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예능 브랜드 자산 구축과 활용, 꽃할배에서 알쓸신잡까지

2013년 1월 나영석 피디는 CJ E&M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꽃보다 할배>부터 <삼시세끼>, <신서유기>, <신혼일기>, <윤식당>,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후 알쓸신잡)>까지 다수 예능을 연출했다. 특히 <꽃보다 할배>는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등으로 스핀오프되어 '꽃보다 시리즈'로 자리잡았고, 급기야 중국과 미국에 판권을 판매하기도 하였다.(2017년 국내에 미국판이 방영될 예정이다.)

꽃시리즈에 이어 내놓은 <삼시세끼>는 평범한 농어촌에서 하루 세끼 밥을 지어 먹기 위한 자급자족 관찰예능으로, 유명 관광지의 볼거리나 작위적인 게임같은 예능 요소 없이 시도된 새로운 예능이었다. 뒤이어 선보인 <신서유기>는 KBS에서 연출한 <1박 2일>출신의 출연자들로 구성하여 개그, 게임 등 <1박 2일>에서의 재미 요소들을 적극 활용하여 사랑받았다. 이후 <신혼일기>, <윤식당>, <알쓸신잡>도 전혀 새로운 인물을 예능 프로그램으로 끌어들여 의미있는 재미를 만들어 관심을 받았다.

<신서유기>외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기존에 없던 신선한 기획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공중파 방송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미디어 활용이나 PPL등을 활용하는 등의 제작과 관련한 적극적인 활용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 나영석표 예능이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여러가지 특징을 꼽아볼 수 있게 되었다.

 

비예능인의 지속적 예능출연, 박장대소 대신 미소

나영석 예능의 시작은 비예능인의 신선함을 매력적으로 포장하는 것에서 시작하였다. 예능의 주 출연자들이 젊은층이지만 프로그램에는 오히려 평균 나이 일흔이 넘은 할아버지들을 출연시키는 파격을 주었다. 오랜 시간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해온 노년에게 선물같은 배낭여행은 장년층에게 용기를, 청년층에게는 자신의 부모와 할아버이와의 소통을 각성시켰다. 신체적 한계나 음식 취향, 여행지에서의 태도 등 각 할배들의 개성을 붙잡아 고군분투하는 짐꾼 이서진의 모습도 긍정적으로 비쳤다.

이런 기존 예능의 틀을 벗어난 파격은 <삼시세끼>에서 이어진다. 이번에는 이서진의 위치는 상향조정되고 만만한 형, 빙구 동생과 함께 어리숙한 끼니를 만들어 나간다. 그저 산골마을의 볼거리도 신통치 않고 다른 요리예능에서처럼 화려한 요리메뉴가 등장하지 않으나 한끼를 위해 몇시간을 고군분투하는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작은 위안을 느꼈다. 방장대소하는 예능이 아닌 고생하며 일상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꽃할배>와 <삼시세끼>는 곧이어 <꽃누나>, <꽃청춘>이나 <어촌편>, <바다목장편> 등으로 시리즈로 제작되고 교차되면서 이서진은 나영석예능의 페르소나가 되었다. 이 페르소나는 무심한듯 예능에 소질없을 것 같은 연예인에게서 발견하는 소탈함, 인간미, 친숙함 같은 것이다.

꽃보다 시리즈부터 '씨그램', '아이시스8.0', '고티카커피' 등의 음료와 '알래스카 연어', '드림카카오', '베로카'등의 식품처럼 지속적으로 노출된 ppl뿐만 아니라 충전기, 휴대폰, 노트북 등 출연자가 사용하는 상품의 상표를 그대로 노출하거나 상표를 그대로 언급하면서 오히려 날것의 예능을 선보였다. 해당 출연자가 ppl상품의 광고모델로 발탁되어 콘텐츠와 상품을 강하게 연결시키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나영석PD가 끌어내는 캐릭터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이후 광고나 타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어 방송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인물들의 예능 출연을 끌어내는데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1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해당 캐릭터가 시즌을 지속하면서 성장하고 다른 캐릭터와 관계맺는 모습을 궁금해 하도록 만들었다.

나영석PD가 CJ E&M에서 연출한 프로그램들이다. 2013년의 <꽃보다 할배>부터 2017년 <알쓸신잡>에 이르기까지 일단 시작한 프로그램들은 시리즈 혹은 스핀오프로 지속성을 가지고 갔다. 새로운 포맷을 만들어 두고 그 속의 캐릭터를 구축, 이어 캐릭터를 교체하거나 배경을 바꾸는 방법으로 브랜드를 구축하고 기존 시청자를 안정적으로 끌어들였다. 여기에 새 프로그램에 기존의 출연자를 출연시켜 기존 캐릭터의 유지 혹은 전복을 시도한다. 이서진이 페르소나로서 '꽃보다'시리즈에서 최하층이었던 것에 비해 '삼시세끼'에서는 최상위층으로 올라가는 묘미를 시청자들이 찾을 수 있었다. 이들 프로그램은 교차 방영되면서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의 생명력을 지속시키기도 하였는데, 한 프로그램의 게스트가 다른 프로그램의 시리즈 출연을 하게 되어 이서진과의 관계가 지속되는 것을 지켜보는 재미를 주었다. <삼시세끼>의 최지우, 윤여정은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과 <윤식당>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고, 손호준은 어촌편에 출연하여 이서진이 출연하지 않는 삼시세끼와의 약한 연결을 떠올리게 하였다. 뿐만 아니라 어디론가 떠나는 컨셉과 어디론가 정착한다는 컨셉이 반복되면서 균형을 이루기도 하였다.

 

인터넷 매체 포맷이 새로운 방송 포맷으로 진화

<꽃할배>와 <삼시세끼>의 성공에 이어 <윤식당>이나 <알쓸신잡>, <신혼일기>도 같은 출발 선상에 있다. 그런데 <신서유기>는 조금 다르다. <신서유기>는 나영석PD가 KBS에서 <1박 2일>을 연출할 때 출연했던 강호동, 이수근, 이승기, 은지원이 인터넷 방송을 통한 예능 프로그램으로 기획되었다. 그래서 이미 구축한 캐릭터를 활용하여 <서유기>, <드래곤볼>의 역할과 미션을 연출하였다. 이는 기존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을 극대화 시킨 것으로 <꽃할배>나 <알쓸신잡>등과 다른 축을 만들었다. 다수의 캐릭터가 여행지에서 '무엇인가'하는 예능에서 나영석PD의 다재다능함을 확인한 것이다.

그래서 <신서유기>의 활용양상은 조금 다르다. 우선, 기존 프로그램들과 달리 시작이 인터넷방송이었으므로 특유의 B급 성향이 기존 <1박2일>에서의 처절한 게임과 잘 맞았던 것도 있다. 이는 인터넷 방송이 주로 모바일을 통해 향유된다는 특징에서 여행지관광, 미션수행, 복불복게임 등의 질점은 인터넷 방송에 맞춤한 10분 내외의 분량으로 만들어진 것과도 관련있다. 인터넷 방송을 통해 인기를 끈 <신서유기>는 마침내 텔레비전 정규편성이 되고 인터넷과 동시에 공개되게 되었다. 기존 분량 여러개를 편집하여 1회분량으로 만들었는데, 짧은 호흡, 암전되는 편집점등이 <신서유기>의 아이덴티티가 되었다. 이승기의 군입대로 교체된 안재현은 처음 결혼발표를 한 프로그램이 되기도 하였고, 규현과 송민호는 기존 멤버들과 궁합을 잘 맞춰나가면서 <신서유기>의 재기발랄함을 채워나갔다.

 

나영석 예능 브랜드 활용, 포맷의 융합

예능에 익숙한 캐릭터로 구성되었던 <신서유기>가 안재현, 규현, 송민호의 영입으로 기존 포맷과 같은 비예능인의 신선함을 수혈받은 후, 스펙트럼은 보다 확장되었다. 우선 안재현의 결혼발표와 함께 안재현 구혜선 부부의 <신혼부부>가 시작되었다. 어디론가 정착한다는 점에서 <삼시세끼>와 같지만, 리얼 부부의 일상을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관찰예능과 맥을 같이한다.

최근 종영한 <강식당>의 인기는 이 글을 쓰도록 부추긴 프로그램이었다. <강식당>은 <신서유기>에서 이수근의 농담에서 시작하였는데, '손님보다 사장이 많이 먹는'것이 컨셉인 강호동의 캐릭터를 딴 <윤식당>의 패러디인 것이다. 같은 연출자의 다른 프로그램을 상상한 것도 재미였지만, 그것이 실현되었다는 점에서 캐이블프로그램의 유연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부분이다. <강식당>은 <윤식당>처럼 관광지에 마련된 작은 레스토랑을 일주일간 꾸린다는 컨셉이었다. 메뉴 선정과 연습, 각 출연자들의 역할분담에 이르기까지 윤식당의 모티브를 그대로 따르는 듯 하였다. 예쁘게 세팅된 식당 인테리어, 로고, 소품들은 <윤식당>의 그것과 비슷하였다. 하지만 자막의 폰트, 자막 뉘앙스, 편집 및 음향효과 등은 <신서유기>의 그것을 가져다 썼다. 시청자들은 <윤식당>이면서 <신서유기>인 새로운 <강식당>을 통해 곧 시작될 <윤식당>의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신서유기>가 종영한 지 몇달의 시간이 지났어도 이들 캐릭터가 방영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신서유기>가 기존 프로그램 포맷을 활용하 다른 예로 송민호의 손가락이 주요했다. 비로 <신서유기>의 문법은 많지 않았지만, 송민호가 그룹 동료들과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신서유기>의 소원에 따라 <꽃보다 청춘>을 찍게 된 것이다. 나영석의 예능은 시리즈, 포맷을 캐릭터가 넘나들고 이제는 융합을 통해 생명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알쓸신잡은?

알쓸신잡은 기존 강의 포맷의 예능과 비교할 수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 자유로운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방으로 주제가 뻗어나가는 테이블에 시청자를 앉혀둔다. 어찌보면 쓸데 없을 것 같은 잡학지식은 여행지를 둘러보는 다양한 시각을 제공해서 익숙한 국내 여행지를 새롭게 보도록 하였다.

알쓸신잡이 2013년에 만들어졌다면 어땠을까. 만약 그랬다면 지금처럼 관심과 사랑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그 시기의 유명인사가 지금과는 다를뿐더러 강의 포맷의 예능이 많이 않았다는 외부적인 조건도 있겠지만 <꽃할배>, <삼시세끼>와 같은 파격과 여러 프로그램이 얼기설기 연결되는 과정에서 이런 사뭇 진지한 프로그램이 등장해서 더 신선해진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더 크다.

한 방송국 내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직간접적으로 연결되고 그것을 적극활용하여 새로운 시리즈와 포맷을 견인하는 것은 브랜드 자산구축과 활용과 무관하지 않다. 예능에서만큼 나영석 특유의 '여행', '관계', '음악' 등의 대표 아이덴티티를 통한 프로그램들은 따로 또 같이 예능 왕국을 만들어 확장하고 진화해 왔다.

과연 앞으로의 각 프로그램들은 어떤 새로운 시리즈를 내놓을까. 또 어떻게 서로를 견인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인가가 기대된다.

 

 

비로소 장효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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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정유정의 환상방황, 떠났던 내가 일상의 나를 두려워 하지 않기를

아이를 낳고 체력이 떨어지기는 했겠지만, 기본 체력 좋다는 믿음이 있어서 운동이나 등산을 싫어하는 편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의 상념을 떠나보내기 위한 순례, 올래길을 걷고자 일부러 떠난적은 없다. 만약 내가 새로운 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것은 일상의 내가 슬럼프를 겪어 힘들어서가 아니라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시각을 얻어보고싶은 호기심이 더 큰 것일테다. 

하지만, 가끔은, 요즘처럼 아이 돌보고 일하고 공부하면서 일상이 버겁다 싶을 때는, 혼자 아무도 한국말을 하지 못하는 곳 어디론가 떠나보고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또 어디론가 떠나보는 것이 쉬운일인가, 뭔가 이루어 놓은 사람들에게나 일탈이자 자극이지 않을까 하는 시니컬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그것은 경제적 비용에 관한 것만은 아닐것이다. 선뜻 주변의 양해나 응원을 받아낼 용기가 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돌아왔을 때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소설가 정유정의 방랑도 그렇게 시작했다. 내연기관의 연료공급이 중단된것 처럼 멀쩡한 기계가 작동을 멈추고 좀처럼 움직이지 않을 때, 작동을 멈춘 시간이 길면 길수록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생각이 들 즈음 무작정 히말라야 행을 결심했다. 다소 엄살도 섞였겠으나 영어도 못하고 운동실력 없는 중년 초입의 아줌마가 무작정 외국의 오지로 떠난다는 결심을 누가 응원할 수 있었을까. 보내준 가족도 대단하고 하고자 하는 이에게 길이 열린다는 말처럼 실력자들이 나타나서 이 문제투성이 아줌마를 정말 100점만점에 200점으로 여행을 마무리 짓게 해주었다. 

비록 일단은 이 책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긴 했지만, 나에게도 히말라야 여행 하나쯤 앞으로 맞을 계기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 당시에는 무척이나 힘들고 고뇌에 차겠지만, 그 상황을 양해받고 환경을 바꾸어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런 자유로운 시간말이다. 

책은 히말라야 트래킹의 정보를 꽤 충실히 담고 있으면서도 소설가 특유의 해학과 깊이있는 삶의 관찰력이 넘친다. 125페이지에서 비로소 '환상방황'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 이 여행기의 재미가 무르익었다. 처음에는 뭐 이런 대책없는 아줌마가 다 있나 싶었다가 인간 본성의 밑까지 내려가 고민하는 작가에 몰입되었다가 질끈 눈물도 흘렸다. 즐거움, 슬픔이나 깨달음 때로는 악동같은 행동들이 내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느낌이었다. 

자연에의 경외감과 사실감 넘치는 문화 묘사 외에도 지금 여기에서 각각의 고민과 피로를 가진 이들에게 자신의 솔루션을 하나하나 들려주는 것만 같았다. 엄마의 죽음과 첫딸이라는 인생의 무게와 소설가가 되기까지의 단편단편의 추억들, 어쩔 수 없이 마딱뜨리고 마는 신체적 한계에서 그는 속절없이, 그래서 내려놓고야 말았다. 내려놓고 나니 보이는 것들을 소설가의 필력덕에 실감나게 간접경험하고보니 나조차도 아주 똑같이는 아니어도 히말라야의 정기를 받은것마냥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함께 여행을 했던 혜나는 흐트러짐 없는 여행을 꾸리는 성실함이었다면 검부의 지혜, 버럼의 순수함을 가졌다. 오직 글쓴이 자신만 음식이 맞지 않아 며칠을 굶고 며칠은 변비로 화장실 문제를 겪고 며칠을 고산병 증상으로 고민을 했으며 길을 헤매거나 급기야 동네 강아지들에게도 무시를 당하는 천덕꾸러기의 못난 모습이었다. 

책을 덮고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니, 어쩌면 아무 정보 없이 무대뽀로 여행을 준비한 아줌마를 덜렁 따라나섰던 혜나, 자부심이 높은 가이드 검부, 해맑은 짐꾼 버럼은 어쩌면 길을 떠났던 작가 자신의 또다른 일면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의 성실하고 프로패셔널함, 여러 책 속에서 삶의 정수를 뽑아내어 적용시켜보는 지혜로움, 소설 속 인물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만족할 수 없어 한밤중 산속을 헤맸던 순수함, 그리고 잠시 일상을 떠나 훌렁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솔직함이라는 아이덴티티들이 한데 모여 여행을 했더라는 생각이다. 

누구에게나 솔직하지 못하고 또 도망가고 싶고 어쩌면 두려움을 만용으로 뒤덮으려는 되도 않는 시도를 해본 경험이 있다. 그리고 한번은 가라앉아 바닥을 치고 힘들어서 누가 손한번 잡아주었으면 하는 시기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아니라는 사람들은 이 글의 첫 문단의 나처럼 스스로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이 책은 친구로부터 선물받은 책이다. 아마 직접 서점에서 골랐다면 손에 들리지 않았을, 내 관심과 조금 떨어진 주제의 장르의 작가의 책이었다. 하지만 이건 운명처럼 내게 책이 온 것이라 믿고 싶다. 그 속에는 장녀로 초보 엄마로, 아직 사회생활에서 커리어가 자리잡히지 않은 불안한 한 아줌마가 거울을 들여다보듯 들어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비로소, 장효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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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연말 시상식, 한국에서 엄마 아빠로 산다는 것

익명성이 두드러지고 실제와 가상이 혼합된 시대에 살고 있으며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누구와도 연결될 가능성 안에 우리는 놓여있다. 그래서 오히려 혼자 살고 혼자 먹고 혼자 즐기는 것이 익숙해져있다. 결혼도 하지 않으며, 아이도 낳지 않기로 마음먹는다. 혼자 해야 할 일이 많으며, 결혼 외에도 가족을 이루는 방법은 다양해졌다. 

지난 연말 시상식에 파격 시상이 눈길을 끌었다. 30일 진행한 SBS연예대상에서 <미운우리새끼>의 네 어머니들이, 31일 KBS연기대상에서는 <아버지가 이상해>와 <황금빛 내인생>의 아버지들이 공동수상을 했기 때문이다. 

시상식에서 드라마에서건 진짜 삶에서건 자식들은 이들 엄마와 아빠들의 수상에 눈물을 흘렸다. 드라마와 예능, 배우와 일반인이라는 공통분모를 찾아볼 수 없는 이 두 수상을 두고 문득, 지금 우리들의 엄마와 아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왜 엄마와 아빠들인가.

방송 시상식에서도 단순히 각 방송사의 시청률이나 각 수상자들이 차지했던 프로그램 기여도에만 점수를 주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엄마와 아빠가 되는 것이 더이상 당연한 것이 아닌 사회에서 이미 엄마와 아빠가 된 사람들의 책임이라는 것을 이제는 당연하게 볼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엄마와 아빠가 된다는 의미가 사회 전반에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그래서 콘텐츠 속에서 이들의 의미가 얼마나 빛이 났는가를 이번 시상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어쩌면 드라마나 예능으로밖에 엄마와 아빠의 사회적 역할을 학습하게 되는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든다. 일부 비판하는 이들의 말처럼 구세대의 궁색함이나 부담스러운 희생, 고리타분한 사고방식의 종합 선물세트일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우리는 지금을 살고 있는 엄마와 아빠들의 책임이라는 무거운 짐과 그 핑크빛만은 아닌 면면을 이들 콘텐츠 속에서 볼 수 있었다.

최근 뉴스에는 자식을 잃은 비통함, 자식을 버린 비정함이 오르내린다. 그 주체는 부모였다. 이 극단적인 두 부모들의 모습을 보며 연민을, 한편으로 분노를 보내며 우리 사회는 엄마와 아빠로서 짊어질 것들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만든다. 

'나는 어떤 부모가 될 것인가' 그 전에, '나는 과연 부모가 될 것인가', '공기나 물처럼 말없는 배경이 되어준 부모님들에게 과연 나는 부모가 된다는 부담을 털어낼만큼 값진 자식이었나',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그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을까' 자존감을 떨어뜨린 젊은이들이 다른 선택지를 들게 된것은 아닌지.

한국 사회에서 엄마와 아빠가 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은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는'시대적 트렌드 안에서도 남여의 성역할에 대한 인식변화속도 증가 추이나, 사랑스러운 아이를 마음놓고 키울수 있다는 확신이 전재되지 않는 한 어려운 것이 되고, 희소해지게 될 것이다. 


비로소, 장효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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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랑 글씨작업실에 없는것

전시(배태랑 예아 작가의 모노드로잉2 전시 http://biroso.kr/784)를 보고 배태랑작가의 작업실에 들렀습니다. 문화행사가 다양한 펍, 카페 등의 공간에서 작업실을 셰어하다가 자기만의 작업실을 갖추었습니다. 손님이 간만에 와서 그런지 이렇게 정신없었는지 몰랐다며 털털하게 대충 자리를 만들더니 직접 커피를 내려주었습니다.

주인장이 노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입구의 푯말이 파이프에 가려  '배태랑씨작업실'이 되었습니다. 이도 재밌다 생각했습니다. 홍대입구역과 합정역 중간쯤 주택가 안쪽 골목을 따라 들어가다보면 작은 규모의 인테리어 혹은 출판사를 품은 주택이 보였습니다. 오면서 열쇠공방이라는 게 있더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왔습니다. 말대로 열쇠를 나누어 갖는 공방이라는 의미였는데 요새는 조금 더 너른 의미로 쓰여 작은 모임의 구성원이 공유하는 아지트공간이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비로소가 준비하는 공간, 작은가게의 운영과 관련하여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트렌드라고 말이죠.

 

이 라떼는 전시장에서 주문했던 커피입니다.

 

배태랑 글씨 작업실에서도 캘리나 낙서를 담은 편안한 습작 수업이 열립니다. 작가라고 하면 어느정도 자기를 브랜딩하고 드러내서 작품을 판매도 하면서 창작활동만 하고도 생활이 가능하면 좋겠지만, 배태랑작가는 자기를 드러내놓기가 여간 쉬운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어쩌면 자기는 자기의 성향을 알아갈 수록 직접 누군가를 대면하기보다 글씨와 그림으로 표현하고 소통하는 것을 편하게 느끼는 것같다고도 했습니다. 그래서 글씨를 쓰는 것은 창작이라기보다는 생활이고 삶의 중요한 기둥이라는 생각까지도 들더군요. 비로소, 개인적으로도 그런 소통의 창구, 미디어가 있었던가. 하는 고민이 스쳤습니다.

배태랑글씨작업실 (연남동 482-11 101호) 

캘리 및 낙서 개인/단체 강의 문의 hereworld@gmail.com

작업실은 방 두개로 되어있는데 개인 공간과 작업공간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1월이 지나면 정리를 하고 공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해볼 참이라고 하는데, 마음같아서는 강좌도 활발히 하고 관심기울이는 대안교육의 공간으로도 잘 써보았으면 합니다. 이미 많은 고민을 했을테고 또 드러내지 않고 실천하고 있을테지만요. 분명, 그동안 많은 시도를 해왔고 끊임없이 창작했으며 다른 이들과 소통을 하면서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 할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한 사람이라 애정이 갑니다. 비로소가 시작하는 새 강좌의 제목 글씨를 부탁했는데 기꺼이 수락을 해주었습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사용할 중요한 글씨를 써준다고 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있고 또 그만큼 많은 작가들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주목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작가도 있겠지요. 그것은 작가의 작품이 정말로 뛰어나거나 형편없어서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비로소는 될 수 있다면 좋은 작품을 하는 예술가가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발전 가능성에 더 많은 점수를 주었으면 합니다.

배태랑글씨작업실에는 다른 아이들과 다른, 자기 속도로 걷는 아이들이 선물한 크리스마스카드와 직접 나무를 깎아 만들어준 물고기, 영화를 주제로 한 수많은 잡지, 만화책, 수필, 글씨 습작, 포스터, 원두를 담았던 캔, 다양한 필기구와 다이소에 건진 클립이 나름의 원칙아래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습니다.

아마 없는 것이 하나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꼭 같은 기준의 속도를 드러내놓고 표시하는 속도계일것입니다. 자기의 속도로 자기 길을 걸어 가는 것은 느린 것이 아니다. 알맞게 가고 있는 것이다라는 메시지가 작업실에서 나누었던 수많은 이야기 중 건진 값진 한마디였기 때문입니다. 비로소도 비로소의 속도로 조바심 내지 않고 걷기로 했습니다.

새해가 밝았으니 봄이 될즈음에는 좋은 글씨 많이 쓰는 그런 모임 만들고 즐겁게 또 다른 전시와 강좌, 이벤트로 만나보기를 희망합니다.

비로소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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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모노드로잉, 배태랑 & 예아 두번째 전시

비로소가 배태랑과 예아의 두번째 모노드로잉 전시를 다녀왔습니다. 한 사람은 텍스트에서 이미지로 또 다른 사람은 이미지에서 텍스트로 서로를 물들이는 느낌이 들었던 전시입니다. 잉크와 먹물이 경계를 나누지 않고 번지듯 두 사람의 작품을 통해 사랑이나 친구같은 너무 당연한 것 같지만 꼭 필요한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서교동의 카페 다카포(https://www.facebook.com/cafedacapo45141)에서 12월 한달을 채운 전시였습니다. 다카포는 모노드리옹과 같은 기획 전시뿐만 아니라 유명 뮤지션의 인터뷰와 촬영, 프로와 아마추어의 공연 대관이 이루어지는 공간입니다. 새로운 일정은 페이스북을 통해 알아볼 수 있습니다.

홍예슬(예아)작가와는 신촌시절 만났었고, 작은 공연기획을 진행하는 것을 도운 적이 있습니다. 웹툰작가님을 모시고 공통의 관심사를 모아 조근조근 이야기 나누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배낭여행하며 한지에 붓으로 그림을 그려 팔았다는 이야기가 무척 신선했었고, 자기 이야기를 이렇게 작품으로 꾸준히 만드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반가운 생각이 듭니다.

배희열(배태랑)작가도 인연이 짧지 않습니다. 신촌, 혜화를 지나 개인적인 다양한 사건들에도 서로 안부를 물을만큼의 친구가 되었고, 전시에 들른김에 작업실에도 들러 담소를 나눌 기회를 가졌습니다. 친구들은 알겠지만, 자기 작품을 천천히 자기 속도로 무던하게, 즐겁게 하는 작가입니다. 그의 블로그(http://hereworld.tistory.com) 와 인스타그램에 들러보면 그의 생각이 한귀퉁이의 글과 그림으로 만들어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글과 글씨 그리고 이미지 사이에서 자유롭게 적고 그리고 놀고 즐거웠으면 합니다.

앞쪽에는 배태랑 작가의 작품이, 안쪽에는 예아작가 작품이 걸려있었습니다. 방문한 날 공연 대관때문에 일부 작품이 방문객들에게 훼손되지 않도록 치워져 있어서 보지 아쉬웠지만 두 작가의 작품이 거친 벽면의 질감과 꽤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아작가의 작품은 기존 글씨를 머금었던 형식과 달리 번짐을 최대한 살린 이미지들로 이번 전시를 만들었는데 바다, 하늘, 구름과 나무 그리고 산의 모습들이 따뜻했습니다. 마지막 작품은 사진에 담지 않았지만 다른 작품들과 달리 조금 더 아기자기하고 새로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모든 작품에 들어간 조그마한 붉은 색은 모노톤의 농담에 화룡정점처럼 엑센트를 주며 생기를 주었습니다.

배태랑 작가의 메인 작품입니다. 액자에 갇힌 작품이 아니라 액자를 캔버스 삼아 그려진 얼굴입니다. 월화수목금토일이 그려진 헝크러진 머리에 윙크를 하는 것인지 입을 쭈삣거리는 것인지 모를 사람의 모습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의 얼굴을 담은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을 주었습니다. 무척 탐이 났습니다.

 

따로 액자를 하지 않은 작품들은 하나의 스크랩북에 담겨있었습니다. 페이스북으로 종종 공개되던 작품들도 보여서 반가웠습니다. 특히 이 작품이 좋았는데 오른손은 음의 공간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카페 내부 모습인데 DACAPO라는 카페 이름대신 sams조명간판은 SAMS아트센터 1층인 이유인듯 하고 대관시에는 치워주는 것 같습니다.  왼편 2인용 테이블 아래로는 아래층이 내려다보이는 통창으로 되어있는 것이 특징이고 공연을 위해 무대를 향해 3단으로 층이 지어 있는 구조가 특징이었습니다.

피아노, 드럼, 음향장치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전시는 작품이 공간을 만나 현재진행형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어느 공간에서 어떻게 전시되느냐에 따라 같은 작품도 달리 보일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 전시, 많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지 않지만 두 작가의 그간의 작품활동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새로운 시도들을 눈앞에서 직접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기대할게요.

 

비로소 장효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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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한류콘텐츠 프로듀스101 포맷 전략


지금 여기, 온통 미디어에 둘러싸여 있으며 미디어를 통해 생각하고 소통하는 시대이다. 미디어를 통해 콘텐츠를 향유하며 삶의 즐거움을 찾고 있다. 소위 뉴미디어의 탄생은 예술이 가진 아우라는 컴퓨팅 기술과 접목되면서 더 새로운 콘텐츠를 발생시킨다. 그러므로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고 운영하는 방식과 향유하는 방식도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뉴미디어 시대에서도 특히 텔레비전은 인터넷과 상호보완적이면서 경쟁하는 양상을 보인다. 텔레비전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해 프로그램 정보를 게시하고 시청자들의 반응을 수렴한다. 시청자 제보를 통해 프로그램 내용을 채우기도 하고 지적 사항을 적극 반영하여 수정하면서 텔레비전의 시청자들을 소파에서 일으켜 세우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동영상 클립 형태로 짧게 제공되는 인상적인 인터넷 영상을 통해 미처 방송을 보지 못한 시청자들에게 본방사수를 끊임없이 요청하고 있다.

<프로듀스 101>은 케이블 방송국 M-net에서 2016122일부터 41일까지 주 1회 방송된 걸그룹 육성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시작하였으며 2017년 보이그룹편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의 이름이다. 적게는 몇 개월에서 많게는 8년의 준비기간을 가지고 있는 중소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소속의 아이돌 연습생 101명 중에서 11명의 최종 멤버를 시청자의 투표에 의해 가리는 방식을 채택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순차적으로 연습생들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였고 그들의 팬덤을 유도하면서 시청자들이 직접 투표하여 높은 점수를 받는 연습생을 순위 매기는 방식이었다. 여기에 보컬, , 춤 등의 아이돌의 역량이라 여겨지는 파트별 경쟁, 팀 대결 등에서 오프라인 공연 및 전문가의 좋은 평가를 받은 이들에게는 순위에 혜택을 주기도 하였다. 20151217일 처음 같은 방송국의 음악 프로그램에서 전 멤버가 함께 공연을 하였으며, 18일부터 연습생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었다. 지난 41일 마지막 방송을 통해 11명의 멤버가 확정되었고 아이오아이(I.O.I)’라는 이름을 달고 201654일 정식 데뷔 앨범이 발매되었다. 보이그룹 역시 11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워너원'이라는 기존 프로듀스101의 숫자 101을 떠올리는 이름의 그룹으로 보다 체계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프로듀스 101>은 그동안의 프로그램 포맷에서 한걸음 진보하였다고 본다. 이는 기존 미디어와 프로그램에 대한 익숙함을 적절히 이용하면서 그동안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사항을 미디어와 산업으로 확장시켜 시너지를 갖추도록 변화를 준 것이다. <프로듀스 101>TV의 익숙한 리얼리티 쇼나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바타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의 미디어를 재매개하였다. 이를 위하여 기존의 ‘AKB48' 사례와 <Sixteen>프로그램은 상호텍스트로 시청자들에게 프로그램을 인지시키는 역할을 담당하였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인지도와 개성을 통해 각종 프로그램에 따로 또 같이 출연하고 음원, 머천다이징 상품, 광고 등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시도하는 한편, 곧 프로그램 시작을 예고한 바 있는 <프로듀스 101> 보이그룹버전(<소년24>)은 이미 <프로듀스 101>1회성으로 끝나지 않는 브랜드로 접근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이돌 팬덤 산업, 여성 아이돌의 이미지의 소비성을 기본 전제로 한 <프로듀스 101> 사례는 상호작용하여 무수한 이야기가 재생산되는 방식으로 지속성을 가지는 지금 우리 사회 전반의 대중문화를 돌이켜 보도록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뉴미디어를 제작과 유통 및 소비에 활용하는 방식이 산업과 미디어를 통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2. 뉴미디어를 통한 게임의 일상성 획득의 포맷 구조

 

레프 마노비치는 뉴미디어를 네트워크에 연결된 디지털 컴퓨터라는, 정보사회의 새로운 기제가 가져온 새로운 기술뿐만 아니라 영화나 연극, 활자도서 등 이미 잘 자리 잡은 문화 형식의 기술과 기억, 전문성을 통합하는 혼합종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는 언어 구조주의의 기호론을 접목하여 통합체와 계열체의 의미를 뉴미디어에 적용하고 있는데, 통합체가 현존과 연관되면서 명시적이고 서사적이라면(특정단어, 문장, 장면) 계열체는 부재와 연관되는 요소로서 함축적이면서 상상에 의한 데이터베이스(작가의 상상세계)가 된다. 걸그룹 후보의 개성과 프로그램 편집을 통해 보여지는 장면들과 같은 계열체는 프로그램 제작자와 참여하는 시청자들의 데이터베이스에 의해 통합되는 것이다.

또한 현대적 미디어의 두 가지 특질이라고 한다면 실재적인 것의 투명한 표상, 그리고 미디어 자체의 불투명성이 주는 즐거움이 서로 공명한다는 것일 수 있는데, 이것은 각각 비매개와 하이퍼매개의 개념과 연결된다. 쉽게 말해 투명하다는 것은 우리가 몰입하도록 하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불투명하다는 것은 이질감을 통해 신선함, 환기 혹은 각성을 일으킨다는 의미가 된다. 비매개는 서로 다른 시대에, 다양한 집단들 사이에 서로 다르게 표현되는 일군의 믿음과 관행들을 지칭하기 위한 이름으로 정의하고 이런 모든 형식들의 공통된 특징은 미디어와 그것이 표상하는 것 사이의 필연적인 접촉점이 있다는 믿음을 전제로 한다.

<프로듀스 101>은 이러한 뉴미디어의 두 가지 특질을 적절하게 활용한다. 텔레비전 방송이 가지는 투명성과 다른 연결 매체를 통해 각성하도록 하는 불투명성을 가지는 것이다. 기존 텔레비전의 문법을 통해 비매개성을 전제로 한 프로그램을 자연스럽게 향유하도록 하면서도 프로그램에 함몰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팬덤을 확인하는 인터넷과 SNS, 음원의 유통과 관련 미디어 뉴스의 생산을 통해 시청자들을 각성시키는 하이퍼 매개를 진행하였다.

<프로듀스 101>은 게임인 <프린세스 메이커> 게임을 재매개한다. 이미 앞서 언급한 것 처럼, 게임은 상호작용에 의해 만들어지는 메타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는 스토리텔링이 주요한 미디어이다. 그러므로 수용자의 몰입을 보다 더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러한 몰입, 게임 규칙은 프로그램의 포맷과도 연결되며 게임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무한 반복 플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도 방송 포맷의 생명력을 유지시키는 토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프로듀스 101>의 경우 인터넷과 SNS를 기반으로 방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시청자들의 팬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을 생각할 때, 게임과 상호작용적이라는 점에서 비슷한 인터넷 기반의 뉴미디어 콘텐츠로서 <프로듀스 101>은 미완성의 캐릭터를 육성한다는 주제뿐만 아니라 향유자의 적극적 참여에 의해 메타 이야기를 생성한다는 속성을 재매개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인 <프린세스 메이커>는 지금까지도 PC뿐 아니라 모바일, 최근에는 가상현실을 통해서도 다양한 버전으로 만나 볼 수 있다. <프린세스 메이커>는 어린 소녀가 등장하는데 그 소녀의 일상에서 교육, 취미, 아르바이트 등의 선택과 미션수행을 통해 귀족이나 공주, 전문가 등으로 훌륭한 성인으로 키워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한 롤플레잉 게임이다. 게임의 유저는 이 소녀의 아버지 혹은 후원자의 역할을 맡게 된다. 하나의 미션이 끝날 때마다 대화 형식으로 상호작용하게 되며 체력, 지성 등의 다양한 수치가 재설정되고 최종 직업을 나타내며 게임을 완료하게 된다.

이러한 게임은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의 비대칭성이 없는 이른바 쌍방형성 미디어이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지향적 미디어는 이야기 전달보다는 커뮤니케이션 그 자체를 통해 이야기를 생산해 낸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러한 게임의 메타 이야기적 성격은 고스란히 완성되지 않은 걸그룹 아이돌의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팬덤을 자극하는 하나의 게임적 리얼리즘이다.

[그림1] 육성 시뮬레이션 RPG게임 <프린세스 메이커>


<프로듀스 101> 출연자 중 김소혜양의 경우 기존 기획사에서 아이돌이 아닌 연기자를 준비하던 연습생이었다. 다른 출연자들이 노래, , 춤 실력을 갖추고 프로 버금가는 결과물을 보일 때, 많이 부족한 듯한 아마추어적인 모습을 통해 <프린세스 메이커>에서의 미완의 모습을 드러내면서 동정을 샀다. 이를 프로그램은 의도적으로 주요하게 노출시켰다. 이후 회가 거듭하면서 김소혜양의 실력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팬덤을 형성하게 되었고 최종 5위에 이르며 정식 데뷔를 하게 되었다. 이는 팬들의 지속적인 응원과 관심을 통해 김소혜양이 지속적으로 노력했고 대결미션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도록 상호작용 하였다는 점에서 ‘AKB48’에서 처럼 친근한 미완의 아이돌의 이미지에, <프린세스 메이커>의 육성 시뮬레이션과 같은 판타지를 충족시켜 주었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과 SNS를 통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뉴미디어의 협력으로 <프로듀스 101>은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를 재매개한다. 그들의 삶 속에서 직접 응원하고 육성하며 대상이 되는 불완전한 스타에 대한 팬덤은 메타이야기가 되어 일상성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프로그램이 종료한 이후, 다른 프로그램에서 활동하게 된 걸그룹 아이오아이(I.O.I)'에 대한 팬덤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었다.

 

 

3. ‘AKB48’<Sixteen>의 포맷 확장

 

기존 프로그램과 장르에서의 경험을 맥락화 한 <프로듀스 101>은 방송 프로그램의 포맷, 출연자, 시청자들의 참여적 측면에서 의미 있다. 방송 프로그램 고유의 특성은 프로그램이 어떤 목적과 규칙을 통해 만들어지는가의 포맷이 관건이며 이는 출연자들에 의해 구체화 되고 시청자의 교감에 의해 의미가 생기게 된다. 그러므로 <프로듀스 101>의 포맷 특성을 살펴보는 데 있어 기존 프로그램과의 상호 텍스트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기존 프로그램의 경험을 통해 시청자들은 참여 규칙을 이해하게 되고 프로그램 편집에 의해 만들어진 출연자들의 개성에 대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 포맷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2000년 전후 유행했던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만들어진 세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도록 만들었다. 녹화와 편집을 통해 정식 방영 전 미리 만들어지는 방송 특성상 출연자들이 사생활에 대한 궁금증, 기밀로 정해진 촬영 장소 및 누가 최종적으로 살아남았는지의 결과에 많은 관심이 쏠렸고, 인터넷을 통해 시청자들은 집단지성을 발휘하여 스포일러를 생산하고 출연자들의 팬덤이 방송과 계속해서 중첩되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자연에서의 생존을 주제로 하였지만 이후 요리나 노래, 장기자랑, 연기 등과 같은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재생산되었고 마찬가지로 시청자들은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가담하여 만들어 나가는 주체로 인식하게 되었다.

그 가운데 <프로듀스 101>은 기존 리얼리티 쇼의 포맷을 활용하면서도 또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다. 숨겨진 실력자인 일반인의 신데렐라 드라마 일색이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또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바로 이미 아이돌을 준비하고 있던 크고 작은 연예 기획사 소속의 연습생들을 모아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이른바 1차적으로 방송에 적합한 비주얼과 실력을 검증받은 이들을 내세우면서 기획사의 자존심 대결을 부추기는 재미를 곁들이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이는 앞서 만들어졌던 <아메리칸 아이돌>, <서바이버>, 한국의 <슈퍼스타 K>와 같은 예처럼 기존 컨버전스 컬처의 대중의 경험에서 한 단계 나아가 대한민국의 K-pop의 연예기획사 시스템을 반영하여 기존보다 전략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보다 대중적이며 산업 친화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지점이 그간의 프로그램 포맷에서 진일보한 지점이다. 개별 뮤지션을 발굴하는 기존 프로그램과 다른 점은 애초부터 각 중소 기획사에서 보컬, , 랩 등의 연습과정을 거친 출연자들 중 선별하여 그룹형태의 최종 걸 그룹을 데뷔시킨다는 것을 염두 해 두었다. 이들은 이미 소속사와 방송국간의 계약을 통하여 전략적 활동 로드맵이 미리 짜여있다는 점이다.

남녀 혼성이나 남성이 아닌 소녀만을 내세운 점도 전략적이다. 이미 K-pop시장에는 많은 수의 걸 그룹이 등장하고 사라지고 있지만, 인지도를 쌓은 그룹은 유닛으로 활동하거나 개별적으로 연기, 광고 등 전방위로 활동을 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활용측면이 강하다. 우리나라 어린 남성 멤버들이 군복무 의무는 해외 활동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활동에 지장을 주는 문제 등에 자유롭지 않은 반면 걸그룹은 자유롭다는 점도 작용한다. 그런 점에서 걸 그룹의 팬덤이 다른 그룹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소녀를 내세운 프로그램이 먼저 선보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한 한 연구에서도 여성 아이돌은 남성 아이돌과 달리 여성 스타에 대한 수용자의 인식유형이 남녀, 세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배우적 이미지, 외모, 스타성 등 영상매체에 유리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영상 시장에서의 산업적 가치와 경제적 이익 창출을 위해서는 스타시스템이 중요하며 스타를 원하는 수용자들의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이 이미 일본에서 실험되고 성공한 사례가 있다. 바로 오타쿠들의 거리인 아키하바라라는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한 경쟁방식의 아이돌 육성 프로젝트 ‘AKB48’가 그 예이다. ‘AKB48’의 성공은 아이돌 그룹의 조직론, 집단 퍼포먼스의 형태뿐만 아니라 팬과의 소통방식과 제작자의 역할 등에 이르는 일본 음반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칠 정도다.

만날 수 있는 아이돌을 컨셉으로 지역기반의 소규모 공연을 통해 지속적인 소비가 가능하고 연말 총선거 투표를 통해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은 대량의 일방적인 방식의 기존 방송 프로그램 속 스타 시스템과 차별성을 가진다. ‘AKB48’은 오리콘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아이돌 그룹으로 아키모토야스시라는 제작자 및 프로듀서가 가진 이 같은 독특한 운영시스템을 바탕으로 팬과 만들어가는 성장형 아이돌 전략, 지역연고를 기반으로 한 국내외 자매 그룹 구성, 총선거, 가위바위보 대회 등의 이벤트로 팬을 참여시키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도 하였다.

‘AKB48'은 방송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상위 멤버가 되기 위해 경쟁하는 방식을 취하면서 지속적으로 팬덤을 확인해 나가는 형식은 <프로듀스 101>을 보는 시청자들이 이 그룹의 사례를 떠올리기 충분하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경우, ‘AKB48’을 떠올리는 방송 프로그램으로 <Sixteen>이 방영된 바 있다. <Sixteen>은 역시 케이블 M-net에서 20155월부터 7월까지 두 달간 방영된 프로그램으로 국내 대형 연예 기획사인 JYP 소속 여성 아이돌 연습생들의 경쟁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전소미의 경우 이미 많은 팬덤을 형성하였지만 아쉽게 최종 우승 멤버에 들지 못하였고, 추후 <프로듀스 101>JYP소속 연습생으로 참여하면서 최종 우승을 하게 되어 두 프로그램 간 연결 고리가 되기도 하였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한 연예기획사의 소속 연습생들 간의 보컬, 퍼포먼스, 그룹 경쟁을 통해 16인 중 회차를 거듭하며 탈락자를 선정하고 최종 데뷔 멤버 9인을 결정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최종 선발된 멤버들은 ‘Twice'라는 이름을 내걸고 201510월 정식 데뷔하였으며,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인지도를 발판으로 인기를 얻으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표1> K-pop과 J-pop 아이돌 비교


<Sixteen>M-net은 중소 기획사들의 연습생들이 한데 모여 경쟁하는 프로그램인 <프로듀스 101>으로 판을 키워볼 수 있는 예비 시험장으로 기능함과 동시에 기존 아이돌 육성 시스템과 출연자의 정식 데뷔를 위한 전반적인 준비를 하는 데 실험적으로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프로듀스 101>‘AKB48’의 성공사례와 <Sixteen>의 흥행을 통해 기존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기존의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연습생들이 미디어 노출을 통해 인지도를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를 모을 수 있었으며, 각 기획사의 개성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도 엿볼 수 있었다.

이렇게 <프로듀스 101>은 케이블 방송국 M-net 및 미디어, 음악, 대중산업 전반에 걸친 비즈니스 통합을 통해 계획적으로 시도되는 프로젝트로서 문화콘텐츠의 비즈니스 측면에서 의미가 깊다. 이는 기존 일본의 아이돌 육성 그룹인 ‘AKB48’이나 국내의 거대 기획사인 JYP의 연습생으로만 구성되었던 <Sixteen>보다 <프로듀스 101>은 지역과 시장의 개념으로 Kpop을 아우르는 영역으로 확장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4. 포맷의 브랜드전략을 통한 지속성 획득

 

트랜스 미디어 콘텐츠는 하나의 비전을 가지고 적어도 세 가지 이상의 미디어에서 시작되도록 기획 단계에서 설계된다고 전해진다.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요건은 헨리젠킨스가 제시한 바 있는데, 1)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어야 한다는 것과 2) 각각의 새로운 텍스트가 전체 스토리에 분명하고도 가치 있는 기여를 해야 한다는 것, 3) 각각의 미디어는 자기 충족적이면서 4) 어떤 상품이든지 전체 프랜차이즈로의 입구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이러한 정의를 볼 때에 <프로듀스 101>도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 볼 수 있다. 우선 방송, 공식 인터넷 사이트 뿐만 아니라 SNS, 포털 사이트의 게시판, 소속 기획사의 매체들을 통해 전방위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었으며 각 매체는 주요 연습생들의 방송 캐릭터를 지속적으로 드러내면서 통합체를 구성하였다. 이 부분은 하나의 완성된 스토리를 가지는 영화나 드라마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리오가는 차별되는 지점이다. 팬덤은 이들 주요 연습생 캐릭터를 통해 이미지를 만들고 그 캐릭터를 통해 각자의 메타 이야기를 만들어 내면서 지속적인 향유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매체는 다른 매체의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지만 하나의 매체가 작용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역할 한다는 점에서 자기 충족적이며, 이들은 방송이나 추후 만들어지는 음원, 공연, 상품들로 이어지는 창구가 될 수 있었다. <스텐바이 I.O.I>와 같은 리얼리티 방송의 재생산과 신인 걸그룹으로서 공중파 방송까지 아우르는 공백 없는 활동까지 포함한 6개월의 프로젝트 기간을 미리 채워놓았다. 뒤이어 시즌2의 보이그룹편에서도 이러한 구조는 보다 전략적으로 반복된다. 

 

[그림2] <프로듀스 101>의 다매체 전략

 

[그림 2]는 각 주요 매체의 시간에 따른 이벤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다양한 매체들은 각자의 독자적인 역할을 하면서 소통하였으며 <프로듀스 101>을 하나의 브랜드 통합체로 만나도록 한다. 이는 하나의 방송 프로그램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추후 이어지는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자산이 될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 또한 연계 상품의 로열티를 미리 예상하고 최대한의 수익을 끌어 낼 수 있도록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익은 인터넷을 통한 유로 재방송, 지속적인 재방송을 통한 광고 수익, 포맷 판매, PPL, 음원 수익배분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프로듀스 101>당신의 소녀에게 투표하라는 메시지를 통해 미완의 캐릭터를 육성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을 일관되게 재매개 하면서 참여를 이끌어 내었다. 프로그램 초반 A등급부터 F등급까지 연습생을 계층으로 나누는 피라미드 형태의 규칙 가운데 삼각형의 피라미드형 로고, 연습생들의 순위에 따른 좌석 배치, 공연에서의 센터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한 노력 등이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다. 프로그램에서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던 <Pick Me>라는 곡도 특유의 소녀다운 목소리에 중독성 강한 멜로디로 나만의 스타를 지속적으로 후원하도록 하는 마법에 걸리도록 만들었다. 실제로 피라미드의 삼각형 로고는 최종으로 남는 소수의 연습생이 데뷔하게 된다는 계층구조를 형상화 시키면서 다양한 형태로 패러디되어 광고에 사용되었고, 주제곡 <Pick Me>는 쇼핑 센터의 배경음, 선거철 선거송으로 활용되는 등 큰 인기를 누리면서 콘텐츠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림3] <프로듀스 101> 로고 및 출연자(복장)

 

개별 미션 뿐만 아니라 랩, 노래, 춤 등의 역할에 따른 경쟁에서 높은 계급에 위치한 연습생에게 혜택을 주고 하위권 연습생들을 탈락시켜 나가면서 긴장감을 조성하였으며 투표 방식에서도 처음에는 11명을 선택하는 것에서 점차 11인의 개인 투표로 그 참여 방식을 바꾼 것 등은 프로그램이 게임성을 갖추도록 하였다.

앞의 장에서 다룬 바와 같이 [그림 4]<프로듀스 101>과 관련한 재매개의 내용과 상호텍스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미디어, 콘텐츠의 맥락은 <프로듀스 101>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일관된 이미지와 개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인식덩어리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인식 덩어리 즉, 게슈탈트는<프로듀스 101>의 브랜드 형성에 기초가 되었다.

 

[그림4] <프로듀스101> 재매개와 상호텍스트


<프로듀스 101>과 긴밀하게 관련 있어 보이는 ‘AKB48'<Seventeen>에서 더 거슬러 올라가 재매개하였다고 본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Kpop스타>와 비교해 보면 한류 K-pop 특성을 살린 <프로듀스 101>의 프로그램 포맷 특성을 더욱 명확히 할 수 있다. 다음 <2>는 이러한 프로그램의 개별 특성을 비교한 것이다.


<표2> 기존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프로듀스 101> 포맷 특성 비교


분명 <슈퍼스타 K>에서 가창력을 갖춘 새얼굴을 발굴한다는 점에서 많은 이슈를 불러 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프로그램 종료 후 케이블 방송사 하나에서 우승한 가수를 지속적으로 산업에서 훈련을 시키고 데뷔를 시키는 문제는 또 다른 문제로 남은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공중파에서 <슈퍼스타 K>의 이러한 문제를 개선한 것으로 보이는 <Kpop스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각 기획사가 기획사의 개성에 맞는 출연자들을 선택하고 각 미션을 통해 역량을 파악해 나가면서 캐스팅하는 형식을 취하였지만, 그들의 데뷔 일정이 정확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었다. 이것은 이들 출연자들이 신선한 새 얼굴이라는 특성 반면에 방송에 데뷔하기에는 부족한 역량을 갈고 닦아야 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얻으며 우승한 출연자들을 시청자들은 기약없이 기다려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그렇게 쉽게 잊혀지게 되었다.

그러나 <Seventeen>은 이미 길게는 7년의 연습기간이 있는 기존 연습생들을 대상으로 경쟁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므로 바로 데뷔할 수 있는 일정을 픽스하고 시작하였으며, 경쟁과정에 등장한 음원은 실시간으로 공개되어 이들의 데뷔 기대감을 고조시키기에 충분했다. 또한 JYPentertainment의 인프라와 개성에 최대한 맞아 떨어지는 한 팀의 걸그룹을 만들었기에 기존 걸그룹들과 비교하여도 손색없는 팀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즉 프로다운 걸그룹을 만들어 방송에 소모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새로운 걸그룹의 등용문이 되어 준것이다. 이를 발판으로 그동안 많은 연습생들이 대형 무대에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판을 키웠다. 바로 <프로듀스 101>이다. 이 프로그램은 JYP entertainment SM enetertainment, YG entertainment 등 대형 기획사의 인프라, 역량을 가지지 못한 중소 기획사 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Seventeen>처럼 하나의 기획사에 맞춤한 팀을 만들어 내지 못하지만, 이들의 통합을 통해 보다 실력있고 참신한 출연자들을 기대할 수 있도록 하였고, 이들의 시너지를 통해 케이블 뿐만 아니라 지상파,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활동으로 확장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프로듀스 101>의 결과로 만들어진 걸그룹 'I.O.I'의 각 멤버는 각 방송국의 음악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주요 예능에서 따로 또 같이 출연하거나 광고, 행사 등에서 활약하고 있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프로듀스 101>은 텔레비전, 인터넷(홈페이지, 음원사이트, 영상 공유 사이트 등), 오프라인 이벤트 등의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었다. SNS<프로듀스 101>의 이슈가 되는 영상 클립, 예고편, 출연자들의 모습을 담은 이미지 컷을 공개하면서 현장 뒷 이야기를 담아 팬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면서 프로그램을 홍보하였다. 뿐만 아니라 방송의 PPL제품(화장품, 주류, 음료 등)과 관련한 광고와 이벤트를 상시 진행하고 BTL광고의 플랫폼으로서 역할하기도 하였다. 방송에서 공개된 음원은 각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었으며, 다수의 곡이 상위 순위에 안착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다양한 미디어를 통합적으로 운영하면서 쌓은 팬덤은 실시간 인기투표를 통해 출연자들의 데뷔 당락을 결정짓는 주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만들어 냈으며, 처음부터 인지도가 높았던 전소미, 가창 실력뿐만 아니라 그룹 내 친화력을 인정받은 김세정, 첫 생방송 음악 프로그램에서 센터를 차지했던 최유정이 대표 3인방으로 거론되면서 이슈몰이를 한 바 참여도를 견인하기도 하였다.

아직 충분한 검토를 하기에는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 <소년 24>의 경우, <프로듀스 101>의 포맷 특성을 계승하면서도 약점으로 지적 받을 수 있는 지점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약점이라면 그것은 바로 개별 투표로 진행되다 보니 하나의 걸그룹으로서의 균형이나 컨셉이 명확하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각자의 인기는 높지만 팀 내에서 차지하는 역할이나 개성, 외모가 서로 달라 하나의 팀으로 보기 어렵다는 우려가 있었다. <소년 24>는 앞서 지적한 것 처럼 한국의 남성 그룹이 가진 약점(군 문제 등)을 감안하여도 당신의 소녀에게 투표하세요<프로듀스 101>의 남자 버전이라는 후광효과만으로도 큰 혜택을 받았기에 후속 프로그램으로 손색없다. 앞서 <프로듀스 101>이 없었다면 <소년 24>는 어려웠을 것이 분명하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처음부터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는 상위 멤버를 선택하고 그들을 주축으로 한 팀을 구성하여 그룹 대결로 이어지는 형식의 서바이벌 포맷을 취하고 있다. 이는 앞서 지적한 <프로듀스 101>의 결과로 만들어진 ‘I.O.I'의 문제를 감안한 것이리라 본다.

 

 

5. 결론

 

지난 10여년의 시간 동안 반복된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대중을 식상하게 만들었다. 이는 출연 캐릭터와 시청자의 팬덤이 지속성을 가지지 못하고 다만 프로그램의 포맷만을 유지시키는 것에서 오는 단순반복의 권태에서 시작된 것이다. 대중성과 상업성이 시스템적으로 뒷받침 되지 못했던 기존 가수데뷔 경쟁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의 관심이 프로그램의 종료와 함께 매몰되는 허탈감을 맛보게 하였고 이어지는 시즌제의 프로그램에 관심을 반감시켰다. 방송사 주도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최종 우승한 출연자자들이 타방송의 출연 기회가 적었으나 기획사와 협업하여 만들어진 기획에 의해 그 출연 가능범위가 유연해졌다는 사실을 아이오아이(I.O.I)''Twice'를 통해 알 수 있었다.

<프로듀스 101>은 애초부터 소위 한류의 중심에 있는 k-pop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이해관계 당사자들에 의해 철저히 기획된 프로젝트로서 가장 대중적이면서 지속 가능한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선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걸그룹이 개개인의 높은 인기 있는 출연자들의 조합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며 그룹 전체의 컨셉과 조화에 대한 내부적 숙제와 화려해 보이는 다매체 통합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출연자들과 관련 매체, 산업 그리고 향유자들이 오랫동안 만족할 수 있는 모델인가에 대한 검토는 계속해서 진행해 보아야 할 것이다.

뉴미디어 시대의 콘텐츠는 그래서 그 규모가 한정적이지 않으며 복잡해 보인다. 여러 미디어의 속성을 수렴하면서 기존 장르적 특성으로 적극 발산하려는 움직임은 앞으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관리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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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갈무리] 청년부터 노인까지, 삶의 주인공이 되는 법


문화공간과 문화기획 관련 다양한 소식을 비로소 마음대로 갈무리해서 전해드립니다. 이번 주는 첫 시간으로 비로소가 관심갖는 문화기획과 공간, 문화브랜드와 관련있는 뉴스를 들고 왔습니다. 앞으로 비로스는 이 키워드와 관련있는 다양한 영역의 이슈를 역시 다양한 방법으로 공유하고자 합니다. 좋은 공간과 멋진 사람 이야기를 접하다 보면 내 공간이 가져야 할 모습이 어떤 모습일지, 내가 만들어 가는 기획의 방향이 맞는 것인지 조금은 비교해보고 개선해보고 혹은 위안삼거나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주 들고 온 이야기는 19금 소재를 예술로 접근하는 젊은 기획자들의 이야기부터 노인들의 삶을 경청하는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집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담는 작은 공간에도 관심이 가고 그들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서울부터 부산까지의 거리는 여기에서 하나로 모이게 되네요. 이들은 알까요. 자기 이야기가 이렇게 새롭게 만나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사실을요.



모나미 스토리연구소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12/07/0200000000AKR20171207116100030.HTML?input=1195m

모나미는 내 친구라는 뜻의 불어에서 이름을 가지고 왔습니다. 브랜드라면 누구나 진솔하고 친근한 친구로 포지셔닝하곤 하는데, 이름부터 내 친구라니 말 다 한셈이죠. 153볼펜은 모나미의 스테디 셀러입니다. 그저 가성비 좋은 볼펜에서 이제는 오랜 추억을 담은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디자인은 그대로 두되 소재를 바꾸어 한정판을 선보이거나 부속품의 색상과 패턴을 달리해서 자신만의 볼펜을 직접 만들어 보게 하고 다른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면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했죠. 

이번에는 용인에 공간을 하나 열었다고 합니다. 볼펜으로 그림을 그리고 메모를 하고 공부를 하고 또 창작을 하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 되길 바랍니다.  


아원공방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

종로 오랜 거리를 지나다보면 작은 가게들이 많이 보입니다. 프렌차이즈, 고가 브랜드의 세련된 매장이 아니라 돋보기 안경을 쓴 평범한 아줌마 아저씨가 편안한 미소를 지어 보일것 같은 그런 자그마한 가게들이죠. 오랜 기간 그 자리에 앉아서 문화상품을 만들어 내고 판매하고 그렇게 추억을 쌓아온 작은가게를 지키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도 반갑고, 그 중 이런 가게가 있다는 소개글도 좋았습니다. 내가 비록 지금 당장은 훌륭한 장인은 되지 못하더라도 관심과 끈기와 애정으로 자그마한 내 공간을 키워내고자 하는, 그런 열정이 그리웠나봅니다. 조만간 비로소도 작은공간을 열고자 하는 이들과 작은 모임을 한번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19금 예술 온아트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

청년문화기획자라는 말이 조금 거슬리기는 합니다. 문화기획자이기만 하면 되었지, 여성이나 청년이라는 수식어는 어떤 문화기획을 특정하는 것인가 싶기도 합니다. 갓 스물을 넘긴 기획자들이 여는 전시는 그 제목만큼 발칙합니다. 사실 그들이 얼마나 성과 관련한 이런저런 직간접의 경험을 했을까도 싶고, 성과 관련한 담론이 꼭 그런(?)쪽일 거라는 편견을 얼마나 깼을까도 싶고 그랬습니다. 그래도 이 기사에서 특히 눈여겨 본 것은 SNS를 통해 후원을 유치하고 그것으로 매달 전시를 열어낸다는 것입니다. SNS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후원, 동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겠지만, 그들 나름의 실천으로 그 방법을 만들고 일회성이 아닌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끌어 내보는 경험은 분명 크게 남을거라 응원합니다. 


‘이야기 청’ 프로젝트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78729

이 컬럼을 쓴 이도 나이 지긋함을 그 문체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개인의 미적 만족이랄 수도 있고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하나의 끈이 될수도 있는 예술이라는 것은 이렇게 사회에 무던하지만 날카로운 메시지를 보내는 역할을 오래 해왔습니다. 한 때 젊은이였을, 노인들이 풀어내는 이야기는 현재진행형이 되고 하나의 작품이 되어 남게 되었습니다. 들을 '청'을 품은 프로젝트가 젊은 예술가들과 그를 후원하는 공간과 그 속에서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노인들을 한데 묶어냈습니다. 

적산가옥

http://news.mk.co.kr/newsRead.php…

적이 남기고 간 가옥 적산가옥은 다른 말로 일본이 남기고 간 건물이라고 읽힙니다. 우리 자산을 일본으로 보내는 항구에 일본인 마을이 만들어지고 그들이 세운 고급 목조주택은 건축, 문화, 역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가치가 있습니다. 가옥은 사람이 사는 집인데, 비워두면 망가지듯 적산가옥 몇몇은 그 보존과 유지를 위해 게스트하우스나 체험관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우리의 어두운 시절을 발판삼았던 적들의 공간을 우리가 비용을 들여 보존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그들이 남기고 간 시간, 공간에 대해 우리가 고민하고 또 후대에 남겨두어야 할 교훈을 생각한다면 절대 가벼운 것은 아닐꺼라는 생각이 듭니다. 


문화/ 공간 연구소 비로소 소장 장효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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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우리가족 만나볼래? Would you like to meet my family?

이미지로 이야기하는 걸 이미지로 이해했는데 이미지를 글로 풀어쓰는 건 작가의 이미지나 내 마음속의 이미지 모두 제대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래도 리뷰는 내 주관적인 감상이 중요하므로 나름의 느낌을 간단히 남겨보려고 한다.

먼저 <우리가족 만나볼래?>는 가족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양한 가족을 하마, 학, 바다사자, 뱀, 펭귄 등 여러 동물들로 표현하고 있다. 대가족, 핵가족, 한부모가족, 비혈연가족 등 요즘 우리 주변의 다양한 가족을 우화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우화의 '우'는 부치다, 기탁하다라는 뜻이고 '화'는 이야기라는 뜻이다.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른 대상에 부쳐 교훈이 되는 이야기를 한다는 의미다.

또 <우리가족 만나볼래?>는 우크라이나에서 자라고 네덜란드에서 살고 있는 작가 율리아의 작품으로 한국어 글귀 아래 영어로 다시한번 글을 새겨놓고 있다. 영어가 자국어가 아닌 작가지만, 단순히 영어교육을 위한 장치라고도 볼수 있겠지만, 나는 이 가족의 이야기가 비단 어느 한 지역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 이시대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한국나이로는 두살이고 다음달이면 세살이 되지만, 만1살인 내 딸 진주의 언어능력이 꽤 늘어난 가운데 만난 책이라 알아듣든 말든 엄마는 책을 온갖 의성어와 비음을 섞어 읽어주었다. 편안한 저녁, 아빠곁에서 엄마가 딸에게 읽어주는 가족 그림책은 개인적으로 뭉클하기까지했다.

작게는 이렇게 그림책을 함께 읽는 우리 가족을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점점 옆집의, 친구의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들의 생김새와 생활방식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의미있는 책이 될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빤딱한 종이가 아닌 두툼한 종이재질이 손에 감긴다. 펼친 그림책 좌우, 상하, 가운데 주변으로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리듬감이 구성지다. 유럽작가작품이라는 선입견때문에 그린이 같은 그린이 아니고 블루나 옐로우가 평범하지 않다고 여기게 하는지는 몰라도 그 색감이 아이에게 자꾸 보여줘도 질리지 않을것만 같다. 압권은 대미를 장식하는 피날레 페이지에 온 가족이 모여있는 장면인데, 은박의 반짝임에 신나게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있는 동물들을 보며 괜히 마음까지 신나진다.

그림책은 한번 보고 마는 책이 아니다. 그래서 그 두께가 얇은 것인지도 모른다. 무릎에 아이를 앉히고 괜히 할 이야기가 없어도 그림책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어차피 집중하는 시간이 길지 않은 아가에게 순식간에 읽고, 순서없이 페이지를 건너 뛰어도 상호작용할 수 있다. 결국 또 요렇게 귀한 추억을 만들어줄 한권의 책을 만나게 되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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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콘텐츠로 창업하라, 서서히 그러나 강력하게 브랜딩하는 방법


 아무리 봐도 <콘텐츠로 창업하라>는 제목은 잘 지은 것 같다. 콘텐츠와 창업이라는 단어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많은 시대니 말이다. 비로소도 문화콘텐츠에 관심을 가지고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연구소라고 본다면 이 책은 한번쯤은 거들떠 보아야 하는 책임에는 틀림없다. 

 '빈손에서 성공하는 새로운 창업전략'이라는 부제가 달린 책은 6단계로 서서히, 그렇지만 강력하게 브랜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물론 빈손이라는 것은 공짜로 창업한다는 말과는 차이가 있다. 서비스 산업 이후의 부가가치가 큰 산업의, 그래서 손에 잡히는 유형의 자산이 아닌 무형의 자산이 있거나 쌓을 역량이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문화마케팅과 맥을 같이하는 콘텐츠마케팅은 기존 물물교환의 거래시스템을 벗어나 조금 고도화된 방식의 거래를 만들어 내는 방법을 터득해야만 한다. 그것은 일단 신뢰를 쌓고 명성을 얻는 것이고 그 기간까지는 무료로 주어야 한다. <FREE>라는 책에서 언급한대로 공짜로 제공되는 양질의 콘텐츠는 고객들의 신뢰와 함께 고마움이라던지 열정에 대한 감탄이나 나아가 존경까지도 얻게 된다. 이 단계에 도달하게 되면 지지기반을 토대로 다양한 수익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큰 그림이 되겠다. 

 그 6단계는 사실 아주 새롭거나 기발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꽤 두툼한 이 책이 요즘 많이 읽게 되는 요소는 자신의 경험에 대한 확신이 문장 사이에 진하게 녹아있을 뿐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고 말겠다는 식으로 친절하게 자료를 제시하고 레퍼런스를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무언가 남겼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비로소의 콘텐츠도 접근하는 독자들에게 물론 그 목적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겠지만, 공유가치가 있고 남길 수 있는 정보나 인사이트를 담는 콘텐츠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의욕이 생겼다. 



단계별 비로소의 단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단계 : 스위트 스폿 - 자신의 지식이나 가지고 있는 기술을 열거해보자. 어차피 길게 가야 하는 여정이므로 열정을 더할 수 있는 아이템이어야만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신만의 스위트 스폿을 떠올렸다면 그 스위트 스폿에 오디언스를 어떻게 추가할 수 있을 지 구상하는 것이 첫번째 단계다. 내가 가진 스위트 스폿은 문화콘텐츠와 문화공간 운영에 관한 지식이다. 직접 공간을 운영하며 행사를 열어 사람들과 만나고 문화예술 워크샵과 강연 등을 기획하고 결과물을 제작하고 발표하는 등 절차와 반성에 대한 지식이다.

2단계 : 콘텐츠 틸트 - 스위트 스폿에 추진제가 되는 틈새, 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사람들의 눈에 띌 수 있는 방법은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성이라는 것이 무조건 얄궂고 사람들이 보기에 괴상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성정이나 행동양식과 이질적이지 않아야 오랜 기간 그 콘텐츠의 개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유별나지 않은 사람이 유별난척을 하면 곧 탄로나기 마련이다. 차라리 무난하고 소박한 성격을 드러내며 담백하게 접근하는 것이 오히려 개성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어차피 오랜 기간 꾸준함이 그 브랜드의 개성을 완성시켜준다는 것을 이 책에서도 계속 말하고 있으니, 콘텐츠의 주제와 목적, 톤과 분량 및 창작 주기 등의 콘텐츠 강령을 꼼꼼하게 작성하고 잘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유명한 블로거, 유투버들이 이 부분을 얼마나 잘 지켜내고 있는가를 한번 찾아보길 바란다. 

3단계 : 토대구축 - 1,2단계에서 플랫폼을 어느정도 염두해두는 것이 좋다. 스위트 스폿이 무엇인가에 따라 타깃이 되는 오디언스가 모여있는 플랫폼은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점차 플랫폼의 수를 늘려나갈 수도 있고 그 사이의 관계를 만들어 볼 수도 있으므로 과감할 필요가 있다. 누군가에게는 몇글자 남기지 않는 소소한 일기를 쓰는 공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밤새워 분석한 글을 올려놓는 하나의 미디어가 되는 것이 바로 블로그다. 블로그는 처음에는 1인기업이었다가 저자처럼 콘텐츠 기업으로 발전한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플랫폼이다. 이 블로그의 제목, 닉네임, 주제, 로고나 상징, 콘텐츠의 시리즈 구성, 콘텐츠 발행주기와 일정계획, 그리고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외부 인력에 대한 계획까지 모두 염두한다. 대개 2-3개월을 진행하고 여러 시행착오를 수정하여 고도화시키는 것이 좋다. 

4단계 : 오디언스 모으기 - 어느 책에선가 자신을 지지하는 팬을 1000명 확보하면 무엇인가 시작할 준비가 된 것이라고 하였다. 오디언스는 그 강도가 천차만별이겠지만, 기본적으로 내 콘텐츠에 지지를 보내고 자기에게 이익이 된다고 여기는 사람들이다. 기본적으로 그들을 속이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가치를 나누는 입장이므로 서로에게 호의적일 수밖에 없다. 이들을 모으는 방법은 그들이 어디있는 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목록을 작성하고 그들의 관점에서 콘텐츠를 작성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내 콘텐츠를 활용하고 확장하고 큐레이션하고 다른 미디어와 교환하면서 오디언스를 끌어올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다. 

5단계 : 다각화 - 이 시점을 잡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고 어쩌면 가장 가슴 떨리는 시점이 될 수도 있다. 본격적으로 자신의 오디언스를 대상으로 블로그 등의 플랫폼이 아닌 다른 영역으로 확장을 통해 스스로에게 가치를 찾도록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콘텐츠로 치자면 원소스멀티유즈 혹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등등 하나의 아이디어와 그를 통화 확장한 다양한 경험이 크게 뭉쳐저 큰 힘을 발휘하게 되는 시점이 바로 이때인 것이다. 작가가 되거나 강연기회를 얻거나 하는 본격적으로 확장을 위한 발판을 준비한다. 사실 책에서 말하는 다각화에 더하자면 각자가 관심을 갖는 영역의 실제 상품의 기획과 판매를 추가하고 싶다. 할머니의 레시피로 만든 잼을 판매하고, 닭을 기르는 방법을 통해 책이나 강연 뿐만 아니라 키운 닭을 입양하고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해 교육프로그램이나 연계사업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떠올려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것들은 6단계와 관련이 있다. 

6단계 : 수익화 - 다각화 시켜놓은 콘텐츠사업 영역에서 수확을 해야 하는 마지막 단계이다. 다각화와 수익화를 통해서도 텍스트, 이미지, 영상이나 가이드라인 등과 같은 새로운 콘텐츠가 만들어지므로 결국 사업 본질이 단단해질 수 있는 단계이기도 하다. 


콘텐츠를 제작하고 그것을 통해 오디언스를 구축하기 위해 처음 얼마의 기간은 돌아오는 것이 없는 시간이 있다. 그저 취미나 즐기는 동안 친구가 늘어나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어쩌면 순진한 발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의외로 스스로 즐기는 사람이 만들어 놓은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응원을 하려는 기질이 있다. 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긴 호흡을 가지고 다음 단계 다음 단계에 어떤 모습일 지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건 비로소가 가질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문화/ 공간 연구소 비로소 소장 장효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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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행동을 디자인하다, 기꺼이 움직이게 만드는 방법

 

옆구리를 슬쩍 콕하고 찍어 똑똑한 결정을 돕는다는 행동 경제학의 <넛지>개념을 보다 친숙한 곳으로 끌어왔다. 합리적이고 실리적인 목적 이외에 다분히 정서적이고 주관적인 만족을 통해 일상속에서 우리를 스스로 움직이게 만드는 방법에 대한 연구서가 바로 <행동을 디자인하다>다. 

많이 알려진 남성 화장실 소변기의 파리나 피아노를 닮은 계단은  '화장실을 깨끗하게 씁시다' 혹은 '건강을 위해 계단을 이용합시다'라는 지루한 문장을 일순간에 놀이로 만들어 놓는다. 우리는 화장실이나 내 건강보다는 내 행동이 어떤 상호작용을 만들어 내는가에 호기심을 가지고 '그냥' 그것을 해볼 뿐이다.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내가 문화기획 강의에서 자주 예로 삼는 톰소여의 일화(담장에 페인트칠을 하는 것을 놀이로 둔갑시켜 친구들이 직접 동참하게 만들기)도 행동디자인과 연관이 있다. 담장을 깨끗하게 페인트칠 해두려는 본래 목적의 '노동'은 친구들에게 큰 의미가 없다. 대신 그들이 직접 붓을 들고 나무의 결을 따라 집중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보고싶어 너도 나도 하고싶어 하는 체험활동이 되고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처럼 원래 목적과 행동하는 이들의 목적이 다르다는 점은 행동디자인의 큰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같은 행동을 다른 의미로 전환시켜 그 심리상태조차 달리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물론 원래의 목적이 꼭 숨겨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원래의 목적을 강요하는 것은 맞지 않으며 선의의 본래 목적이 드러난다고 하더라도 재미와 흥미로 기꺼이 움직인 행위의 가치는 줄어들지 않는다.



행동 디자인에는 여러가지 개념이 함께 작용한다. 우선 몰입과 관련한 내용인데,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게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즉, 몰입하여 행동하게 하기 위해서는 행동의 부담정도를 잘 조절해야 한다. 너무 간단하고 유치한 것은 실증이 나기 쉽고 그래서 반복적으로 행동을 유도하기 어렵게 된다. 반면 물리적 경제적으로 부담이 큰 행동은 소극적인 사람들의 행동을 불러일으키기 역부족이다. 그러므로 행동 디자인은 대상이 되는 사람들의 특성과 행위를 일으키는 장소의 특성을 잘 관찰하여 설계하고 수정해 나가야 한다. 

어포던스라는 개념도 등장하는데, 이는 행동유발성이라고 해석된다. 사람 신체의 구조와 감각기관의 능력, 삶을 영위하면서 반복적으로 하게 되는 행위를 통해 우리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반응하는 장치를 마련해서 그 행동을 하도록 은근하게 이끄는 것이다. 

한편, 아날로지라는 개념은 맥락적, 문화적인 경험을 떠올려 그와 관련한 행동을 이끌어 내는 것으로 어포던스와 비교할 때 덜 직관적이미지만 같은 문화권의 같은 사회, 역사적인 맥락을 공유하는 이들의 집단적인 행동을 디자인해볼 수 있다는 면에서 강력한 행동 유발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이부분을 주목했다. 문화활동을 하고 그 안에서 개인적 만족 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공동체의 공익의 목적을 가진 여러가지 문화이벤트를 기획할 때 우리가 가진 문제의식, 주제를 대상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고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데 유용할 것이라 보았기 때문이다. 

행동 디자인은 문제해결을 위한 감각적이고 심리적인 전략수립이다. 또 사람들의 감각기관에 의해 인지되는 감정을 통해 직관적이거나 경험적인 행동을 스스로 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스스로 판단하여 움직인 것이므로 만족도도 높을 뿐만 아니라 복잡한 기술을 들어거나 많은 비용을 들인 광고를 진행하지 않았으므로 비용적인 면에서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 

도전의 측면에서 게임요소에 대한 고민을 해볼 것, 어떤 보상을 예상할 수 있을 지를 떠올려볼 것, 사회규범이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여 행동을 예상해볼 것, 오감을 활용할 수 있는 행위를 설계해볼 것 등 흔히 문화기획자들이 하는 고민을 '행동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엮어 볼 수 있었다는 점으로도 이 책의 값어치는 충분했다고 본다.

제법 많은 인사이트를 주지만 책을 얇아서 출퇴근길 하루면 읽을 수 있다. 그렇지만 책을 덮고나서 여러가지 공상을 하는 부작용은 감수해야만 한다. 


저자 마쓰무라 나오히로 홈페이지 http://mtmr.jp/en/

행동디자인과 마케팅을 주제로 한 논문 https://www.aaai.org/ocs/index.php/SSS/SSS13/paper/viewFile/5716/5981

디자이너의 UX관점의 글 http://thought.hitoyam.com/entry/2015-12-15-triggercateg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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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 문화와 공간을 연구하는 비로소 소장 장효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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