소리지르고 호흡하고 박수를 쳐가면서 금요일의 밤다운 시간을 만들어냈어요.

 

레드로우의 공연이 끝나고 두 분의 이야기가 있기에 앞서 박기수 교수님의 웹툰 미니 강연이 있었습니다.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웹툰을 바라보는 학자로서의 신선한 시각, 네이버와 다음의 웹툰 정책에 대한 현실이나 웹툰 작가 그리고 웹툰을 대하는 독자들에 관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주셨죠. 아무래도 웹툰을 주제로 모인 관중이다 보니 교수님의 강연에 깊숙히 주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특유의 찰진 위트 섞인 말씀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종종 연출되기도 했답니다. 저는 교수님 강연에서 영화보다 작은 시장이라고 할 수 없는 만화산업에서 이를 진지하게 다루는 만화평론가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렇게 교수님은 우리 삶을 드러내는 하나의 예술 장르로서 만화를 다루는 분위기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끝으로 강연을 마치셨답니다. 언제나 반듯하고 논리적이고 열정적인 교수님의 강의는 단 30분이었지만, 하나하나의 말씀들에 선 굵은 밑줄을 주욱 그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고 주인공인 류해국이나 장그래의 외모와는 달리 친근한 모습을 한 윤태호작가님이 자리를 앞으로 옮겨 앉으셨죠. 세종대에서 강의를 하고있는 윤태호 작가님은 박기수 교수님의 강연동안 관객 분들과 함께 강연의 내용에 긍정 혹은 당신의 입장에 대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조용히 붙여주시기도 했죠. 역시 소규모 모임에서 대단위 강연까지 경험이 많은 두 분이기에 분위기를 주도하면서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박기수 교수님은 교수님의 앞 선 강의와 자연스레 이어지도록 작품의 안팍에 관한 화두를 균형있게 꺼내며 대화를 이어나가셨습니다. 그 중에는 <이끼>와 <미생>의 연재 스타일에 대한 것과 주인공의 입체성과 스토리와 작가님과의 거리에 관한 이야기, <내부자들>의 내용과 현재 상황에 대한 것들이 있었습니다.

 

윤태호 작가님은 긴장감을 만들어 독자들이 이야기의 끝까지 숨차게 달려가게 만들었던 <이끼>와는 달리 비록 당신이 경험한 바는 아니지만, 스스로가 하고 싶었던 생활 밀착적인 이야기를 잔잔하게 이어나간다는 점에서 더 애착이 가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사실 <미생>은 박기수 교수님이 말씀한 것 처럼 <이끼>만큼의 파급력을 가지지는 못했지만, 조용하고 또 은근하게 공감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전체의 완결보다 매회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울림이 연속적으로 독자들이 끈끈하게 반응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은근한 뚝배기 같이 더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일테구요. 이전 작품들은 힘겨워하시던 작가님의 아내분도 <미생>을 즐겁게 보고 있다는 사실이 이 같은 의견의 또 다른 증거인 셈이겠죠.

 

 

 

많은 웹툰 작가와 지망생들이 가장 궁금해 하고 또 그만큼 하고 싶어하는 윤태호 작가님의 스토리구성 및 연출능력에 대한 말씀에서는 자못 비장함마저 느껴졌습니다. 허영만 선생님의 문하생으로 들어가기까지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들에 대해 이야기 했었죠. 노숙생활도 마다 않던 시절, 명작을 따라 써보며 이야기를 몸으로 익히고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다른 사람들의 검증의 검증을 거치기도 하는 등의 치밀한 준비와 진득한 노력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어요.

작가님 스스로도 ‘스토리’와 그 ‘텔링’에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것을 잘 하기 위해 무척이나 고민하고 노력하였다는 것은 작가님의 작품이 그저 천재성이나 우연함으로 만들어진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 물론 이와 같이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비교적 어릴 적부터 평균 이상으로 잘 하는 것이라곤 ‘그리는 것’밖에 없던 아이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는 것에 익숙함이 있었고 그래서 그 그림실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살 수 있는 이야기라는 본질에 힘을 쏟을 수 있었던 것이죠. 만화라는 것은 어찌되었던 이미지와 이미지 사이의 공백으로 소통하는 장르니까요.

윤태호 작가님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바로 <슬램덩크>라고 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할 때의 눈빛을 바로 앞에서 지켜보았는데요.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은 방금 새로 갓 나온 <슬램덩크>를 대하는 어린 남학생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답니다. 한 에피소드를 예로 들면서 <슬램덩크>의 이노우에 다케히코는 만화를 수많은 레이어를 합쳐서 그리는 작가라는 말을 했습니다. 포토샵으로 이미지를 만들 때, 여러 장의 레이어를 겹쳐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 처럼, 사람들이 생각하는 다양한 감정과 철학과 분위기를 다양한 레이어로 압축해 놓은 만화라서 그 만화를 따라가기에는 너무도 역부족하다는 말을 붙이셨죠.

 

그래서 만화는 우리의 삶을 층층이 간직한 하나의 기록물이자 그를 가장 잘 드러내는 창작물이기도 합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는 <미생>이 연재됩니다. 한 주에 두 번의 마감이 있다는 것은 작가에게나 그를 돕는 분들에게는 살인적인 스케줄이 되지만, 웹을 통해 소통하는 간격으로 한 주에 두 번이 가장 좋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또한 작품을 만들어 낼 때는 이를 단행본이나 다른 형태(mp4묶음이나 전자책 혹은 앱툰)으로 바뀔 것을 염두하기도 한다는 말씀도 있었죠. 역시 전문가라는 말이 자동적으로 나오는 대목이 아닌가요? 하나의 작품을 올곧이 만들어 내기도 바쁜 중에 그 다음의 모습을 상상하며 지금의 모습을 조정한다는 것은 바둑에서도 몇 수 앞을 내다보는 고수와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예정보다 많은 시간이 흘러 끝난 토크 콘서트 후에도 일일이 사인을 해주고(사인을 위한 펜을 항상 지니고 다니십니다.) 기념 촬영을 하고, 웹관련 사업을 준비하는 분들과의 짧은 대화와 웹툰을 주제로 논문을 준비하는 학생과의 대화를 이어가면서도 충실히 귀기울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밤샘 작업 후, 대학 강의 그리고 밤 늦게까지 이어지는 토크 콘서트에 피곤한 내색 한번 안하시고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가님의 초인적인 자세는 아마 작가님의 단단하고 존경스러운 인품을 드러낸다고 할 것입니다.

 

 

 

 

 

 

작가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죠.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하지만 막상 그 용기를 내기가 힘들다. 어쩌면 그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 같다.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너무 많은 것을 잘하는 사람들은 그림만을 그려왔던 당신과는 다를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오히려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자기가 잘 하는 것이 하나쯤은 있으므로 그것을 찾아내고 그것을 스스로 시작시키기 위한 자신만의 발전소를 가동시켜라!'라고.

 

 

밤 늦게까지 이어진 뒤풀이 술자리에서도 조근 조근 당신의 작가로서의 철학을 이야기 했습니다. 박기수 교수님과 팬 분들 몇몇과 함께 오붓하게 이러한 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우리를 울고 웃기는 <미생>을 잘 만들어 주시길~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하시기를 기원해봅니다.

 

<미생>보러 가기

단행본 <미생> 구매하러 가기

윤태호작가님 페이스북

박기수 교수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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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책나눔 모임은 역시 세번째 주 토요일인 20일 4시부터 신촌타프에서 열렸답니다. 전날 윤태호작가님과 박기수 교수님의 토크 콘서트가 있어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로 시작을 했지만, 그래도 정말 멋진 책을 한아름 안고 나타난 좋은 분들과 이내 즐거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답니다.

 

 

이번 달의 주제는 구태의연하다 여길지도 모르지만, '사랑'이었습니다. 곧 크리스마스도 오고 가을은 깊어가니 이만큼 감성충만할 때 이만큼 좋은 주제가 또 없다는 고집이 작용했어요.

저는 이번에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밑줄 긋는 남자>를 내 놓았죠. 그리고 <신화 리더십을 말하다>책도 한권 더 내어 놓았어요. 좋은 책이지만 저는 제 책이 한 권 더 있어서요. 또 최근에 읽었던 <퍼스널 브랜드로 승부하라>란 책도 꺼내 놓았다가 개인적인 메모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고는 얼른 감추어버렸어요. ^^

 

 

 

 

 

 

이날 함께 해주신 분들도 <눈먼 자들의 도시> <은교>, <위풍당당>, <연금술사> 등의 책을 가지고 나오셨답니다. 다음 달에 내어 놓을 책들이 카페 한켠에 있지만 제가 미처 읽지 못한 것들이 많아 아쉽게도 이번에 나눌 수는 없었네요.

게다가 이번에는 CD도 풍성했어요. 꼭 책뿐만이 아니라 나눌만한 좋은 음반이나 티켓과 같은 것들도 가지고 오시면 좋습니다. 저도 이번에 박효신1집과 김윤아 그리고 이루마를 만나게 되었어요. 으흠! ^^

 

 

 

음료를 나누면서 책과 관련한 이야기에 요즘 일상이나 뉴스 그리고 성형에 대한 이야기까지 오가는 훈훈한 시간이었어요. 신촌타프 한켠에 있는 피아노를 연주해보는 달달한 시간도 잠시 가지고 말이죠. ^^

 

 

 

다음 달에는 좀 더 추워질 것 같은데, 좀 따끈한 이야기를 해볼까 싶습니다. 

시간이 이리 빨리 흐르는데, 책읽는 속도는 참 더디기만 하네요. 

그래도 리타가 읽은 책들이 더 다양해지는 것이 기분 좋습니다. 책모임 열심히 꾸준히 해야겠어요! ^^

 

참석해주신 분들 너무 너무 좋고 앞으로도 자주자주 또또또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뭔가 더 좋은 시간 될 수 있도록 고민을 해봐야겠어요. 

 

'북북북'책나눔모임은 매월 세번째 주 토요일 4시부터 신촌타프에서 열린답니다. 

누구나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참석가능하시고 오셔서 차한잔 나누시면서 좋은 책에 관한 이야기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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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웹툰 '닥터프로스트'팬카페의 정기모임이 신촌타프에서 지난 토요일에 열렸습니다. 이 작품은 심리학 교수인 프로스트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심리학적 방법으로 도와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이종범 작가님 스스로가 심리학을 전공하였고 저명한 전문가의 자문을 토대로 작품을 완성시켰다는 점에서 실제 심리학적 지식을 쌓아갈 수도 있습니다. 또 자신과 주변을 좀 더 찬찬히 들여다보게 되어 무심코 지나칠 중요한 것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유익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그런지  팬카페에는 작품의 캐릭터와 내용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애정어린 댓글 이외에도 이 웹툰을 통해 심리학도가 되겠다고 결심한 팬들의 다짐들도 많이 보입니다.

 

이번 인연을 통해 <닥터프로스트>를 열심히 보았습니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 겪고 있는 심리학적 다양한 문제사례를 프로스트교수의 천재적인 심리학적 해석으로 해결해 나가는 에피소드들이 이어집니다. 부모에게서 공감을 얻어내지 못하여 늘 공감의 허기를 느끼는 남자의 이야기나 극도의 스트레스로 검은파도를 겪는 여학생의 이야기 등이 그것이죠. '닥터프로스트'는 이렇게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대한 진지함을 놓치지 않는 완소 웹툰입니다. 무엇보다 한국인의 심리적인 특성을 잘 드러내주었다는 점에서 영국의 인기 외화 시리즈인<셜록홈즈>와 대결할만한 멋진 캐릭터로 세워봄직할 듯해요. (그 안에서도 대상의 사소한 외향으로 많은 정보를 텍스트화하여 알아내는 독특한 장면이 인기를 끌었었죠.) 한국인은 자신의 생각보다 다른 사람의 인정이나 평가에 특히 많이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이나, 심리상담과 같은 육체적 이유 이외의 의료상담에 두려움과 편견을 유독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이 그것이죠.

 

 

 

 

토요일 이른 시간부터 모인 각양각색의 팬들이 신촌타프를 메워주셨답니다. 미리 도착해서 작가님의 동선을 살피고 배치와 다과를 준비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던 부매니점 이하 스탭 여러분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이번 주 금요일에는 윤태호작가님과 박기수교수님을 모시고 토크콘서트를 열게 되는데 말이죠. 특히 최근 음반을 발매한 레드로우의 축하무대도 무척 기대가 된답니다. 저희도 이분들처럼 멋지게 행사준비를 해야겠어요!

 

일찍 도착하신 이종범 작가님은 무척 핸섬하고 훤칠하셨답니다. 성격도 좋(은것 같)고, 무엇보다 좋은 향수를 쓰시는 것 같아요. 일찍 도착하셔서 신촌타프 내부 워크샵룸에 미리 자리하고 계시고 밖에서는 풍선이나 다과및 좌석배치등의 준비가 일사분란하게 이뤄졌답니다.

 

 

 

 

멋진 포즈 부탁드리니 어색해 하시며 환하게 웃으시네요.

이 모습이 더 자연스럽고 잘 나온거 같아요.

 

 

 

다시 설정샷으로!

 

 

드디어 시작된 팬미팅!

 

 

내부 행사 준비가 진행되는 동안 일찍 도착한 많은 팬분들이 신촌타프 앞에서 기다리고 계셨어요.

 

 

 

우선 작가와의 토크가 마련되었는데요. 중1이라는 조그마한 두 여학생부터 심리학 조교님같은 아우라를 풍기시는 남자분까지 진지한 토크를 이어주셨습니다. 아무래도 주제가 심리학이다보니 심리학과 관련한 다양한 질문이 있었고 거기에 성심성의껏 대답하는 작가님의 자세에서 팬들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감사해하고 아낀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중간에 스토리자문을 하신 전진석 작가님이 깜짝 방문해주셔서 '닥터프로스트'의 탄생 뒷이야기를 나눠주셨어요. 전진석 작가님은 초월적 동안을 자랑하시더군요! 춘앵전을 마무리 하고 공백기인데 닥터프로스트를 만나서 많은 애정을 가지고 이종범 작가님과 함께 이야기를 풀어나갈 때는 무척 행복했다고 했답니다. 아내가 만약 이종범작가가 여자라면 무척이나 질투를 했을꺼라면서요.

 

 

 

웹툰을 사랑하는 팬들이 모인 자리답게 작품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작품을 만들 때 배경을 위한 준비나 스토리를 만들어 나갈 때의 조언 등 예비 만화가들의 진지한 질문도 많이 이어졌답니다. 물론 심리학을 전공한 이종범 작가님이지만 오히려 대학때보다 작품을 하면서 심리학에 대해 공부를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고 하면서 이야기의 구성못지 않게 주제의 완성도를 위한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전했죠. 함께 이야기 나누신 전진석 작가님은 학부때에는 공학을 전공했지만, 이야기를 누구못지 않게 찰지게 엮어 나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않겠느냐는 애정어린 너스레를 곁들여서 말이죠. 물론 어느것이나 필요 없는 공부는 없습니다. 저도 분명 어느형태로든 그 분야로 깊이를 가지고 공부한 것이 있다면 연결지을만한 부분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을 경험하였으니까요.

 

 

 

 

뒤이어 팬미팅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게임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입장시 받은 파일에 끼워져있던 파일의 빈칸을 채워 빙고를 하고 빨리 맞춘 사람들이 준비된 상품을 받아갔답니다. 작가님의 단행본과 머니클립, 텀블러 등이 상품으로 주어졌어요. 작가님과 기념사진도 찍었답니다.

분위기가 참으로 화기애애하더군요. 이미 몇번의 만남을 가진 익숙한 팬분들이 있어서 그런지 마치 명절날 오랜 친척이 만나보는 그런 자리와도 같았달까요.

 

 

 

 

닥터프로스트의 멋진 포즈가 들어간 고급 사인지에 줄을 서서 사인을 받는 팬분들은 모두 즐거운 모습이었습니다. 귀요미포즈로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는 팬의 요청에 어쩔 수 없이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 이름을 상냥하게 적어내려가는 모습이 팬분들이 꾸준히 작품을 또 작가님을 좋아하게 되는 다른 이유가 되겠어요.

 

 

 

저도 운이 좋게 사인을 받았답니다. 언제나 좋은 모임을 많이 만들어 달라는 그런 내용이었어요.

 

 

 

조만간 드라마로 새롭게 선보이게 될 '닥터프로스트'

곧 시즌2가 시작될 거라고 하는데요. 이번에는 매주 수요일마다 따끈따끈한 작품을 만나볼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주변에도 은근히 닥터프로스트 팬이 많던걸요? 이런 멋진 만화가 많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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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저녁시간은 이상합니다. 하루 일과가 끝나는 바쁜 시간이고 또 저녁을 먹고나면 잠들기까지 시간이 참으로 애매하거든요. 친구와 만나서 차를 한잔하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집에서 즐겨보는 TV프로그램 한두가지를 보면 내일을 위해 잠을 청해야 하는 의무감같은 것이 있어요. 주5일 9-6근무족이 아니어도 좀 그렇지 않나요? 평일 그것도 월요일 저녁은.

 

그래서 무언가를 배워보겠다거나 듬직한 주제의 강연회에 참석한다는 것은 주말 오후시간보다 굳세게 마음을 먹어야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게다가 '철학'과 '문학'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월요일 저녁시간을 세시간 할애한다는 것은 조금은 더 단단한 마음가짐이 필요할듯합니다.

 

 

 

그래도 결론적으로는 이번 토크 프로그램에 가보기를 잘 했다는 생각입니다. 비록 저녁을 먹지 못해서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 가는 길에 과자 부스러기 먹은 것이 전부이기는 하지만 말이죠.

 

이날 프로그램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12 예술인토크프로그램으로 매달 1회 진행되는 것이었어요. 요즘 '나는 누구이고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라는 고민을 시작하게 된 리타로서는 관심있는 주제가 아닐 수 없었지요. 철학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막상 책을 읽어도 어렵기도 하고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걸까 하는 불안감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편안한 이야기의 자리에서 철학가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 많은 도움이 될것 같더라구요. 게다가 시인과의 대담도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 마음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답니다.

 

이날 진행자는 김용규님이셨구요. 초대작가는 심보선 작가님이었답니다. 두 분의 대담이 있기 전에 연극배우 조주현, 양말복씨의 낭독공연이 있었는데요. 제목은 <장지로드의 아폴로>였답니다. 두 분배우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와 위트있는 대사는 이렇다할 무대장치나 소품이 없어도 흥미롭게 몰입할 수 있게 했어요. 1인 다역을 진행해도 각 캐릭터의 개성을 잡아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이야기 하는 것이 역시 배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낭독공연은 이어 진행된 김용규님의 강연과 주제가 이어졌답니다. '두언어, 두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사실vs. 진실, 지상의 언어vs. 천상의 언어라는 말이 나왔죠.

 

낭독 공연의 주인공인 애그네스가 썼던 언어가 바로 '진실의 언어', '천상의 언어'였어요. 존재와 존중 그리고 자존감을 지키는 언어로서 다름을 인정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각자는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이고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일면만을 보고 그의 전부인냥 성급하게 판단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비뚤어진 눈썹도 '제왕의 눈썹'이 될 수 있고, 비쩍마른 무릎조차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아름다움이나 옳은 것에 대한 규정을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걸 상기시킵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애그네스가 진실의 언어로 이야기 해서 회장과 결혼하였다는 데에서 그저 입에 발린 소리를 하는것이 곧 이익이 돌아온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못나 보이는 부분을 보듬어 볼 수 있는 상대를 만났을 때의 그 고마움이나 안도감 혹은 친근함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 낼것입니다. 김용규님도 '듣는 사람이라고 그런 이야기들을 곧이 곧대로 듣지는 않을것이지만'이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런 인정의 말, 진실의 말, 천상의 말을 통해 신뢰로 넘어갈 수 있고 내면의 가치를 더 드러낼 기회를 갖게 될거라고 봐요. 그래서 리타도 앞으로는 사실에 자신의 느낌을 붙이는 말을 사용하려고 합니다. 판단의 언어보다 진실의 언어를 이야기함으로써 상대방 스스로 나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도록 말이죠.

 

마지막 코너에는 심보선 작가와 김용규님의 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심보선 작가는 외국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화려한 이력(?)과는 달리 소탈하게 이야기 했답니다. 진지하면서도 진정성이 느껴지고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멋져보였거든요. 김용규님도 중간중간 위트있는 말로 매끄럽게 진행해주셨는데, 두분의 이야기와 중간중간 심보선작가의 시낭독이 그럴듯한 하모니를 만들어 내는것 같았어요.

 

특히 '인중을 긁적거리며'라는 시가 좋더군요. 천사가 '쉿!'하면서 내 입술에 손을 가져다 대어서 생긴 인중이라는데, 우리는 그 태아시절의 비밀을 지키느라 그런지 몰라도 정말 중요한 사실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몰라요. 그러다가 인중을 긁적이며 무의식중에 이끌리는 대로 그렇게 살아가지는 것일지도...

 

인중을 긁적거리며

 

내가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때,

천사가 엄마 배 속의 나를 방문하고는 말했다.

네가 거쳐온 모든 전생에 들었던

뱃사람의 울음과 이방인의 탄식일랑 잊으렴.

너의 인생은 아주 보잘것없는 존재부터 시작해야 해.

말을 끝낸 천사는 쉿, 하고 내 입술을 지그시 눌렀고

그때 내 입술 위에 인중이 생겼다.

 

(중략)

 

추락하는 나의 친구들:

옛 연인이 살던 집 담장을 뛰어넘다 다친 친구.

옛 동지와 함께 첨탑에 올랐다 떨어져 다친 친구.

그들의 붉은 피가 내 손에 닿으면 검은 물이 되고

그 검은 물은 내 손톱 끝을 적시고

그때 나는 불현듯 영감이 떠올랐다는 듯

인중을 긁적거리며

그들의 슬픔을 손가락의 삶-쓰기로 옮겨 온다.

 

(후략)

 

 

 

시를 읽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정서를 끌어내다가도 읽는 이의 개인적인 맥락이 더해져서 더한 울림을 만들어 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짧으면서도 긴 것이 바로 시가 아닐까 해요. 리타가 존경하는 선생님의 소탈하고 담담한 시도 그랬고, 심보선 작가가 인상깊게 보았다던 어느 아이의 동시(낙엽이 떨어지며 외쳤다. '슈퍼맨!')도 그렇고 말이죠.

 

가끔은 우리의 마음과 정서에 양분을 촉촉히 주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 풍요로운 주말이 아니어도 이렇게 굳게 마음먹고 자리하게 되는 평일이라는 것도 나름 의미가 되어줄것 같네요.

 

3인칭의 언어가 아니라 당신, 너라는 2인칭의 언어로 우리가 함께 대화한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의 프로그램으로 매월 넷째주 월요일 오후 7시20분부터 월1회 진행된답니다. (http://artisthouse.arko.or.kr) 에서 참가신청을 받을 수 있고, 관련 내용은 webzine.munjang.or.kr 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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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가 ‘비로소’라는 작은 회사를 통해서 문화 이벤트(강좌, 강연, 파티, 공연) 기획등의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와중에 좋은 포럼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바로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 연 <일상을 바꾸는 문화 예술교육>이라는 포럼입니다. 일상에 녹아들어간 문화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언제든 편안하고 친근하게 문화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평소의 생각에 딱 들어맞는 제목이 아닌가 합니다. 비록 아직은 처음 문을 열고 아쉬운 부분들을 고쳐나가는 것도 벅차지만,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민과 지금 문화에술의 다양한 영역에서 어떤 활동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니었나 합니다.

 

 

 

 

연휴를 앞둔 금요일(5월 25일) 낮 3시부터 진행된 포럼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객석을 메우고 문화예술교육에 관한 다양한 생각과 사례 발표에 마음과 귀를 열었습니다. 문화예술과 관련한 포럼이다보니, 여는 마당에서 기타연주공연이 있었는데, 너무 듣기 좋았습니다.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기타몸체를 두드리거나 줄을 퉁기고 뜯는 독특한 소리를 한데 모아 멋진 연주를 이끌어 내더군요. 리타도 예술가의 표정과 몸짓에 절로 어깨가 들썩거렸습니다.

 

 

 

 

기조발제를 맡은 박신의 경희대학교 교수님의 발표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예술의 사회적 역할 기제로서의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제목으로 열정적이면서도 차분한 발표였는데요. 창작/창의성에 대한 여러 전제들 소개, 문화예술 활동의 순기능에 대한 연구에 대한 소개와 발전 방향에 대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지금까지의 문화와 예술교육에 대한 정의와 또 예술과 교육이라는 키워드의 결합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도 해볼 수 있었어요. 인간의 자존감을 높이면서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와 예술 교육이야말로 자라나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문화기획을 주업으로 생각하고 다양한 활동을 펼쳐 보이려고 하는 저에게 막연함을 다소나마 거둬준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서울시가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활동을 더 친근하고 더 많은 시민들이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큰 소득이라고 하겠습니다. 사람들은 막연하게 무엇인가 새로운것을 만들고 경험하기를 바라지만 정작 어디서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는 것에는 소극적이거든요. 그러므로 그런 사람들이 하고자 하는 바를 쉽게 펼칠 수 있는 공간이 주변에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도 많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비로소’는 이 같은 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만큼 그런 정보를 효과적으로 공유하는 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활동들에 대한 정보도 앞으로 많이 공유하고자 합니다. 더하여 ‘비로소’도 서울시의 토요문화학교와 같은 좋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무럭무럭 자라나야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어 네 차례의 사례발표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내적 변화와 치유의 관점에서>, <사회적 갈등해소, 이해 증진의 관점에서>, < 학교의 혁신의 관점에서>, <지역 공동체 활성화 관점에서>라는 네 주제로 발제가 이어졌습니다.

 

첫 사례발표 <내적 변화와 치유의 관점에서>는 노숙자들과 연극을 만들어 나가면서 자존감을 키워 독립적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이루어내었습니다. 김지연「PRAXIS」대표가 밝고 즐거운 분위기로 조근조근 발표해주셨습니다. 편안하고 행복해보이는 눈빛의 연극 참여자들의 인터뷰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두 번째 <사회적 갈등해소, 이해 증진의 관점에서>는 다문화 이해를 넓히는 '아세안 스쿨투어‘에 대한 발표를 황혜정 「뮤제이웅」 대표가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학교 혁신의 관점에서>발표는 구민정 방이중학교 교사가 해주셨습니다. 사회교과를 맡고 있어 교과 내용과 관련한 문화예술활동을 결합한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역공동체 활성과 관점에서>발표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요. ‘삼각산 재미난 마을’ 이상훈 사무국장이 발표해주셨어요. 마을 목공소, 마을 사진관 등을 연계한 삼각한 마을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으셨는데요. 현재 ‘비로소’가 활동을 펼치고 있는 문래동과 비교하여 긍정적으로 생각해볼 만한 것들이 많아서 더 흥미로웠던 것은 아닌가 합니다.

 

삼각산마을네트워크는 생활문화를 매개로 세대간 소통의 관계를 통해 청소년뿐만 아니라 마을이 상호발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을 기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삼각한 마을은 서울의 다른 동네와 달리 오랜 기간을 한 곳에서 살아온 마을 주민들이 계시고 그들의 이야기는 하나의 역사가 되는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목수로 십여년을 살아오면서 아이들과 나무를 다듬는 과정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것들 지켜보기도 하고, 즐겁게 이야기 나누던 할아버지의 장례에서 장지까지 따라갔다는 사무국장님의 말씀은 도시 안에서 인간 관계를 깊고 넓게 만드는 매개로 문화와 예술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알게 했습니다.

 

한편 문래동(영등포와 신도림 중간에 있지만 왠지 동떨어진 듯한 독특한 느낌의.)의 특징은 예술가들과 철공소 그리고 곳곳의 대안공간들 그리고 주민들이 서로다른 색깔을 가지고 은근한 선을 그어 놓은 동네입니다. 그래서 삼각산과 같은 네트워크보다는 조금은 복잡해보이기도 하죠. 반면, 좀 더 역동적이고 활발한 젊은 이미지가 있다고 생각듭니다. 문래동에서도 예술가와 철공소 그리고 주민을 연결하는 대안공간들의 네트워크가 보다 멋들어지게 이뤄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문래동 공원의 한가로운 가족의 모습

 

 

그래서

 

무작정 포럼이 끝나고 난 뒤, 남았습니다. 이상훈 사무국장님이 포럼 끝나고 막걸리 한잔 할 사람들은 남으라고 했거든요. 과감하고 단순하고 귀 얇고 경솔한 사람이기에 어떻게 마을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는지를 들어보고자 했습니다.

 

즐겁게 막걸리 잔을 기울이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마을 네트워크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마을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도시라고 해도 그곳은 사람이 사는 곳이고 그 안에는 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뜨내기가 아닌 주민으로서 애정을 가지고 마을의 다양한 공간을 드나들게 만드는 것이 바로 ‘기본’인 것이라고요. ‘비로소’가 관심을 가지는 청년들이 함께 만드는 문화예술강좌나 지역의 의미있는 공간들의 네트워크에 대한 어떤 방향성을 발견한 것 같아 마음이 들뜨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어요.

 

 

 

막걸리 먹으러 가는 길

 

 

 

박신의 교수님과 이상훈사무국장님

 

 

조만간 삼각산 마을에 들러보려고 합니다. 그 안에서 주민들과 어떻게 상생을 이뤄나가고 있으며, 앞으로 그리는 그림이 얼마나 멋진지 직접 보고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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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안아줘요'라는 이름의 파티를 진행했습니다. 쓸데없이 미혼남녀의 말초적 신경을 건드려보겠다는 발칙한 의도는 아니었다는 걸 먼저 이야기 하고 싶네요. 이날 손님들도 남여노소 직업까지도 다양한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좁다란 공간에 빼곡히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것으로 증명을 했구요.

여자 둘이 카트끌고 여기까지 오면서 버스 두대를 지나오는데 느꼈던 그 '부끄럽구요'느낌 잊지 않겠습니다. ^^

 

'안아줘요'는 인기 인디밴드인 십센티의 노래이기도 합니다. 지난 겨울동안 이 노래가 리타를 얼마나 위안을 주고 즐겁게 해주었는지 몰라요. 우리는 바삐 살아가면서 가끔은 누군가에게 안겨 휴식도 취하고 위로도받고 따뜻한 체온과 심장박동을 나누면서 내가 살.아.있.다는 생각을 하고자 하지 않나요?

 

 

안아줘요 파티의 메인 컬러는 오렌지 였습니다. 오렌지 아이템 없는 분들을 위한 상품마련코너! 스카프도 있었는데 사진엔 안나오네요.

 

그래서 '안아줘요'파티는 누군가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만한 보듬어달라는 마음을 순순히 내보이고 다른 누군가에게 기꺼이 나의 두 팔안으로 감싸 안아보겠다는 열린마음을 지향하여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굳이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있어야 좋은 파티가 아니라 파티의 주인공인 손님 하나하나가 주목받고 애정을 쌓아 나갈 수 있다면 그것이 좋은 파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핏자와 케익도 맛있었고 특히 한조각한조각 정성스럽게 만들었던 샌드위치는 동이나버렸어요.

 

돌아가면서 자기소개와 '안기고안아야하는 이유' 이야기중입니다. ^^

 

'안아줘요'파티는 요새 리타가 뻔질나게 드나드는 <내방>이라는 대안공간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엔젤미디어에서도 소개를 한 바 있는 이 공간은 하루종일 내가 좋아하는 책 한권만 있으면 심심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죠. 어제는 누군가가 우스개 소리로 문래동에는 시간이 따로 흐르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어요. 이런 생각은 저만 하고 있었던게 아닌거죠.

내방은 1층 화이트 박스의 공간입니다. 입구는 통유리로 되어 있죠. 버스정류장을 끼고 건너편에는 문래동 우체국이 보입니다. 안에 앉아서 바깥쪽을 바라보면 풍경이 조금씩 조금씩 변화하는 것을 느끼죠. 그러다가 조금씩 바깥보다 안쪽이 더 밝아지게 되면 이제는 바깥쪽 행인들이 내방의 안쪽을 들여다보기 시작합니다. 처음부터 안과 밖이 모호하고 그 자연스러운 경계넘음이 좋은 공간이죠. 그렇게 속과 겉을 뒤집어 보일 수 있는 공간이기에 사람들은 편안하고 솔직하게 되어가는 느낌까지 듭니다. 긍정적 에너지가 감도는 휴식이 되는 셈이에요.

앞으로 '내방'이라는 공간에서 재미있고 의미있는 일들을 하나씩 해볼 참입니다. 좋은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서 정말 실천도 해보고 좋은 사람들이 모여 멋진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연주하는 등의 일들 말이에요.

안아줘요파티의 우리 두 호스티스! 리타와 고생많이한 내방여자

 

'안아줘요'파티도 앞으로 계속 진행해볼 생각입니다. 한국사람 쑥쓰러워하는 습성때문에 시원하게 허그를 해주거 받는 모습은 어색하고 또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뭐 어떻습니까. 한번쯤 그렇게 마음으로라도 안기고 안아주는 것은 따뜻한 마음이 들게 하는데요.

나중 파티에 초대를 받고 싶으시면 리타에게 언제든지 말씀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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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슬제 '허그'가 아니고 마음으로만 '허그'인가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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