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미술이 영화의 절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없고, 형을 형이라 부를 수 없는 기구한 인생의 홍길동은 율도국을 만들고 시정잡배를 자처하며 어려운 백성을 위해 탐관오리를 처단하고 금은보화를 나누어주는 영웅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저 이름만 빌려온 것 같은 탐정이 된 홍길동은 위의 소설에 등장하는 홍길동의 모티브를 어느정도 활용을 하고는 있습니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집단의 수장의 아들이지만 아들로 나서지 못하고 배다른 형인 김성균과 맞서야 하는 이제훈의 운명은 특출난 탐정 실력으로 현대를 우울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설정으로 탈바꿈 합니다.

 

 80년대쯤 되는 시대적 배경에 지금보다 미세먼지며 황사가 많을 법한 황량한 마을을 묘사하면서, 배우들의 연기나 대사도 뭔가 자연스럽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라면 매력입니다. 조성희 감독의 전작인 <늑대 소년>의 공간, 판타지성을 떠올린다거나 미술감독 장근영의 전작인 <아라한 장풍대작전>이나 <중천>에서의 몽환적 이미지가 잘 어울어진 작품이죠.

 

 

 

 문어체의 대사와 익숙하지 않은 이미지 속에서 어릴 적 원수의 복수를 갚겠다는 홍길동의 단순한 행보가 크게 어필을 하지는 못한 듯 하지만, 극장에서보다 두고두고 영화를 곱씹어 볼 수 있는 요소가 많이 배치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B급의 감성을 지녔고 이래저래 숨겨진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자꾸 궁금하게 되고 말순이의 깨는 연기로 각성이 되던 이 영화가 지루했던 러닝타임을 오히려 자꾸 일상에서 떠올리게 되는 중독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의 절반이 미술이었다면 나머지 절반은 '뭐지?'하고 되물어 자꾸 떠올리게 되는 각성의 잔상쯤은 아닐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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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외전,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황정민의 마지막 대사 '요한복음 16장 33절' 내용은 이렇습니다.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려 함이라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하시니라"  나에게 고난이 닥쳐도 담대하게 이겨낸다면 세상을 이길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검사외전>이라는 영화는 황정민에게 고난을 주고 나름의 방법으로 담대하게 이겨내도록 하는 드라마입니다. 물론 5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말이죠.

 

 

 

 송강호, 김윤식과의 케미로 <의형제>, <검은사제들>의 흥행을 이룬 강동원이 이번에는 천만 배우 황정민을 만났습니다. 이미 브로맨스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강동원이고 천만배우라 불리는 황정민이기에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많은 기대하도록 만들었죠.

 

 

 

 

 영화는 주인공 황정민의 누명벗기 드라마는 크게 두가지 축으로 만들어집니다. 그것이 이 영화의 특징이기도 하고 호불호가 크게 갈리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두 가지 축은 황정민과 김성민라인으로 이루어진 '강철중'스토리와 강동원 박성웅라인으로 만들어진 '도둑들'스토리입니다. '강철중'과 '도둑들'의 영화가 같은 코미디이면서 다른 스릴러 영화인것 처럼 이 두가지 축은 어쩔 때는 이질적이기도 합니다. 황정민과 강동원의 연합으로 두가지 영화가 하나로 엮이게 되는데, 황정민과 김성민의 진지함에 강동원과 박성웅의 과잉이 양념처럼 작용합니다.

  

 

 

 

 아마도 이러한 생략되고 과장된 만화적 캐릭터가 없다면 결코 '고난을 담대하게 이겨내는 식의' 해결되지는 않을 현실을 비꼬아 놓은 것은 아닐까해서 뭔가 찝찝한 구석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찝찝한 느낌이 전우치의 호쾌하고 매력적인 강동원이 영화에서 붕~ 뜨게 만들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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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 영화와 소설사이

 

오겡끼데스까~ 와따시와 겡끼데스~~~

 

아마 영화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다해도 저 문장은 기억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죽고 없는 옛 연인에게 고함치듯 반복하는 저 문장을 뜻도 모르고 따라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장면은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이 여자에게 무슨 슬픈 사연이 있는걸까 하고 궁금증이 생기게 하였고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이제 더이상 슬퍼하지 않을 여자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게 만들었습니다.

 

 

 

주제곡만큼이나, 잘지내냐 묻는 대사만큼이나 뇌리에 남는 인상적인 장면

 

 

분명, 영화와 소설은 따로 또 같이 즐겨도 좋습니다. 아직도 좋습니다.

 

이와이 슌지가 소설 작가과 영화의 감독을 맡은 <러브레터>는 1995년 동시 공개되었을 때, 일본 문화에 개방적이지 않았던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으며 지난 2013년 국내에서 재개봉을 할 만큼 우리 가슴속 깊이 남아있는 콘텐츠입니다.

 

이름이 같은 두 남녀와 얼굴이 같은 두 여자의 여러겹으로 쌓아올린 이야기가 궁금증을 증폭시킵니다. 옛 사랑과 지금의 사랑 그리고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사랑의 이야기는 보는 내내 가슴을 들뜨게 만듭니다. 이 겨울의 사랑이야기가 우리 가슴에 이렇게 오래 남은 것은, 단지 풋풋했던 어린 시절의 사랑이야기라서가 아닙니다.  아마도 사랑했던 자신의 그 날의 추억을 회상하도록 하였고 그것이 우리를 이 영화와 소설의 주인공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소설에서는 현재의 연인 히로코와 첫사랑인 이츠키의 비중이 대등하면서 대조적입니다. 3인칭 시선의 히로코는 도쿄의 수줍고 내성적인 여자인 한편, 1인칭 시선으로 분량을 채워나가는 여자 이츠키는 털털하고 독립적입니다. 히로코가 조난으로 애인 이츠키를 잃은 지 2년이 지나도록 힘들어하지만 이츠키는 어린 시절의 소년 이츠키의 존재 조차 잊고 있습니다. 그러다 히로코가 하늘의 이츠키에게 보내보았던 한장의 편지로 두 여자의 삶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는 이야기죠. 이 두 여자의 현재와 과거, 공간과 시간, 현실과 환상의 교직이 소설 <러브레터>를 읽는 즐거움을 만듭니다.

 

한편, 영화<러브레터>는 직접 보여주기, 들려주기의 방식으로 소설의 복선이나 반복적 에피소드를 압축시키면서 과거 이츠키 커플의 첫 사랑 기억에 주목하도록 합니다. 상대적으로 히로코의 분량이 감소하는 듯 하지만, 소설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충실히 담아냈다는 것이 리타의 생각입니다. 

 

소설과 영화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층적이면서도 단단한 구조로 기꺼이 독자들을 끌어들이더니 절대 잊을 수 없는 대사와 하늘을 올려다 보던 그 시선을 가슴에 묻도록 합니다. 소설에 스치듯 지나간 사진은 영화에서 소녀가 소년을 바라보는 애정어린 카메라의 시선으로 재창조되기도 하고 커튼이 나부끼는 창가에서 책을 읽던 소년을 쳐다보는 일이나 하교길 푸대자루를 뒤집어 씌우는 얄궂은 말없는 장난은 소설에서 읽을 수 없었던 소녀와 소년의 풋풋했을 첫사랑의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2분 5분씩 히로코와 이츠키로 교차하다가 이츠키의 현재와 과거로의 교차로 전환되던 방식으로 가슴 두근거리는 템포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몰입하도록 하는 이유였죠.

 

 

소녀들의 첫사랑에 대한 로망이랄까.

 

 

영화는 여자 이츠키의 방이나 입고 있는 옷의 아날로그 감성의 향수라던지, 작은 항구마을의 눈 쌓인 거리를 뽀독 소리나게 밟고 싶다던지, 추운 겨울 실내에서 호호불며 고구마를 먹고 싶다든지의 감성이 마구 솟아나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이츠키의 오타루의 아날로그 감성 넘치는 소품과 패션도 영화의 보는 맛을 더해준다.

 

 

 다시 소설과 영화를 보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이야기가 끝날 때 까지 여자 이츠키는 히로코가 자신을 닮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왠지 조금은 억울할 것 같아요. 그녀가 소년 이츠키의 첫사랑이었다는 것도, 그래서 닮은 여자와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는 것도 먼저 알아챈 것은 히로코이며 그녀는 당당하게 죽은 연인에게 잘 지내고 있다고 담담함을 선언했다는 것이, 영화에서도 히로코가 여전히 '존재감을 잃지 않았다' 싶습니다.

 

 

 

박제된 시간, 그래서 현재를 인식하게 되는 아이러니.

 

영화를 읽는 것은 소설을 읽는 것보다 쉬운 것 같지만, 오히려 더 어려운 것도 같습니다. 순식간에 지나가는 의미들을 잘 붙잡아 그 아래 숨겨진 무엇인가를 들춰내야 좀 이해했나 싶기 때문인가봅니다. 물론, 그렇게 어렵게 읽으려 들지 않아도 볼 수 있는 것도 영화라서 이런 의미들을 두고 두고 보면서 새로운 것을 계속 찾을 수 있는 매력을 뿜어내는 것이겠지요.

 

곧 한겨울인데, 러브레터'한 편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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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 소설이 영화보다 깊이 들어가져서 좋더군요. 영화를 먼저 봤지만, 영화보다 소설이 더 와닿았지요. 영화와 소설이 별반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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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뷰티인사이드,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내면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는데 꼭 잘생기고 예쁜 배우가 나와야 영화가 되느냐는 것이 <뷰티 인사이드>의 많은 관객들의 혹평 이유입니다. 한 가지 배역을 100명이 넘는 사람이 연기했다는 신선함도 얼마가지 못하고 잘생긴 배우의 까메오 연기에 위안삼는 영화가 되어 버린 것이 영 안타까워서 몇글자 남겨봅니다. 

 

  영화가 영상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체다보니 시각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매일 매일 다른 사람으로 살 수 있다면 누구나 한번 쯤은 정말 꿈속에서 나오는 왕자님이나 공주님같은 외모를 가져보고 싶지 않을까요. 물론 이런 신선한 발상은 오히려 아담스미스가 등장하는 로맨틱 코미디에 어울리는 신박함이었는 지도 모릅니다.

 

 

낚인것 같아 불편해지는 뷰티인사이드 but,  

 

 뷰티 인사이드가 주는 판타지를 통해서 하루 정도는 잘 생겨보고 죽고 싶다는 환상을 이루었다면, 과연 그 다음은? 사람들은 비주얼 뛰어난 배우들의 꽤 괜찮은 연기가 들어찬 영화를 보면서도 결정적으로 내면의 아름다움에 관한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을 탓합니다.

 

 여주인공이 항상 낯선 모습으로 등장하는 애인 때문에 남자 편력이 있다는 등의 소문에 시달리거나 스스로도 생경함과 익숙함의 코드 맞춤에 정신적 스트레스가 커지기 시작합니다. 이 갈등의 요소가 마침내 극복되면서 해피엔딩이 되는 것이 이야기의 전부다 싶은데, 여기에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굳이 찾아보자면 '북유럽스타일 가구'와 여주인공의 해사한 미소 정도일 뿐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분노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혹평들이 많다는 것은 적어도 우리가 원하는 것은 남녀간의 사랑이나 잘생겨지는 하루의 판타지가 아니며 잘생긴 남자 배우를 잘차려진 부페처럼 만나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위안을 삼지는 않는 다는 것이니까요.  사람들이 이렇게 혹평을 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이 세상에서 내면의 아름다움을 원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기꺼이 이 영화에 낚이어 극장을 찾았고 내면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로 궁금해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동욱, 유연석, 이진욱이나 박서준이 출연한다고 잘생긴 남자 배우의 외면의 아름다움을 내세운 것 아니냐 하고 있지만 이 영화가 비난받기는 억울한 부분도 있습니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정말 평범한 얼굴을 한 더 많은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고있자면 그들의 눈에서도 '잘생김 혹은 아름다움'을 찾아낼 수 있기 때분이죠.

 

 

 

 

친구에게 자기 처지를 털어놓는 이 장면에서 실소를 터뜨렸습니다. 오랜 친구의 향취를 겉모습 말고도 읽어낼 수 있는 정말 친구가 여기 앉아있었습니다.

 

 

 

인생이라는 것이 고독해서, 자기 몸 내면에 외롭게 살아갑니다. 그것이 이렇게 가구를 만드는 공방으로 확장되고 사람의 모습으로 체화시켜 놓았는데 그 모습이 썩 괜찮았습니다. 그러니 그 모습이야 아무려면 상관이 없는 것이죠. 혹자는 어차피 우리는 이기적 유전자를 나르는 하나의 숙주일 뿐이라 하지 않았던가요. 우리의 아름다운 유전자도 똑같을 겁니다.

 

 

 

 

초밥이 좋으냐, 스테이크가 좋으냐는 박서준의 작업멘트나 굳이 눈내리는 어슴프레한 골목길에서 이별을 고하는 김주혁이나 그 모양새는 참으로 진부합니다. 그렇지만 여자들이 가지는 이상적인 남자친구들의 판타지를 또한번씩 채워주는 점도 없지 않아 있지요.

 

 

 

  갈등이 전면에 나오기 전, 여러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사랑의 감정을 키우는 한효주를 보는 것도 이 영화의 빼놓을 수 없는 묘미입니다.

 

 

우리, 내면의 아름다움에 눈뜨다

 

 한편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던 <미스 와이프>도 결국 '내면의 아름다움' 장치를 달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엄정화는 잘나가는 로펌 변호사로 나옵니다. 서른 여덟 골드 미스에 연애만 즐기는 이기적인 여자입니다.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상대방의 사정은 안중에도 없는 철면피에 냉혈인으로 등장하는데,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에서 처럼 죽음을 넘나들며 진정한 사랑과 가족을 알게 된다는 줄거리입니다.

 

 이 영화를 굳이 <뷰티 인사이드>와 비교하는 것은 그 '외모' 혹은 '겉모습'에 대한 해석이 정 반대이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외모를 뒤바꾸면서 외모의 덧없음을 이야기하려던 <뷰티인사이드>와 달리 <미스 와이프>는 같은 얼굴을 하고 전혀 다른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불가피한 이유로 다른 사람으로 환생한 엄정화를 가족들은 엄마, 아내로 받아들입니다. 기존 잘 나갈 때와 똑같은 외모 그대로인데도 가족들은 엄마로, 아내로 평소처럼 대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던 거죠. 그들의 무심한 반응이라든지, 친근한 행동과 주변 이웃들과의 부대낌이 결국 그녀의 내면에 잠자고 있던 아름다움을 깨워냅니다. 소장으로 등장하는 엄정화의 극중 아버지 모습을 한 이상호의 덤덤한 모습이라던지, 죽음의 공간으로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는 많은 사람들이라던지... 그들은 이제 영혼이 되어 껍데기 뿐인 육체에 초탈한 냄새가 물씬 풍긴다는 것이 이 영화의 특징이죠.  이 영화야 말로 <뷰티 인사이드>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눈에 힘주던 진지함을 벗어던지고 조금은 찌질하지만 평범한 바른생활 사나이를 보여준 송승헌이나 사춘기 딸과 마스코트 귀염둥이 막둥이가 엄정화의 내면의 모성본능과 여성성을 한껏 끌어냅니다.

 

 

또 하나 생각나는 영화가 조금 더 전에 개봉해서 많은 사랑을 받은 <인사이드 아웃>입니다. 제목 자체도 비슷하지만, 이 애니메이션 영화는 실제와 구분되는 무형의 내면을 질감이나 색감, 형태등으로 적절하게 표현해 내었다는 평가와 더불어 우리들의 복잡 미묘한 감정의 기제를 조금 더 이해하려는 시도로 칭찬을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밝고 긍정적이기를 바라는 사회에서 슬픔이나 부정적인 부분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 한다는 주제적인 부분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죠.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이 만들어내는 감정의 조합이나 기억과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한 아이의 성장과 가족과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합니다. 

 

 

 

 

 

 

내속에 너무도 많은 나를 위하여

 

 워낙 흉폭한 일이 많이 일어나다보니 주변의 사람들도 믿기 어려운 시대에 살아갑니다. 내면은 커녕 그들의 외모도 제대로 알지 못하기에 우리는 점점 고립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사실 우리 속에는 하루하루 다른 내가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모습을 속 시원히 하루하루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얼마나 편할까요. <뷰티 인사이드>는 제목을 오히려 <내 속에 너무 많은 나>로 했다면 어땠나 싶기도 합니다. 그 각기 다른 나의 모습을 모두 사랑하는 한 여자와의 사랑이야기. 라면 외모 논쟁은 필요 없었을테니까요. 

 스스로를 찬찬히 바로 볼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주변을 따사롭게 밝히는 시작인 것인지도 모릅니다. 죽음을 목전에 두거나 신기한 능력을 가지지 못한 우리는 스스로의 내면은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가꾸어 나가야 할까요. 두시간 안에 마무리되는 영화보다 우리는 조금 더 여유있는 시간을 가지고 들여다 볼 수 있어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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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았어도 너무 다른 두 영화 '간신' vs. '순수의 시대'

 

  올해 개봉한 두편의 조선시대 배경의 영화를 보았습니다. 두편 모두 아찔한 장면을 내세우며 마케팅하였고 거기에 기꺼이 낚인 리타입니다. <순수의 시대>는 루키로 주목받는 강하늘도 나오지만 장혁과 신하균이 남성미 넘치는 것에 비하면 강하늘은 아직은 갈길이 좀 먼 것 같기도 합니다. <간신>은 주지훈과 김강우가 연기 대결을 펼칩니다. 남자 배우들이 대립각을 세우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은 아무래도 조선의 왕과 신하관계에서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이야기를 펼치다보니 그런 것이고 그 가운데 폭력과 선정성이 가미되어 영화를 불편하거나 진지하게 만들어 놓는 것에는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여배우들의 역할이라는 것도 두 영화가 비슷한 점입니다. 

  

  <순수의 시대>는 이방원이 왕이 되려고 마음 먹은 조선 초를 배경으로 합니다. 역사시간에 배운대로 이방원은 태조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을 도운 공이 큰 아들이고 조선 3대 왕이 되는 인물입니다. 원래 태조가 세자로 책봉한 이는 개국공신인 이방원도 아닌 배다른 어린 동생이었기에 더욱 심기가 불편했을 거라 합니다. 그런 혼란한 시기를 배경으로 하여 왕이 되려는 자가 세우는 계책에 말려들어가는 이른바 순정남 신하균의 연기가 이 영화의 처음과 끝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리뷰에는 신하균의 성난 등근육이 주인공이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탄탄하고 짱짱한 근육을 자랑합니다. 상대 여배우가 오히려 묻히는 기현상도 이 때문이었죠.

 

 

(출처: 다음 영화소개 포토)

 

(출처: 다음 영화소개 포토)

 

  한편 <간신>은 영화와 드라마로 수없이 만들어지는 이야기 화수분인 연산군의 시대가 배경입니다. 사사된 폐비 윤씨의 아들로 폭정을 일삼았다 전해지는 인물이죠. 영화는 연산군의 광기가 극에 달해 벌이는 극악하고 남사스런 행적을 상상하며 남자들의 성적 판타지를 자극하기로 마음먹은듯 합니다. 전국에서 불러들인 미인들을 명기로 만들어내려드는데 그 과정에서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할 만행이 저질러지기도 합니다. 하도 원성과 원한을 많이 사다보니 정신도 제정신이 아니라 나이도 한참 많은 장녹수의 치마폭에 놀아나는 것까지 상상 그대로였죠.

 

 

(출처: 다음 영화소개 포토)

 

(출처: 다음 영화소개 포토)

 

 

 두 영화는 비뚤어진 왕의 모습을 보이고 그나마 제정신인 신하의 모습과 대립각을 세웁니다. 여기에 원한에 사무친 한 여인의 복수극이 꽤 굵직하게 얽힌다는 점에서 참으로 많이 닮은 영화라고 할 수 있지요. 그렇지만 두 영화는 세가지 지점에서 다른 성향을 가졌습니다. 

 

  우선, 균형점에서 보자면 <간신>은 남성쪽에 치우치고 <순수의 시대>는 여성쪽에 치우쳐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도 그러하고 영화밖 독자의 관점에서 아마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서 여자인 리타는 <간신>보다는 <순수의 시대>가 더욱 섹슈얼한 지점에서 공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포괄적인 것보다 개별적이고 섬세한 것에 점수를 더 주는 여성성 때문은 아닌가 하지만 역시 이또한 취향일 수 있으니 조심스럽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간신>에서 다수의 여성이 성적 노리개가 되기 위해 거치는 절차들은 지극히 남성 중심의 시대, 오락을 비추는 것 같아 불편한 것은 사실입니다.

 

 두번째로 <간신>이 인물의 내면만큼이나 외적 시대를 더욱 크게 비추는 한편 <순수의 시대>는  시대는 그저 두 개인의 운명의 바탕화면으로 축소되어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마도 이방원은 성공하고 연산군은 폐위당한 역사와도 맞닿아 있는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 것인지 <순수의 시대>는 막강권력을 휘두루는 이방원의 등쌀에 두 남여 주인공은 서로의 연정에 애닳아 복수의 칼날마저 무디게 끝이 나버립니다. 두 연인이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배려하고 평안한 세상으로 떠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만 있습니다. 그렇지만 <간신>은 상상으로만 정을 통한 두 주인공은 결국 각자 소신과 반성으로 시대의 소용돌이에 그대로 몸을 놓아두며 각자의 대의를 이루려는 모습입니다.

 

 마지막으로 <간신>은 시대와 개인의 극복의 해피엔딩이라면 <순수의 시대>는 한없이 작은 두 개인의 눈물의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신>에서 주지훈은 불구가 되고 권세를 잃었지만 결국 마음을 확인하며 규수가 되어 나타난 여주인공과 해후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리며 끝이나는데 <순수의 시대>는 결국 서로를 지켜주기 위해 강물로 빠져들어 흔적조차 남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들은 함께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그토록 원하는 평안한 세계로 떠났음을 암시하였기에 해피엔딩이라 하고 싶네요.

 

 두 영화 모두 아찔한 장면과 스펙터클넘치는 장면으로 우리나라 영화의 음향, 미술의 세련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 또한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왕이 아닌 신하와 시대의 원한을 안은 여자의 복수극이라는 긴박함이 돋보입니다.

 

  흥행 성적은 고려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선택을 해보자면 아찔한 장면에서는 아무래도 달달한 순정이 감성을 더 자극했던 <순수의 시대>에 손을 들고,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에 생각할 꺼리를 두고자 한다면 <간신>에 손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순수의 시대 (2015)

Empire of Lust 
5.8
감독
안상훈
출연
신하균, 장혁, 강한나, 강하늘, 손병호
정보
시대극 | 한국 | 113 분 | 2015-03-05

 


간신 (2015)

The Treacherous 
7.2
감독
민규동
출연
주지훈, 김강우, 천호진, 임지연, 이유영
정보
시대극, 드라마 | 한국 | 131 분 | 201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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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두 영화 다 전혀 보고 싶지도(공짜로도 시간이 아까워서) 않아서ㅠ 뭐라 할 말이 없네요ㅋ
  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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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어로6, 친근한 너무나도 친근한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히어로물에 환호하는 사람이라면 <빅히어로6>는 중박 이상입니다. 익숙한 헐리웃 액션 히어로 영화의 공식을 이으면서도 픽사의 <인크레더블>의 위트를 넘보는 친근한 녀석이 나타났습니다. 슈렉이나 쿵푸팬더의 체형을 이으면서도 가장 젠틀하고 순수한 천사 베이맥스를 좋아하지 않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마블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디즈니의 야심작이기도 한 이 애니메이션은 전작인 <겨울왕국>에서 다소 소외되었던 남자아이들을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아닌가 합니다. 물론 리타처럼 로보트 좋아하는 어린 여자아이들도 은근 있습니다. 마블 인수 이야기를 모르더라도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어벤져스>의 향기를 지울 수가 없습니다.

 

리타의 눈길을 끈 것은 일본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차용하면서도 미국의 정서를 담은 히어로물이라는 점입니다. 아무리 일본의 색을 입혀도 일본의 가치관, 문화까지는 담지 않았다는 거죠. 그래서 기존의 히어로물인 <배트맨>이나 <어벤져스>를 어렵지 않게 떠올립니다. 이것은 오히려 그간의 히어로물의 이미지는 새로운 것으로 바꾸면서도 그들만의 공식은 놓지 않으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익숙한것을 생경한 것으로 바꾸어 놓는 <부자데>인 셈이죠.

 

일본 여행을 다녀오면서 본 영화라서 더욱 일본의 이미지를 곳곳에서 찾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도시 이름을 아예 센프란시스코와 도쿄를 합성한 <센프란소쿄>라고 지은 것부터 건물, 트램, 음식 부터 배경이 되는 것들에 일본의 것을 입혀놓습니다. 일본 남자 어린이 날에 띄우는 잉어 연을 본뜬 부유물 위에 두 주인공이 나란히 앉아있는 장면은 손에 꼽을만합니다.

 

물론 가장 친근한 캐릭터인 베이맥스는 비닐소재의 뚱뚱한 몸을 하고 있는데, 격투신에서 스모선수들의 제스처를 녹여놓았더군요. 그 몸매와 그 행동이 배경과 어우러지면서 일본적인 것을 꼼꼼하고 집요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재기발랄한 분위기나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때문에 <인크레더블>을 먼저 떠올리다가도 오히려 <배트맨>이나 <어벤져스>를 떠올리는 이유는 그 장르전환에 따른 영특한 연출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대부호의 자본에 기대어 멋진 히어로물이 만들어진다는 설정이라든지, 한 도시를 구해내는 영웅들이라든지, 서로다른 능력을 가진 영웅들이 힘을 합하여 공동의 적을 물리친다든지의 내용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공간 포털을 통해 물건이 빨려 나가고 감동의 절정이 되는 순간 다시 빠져 나오는 주인공의 장면은 어벤져스의 그것과 너무 흡사하죠.

 

영특한 연출이라 함은, 만화를 원작으로 했던 헐리웃 히어로 영화의 클리셰를 그대로 본뜬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하는 이유로 실사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경계가 흐려지기도 하였지만, 만화를 실제 배우들이 연기하는 영화와 또다시 그를 흉내낸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쉽게 이해하게 되는 관객들의 모습을 주욱 이어 볼 때에 그런 재미가 느껴진다는 것이죠. 실제로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물리적 특성을 고려하여 움직임을 철저하게 계산하고 실제의 움직임처럼 만들어 내는 제작과정을 생각해볼 때, 마치 이들 캐릭터를 데리고 실사 영화를 찍는다고 보아도 무방하지 않나도 싶습니다. 

 

형의 죽음에 대한 찝찝한 의문이나 숨은 악역들의 활약을 기대하게 되면서 시즌 2, 3의 여지를 남기기도 합니다.  스토리와 연출을 기존의 것에서 취하되, 그것을 드러내는 이미지는 새로운 것을 입히면서 뉴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디즈니, 물론 지브리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히트쳤던 방식이기도 하지만 다시한번 기존 콘텐츠의 활용과 시너지를 일으키는 영리한 연출이 얼마나 값이 나갈것인가를 기대하게 만듭니다. 

 

 

친근한, 친근해도 너무 친근한 스토리, 이미지 그리고 캐릭터의 모습.

빅히어로의 평가 한줄입니다.

 

 

 

사족이지만, 로봇을 주제로 다루면서 초반의 리얼스틸스러운 장면이나 명문대 연구실을 볼 때는 공대시절로 돌아가 무엇이든 다 만들어 낼 것 같은 자신만만한 기운, 부러움 등등이 복합적으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최근 드라마<레드>에도 조금 조잡하기는 해도 사람의 상태를 살피는 로봇이 등장하던데 말이죠. 아 그러고 보니 신주쿠에서 로봇 전시장을 지나친 것도 생각나는군요. 물론 베이맥스의 진짜 모델은 카네기멜론대의 한국인이 개발중인 특수 비닐로 만들어진 '안고싶은' 로봇이라고 하더군요. 

 

 

신주쿠 거리를 지나다 쇼윈도에 전시된 로보트의 모습

 

 

 


빅 히어로 (2015)

Big Hero 6 
8
감독
돈 할, 크리스 윌리엄스
출연
다니엘 헤니, 라이언 포터, 스캇 애짓, 제이미 정, T.J. 밀러
정보
애니메이션, 액션, 코미디 | 미국 | 108 분 | 201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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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를 찾아줘, 내 마음대로 하도록

 

 

목이 마르면 나뭇잎을 띄우고 길이 바쁘면 돌아가라 했던가. 리타는 길고 긴 논문을 뒤로한 채 한편의 영화를 봅니다. 제목은 '나를 찾아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더라도 그냥 저냥 리타 생각을  짧게 적어보려고 해요. 영어 제목은 'Gone girl' 입니다. 지금 이시대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지점이 많은 영화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다른 이들의 눈을 의식하고 사는지, 그들의 눈을 얼마나 쉽게 속일 수 있는 지를 말이죠.

 

 

 

 

에이미는 명문대 출신에 도도한 뉴욕 여자입니다. '어매이징 에이미'시리즈로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작가로 나오지만 남편 닉은 이렇다할 작품활동 없이 백수로 고향마을에서 한심하고 게으르게 살아갑니다. 에이미의 독백으로 시작되고 그녀의 일기로 그간의 행적을 돌이키면서 그들의 사랑과 권태를 가슴 아프게 바라보게 됩니다.

 

 

마침내 사라진 아내, 그것도 그들의 결혼 기념일에 곳곳에 의문을 남겨둔채 사라진 여자에 대해 경찰과 언론은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건의 흐름은 철저하게 기획된 것임이 밝혀지게 됩니다. 독백처럼 흘러나오던 일기장도 초반의 달달한 장면이 뒤이어 등장하는 의혹을 사실처럼 느끼도록 만들어 내는 이 심리전은 보는 내내 가슴이 조려오게 했어요.

 

이 영화가 나올 때쯤 사람들은 김민희가 나왔던 '화차'와 비교하기도 하였는데요. 리타는 오히려 '빅픽처'가 떠올랐습니다. 하나의 인생으로 살아가는 여자와 남자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자기 삶을 유지시키는가의 방식이 흥미롭게 대비되거든요. 그래서 '나를 찾아줘'의 리뷰는 이들의 비교를 통해 간단히 해보고자 합니다.

 

빅픽처는 원래 더글러스 캐네디의 소설로 먼저 읽었습니다. 후에 프랑스에서 영화로 만들어져 최근에 보게 되었는데요. 그 결말은 다소 달라졌지만 영화로서 '빅픽처'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미국의 대륙을 떠도는 것이 아니라 유럽의 국경을 넘나들며 벌어지는 사건들이 새롭게 다가왔기 때문이죠.

 

어쨌거나 '빅픽처'의 폴은 '나를 찾아줘'의 에이미와 닮은 듯 상반된 지점에서 영화를 이끌어 나갑니다. 폴은 사진가가 꿈이지만 작가를 꿈꾸는 아내와 가족을 위해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갑니다. 여기까지는 '나를 찾아줘'의 에이미 남편인 닉과 이어지는 것 같지만, 집을 떠나 자신을 위장하는 것에서부터 이 영화의 스릴러는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지점이 이 두 역할의 행보가 비교대상이 되도록 하는 것이죠.

 

에이미는 석연치 않은 단서를 남기고 몸을 숨겨 언론이 남편인 닉을 의심하게 만듭니다. 폴은 아무런 단서도 남기지 않고 자신을 스스로 죽임으로서 남편을 벌하려 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는 위기가 찾아오게 됩니다. 폴의 신분이 들통이 날 위기, 에이미가 궁지로 몰아넣었던 남편의 기사회생과 죽음의 공포로 노출된 자신의 모습. 이것들이 어떤 것이든 세상에 마음대로 되는 것은 없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 같습니다. 

 

바라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도 이들의 처지라면 과연 어땠을까. 저런 순간에서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것은 영화나 소설이 우리에게 이런 큰 시련을 경험하지 않고도 반성하게 하는 할인티켓 같은 것입니다. 

 

배우자의 분륜으로 이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을 감당하지 못해 자신을 숨기고 떠나게 되는 것으로 시작한 두 사람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스스로를 몰아갑니다. 한사람은 영영 자기 자신와 가족으로 돌아오지 못하였지만 도덕과 자신의 재능을 찾았고, 다른 한 사람은 내면의 파멸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가장 드라마틱한 귀환의 서슬퍼런 복수로 쇼윈도 행복을 완성시키는데 성공합니다. 치정과 살인이라는 어두운 범죄, 은폐, 글과 사진이라는 예술 그리고 이름을 잃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방식 등이 이 두 영화를 비교하게 만드는 지점이 아니었나 합니다. 물론 남자는 끝까지 동정의 대상이 되었고 여자는 마침내 꿈에라도 나올까 두려운 비릿한 인상을 남겼다는 극명한 차이는 있습니다만.

 

영화 마지막 에이미의 이 표정을 보게 되면 속에서 부글부글 치를 떨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실겁니다. 이렇게 영화 내내 긴장의 공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쉴새 없이 사람들을 궁금하게 만드는 영화도 아마 드물거에요. 또 두고 두고 욕해줄 캐릭터가 있다는 건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연민정이 더 배워야 한다고까지 댓글이 달렸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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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줘 (2014)

Gone Girl 
7.5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벤 애플렉, 로자먼드 파이크, 닐 패트릭 해리스, 미시 파일, 킴 디킨스
정보
스릴러 | 미국 | 149 분 | 2014-10-23

 


빅픽처 (2013)

The Big Picture 
8
감독
에릭 라티고
출연
로맹 뒤리스, 마리나 포이스, 까뜨린느 드뇌브, 닐스 아르스트럽, 브랑카 카틱
정보
드라마 | 프랑스 | 115 분 | 201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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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니 다이어리'빨간 우산 타고 멀리 날아볼까

 

 오랜만에 영화를 봅니다. 화려한 액션이나 첨단 기술을 뽐내는 영화는 잠시 미뤄두고 좀 더 영화스러운 그런 영화가 보고 싶어집니다. 이를테면 평범한 사물 하나를 큰 의미를 가진 것인냥 자꾸만 클로즈업하고 나름의 의미를 자꾸 고민하게 만들거나 장면의 전환이 자연스럽(다고 여겨지)지 않아 스토리를 부수어 보게 되는 그런 영화말입니다. 그런 중 선택한 영화가 바로 '내니 다이어리'입니다.

 

 

 

 

 여자들이라면 고민해보았음직한 내용을 담았다는 어느 리뷰글을 보고나니 일정부분은 그런 것도 같지만, 리타가 본 내니의 다이어리는 여자가 아닌 모든 일반 청년의 것이었습니다. 유모(내니)일을 하게 된 것은 순전히 발음이 비슷한 이름(애니)덕이었지만, 내니의 다이어리는 자아 찾기에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제목에도 내세운 유모는 특히 여자들의 다이어리라는 생각은 조금 멀리 간 느낌이 듭니다. 물론 브리짓존스가 쓴 일기처럼 노처녀의 허심탄외한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개인의 느낌을 촤락 펼치는 다이어리라고 할 만한 것은 부족합니다. 일기라기보다는 일정이나 기록이라는 편이 나을 정도니까요. 자연사 박물관의 전시물로 다양한 삶의 모습을 표현하는 장면이 더 인상적입니다. 오히려 내니의 다이어리는 구직활동을 위한 자아 찾기 단계에서 마주한 사회의 초상이며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갈지 모르는 자신을 조급한 심정으로 상상해 보는 일종의 기도문입니다.

 

 

 

 청년들이 흔히 가지게 되는, 특히 대학을 졸업하고 막 사회로 들어서는 때에 가지는 당혹스러움이 이 영화의 시작입니다. 리타는 앞 문장의 주어를 '여자들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청년들'은 대학에서부터 사회생활을 위한 갖은 준비를 시작하기는 하지만 대개는 그 내용은 어설프기 짝이 없습니다. 학교라는 울타리는 사회라는 '지옥'에 비해 따뜻하고 밝고 부드러운 곳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이름을 주어로 소개하라는 지점이 애니가 자아를 각성하는 지점이며, 경영학을 전공하였지만 인류학을 부전공한 자기를 되돌아볼 순간이 됩니다. 면접을 보다말고 뛰쳐나가는 그 모습 뒤로 스스로의 얼굴이 투영되지 않은 젊은이들이 얼마나 될까요.  우리는 '리타는 OO이다'라는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있도록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물론 표면적으로 영화의 내용은 다소 진부합니다. 우선 백인, 교육을 잘 받은 미혼의 여성으로 가장 상급의 유모스펙을 갖춘 애니의 좌충우돌 유모 적응기입니다.  부모의 사랑에 목말라하는 어린아이와 교감하더니 우연의 연속으로 맺어지는 왕자님과의 로맨스 그리고 억지 해피엔딩까지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마치 다양한 것을 즐기고 마무리까지 배불리 할 수 있는 '회전초밥집' 처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기억하고자 하는 이유는 아마 빨간 우산 때문일 것입니다. 시골출신의 평범한 햇병아리가 대도시의 큰 기업에 들어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드러내는 우뚝 선 건물의 로고가 바로 빨간 우산입니다. 그 우산은 비와 우박을 막아준다는 의미로 쓰였을테지만 토토로의 그것처럼 주인공 애니에게는 낙하산이거나 비행선이 되는 것이 바로 빨간 우산입니다. 이 우산을 타고 훨훨 날아 올라 내가 누구인지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어디인지를 천천히 관망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 영화의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론 숨가쁘게 지금이 내 인생의 전부인냥 살아가는 것도 필요합니다. 노력하고 그 노력이 후회없다면 실패도 그렇게 아프기만 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리타입니다. 하지만, 그 조금 더 빨리 내가 누구인지, 내 이름을 내세워 당당하게 나를 표현 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찬찬히 살아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내니가 된 애니의 다이어리를 엿보며 리타가 다시 다짐하게 된 또 한 가지 입니다.

 

 

 

 

이제 곧 졸업식 시즌이 다가옵니다. 수많은 애니들이 졸업장을 들고 사회로 나오게 되겠네요. 그들에게 기운 바짝 차릴 수 있는 빨간 우산을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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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 조선명탐정보다 사사롭다.

 

너무 기대를 했나봅니다. 민머리 하정우의 괴기스러운 표정부터 뭔가 있을거라는 생각으로 개봉하기를 기다렸는데 말입니다.

 

 

군도의 배경이나 인물의 구조가 이렇다할 것은 못됩니다. 탐관오리를 배격하고 짓밟힌 민생을 돕는다는 설정은 더 영화같은 현실에서 생각이 많은 관객에게 설득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스토리보다 배우나 다른 영화와 비교하는 영화 외적 후기글만 가득하네요. 지리산웨스턴, 놈놈놈패러디, 강동원이 살린 영화 등.

 

 

 

 

말을 타고 평원을 달리는 설정이 아무래도 웨스턴 영화를 떠올리기는 쉬울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평야가 많은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이런 장면이 억지스럽다고까지는 못하겠지만 어떻게 이런 배우들을 모아놓고 캐릭터가 보이지 않았나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주인공 하정우뿐만 아니라 조진웅, 마동석, 이성민을 끼고 연기력도 흠잡을 데 없는 극강 비주얼 강동원까지 함께 한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내년 속편이 나온다는 소식이 있는 '조선명탐정'(2011)은 군도처럼 조선시대 탐관오리의 진상을 통쾌하게 파헤치는 내용입니다. 진지하지 않는 주인공이 갖은 술수와 기술을 동원하며 거대한 부패권력을 무찌르는 것은 군도처럼 험악하거나 진지하거나 어깨에 잔뜩 힘을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영화 자체가 쉽게 쉽게 넘어가고 장면 하나하나를 더욱 주목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은 조선 명탐정이 개인적인 이야기는 줄이고 사건에 집중하게 하므로써 각 캐릭터를 돋보이게 한 것이 주요하다고 봅니다. 그들의 말투와 이야기를 통해서 어떤 캐릭터인지 알아보도록 하는 것이죠.

 

 

 

군도는 백성을 잔혹하게 처형하는 장면부터 시작해서 중간 중간 구성점마다 텍스트로 이름을 달아 넘어가면서 스토리의 흐름을 끊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흐름을 놓치다 보니 CG로 그려지는 날아가는 새들만 쳐다보고 있는 저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잔악하고 짓밟히는 백성이 안타까웠지만 일개 부패한 부자 양반을 죽인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어쩔 거라는 것인지요.

 

이것은 악역인 강동원이 왜 이렇게 사악해지고 돈에 집착하게 되었는가를 구구절절 설명하다보니 저렇게 멋진 배우들을 한데 묶어 여름 정기 세일을 해버린 느낌이 드는것 같습니다. 그 부분은 따로 떼어 내어서 감독판이나 번외편으로 나왔어도 되지 않을까요. '조윤 비기닝' 뭐 이런 식으로 말이에요.

 

아버지를 아버지로 부르지 못하고 형제를 형제로 부르지 못하는 개인의 설움이 홍길동은 백성을 구하러 떠나도록 했고 조윤은 사악한 괴물이 되었다는 것. 그러면 하정우, 마동석, 조진웅은 왜 나온 것인가 싶습니다. 균형이 무너지니 스토리가 약해지고 그래서 군도가 산만하게 엉성한 결말을 그린 셈일겁니다.

 

부패한 양반을 처형하지만 일부이고 조대감집 자체도 아니고 단지 조윤을 죽이는 것으로 허무하게 끝이 납니다. 그 집안의 며느리는 왜 그렇게 고고하게 나오고 그 아들이 그렇게 지켜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갑자기 강동원은 그 죽이지 못해 안달이던 조카를 살리기 위해 죽임을 당했을까요.

 

이미지 한장한장으로 넘겨본다면 하정우의 거친 백정의 인상쓴 모습이나 멋진 배우들이 우루루 말을 타고 달리는 장면이나 머리 풀어헤친 강동원의 나무랄데 없는 검술을 장면 외에는 감동이나 여유가 없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웬만하면 리타가 이렇게 리뷰를 쓰지 않지만, 가볍고 사사롭게 굴러가던 '조선 명탐정'보다 의미없고 감동없는 것으로 '군도'는 더 사사롭기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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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D로 만나본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영화를 많이 본 사람들이라면 이제는 식상할 수도 있는 시간을 오가는 설정의 이야기지만 그 속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주변을 살핀다는 설정은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가봅니다. 그 것이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면 어떨까요. 또 그 적이 형체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외계인이라면요? 그렇다면 우리는 당연히 멘붕입니다. 그래서 이 타임슬립 영화는 리셋을 해두고 보도록 합니다.

 

 

 

 

3D도 잘 보지 않는 리타가 이번에는 4D를 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톰크루즈의 영화라서 투자를 해본다는 의도도 있었거니와 그간의 타임슬립영화의 다른 면을 즐겨볼 심산이었습니다. 남여의 사랑이나 운명의 선택같은 주제를 주로 담던 타임슬립영화지만 이번에는 전쟁을 들어 화려한 CG를 덧붙여 좀 다른 볼거리를 선사할 것이기 때문이었죠.

 

 

 

4D의 매력을 충분히 이용한 영리한 배경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프랑스 해변의 너른 공간에서 외계생명체와 전쟁을 벌이는 씬이 주를 이룹니다. 수많은 병사들이 비행선에서 낙하하는 장면, 파편들이 여기저기 날아드는 장면, 외계 생명체의 수많은 촉수들이 이리저리 뻗어 나가는 장면은 3D영화에서 원하는 볼거리를 확실하게 다 이용해버립니다.

 

 

 

 

3D촬영기법은 두 눈이 가지는 차이로 공간을 지각하는 사람의 눈을 이용하여 평면 스크린에서 입체 영상을 보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이런 공간성을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서는 너른 공간에 수직, 수평으로 빠르고 큰 움직임을 가지고 있어야합니다. 또한 스크린을 향하여 동시다발적으로 다가오는 물체, 빨려 들어가듯 움직이는 동작이 있다면 더 실감날거구요.

 

여기에 4D영화관의 좌석은 그 공간성과 움직임을 실감나도록 합니다. 헬기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장면이 나오면 불안전한 움직임으로 운행 방향과 반대로 기울어지기도 하고 클로즈업이나 페이드아웃 등 카메라 워크를 관객이 직접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하기 위해 좌석이 움직입니다. 여기에 전쟁터에서의 그 위급하고 위험한 상황은 좌석 뒤쪽에서 지압기 같은 것이 콕콕하고 찍어서 움찔하게도 합니다. 폭발에는 실내에 섬광이 지나가고 바람이 불거나 물기를 뿜어내는 효과가 적절하게 현장감을 살려줍니다.

 

 

 

 

 

 

선형linear이 아닌 망형web의 스토리텔링, 게임

 

망형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사건의 경우의 수를 수용합니다. 같은 게임을 하더라도 플레이어에 따라다른 결과를 만들어 내고 경험하게 되는 것들도 제각각입니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장점이자 단점일 수도 있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쉽게 게임을 떠올리는 영화입니다. 마치 자신이 되어 게임을 하는 RPG에서 미션을 수행하다가 죽게 되면 다시 그 지점부터 리셋되어 시작되는 것이죠. 어디에 적들이 숨어있는지, 도움이 되는 아이템이 어디에 숨겨져 있는 지를 알고 시작되기에 이번에는 지난번보다는 더 멀리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됩니다. 

 

언제나 현재 시제로 움직이고 만약 실패하면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어떤 영향도 없지만, 플레이어는 그 지식을 그대로 기억하고 다음 플레이에 활용하게 되는 것이죠. 이것은 다른 타임슬립 영화들과 조금은 다릅니다. 그들 영화는 작은 변화가 미래에 큰 운명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나비효과>,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A와 B중에 최선을 선택하기도<어바웃타임> 합니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정신을 잃었던 탐크루즈가 깨어나보니 이등병으로 강등된 채로 전쟁터에 내몰리는 장면이죠. 원인모를 이유로 하루를 계속해서 리셋하게 되다보니 놓쳤던 부분이나 출연 배우들이 주고 받는 대화를 더 살피게 됩니다. 나중에 다시 VOD나 웹을 통해 보게 될 기회가 있다면 반복된 장면을 비교해서 보고 싶은 생각도 드네요.

 

 

 

그와 같은 능력을 가지고 영웅이 된 또다른 주인공입니다. 그녀가 알아낸 지식을 그와 나누면서 거대한 적을 무찔러 나가는 것이죠.

 

 

무조건 이기는 주인공이 아니라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나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 과정은 흡사 <프린세스 메이커>게임을 떠올리게 됩니다. 잘 키워서 멋진 공주를 만들어 내는 이 게임은 훈련을 통해서 다양한 캐릭터를 갖게 되고 마침내 성인이 되면 여러가지 직업을 갖게 됩니다.) 주인공은 열심히 훈련에 참가하기도 하고 탈영해서 한적한 선술집에서 인생을 비관하기도 하며, 동료들을 회유하여 좀 더 승리에 다가가보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주인공과 더 밀착하게 되고 직접 그 상황을 이겨낼 방법을 궁리해보게 됩니다. 그래서 더 영화속으로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죠. 이는 4D 아이맥스를 통한 감각의 현장감에 관객들이 직접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적극적인 심리를 만들어 내면서 증폭이 됩니다.

 

물론 다시 리셋, 리셋, 리셋... 관객은 그 중간의 "과정"에서 지루한 감을 다소 느끼게도 됩니다. 이 부분이 있어야 진정한 영웅이 되는 주인공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필요성은 십분 납득이 되지만, 두 시간 동안 내가 조종하는 주인공이 아닌 게임에 집중하는 것은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리타는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실제감을 느끼게 해주었는가를 따져보았습니다. 이제부터는 그래도 이 영화가 괜찮은 영화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결국, 그녀가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외계인과의 전쟁만을 다루는 것도 시간을 거슬러 오가는 내용도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영화는 사람들에게 감동이나 의미를 전달해야 완성됩니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역시 사랑의 학습 혹은 사랑의 확인이라는 주제를 실천하면서 결국에 해피엔딩으로 끝이 나게 됩니다.

 

 

 

 

여기에서 흡사 <사랑의 블랙홀>을 떠올리게도 되는데요. <사랑의 블랙홀>은 이기적인 주인공이 계속해서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한 여자를 점점 더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랑을 이루어 나간다는 내용에서 비슷합니다. 같은 하루가 반복되어도 주인공만큼은 피아노를 수준급으로 배우고 외국어를 배워두고 오랜 친구와 우정을 다지는 등 점점 발전하는 인물을 보여주는 것이죠.

 

 

<사랑의 블랙홀>

 

물론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조금 다른 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여인을 통해 촉발된 삶에 대한 강한 욕구, 그리고 그 과정에서 확장된 시야가 다시 한사람의 인생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 영웅으로 만들어내었습니다. 그 수많은 리셋을 통해 강력해진 그가 마침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순간인것입니다. 그래서 애시당초 이병 톰크루즈는 다시 소령으로 만만한 걸음걸이로 사랑하는 여인을 다시 만나는 가슴 벅찬 전장으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매일 똑같은 하루가 되풀이 된다고 푸념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그래서 얼른 이 회사나 학교를 뛰쳐나가 어디론가 떠나봐야겠다고 다짐만 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그래도 운명으로 시간 속에 갇혀서 살게 되는 주인공들의 발버둥을 지켜보면 '그 때 그랬더라면'이라는 생각 쯤은 더이상 안하려 들 지도 모릅니다. 대신에 지금 이 간을 부정하지 않고 마주하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조금씩의 진전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과연 어떤 내일이 올까요?

 

 


엣지 오브 투모로우 (2014)

Edge of Tomorrow 
8.2
감독
더그 라이만
출연
톰 크루즈, 에밀리 블런트, 샬롯 라일리, 빌 팩스톤, 제레미 피븐
정보
액션, SF | 미국 | 113 분 | 2014-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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